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버즈 앤 비즈 리조트 Birds and Bees Resort
개요
버즈 앤 비즈 리조트(http://www.cabbagesandcondoms.co.th/)는 태국의 시민단체인 PDA(The Population and Community Development Association)가 2002년에 만든 곳입니다. 에이즈 예방과 가족계획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PDA는 활동자금 마련과 홍보를 위해 방콕, 치앙마이, 치앙라이, 파타야 등지에 식당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방콕의 식당 '캐비지스 앤 콘돔스'는 이미 상당히 알려져 있습니다. 콘돔으로 식당 인테리어를 꾸몄다고 국내에는 '엽기 식당'으로 소개되기도 했죠.
리조트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게 독특한 전등 갓입니다.
물고기를 잡는 통발을 이용한 것인데 리조트의 분위기를 잘 상징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독특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을 것 같은...
리셉션 데스크 맞은 편 휴식 공간.
위치
남파타야와 좀티엔 사이의 해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에게는 '쁘라땀낙 소이 4(씨) 버즈 앤 비즈 리조트'라고 말씀하시고, 만약 기사가 모르면 맞은 편에 있는 아시아 호텔을 이야기하시면 될 겁니다.
위치가 아주 외진 것은 아니지만, 노선 썽태우가 다니는 길이 아닌지라 썽태우 타려면 대당 100바트는 줘야 합니다. 썽태우로 워킹스트릿까지 5분이면 갑니다.
구글의 위성사진을 보시죠. 아래 오른쪽의 회색 건물 위에 있는 울창한 숲이 버즈 앤 비즈 리조트입니다. 해변을 끼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양쪽에 있는 2개의 수영장이 선명하게 보이네요.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갈색은 빌라 지붕입니다.
아래 사진 왼쪽 건물이 아시아 호텔이고, 길가에 주차해있는 썽태우 바로 맞은 편이 버즈 앤 비즈 리조트 입구입니다. 썽태우는 늘 몇대씩 대기하고 있더군요.
가기 전에는 리조트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식당 몇 곳과 인터넷 카페도 있고
구멍가게도 있습니다. 비록 편의점에서 13바트에 파는 생수를 30바트에 팔았지만... (흥정 필수) 아래 사진의 낡은 아파트에 마사지샵이 있다는 간판이 보입니다. 아시아호텔의 시설도 이용할 수 있겠습니다.
객실
스위트 10실, 디럭스 이하 50실 등 총 60개의 객실만 있는 작은 리조트입니다. 홈페이지 공식가격(세금, 조식 포함) 기준으로 2,500~11,000바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객실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Tariff Rate | ||||||||||||||||||||||||||||||||
|
|
| ||||||||||||||||||||||||||||||
|
|
| ||||||||||||||||||||||||||||||
|
|
|
리셉션 데스크에서 갖고 있는 호텔 맵이랑 한번 비교해보세요. 예전에 손으로 그린 듯, 동쪽 수영장 자리는 가든으로 표시되어 있네요. 디카로 찍었더니 스탠다드와 디럭스 색깔이 구별이 안되는데, 파란색 슈페리어 아래에 있는 게 스탠다드 객실입니다.
해변 바로 옆에 있는 Suite 1, 2가 Beachside Suite 같습니다.
나머지 스위트 객실은 메인 수영장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호텔 맵에 따르면 이 중 일부는 디럭스일 것 같은데, 바다 전망도 가능할 듯 싶습니다. 지붕에 있는 건 태양열 발전용 패널입니다.
각 빌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문이 달려 있어서 프라이빗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리조트 내 식당인 '캐비지스 앤 콘돔스'를 찾아온 손님이 실수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효과도 있을 듯 하네요.
나무 그대로 살린 길. 식당에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슈페리어와 스탠다드 객실은 2층짜리 빌라(Villa 1)에 있는데, 주변에 나무들이 많아서 빌라 전체 사진 찍기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커튼 걷은 방이 210호, 커튼 친 방이 211호입니다.
빌라 1층. 호텔 맵에 표시된 1층 객실은 현재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계단의 매트에서 단체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복도에도 PDA의 활동을 소개하는 다양한(!) 사진 등이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객실엔 거의 없더군요.
저희가 묵은 210호 슈페리어 객실. 상당히 넓은 대신, 발코니는 없습니다. 디럭스부터 발코니가 있는데, 가든뷰냐 시뷰냐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침대는 성인 3명도 잘 수 있을 정도로 큰 데, 침구가 좀 낡은 풍입니다. 담요를 사이에 놓고 시트를 싸서 몸부림치면 분리되는... 오른쪽에 보이는 문은 옆 방과 연결되는 건데, 역시 소리가 잘 들립니다.
소박하지만 두 개의 소파, 화장대 등 가구는 깨끗한 편입니다. 샤워가운이나 슬리퍼 없습니다. 윗 등급 객실은 있는 듯... 그건 예상했는데, 결정적으로 헤어드라이어가 없더군요. 따로 요청하려다 귀찮아서 패스. 냉장고 안에 생수 2개가 있었는데, 아무런 표시가 없고 미니바 리스트가 태국어로 되어있어서 역시 패스.
스탠다드는 슈페리어보다 조금 작고 아래 사진의 소파가 없습니다. 청소할 때 잠깐 봤는데, 정말 표준적인 크기입니다.
스탠다드와 슈페리어의 결정적 차이는 옆창 뿐만 아니라 침대 정면에도 창이 있다는 점입니다. 침대에서 눈을 뜨면 울창한 나무만 보이는데, 숲 속에 누워있는 느낌이었습니다. 7만원대 객실에서 이런 뷰라면 충분히 만족합니다.
욕조는 없고 샤워부스가 있는데, 순간온수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침대 매트입니다. 에너지 절약과 정관수술은 무슨 관계일까요? 이 리조트는 에너지 절약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데, 객실 청소할 때 수건을 발코니와 건조대에 걸어 두면 계속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교체하지 않겠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협탁 위에 중요한 비품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굿나잇!
(식당에서도 마음껏 가져가실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해변
이 리조트의 장점 중 하나는 파타야에서 보기 드문 전용 해변입니다. 수영장과 식당 사이로 내려가면
크지 않지만, 파타야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후광 베이'입니다.
입구 옆에 있는 건 비치 바처럼 보이는데, 주문하면 식당에서 배달해줍니다. 식당 메뉴 가능. 룸 차지 가능.
자리를 잡으면 직원이 와서 수건을 깔아주고 파라솔도 올려줍니다.
왼쪽 아시아호텔 쪽으로는 이런 풍경입니다. 아래 선이 전용비치 경계인 것 같은데, 그 너머는 작은 가게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수영장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2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메인 수영장은 해변 바로 옆에 있습니다.
한쪽에는 보글보글 자쿠지.
그 옆엔 풀바. 역시 식당에서 배달해줍니다. 물론 비치베드에서도 드실 수 있습니다.
다른 한 곳은 레인포레스트 풀인데, 위성사진에서 봤듯이 동쪽 정원 끝에 있습니다.
깊이가 다른 4개의 원이 모인 형태인데, 깊이에서 유아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끄럼틀도 있고... 주변 비치베드가 방갈로처럼 되어있어 쉬기 좋습니다.
숲에 둘러싸인 수영장.
관에서 쏟아져내리는 형태로 물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정원에서 소개할텐데, 이 리조트의 컨셉 중 하나가 물관입니다. 아이들이 놀 수 있게 공과 매트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정원
버즈 앤 비즈 리조트의 정원은 태국스럽다기보다 발리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리셉션을 지나 리보트로 들어서는 관문. 인위적인 장식이라기보다 어떤 식물을 방치한 듯 하면서도 묘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뷰파인더로 보면 밀림인 듯 싶은 장면도 있습니다만, 사실 이렇게까지 울창하진 않습니다.
수수한 시설이지만, 시원하고 밤에는 신비로운 분위기도 연출합니다.
정원 속 사당. 태국에서는 매일 음료수를 바치더군요.
정원에 작은 물길이 흐르는데, 팔뚝만한 물고기가 꽤 많습니다. 물 반, 고기 반.
이라크에서 대량 '보호' 무기를 찾느라 백악관은 현재 비어있다는군요.
짐승도 많습니다. 아침에 깨면 닭울음에 각종 새소리가 들린답니다. 빌라에서 귀여운 도마뱀도 여럿 봤습니다. (벌레도 많을까 우려했는데, 건기라 그런지 거의 없었습니다.)
수영장에선 토끼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잠이 깨어 정원에 나왔더니 넓은 잔디밭에 토끼 수십마리가 잠을 자고 있더군요. 허미, 귀여운거~
조식
리조트 내에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식당 '캐비지스 앤 콘돔스'가 있는데, 따로 리뷰를 올렸으니 참고하시고,
종류는 아주 많지도, 적지도 않은 편입니다. 빵이 약하고 메인이 좀 강하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자체 식당이 제법 유명하다보니 음식은 다 먹을 만 합니다. 조식에서도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 있다는 느낌이 이어집니다.
맛도 맛이지만, 아침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이죠.
부대시설
PC방 외에 다른 부대시설은 전혀 없습니다. 15분에 30바트. 거리 PC방의 2배 정도 되죠. 무선 인터넷은 식당과 회의실(식당 2층)에서 가능한데 역시 유료입니다.
리셉션 데스크 옆에 기념품 가게가 있는데 PDA에서 만든 다양한 기념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콘돔으로 장식한 마네킨.
아래는 식당에 붙어 있는 사진인데, 아저씨가 PDA의 창립자(Mechai Viravaidya)입니다.
기지촌에서 콘돔을 풍선처럼 부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식민지 조국의 현실이라 받아들였던 학창시절이 떠올라 아래 사진이 좀 난감하지만, 저도 콘돔에 대한 선입견을 깨야할 것 같습니다.
콘돔을 귀여운 캐릭터로 표현한 옷들.
어떤 체위냐, 이성애냐 동성애냐, 이런 구분 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네요.
가격과 예약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이 리조트의 예약을 대행하는 사이트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아마도 직접 예약만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게 아닌가 싶네요. 2004년쯤 일부 여행사에서 허니문 상품으로 내놓은 적도 있는 것 같은데 현재는 없는 듯 했습니다.
홈페이지에도 따로 예약 메뉴가 없고 메일 보내라는 식입니다. 그래서 cabconpattaya@pda.or.th로 메일을 보냈는데,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의 공식가격보다 20%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와서 네고 없이 예약했습니다. 답장은 거의 24시간 내에 왔고, 네고도 가능한 분위기입니다. 비수기라면 최소 30% 이상 저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이한 건 예약할 때 디파짓을 전혀 요구하지 않았고, 신용카드 번호도 묻지 않더군요. 홈페이지에 보면 입실 당일 오후 4시까지 예약을 유지한다니까 늦게 체크인하실 분은 미리 알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야니 의견
- 숙소 자체가 하나의 여행 목적지가 될 수 있는 곳 :
파타야에서 깨끗한 전용 해변, 맛있는 식당, 멋진 수영장, 울창한 정원, 가격대비 괜찮은 객실 등의 조건을 다 갖춘 숙소는 흔치 않습니다. 게다가 파타야 시내까지 썽태우로 5분이면 갑니다( 물론 택시비는 좀 들지만). 2박3일 숙소에만 머물면서 휴양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 재미 있는 이야기를 담은 독창적인 매력을 가진 곳 :
만약 가족과 함께 간다면 열린 대화가 가능한 가족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콘돔을 소재로 한 인테리어가 곳곳에 있고, 정원에서도 강한 포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소재삼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자녀들에겐 성 교육의 기회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서양인들은 자녀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 발상이 남다른 디자인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곳 :
직원들의 서비스는 과묵한 편입니다만, 통발과 물관을 이용한 것처럼 소박하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고급스러운 장식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리조트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이 곳이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평가는 1박 7만원대에 머문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30만원의 비치사이드 스위트에 묵었다면 더 큰 기대가 있었을 테고, 많이 실망했을지도 모르죠.
여하튼 수완나품 공항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이런 숙소가 있다는 건 자유여행자에게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