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어힌] 후아힌 ,파도와 함께 하는 숙소, 푸레 게스트하우스
그동안 태국을 드나들면서도 늘 후어힌은 여행 리스트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후어힌을 방문한 첫 번째였는데요, 이곳의 느낌은 뭐랄까... 이것저것 있을 건 다 있는데 뭔가 딱이 맛있는 건 없는 뷔페 상차림 같은 느낌이었어요. 아,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느낌일 뿐입니다. 아마 어떤 분들에겐 환타스틱 할 수 있을거에요. 신혼여행을 후어힌 에바손의 만 밧짜리 풀빌라에서 지내다 온 제 동생은 지금도 후어힌 이야기하면 얼굴이 로맨틱하게 바뀌더군요.
암튼 후어힌에 가면 일단 바다가 있긴한데, 그 상태가 좀 애매합니다. 소위 말하는 똥물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다고 남부 해변의 섬들처럼 맑은 물도 아니고요... 해변 자체의 길이는 상당히 길더군요. 해변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거대히 서 있는 힐튼, 소피텔, 메리엇, 더 남쪽으로 치바솜과 하얏트까지 비싼 숙소들이 긴 간극을 유지하며 서있습니다.
해변에는 백인 노년층과 홀로 온 남자들, 그리고 태국 현지 관광객과 말 (horse)들로 분주하구요, 대부분의 여행자는 백인 중장년 노년층인데, 그렇다고 팟타야처럼 현지 여성과 커플을 이룬 사람들이라기보다 그냥 노부부 정도의 여행자들이 주였어요.
밤이 되면 골목 마다마다 홍등이 켜지고 언니들이 호객을 시작하지만, 팟타야 보다는 리비도 에너지가 좀 덜한 듯한, 약간 점잖은듯한? 하여튼 그런 무드였어요. 이곳의 분위기로 보아하건데 바다를 접하지 못한 유럽의 중장년층이 느슨하게 햇볕을 쬐면서 드러누워 있기에 딱인것 같더군요.
아시아 여행자(한국, 일본, 중국)들은 제가 갔던 시기에는 정말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이건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겠네요.
하여튼 주절주절 사설이 길었는데요. 이번에 묵은 푸레 게스트하우스Fu Lay Guesthouse는 선풍기 2인실이 방 상태에 따라 350, 450밧이고 에어컨룸은 거의 950밧부터 시작 합니다. 선풍기 방과 에어컨 방은 가격 만큼이나 시설도 차이가 크더군요...
위치는 힐튼 후어힌에서 가까운데요, 지역정보 게시판에서 요술왕자님이 쓴 후어힌 게시물의 하단 지도에 잘 표시되어있습니다.
https://taesarang.com/new21/bbsimg/zboard.php?id=myinfo&no=5413
가지고 계신 가이드북과 비교하면 찾아가는데는 어렵지 않으실거에요.
방은 볕이 잘들고 무난한 시설이었구요, 선풍기 방은 온수샤워가 안되어서 아침에 좀 괴롭더군요.
이 집의 장점 중 하나가 게스트 하우스의 테라스 전면이 바다를 향해 있어서, 이곳에서 맥주 한잔하거나 햇볕 쬐기에도 정말 최적입니다. 숙소 테라스에서 편안하게 바다를 바라보며 독서나 일광욕을 하는 것, 정말 좋지요. 스텝들도 무난하게 친절한 편이구요, 단점이라면...대부분의 게스트 하우스 방이 해변 위에 기둥을 박은 반 수상가옥 구조로 서있거든요. 그래서 밀물이 밀려오는 새벽나절에는 방 바닥 아래로 계속 파도가 칩니다. 그게 좀 소음이 될 수 있어요. 쏴아~ 쏴아~ 한 시간 넘게 듣고 있자니 잠은 저 멀리로 달아나고 양들만 한 마리 두 마리 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후아힌 의 푸레 게스트 하우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