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 타운의 넘버세븐No.7 게스트하우스
끄라비 타운에 도착한 시기가 더위가 기승을 떨치던 쏭끄란 기간이였던지라, 타운에는 다른 때보다 여행자들도 조금 많았고, 이런 축제 분위기에 편승해서 평상시에는 열리지 않는 큰 규모의 야시장이 우따라낏 강변길을 따라 길게 서있기도 하고 했습니다.
아~ 이 야시장은 선착장 근처에 있는 먹거리 위주의 야시장과는 다른 곳이니까 혹여라도 헷갈리지 마세요~ 바로 그 시기에만 한시적으로 열렸거든요. ^^
이 숙소의 위치는 우따라낏 도로의 낡고 큰 타이 호텔 건물에서, 강변으로 나오는 길의 왼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숙소 바로 근처 코너에 안경점이 있으니까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 숙소에 대한 설명은 이 게시판에서 RAHA라하 님이 정말 상세히 해주셔서 그 글을 참고하셔도 아주 좋을 듯 해요.
바로 옆에 아이-탈레 게스트하우스, 날린 게스트하우스 등등 4개에 이르는 숙소가 나란히 오종종하게 붙어 있네요. 그 중 이 넘버 세븐에 들어갔는데요, 도착한 첫날은 저희가 원하는 화장실 딸린 에어컨 더블룸이 빈방이 없어서, 4인용 패밀리 룸에 묵게 됩니다.
아주머니 왈~ 원래 더 비싼 방이지만 요금은 에어컨 더블과 동일한 500밧에 해주겠다는군요. 미리 알아본 바로는 에어컨 더블룸이 450밧이지만, 시기가 시기인데다가 첫날 패밀리 룸도 묵었고해서 그다지 손해 본다는 느낌은 안가지고 며칠 더 묵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름 쏭끄란 연휴를 타는 성수기이고 하니까, 할 수 없기도 하고요.
방에 일률적으로 번호를 매긴 게 아니라, 예쁜 이름을 붙여 놓았네요. 방마다 분위기도 다 달라요. 예를 들면 ‘크림소다’로 이름 붙여진 방은 전반적인 벽의 색감이 아이보리색 이고 뭐 그런 식이지요.
4인실의 경우 2층 침대도 견고하고 방도 넓은 편인데, 길가에 면해 있는 화장실의 분위기는 살짝 아리송합니다. 지저분하진 않았고(그렇다고 구조상 마구 깨끗하다고 보기도...?) 잘 정돈되어 있긴 합니다. 그런데 길쭉한 모양의 화장실의 한쪽 면은 바로 길가 도로와 접해 있는데 약간 엉성한 불투명 유리창이고요, 방과 화장실의간의 벽면은 반투명 유리창입니다.
어머~ 사색과 집중의 공간이, 너무 은밀하지가 않잖아요. -_-;;
이 숙소에는 여러 형태의 방이 있는데요, 화장실 없는 선풍기 더블룸, 화장실 딸린 선풍기방, 화장실 딸린 에어컨방 등등이에요. 나름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요. 저희는 다음 날 에어컨 더블룸이 비어서 그 방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이 방 역시 면적이 상당히 넓어요. 그리고 방의 한 켠에 베란다도 작게나마 딸려있고, 그 쪽으로 나가면 강변도 살짝 보여서 그런 점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방의 분위기가 좀... 특이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묵어본 숙소의 방 중에서 수납공간이 제일 많은, 그야말로 사방팔방 수납장을 짜놓은 방이었어요. 천장도 평평하게 마감된 게 아니라 삐쭉 솟아올라 약간 불규칙한 모양이였구요. 그리고 침대 바로 옆에 나있는 쪽 창문에서는 폭우가 오니까 비가 질질 샙니다. 그래서 왠지 방에 있으면 조금 불안하다고 해야 하나...? -_-;;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더위가 기승을 부리지 않는 우기 또는 겨울 시즌에, 욕실 딸린 선풍기 방에 묵는다면 참으로 괜찮을 것 같아요. 가격면에서나 분위기면에서도요. 비어 있는 다른 방을 살짝 들여다봤는데 아담하고 편안한 분위기더라구요.
그리고 공동 욕실의 경우도 상당히 깔끔하게 정돈해 놓고 있어서, 알뜰 배낭 여행자들에게도 아주 좋은 둥지가 되겠더군요. 건물의 2층 공간에는 여행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혹여 길동무를 만난다면 이야기 하고 놀기에 좋겠지요.
WiFi는 당연히 되구요, 주인 아주머니가 참 친절한 캐릭터이니, 뭔가 요청하고 물어볼게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문의해보지 않았는데, nnnite님의 후기를 보니 부엌 사용도 가능하네요.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의 오픈 마인드를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다음에 끄라비에 오게 되면 다시금 넘버 세븐에 묵게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보자면...
화장실 딸린 에어컨 더블 룸을 구할 때 저희가 이번에 묵은 바로 그 방을 준다면, 그 특유의 방 분위기 때문에 고개를 살짝 저을 거 같아요. RAHA라하님의 게시물을 보니 에어컨 더블이라도 연녹색 방은 우리가 묵었던 방과는 달리 분위기가 매우 아늑하네요. ^^
어쨌든 숙소 전반적으로 상당히 깔끔하고 1층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라 바닥이 말끔한 건 참 좋습니다. 약간 집 같은 분위기도 나고요.
이번에는 저희가 좋아하는 짜오파 길에서 못 묵어봐서 좀 아쉬운데, 요즘 짜오파 길의 숙소에서 묵어 보신 분 계신가요?
패밀리룸
패밀리룸의 욕실
2층의 공동 휴게실
에어컨 더블룸
수납공간이 진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