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와 아속사이 소피텔 방콕 스쿰윗 클럽 밀레짐 (애프터눈 티 & 이브닝 칵테일)
하루 2번 오후 2시와 5시에 애프터눈 티와 이브닝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소피텔 방콕 쑤쿰윗의 럭셔리 클럽 밀레짐이 작년 겨울 한인여행사에서 1박 13만원 정도에 나왔었습니다. 1월 현재는 가격이 더 내려가서 11만원대에 묵을 수 있는데 일찍한다고 다 좋은게 아니구만요... ㅎㅎ 아무튼 너무 기다렸던 여행의 시작이고 가격도 좋고해서 오랫만에 별 다섯개! 호텔에 묵게 되었네요 ^^
나나와 아속 두 역 사이에 있어서 완전 역세권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위치도 괜찮고 프로모션도 한다니까 묵어보게되었는데, 이 가격은 코로나 기간의 세일 가격이고 평상시에는 이것보다는 더 받긴합니다.
방 갯 수는 300개 좀 넘고 지어진지 10년이 넘은지라 막 반짝하고 산뜻한 느낌은 덜한데 내부를 좀 중후한 무드로 꾸며놨어요. 손님을 대하는 스탭들의 태도도 정중 한 편이고요.
엘리베이터 이용시 층을 누르기 전에 카드키로 터치해야 하는데 숙박 중간에 이게 안 되더라고요. 체크인 할 때 카드키에 숙박 날짜를 잘못 입력한 것 같아요. 리셉션에 가서 조치해 달라고 요청을 하니 이런일 한두번 해보는것도 아닌텐데 직원들이 버벅거리면서 한번에 제대로 일처리를 못하는건 좀 의문이더라고요. 해준게 여전히 안되지 뭐에요, 흐흑... 두번째야 제대로 됐어요.
1박 당 2천밧의 보증금이 있고요 신용카드로 승인은 해놓고 나중에 청구되지 않으니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금액이 좀 나가는 편이긴하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호텔들은 다 이러하더라고요.
방 안에 일리 커피머신이 있는데 이거 한번 써보겠다고 유튜브로 영상도 한번 봐줬지 뭡니까. 커피를 거의 안마시는 편인데도 이런 신기방기한 기계 있으면 이용해보고 싶은데 써본 적이 있어야죠... 근데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찐하고 강렬한거였나? 가끔 라떼만 마시는 나로써는 아우 써. 아 맞다. 원래 이탈리아인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꼭 넣어서 먹는다고 들었지...
욕실-화장실 구역은 욕조와 세면대 그리고 샤워실과 토일렛이 각각분리된 형태로 되어 있는데 우리집 화장실도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어요.
약간 특이했던게 바디로션이나 샴푸, 린스 같은 것들이 벽면에 부착 된 걸 꾹꾹 눌러서 써야해요. 좋은 호텔에서 이렇게 하기도 하나? 이건 약간 비지니스 호텔 바이브인데... -_-;;
바닥은 일부 나무, 일부 카페트인데 카페트 방 특유의 냄새가 나거나 하지않고 나름 말끔해보였고 두툼한 슬리퍼도 있어서 내내 잘 신고 다녔어요. 침구와 가운 수건들도 다 도톰하고 푹신하고 그래요.
민감한 분이라면 에어컨을 처음 켤때 약간의 습한 냄새가 느껴지기는 할 듯한데, 나는 뭐 아무렇지도 않았고 낮에도 에어컨을 끄고 있을 정도의 1월 방콕 날씨는 건조하고 선선했어서 별 문제는 아니였어요. 하지만 습도가 올라가는 우기때는 좀 다를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9층에 수영장과 스파, 짐, 살롱 등이 있어요. 아기자기하게 데코를 많이 곁들인 건 아니였고 좀 시원하게 탁 트이고 정돈된 느낌의 수영장이구만요. 저 수직으로 물 떨어지는 의자에 앉으면 머리나 피부 엄청 아플거같은데 과연 앉는분들이 있을란지...^^
우리가 방콕에서 딱이 해야 할 일이 있는것도 아니고해서 호텔에서 차려주는데로 아침식사 먹고, 애프터눈 티 먹고, 칵테일과 와인 마시고... 오로지 먹고 자고만 하기로 맘 먹었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아침 주는 곳은 2층 봘라Voilà! 레스토랑이고, 애프터눈 티와 이브닝 칵테일 장소는 31층에 있는 클럽 밀레짐Club Millésime입니다.
32층에는 벨가라는 루프탑 바가 있다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지금은 닫고 있습니다.
아침 뷔페는 2층에서 먹는데, 식당 가장자리에 앉으면 바로 옆으로 로비가 내려다 보입니다.
여기 음식배치가 좀 특이했던게 콜드컷+치즈+샐러드 섹션이 메인요리 섹션이랑 완전 정반대 쪽에 있어요. 움직이기 귀찮고 전날 저녁 치즈를 많이 먹어서 아침에는 그냥 패스하게 되네요.
이 시기의 특징인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건지 음식 종류가 그다지 다양하지는 않았었는데 아침 식사로는 이 정도만 되어도 괜찮다 싶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가짓수 면에서 좀 실망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만 전 불만 없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비싸게 팔리는 용과를 잔뜩 먹는것만으로도 좋았고...
근데 여기 조식당 접시 짱 무겁고, 따뜻한 요리 들어있는 냄비도 르쿠르제 처럼 무쇠재질인지 뚜껑이 엄청 무거웠어요. 아유 힘겨워~
클럽 밀레짐에 나오는 ‘애프터 눈 티’의 음식은 대략 이랬어요.
미니 케이크 세 가지, 쿠키 서너 가지, 그리고 식빵 샌드위치와 크로와상 참치샌드위치 햄샐러드 그외 과일 3종류정도가 스테이션에 나와있고 음료는 각종 커피와 티 등을 개별주문하는 스타일이고, 그외 소다음료는 각자 알아서 꺼내먹는 시스템.
시기에 따라서 음식 스테이션이 조금 바뀔 수 있을거 같은데, 한가지 인상적인건 애프터눈티에 랍무가 나와 있는 거에요. 강렬한 향의 태국식 매운 돼지고기샐러드인데 이거 팍치파랑(쿨란트로) 때문에 요왕은 손도 못대는 음식이에요. 팍치보다 더 심한 팍치파랑 ㅎㅎ
한가지 묘했던건 스테이션엔 분명 없었는데 우리 옆의 태국인 커플은 접시에 마카롱을 6개나 쌓아놓고 먹고있는거에요. 해태 같은 내 눈이 못 찾는건가 싶었는데 암만 봐도 없었고 다른 테이블에도 없는 걸로봐서 아마 이 사람들은 요청을 한 거 같은데... 따로 주문을 하는 건지, 무료인지는 모르겠어요. 마카롱 많이 먹으면 살쪄요. ^^
애프터 눈 티 먹고 들어오니 웰컴 과일을 가져다줍니다. 이거랑 같이 먹을려고 탑스 슈퍼에서 3개들이 79밧망고도 샀는데 탑스에도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정말 썰렁합니다.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을 매장은 아닌데... 게다가 탑스 한 켠에서 있던 작은 푸드코트도 철수했다더군요. 이게 다 무슨일인지.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이브닝 칵테일’은 정말 놓치면 아니되어요. 애프터 눈 티는 아침을 충분히 먹었다면 그냥 날려도 무방한 느낌이지만 말입니다.
여러 종류의 칵테일과 맥주, 그리고 와인이 무제한 제공됩니다. 차도 마실수있어요.
음식도 주류와 먹기에 합이 잘 맞는 살라미와 치즈, 매콤한 태국식 샐러드와 따뜻한 요리 두 가지 정도 구성되어 있어서 술이 아주 술술 넘어갑니다. (따뜻한 음식은 6시 쯤 나옵니다.)
오후 5시부터 시작하니 이 시간은 놓치지 말아야하겠더군요. 7시까지 운영인데 7시가 조금 넘겨도 더 주문은 안되지만 앉아 있는 건 봐 주는 편이였어요.
칵테일 마시고 방에 들어오니 그 사이 방 정리를 했더라고요. 아주 세심하고 고마웠지만 저희는 누가 방에 들어오는걸 꺼려하는 성격이라, 그 후에 나갈 때는 ‘Do not Disturb’을 켜 놓았습니다.
글 쓰다보니 이게 숙소정보가 아니라 먹는 이야기로 가야할 것 같은데... -_-;; 아무튼 애프터 눈티나 이브닝 칵테일에 나오는 음식 만으로도 충분히 한끼 식사가 되기 때문에 거의 풀보드나 마찬가지여서 호캉스 너~무 잘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