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푸켓)] 타본 비치 빌리지 앤 스파 Tavorn Village&spa
방콕에서 푸껫(푸켓)으로 내려가기 얼마 전, 우리는 이번 푸껫 방문에서는 좋은 숙소에서 한번 묵어보자고 작정을 했더랬어요.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오랜만에 호텔 아침 뷔페를 먹고 싶기도 해서요.
그래서 이리 저리 호텔 예약 사이트를 재미 삼아 둘러보고 있었는데, 요왕이 타본 비치 빌리지가 어떨것 같냐고 하더군요. 타본이라~~~몇 년 전 동생의 허니문 상담을 위해 곁가지로 따라 들어간 여행사에서 플래너 분이 이 숙소를 권해줬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 때 플래너 왈~
“사람들이 사진만 보고서는 이게 무슨 좋은 리조트냐고 합니다만, 실제로 가서 보면 좋습니다!! 특히 둘이 오붓하게 조용히 보내기에는 정말 좋지요.”
라고 했던 기억이 솔솔 나지 뭐에요.
재미는 있지만 번잡한 빠통 해변에서 북쪽으로 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데다, 독립 해변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묵기로 했어요. 다른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는 4월부터 비수기 요금 적용인데, 모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는 3월 초에 비수기 요금을 적용하길래 답싹 예약했지요. 왠지 돈을 아낀 듯한 느낌이 들길 래 말이에요.
제일 낮은 급의 가든뷰 방갈로를 1박에 5만원 약간 넘는 돈으로 3월 초에 묵었습니다. 꽤나 넓은 부지에 방갈로가 촘촘히 들어선 이곳은 분명히 지어질 당시에는 공을 꽤 들인 대규모 리조트 였을 겁니다. 그리고 호텔 숙박객들로만 채워진 해변은, 비치체어가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는 빠통 해변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이루고 있구요, 꽤나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진 굴곡진 수영장 테두리에는 빌라 형태의 숙소가 빙 둘러싸고 있어서 방에서 바로 수영장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묵은 가든뷰 방갈로는 그냥 가든 한가운데 떡하니 있습니다.
그런데 물의 상태가 좀 어허~ 합니다. 마침 우리가 갈 때 바닥 청소를 하느라 물상태가 좋지 못한 점이 있겠는데요, 녹색의 물에 하얀 거품이 뽀글뽀글 떠 있더라구요. 전 처음에 수영장이 아니라 연못인줄 알았어요.
그리고 가든뷰 방갈로의 경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방인 듯...) 방이 워낙 많아 상태가 좀 다를 수는 있겠는데, 에어컨은 낡아서 소음이 좀 나고 샤워기에서 물은 시원치 않게 나옵니다. 수압이 낮아서 시원스럽지 않은 물줄기에다가, 분명히 온수관이 있긴 있는데 온수는 나오지 않는 슬픈 상황이...
숙소 바로 앞의 해변은 빠똥의 물 상태랑 비슷합니다. 물이 빠졌을 때는 칙칙한 돌 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호텔 투숙객만 이용하는 해변이다 보니 고즈넉한 느낌은 일품이에요. 그리고 키 큰 소나무가 해변에 있어서 그늘을 충분히 만들어주고 있구요. 오토바이 타고 7~8분이면 다다르는 빠똥과 완전히 다른 세상 같습니다. 그래도 다시 또 묵으라면, 글쎄요... 왠지 망설여지는 곳입니다. 오토바이가 있다면 다니는데 아무 문제없겠지만 뚝뚝을 이용해 빠똥을 들고 나려면 교통비도 꽤나 들듯 하구요... 하긴 푸껫은 뚝뚝의 횡포가 극심한 지역이라 어느 곳을 가든 오토바이 자가 운전자가 아니라면 교통비는 무시 못 할 수준이긴 합니다.
아침 뷔페와 스텝들의 상태는 평이하고 무난한 수준이었어요. 저희랑은 그다지 안 맞았지만, 빠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조용한 숙소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그리 나쁘진 않는 곳인 듯 합니다. 정말 조용하기는 무척 조용해요. 적적할 정도로요...
아... 이 적적한 분위기에 맞게 텔레비전 채널수마저 적적합니다. 그래서 할 일없이 채널 돌리다가 일찍 잠들게 되는 타본 비치 빌리지 앤 스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