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아속과 프롬퐁 사이 가성비?호텔 <S33 컴팩트>와 <난다 호텔>
태국 북부여행을 마치고 난 후 우리는 방콕에 잠시 볼일이 생겨서 이 대도시에서 짧게나마 체류를 해야 하는 일정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도착 시기에 임박하여 다소 급하게 숙소를 찾게 되었는데요, 올해 1월은 그동안 억제되었던 관광 물결이 크게 일면서 방콕 숙소 요금이 상당히 올랐어요. 심지어 카오산의 게스트하우스 중에서도 가격대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요금으로 매겨진 숙소들도 많이 생겼고요...
방콕 도심의 이러한 상승곡선은 남부 휴양지에 비하면 달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긴 했습니다. 푸켓 해변구역 숙소들은 정말이지...-_-;;
어쨌든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숙소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아 묵어본 두 군데가, 수쿰윗 쏘이33 안 쪽으로 좀 걸어 들어오면 나오는 ‘S33컴팩트’와 ‘난다스 플레이스’였습니다. 거의 같은 위치 상에 있어요.
사실 이곳이 아속과 프롬퐁 사이인 것은 맞는데 프롬퐁 쪽으로 상당히 치우친 위치이긴 해요. 저야 뭐 아속까지도 늘 걸어 다니곤 했습니다만...-_-;;
이 구역은 오랫동안 일본인들의 활동 거주지여서 근처에 후지 슈퍼도 있고 여러 이자카야와 일식당, 한국 분들에게도 잘 알려진 커스터드 나카무라 빵집, 그리고 한식당들도 꽤 포진해 있습니다.
1월 기준으로 S33의 디럭스M 등급의 방은 조식포함해서 970밧 정도 지불했고요, S33보다 조금 더 안쪽에 자리한 난다스는 조식 없이 1,050밧이었어요.
S33
https://goo.gl/maps/oBjR8mWskGLv4APr8
쑤쿰윗에는 호텔이름이 ‘S’뒤에 골목 숫자가 붙은 게 몇 개 있는데요, 같은 계열사로 나름 호텔 체인입니다. S15, S31, S33, S Box와 그 외 콘도 등 몇 가지 라인이 있더라고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컴팩트하게 그냥 딱 있을 것만 있습니다.
컴팩트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제가 지낸 방이 좁다고 느끼진 못했어요. 근데 이건 아마 등급마다 다를 거 같긴 합니다. 디럭스M 보다 낮은 등급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수영장은 없고요(나는 있어도 사용을 안하는 캐릭터) 캐쥬얼하게 나마 조식을 차려주는데 치른 가격대를 생각하면 불만 같은 건 전혀 없이 먹을 만 했습니다.
일단 조식당에 들어서면 방 번호를 직원에게 알려주고 그녀가 내미는 메뉴판을 보고 달걀, 베이컨, 소시지, 햄 등을 선택 할 수 있는 옵션을 골라 말해줍니다. 그리고 자리 잡고 앉아서 조식 스테이션에 마련된 빵과 과일, 샐러드 그 외 음식 등을 집어 와서 먹고 있으면 요리 된 접시를 우리 자리로 가져다줘요. 가끔은 배달 미스가 되어서 남의 것이 우리한테 왔다가 되돌아가기도 합니다. ^^ 내 것도 그러할지도 몰라요.
웬만한 객실 비품은 다 있는 곳이여서 딱이 불편함은 없었고요, 요즘 대부분의 숙소들이 그러하듯 와이파이 잘되고 뭐 그렇습니다. 단... 우리 객실은 처음 들어오고 나서 2시간 동안 도무지 냉방이 안 되는 거였어요. 암만 틀어도 온도가 안 낮아져서 방문 열고 복도로 나갔더니 그쪽은 냉기가 얼마나 빵빵한지... 헐~
그래서 프론트에 전화해서 제발 체크 좀 해달라고 했더니 비교적 빨리 엔지니어가 와서 봐주고 뭘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금세 냉기가 나오게 되었답니다. 이 과정에서 응대가 나이스 하고 빨라서 괜찮았어요. 초반에 열기에 시달린 건 뭐 그러려니 합니다. 그리고 체크인 시에 디파짓으로 신용카드를 오픈했던 거 같은데 이건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네요.
쑤쿰윗 쏘이 33 입구 모퉁이의 이자카야인 ‘겐조 수산’부터 숙소 로비까지 제 걸음으로 4분이 걸렸어요. 단 짐이 없는 상태였고 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으로 또박또박 걸었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상당히 거슬릴 수도 있는 점이 있는데... 이 수쿰윗 33 골목에 홍등 업장들이 다수 있습니다. 그리고 호텔 정문 바로 안쪽에 도조~ 라는 업장도 아주 노골적인 비즈니스 업장이였어요. 왜 우리나라에서도 보면 ‘금마차’, ‘꽃사슴’ 같은 이름을 달고 창문도 없고 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술집인지 뭔지 모르겠는 그런 분위기의 업소 같은 분위기요. 여기는 아가씨들이 나와서 호객을 하긴 하지만요...
저는 이런 걸 거의 개의치 않는 성향이라 아무 상관없었지만...-_-;; 다른 여행자들에게는 좀 꺼려지는 사항일 수도 있겠습니다.
난다 호텔 Nandha Hotel
https://goo.gl/maps/kF662D5WExw8WtGs9
예약사이트에 따라서는 ‘난다스 플레이스’로도 표기 되어 있기도 합니다. S33 컴팩트에서 거의 1분 컷 거리에 있습니다.
우리가 묵은 방의 등급은 ‘빈티지 디럭스’라고 그 당시 제일 저렴한 방을 선택 했는데요, 그렇다고 면적이 좁다거나 볕이 안 든다거나 하는 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채광도 면적도 괜찮았어요.
체크인 할 때 보증금으론 현금 1000밧을 받고 나중에 객실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고 보증금을 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이 숙소는 여성들이 운영하는 숙소였는데 그래서 그런가 뭔가 세심함이 곳곳에 있었어요. 1층에 카페테리아도 아주 정갈하게 운영되고 있었고 인테리어를 빈티지하면서고 샤방샤방하게 나름 신경을 썼더라고요. 좀 여성들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팬시 한 느낌이 납니다. 약간 소녀 감성? 각 층마다 복도의 컬러도 파스텔톤으로 다르게 해놨던데 요모조모 신경을 많이 썼네요.
스탭들이 영어를 잘하는 편이고 나름 스마트해 보이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뭐 중요한거 아니지만 혹여 친화력이 좋은 여행자라면 이들과 대화도 잘 될 수 있겠네요. 다른 서양인 여행자들은 그러하더라고요. ^^
근데 개인적으로 좀 불편했던 점은 카드키를 한 장 밖에 안 주는 거에요. 돌려서 여는 열쇠는 원래 하나만 주는 게 맞지만 카드키는 보통 2개를 주는데 여긴 안 그렇습니다. 이 카드키가 있어야 1층의 호텔 쪽 공동현관을 태그해서 출입 할 수 있어요. 같이 운영하는 카페 쪽으로도 들어갈 수 있지만 조금 불편하긴 했습니다.
살짝 골목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간혹 옆집의 개 짖는 소리가 들릴 뿐 소음에서도 자유롭고 암막 커튼도 짱짱해서 비교적 잠이 잘 오는 곳이었습니다.
하여튼 저는 걷는 걸 좋아하는 캐릭터라서 이 33번 골목 안쪽에 있어도 별 부담 없이 걸어서 프럼퐁과 그 일대를 다니곤 했는데 이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죠.
제가 묵었던 1,050밧대 언저리의 가격을 계속 유지한다면 재방문해볼 맘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