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n Beach Resort Pattaya
파타야에서의 숙소는 역시 처음 패키지 일정표에 나와 있던 곳과는 다른 Swan Beach Resort 라는 곳입니다.
Maxx호텔처럼 패키지 관광객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크기만 보면 중급내지 약간 작은 곳입니다.
방은 아담하고 그럭저럭 깨끗한 편. 우리 부부와 아기가 자는 방은 별로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어머니들이 주무셨던 방은 침대 매트가 엉덩이 부분 푹 꺼져 있고 그랬답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호텔 직원들의 서비스. 각자 짐을 들고 가면 될 것을 굳이 직원들이 가져다 준다고 하더니, 늦은 곳은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가져다 줍니다. 하루종일 땀흘리며 돌아다닌 관광객들이니 빨리 씻고 쉬고 싶을 텐데 다 씻지도 못하고 짐을 기다렸죠.
짐을 갖다 주고 나선 다들 팁 줄 때까지 안 가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더랍니다. 우리 부부는...?? 잘해도 줄똥말똥 팁인데 이래갖구선 뭐... 쉬운 영어로 한 세번을 반복해서 너희의 poor한 서비스로 인한 팁이 없는 이유를 설명하자 "알았다, 알았어, 됐다." 하는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며 갑니다.
우리 가족은 아니었지만 저희 투어팀 내 아가씨들 그룹이 겪은 또 한가지 에피소드. 방 한 구석에 가방을 놓아 두었는데 녹물이 심하게 새면서 떨어져서 가방이며 안에 든 옷이며 다 젖고 물들었답니다. 프론트에 가서 따지고, 우리 팀 가이드도 따라가서 얘길하고 했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씩 웃고 말더라네요.
어중이떠중이 패키지 관광객들, 이틀밤만 무사히 넘기면 될 것이고, 사과해 봐야 일만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한, 일종의 불만패키지고객을 다루는 이 리조트만의 노하우일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딴에는 이 연휴에 훨씬 비싼 가격을 내고 여기까지 날아온 손님들인데, 태국과 이 리조트에 불쾌한 기억만 가지고 갈 것이라는 생각은 못하는지... 다행인지 우리 팀 멤버들이 하나같이 넘 착하고 순하셔서 그냥 그 건을 그렇게 마무리되었답니다.
아침식사는, 뭐 이 정도 숙소에서 이 정도면 괜찮지... 하는 정도입니다. 넓은 홀의 실내에선 중국식 메뉴가 (밥이나 국물있는 더운 야채, 계란후라이 등), 야외 풀사이드에선 샐러드나 소세지, 우유, 콘플레이크 같은 아메리칸핫부페 메뉴가 있습니다. 약간 끈적끈적해도 아침 바닷바람 맞으며 밖에서 식사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여기서 백동이가 겪은 또 하나의 썩쓰한 기억. 우유 맛이 좀 이상한 것이 무지방우유(skimmed milk)인 것 같아서 영어 좀 하는 것 같은 직원에게 "스낌드밀크"냐고 물었더니 "노파밀크" 라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nonfat milk라고 한 것 같은데 그 당시엔 거기까지 생각 못했죠.) 뭔 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뭐라꼬?" 하니, 쳇! 너 이런 것도 몰라? 하는 표정과 말투로,
"힝-! (썩쏘소리) 너 노파밀크라고 정말 몰라?"
합니당... 어욱... 기분이 확 나빠져서 알았엄 하구 돌아섭니다.
군대동기 중에 사고로 눈꺼풀이 내려 앉는 바람에 무슨 표정을 지어도 상대방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애가 있었는데, 이 직원도 나름 친절하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누가 보더라도 기분 나쁠 표정과 말투. 극진한 서비스야 기대하지 않지만 최소한 기분 나쁘게는 안 해 줘야지 않을까... 아쉽습니다.
이 숙소의 몇 안되는 미덕이라고 생각되는 수영장, 그리고 위치.
밤에 몰래 팀을 이탈해서 워킹스트릿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거의 12시가 다 된 밤 늦게까지 (아마 한국인 가족인 듯) 풀 옆에서 엄마, 아빠는 맥주 한잔에 얘기 꽃을 피우고 있고, 초딩쯤 되어 보이는 두 아들은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뭔가 시스템이 잘 정비되지 않아서 야간수영도 개방했다기 보다는 "방치"하는 것이겠지만, 여튼 참 보기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수질은 생각 외로 항상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는 듯.
그리고 저 너머 길만 건너면 바로 해변입니다. 파타야의 해변이라는 것이 수영을 본격적으로 즐길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은 팍팍 나지요. 낮이면 세계 각국 관광객들이 자리 깔고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리조트를 나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꽤 큰 펍이 있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세븐일레븐도 있어서 밤이 썩 지루하지는 않겠습니다.
패키지 아니었으면 절대 묵지 않았을, 하지만 뭐 성수기라서 정 방이 없다면 싼 맛에 쉬어 가도 최악의 선택은 되지 않을 만한 곳이었습니다. (http://www.swanbeachpattay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