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 르 메르디앙 - 위치가 장점인 호텔
이곳의 위치는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아~ 거기? 하고 잘 아실거에요. 남북으로 뻗어있는 나이트바자 사거리에 노란색으로 우뚝 서 있는 건물입니다. 러이크로 거리와 나이트바자가 만나는 사거리지요. 버거킹도 있고 스타벅스도 있는...
호텔 정문 앞에는 두 마리의 코끼리가 마주보고 있는 조각물이 있고 그 주위로 끊임없이 분수가 솟아서, 이 길을 왔다갔다 하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보신 분들도 많으실거에요. 호텔 앞 마당에는 릴라와디 나무도 많아서 꽃이 활짝 피어 있을 때는 정말 예쁘답니다.
그야말로 위치가 꽤 좋아서 치앙마이에 처음 오는 여행자이거나, 늦은 밤에도 숙소 주변을 마음 놓고 다니고 싶은 여성 여행자들에게 어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치앙마이가 전반적으로 안전한 동네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여성 여행자나 방문이 초행인 여행자에게는 위치가 중요한 요소인거 같아요.
이 호텔 건물은 남북방향으로 얇고 길쭉하게 생겨서 대부분의 방들이 동향 또는 서향입니다. 그러니 방 위치에 따라서 일출 또는 일몰을 객실의 통 유리창을 통해 볼 수가 있어요.
저는 일출 보다는 일몰을 보는 게 더 좋아요. 왠지 마음 뭉클해지는 뭔가가 있어서...
다리미등도 갖춰져서 비즈니스맨들에게 좋겠더라구요. 우리야 뭐 가지고 있는 옷이 다림질할게 전혀 없는 것이라 쓸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만... 괜시리 티셔츠에 다림질하다가는 프린트된 문양이나 녹아나서 쩍쩍 들러붙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사실 카페트 깔린 방은 좀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이곳은 고급 호텔이라 카페트 관리가 비교적 잘되어있고 아무래도 오픈한지 그리 오래 안 되어서 비교적 깨끗하긴해요. 다행인건 얇은 부직포가 아닌 아주 두툼한 소재의 슬리퍼도 있어서 신고 다니니 좋더라구요.
침구는 근래 제가 덮어본 중에 가장 질이 좋아서, 아주 감촉이 매끌매끌하고 포근한 것이 탐나더라구요.
방으로 향한 욕실의 면이 통유리이긴 하지만 블라인드가 있어서, 오픈하실 분은 오픈하고 가리실 분은 가리고 제각각 상황에 따라서는 선택하는 센스~
욕조도 있는데 물이 얼마나 펑펑 잘 나오는지 물이 금방 채워집니다. 온수가 뭐 그리 뜨겁게 나오겠나 싶어서 온도 확인도 안하고 욕조에 발을 첨벙 담궜다가, 끼야오!! 하면서 세면대에 발을 대고는 찬물 콸콸 틀었다는... 이렇게 허술하게 삽니다. 진짜...
방에서 하는 인터넷이 유료인데 하루 470밧이어서...-_-;; 투숙하는 동안 인터넷을 꼭 지속적으로 써야할 분들이라면 꽤나 부담이 되겠어요.
호텔 스텝들은 고급 호텔답게 친절했구요. 왔다갔다할 때 마주치는 호텔 메이드들이 손님들에게 꼭 인사를 하는데, 어떤 직원은 너무 몸을 굽혀 90도 인사하길래 저도 반사적으로 맞절 할 뻔 했어요. 초보여서 군기가 바짝 들었는지도요.
요금은 현재 여행사 가격으로 2,500밧 정도 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호텔에 투숙해서 그 호텔의 수영장이나 피트니스센터 또는 그 외 부대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세련된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냥 방 깨끗하고 인터넷 잘되고 아침 식사 그럭저럭 잘 나오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그야말로 그냥 서민이어서 제 비루한 수준에 비해서는 이곳이 꽤 과분(?)하다는 느낌도...^^;;
다음날 아침, 딱 8시 반 즈음 되어서 아침 식사하러 갔더니 딱 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이 정말 분주합니다. 그 와중에서도 식당 스텝들의 서비스는 무난한 편이어서 딱히 불편한건 없었어요. 저희는 이미 태국 요리는 먹을 만큼 먹어서 그쪽으로는 아예 먹을 생각이 없었으므로 빵이 많은 게 좋았습니다만, 이건 분명히 개인의 선호도 차이가 있을 여지있어요.
까망베르 치즈를 비롯해 4종의 치즈가 있어서 그것도 맛을 보구요, 그런데 다양한 태국요리를 기대하셨다면 꽤 아리송 할 수 있겠네요. 요리의 가짓수가 다양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재료의 질이 좋은 것들이라서 맛있게 먹었어요. 특히 쥬스는 제가 묵어봤던 저렴한 호텔에서 나오는 인공적인 맛의 쥬스가 아니라, 정말 생과육이 잘근잘근 씹히는 질 좋은 것이었어요. 아~ 좀 더 마시고 올 것을...
단... 식사 막판에 크게 당황한 게 있는데요, 즉석 샌드위치 만들어 주는 섹션에서 보기에 꽤 근사한 빵을 하나 집어왔어요. 반으로 자른 모닝빵 위에 정체를 알 수는 없지만 뭔가 하얀 치즈 같은 것이 두껍게 잔뜩 올라가 있고 그 위에 연어가 한 자락 깔린 빵인데, 보기에 엄청 맛있어 보여서 집어 왔어요. 하얀 건 분명 크림 치즈일거라고 희희낙락하면서요. 제 말만 믿고 요왕이 크게 한입 와구~ 깨물었거든요. 그런데 그 하얀 것의 정체는 물에 살짝만 데쳐서 모양 잡아 올린 계란, 그걸 모르고 한입 깨물었더니 안에 숨겨져 있던 덜 익은 노른자가 그야말로 금광처럼 콸콸 터져서 온 손에 칠갑을 했다는... 단숨에 마이더스의 손 되버렸어요. 실생활에서도 마이더스의 손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악~ 정말 당황되었어요. 게다가 테이블이 조밀하게 붙어있어서 적잖이 부끄럽더라구요. 근데 테이블에 티슈가 놓여져있질 않아서 2차로 더 당황... 하여튼 이 빵 드실 분들은 이 점을 감안해서 저희처럼 당황해하지 마세요. 저희가 이런 음식을 자주 접해보지 않아 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이 음식 이름 혹시 아시는 분?
우선 방 사진 ~
수영장은 4층에...
아침 뷔페
문제의 그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