방콕 랑수언의 싼숙소 어바나 랑수언 & 더 더치스 (이 길은 여전히 공사판)
방콕의 상업지구의 정중앙이라고 볼 수도 있는 랏차쁘라쏭 사거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랑수언 길.
이 길 북쪽 입구에는 머큐리빌이라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붉은색 쇼핑몰이 bts칫롬역과 연결 되어있고 근처에는 센트럴 계열의 고급 쇼핑몰들이 포진해있습니다.
그리고 이 길 서편의 똔쏜, 위타유 쪽에는 대사관과 고급 콘도들도 많아서 이 구역은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우리가 꼬꼬마 시절이던 2000년대 훨씬 이전부터 부촌으로 여겨지는 길이긴했어요.
저는 평소 방콕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이 구역으로는 올 일이 거의 없긴했는데요, 오랜만에 방콕에 왔으니 그동안 통 묵어보지 않았던 곳에서 지내볼까 싶어 저렴이 숙소 2곳 골라 묵어봤습니다. 1박에 제일 낮은 등급의 방이 어바나는 26,000원, 더 더치스는 27,000원 정도.
여기는 호텔이라기보다는 레지던스인 곳을 여행자에게도 파는 시스템 같았어요. 수영장이 있고 조식 서비스도 있긴하지만, 이런 콘도스타일 건물에서 수영장이래봤자 늘 그러하듯 그냥 직사각형 네모 스타일이여서 볕쬐기 좋아하는 서양인들이나 몸굽기를 하고 있네요.
방의 면적은 어바나가 좀 더 넓고 여기에 간단한 주방시설과 테이블이 있어서 좀 더 편리했어요. 둘다 도토리 키재기인 볼품 없는 숙소이지만 같은 가격대라면 어바나에 좀 더 마음이 갑니다. 더치스에서는 전망이 옆에 있는 호텔의 벽 뷰 라서 갑갑증이 발동해서 화가 올라왔는데, 어바나에서는 저 멀리 센트럴 엠버시가 보이는 시티뷰여서 이것도 기분에 좀 일조했어요. 하긴 어느쪽 방을 배정받는냐에 따라 복불복이지만요. 전망이 진짜 중요하긴 하더라고요.
둘다 연한이 오래된 숙소라서 바퀴벌레같은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벌레들은 다행히 출몰하지 않았고요, 하지만 객실내부에 깊게 배여있는 세월의 때는 어쩔수가 없네요. 사진상으로도 좀 표가 나긴할텐데 실제로 묵어보면 오래된 커텐(이거 언제 세탁이나 했을까요...), 낡은 침대 모서리, 붙박이 장 이런데서 묵은 느낌이 찐하게 나기는 합니다.
이 길 근처에서 저렴하게 묵어보겠다하는 여행자들에게는 그래도 선택지가 될거 같고요, 저도 잠만 자고 나온거라서 딱이 뭘 더하고 말고 할것도 없네요. ^^
오랜만에 와보니 씬톤그룹에서 운영하는 씬톤 켐핀스키 호텔과 그 외 레지던스를 비롯한 여러 새 건물들이 근래에 오픈해서 부티를 더 덧칠하긴 했구만요.
랑쑤언길에 길게 접해있는 검은색의 벨라 씬톤 빌리지 쇼핑몰은 내부에 가격대 높은 음식점들이 입점해있긴한데, 영 유동인구가 없어놔서 개점휴업 상태처럼 활기가 확 죽었있네요. 앞으로는 좀 달라질런지... 안 쪽에 빌라마켓도 있다는데 들어가보지도 않았어요. 씬톤 캠핀스키 호텔부지에 들어가서 정원과 출입구를 구경해봤는데 오~ 멋있게 지어놨구만요.
사실 이 길 자체로만 본다면 개인적으론 그다지 매력을 느끼기가 힘든 곳이었어요. 일방통행인 도로는 먼지 날리는 공사구역과 큰 콘도들의 출입구들이 줄지어 서 있고 여행자의 시선을 끄는 예쁜 가게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네요.
스타벅스가 하나 있는데 이게 어쩌다가 아시아 최초 어쩌구의 수식어가 붙었나봐요. 하지만 아시아 최초지점은 도쿄인걸로 나오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요.
아침식사는 별로 기대할게 없을거 같아서 오전 8시에 랑쑤언 북쪽 초입 세븐일레븐 앞에 모여드는 각종 노점상들에서 사다가 먹었어요. 이른 오전 세븐일레븐 앞은 파는 사람과 사는사람들로 꽤 분주하네요. 인기 있는 닭튀김집은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사가기도해요.
오피스 밀집 된 유동인구 많은 지역은 아침이면 직장인들이 출근하면서 이런 노점가판대에서 음식을 테이크아웃해서 가는걸 많이 보는데... 아침식사용으로 사 가는 것 같은데, 이거 어디에서 먹는걸까요. 사무실에 밥 먹는 구역이 있나? 아니면 자기 책상에서 펼쳐 놓고 먹는 건가요?
더치스
어바나 랑쑤언
카우만까이, 닛씬 크리미 씨푸드, 망고
씬톤 켐핀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