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이 필요한 그곳 Baan Pun Thong.
워낙에 게을러서 좋다는 말도 싫다는 말도 올리고 내리고를 안 하는 타입인데요
오늘은 제가 - 자다가 말고. 벌떡 일어나. 아드레날린이 눈밖으로 나가기 직전인 상황이라 5분만에 짐을 싸서 돈을 환불 받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게스트로 짐을 내리자 마자 글을 올립니다.
이름, 카오산 버거킹 근처 Baan Pun Thong.
저는 200밧에서 180밧으로. 장기거주 명목의 할인을 받고 2주 정도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집은 도미토리는 없고 싱글이나 더블만 있는 집인데요
장점은 좋은 인터넷, 가격에 비해 쓸만한 욕실, 착한 관리자(이름이 Som), 거리상 카오산 동서남북 진입이 편리.
단점은 사는 사람에 따라 게스트 하우스가 개판이 된다는 것입니다. 왜. 관리자가 너무 착해서 관리를 안하니까.
개판의 수위는 아침 6시부터 떠들고 음악틀고 2층 복도 좁다라한 발코니 앞에서 너구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방에서 밥 해먹고 화장실에서 빨래하고 뭐 또 살다보니 발코니까지 오기 귀찮아서 그냥 방에서 담배들을 핍니다.
화장실은 날이 갈수록 밥알들로 세면대가 막혀 가고 매일같이 치우지 않던 화장실. 그래도 전엔 쓸만했는데
점점 머리카락 밭이 되어 갑니다. 밤 1시고 2시고 사람들은 잠이 안오면 발코니 앞에 나와 또 이렇게 저렇게 너구리를 잡으며 이야기 하고 놉니다. 발코니 앞이라지만 사실 그게 복도가 좁아 거의 방 앞입니다. 한놈 끄면 또 한놈 피고 하다 보니 복도는 언제나 담배 냄새가 자욱 합니다. 당연히 불만을 토로했지만 시정이 되지 않더군요.
그럼 그 사람들만 떠나면 끝날 문제일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다른 말씀 드리자면. 이집은 아니 이집이 위치한 이 골목은. 단 1분도 소음이 사라지는 곳이 아닙니다. 24시간 골목을 아침- 점심- 저녁- 새벽- 이른새벽-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공유합니다. 또한 주말이 되면 게스트 하우스 바로 앞집에서 하루종일 남자 열댓이 모여 스포츠 경기를 보는데 거의 4-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응원합니다. (아오! 아오! 아오!아~~~~오!!!!! 이런 소리를 내더군요) 그 소음에 비하면 과격한 오토바이 소리는 천장을 가로지르는 모기 수준 일 뿐입니다.
하루는 새벽에 방안에서 계속 이상한 소리가 나서 잠이 깼습니다. 불을 켜보니 머리맡에 뉘여있던 바나나 껍질이
산발이 나있길래 저는 제가 자다가 그것을 친 줄 알았습니다. 다음날 새벽, 무언가 제 머리맡에 있다가 스삭 하고 사라지는 재빠른 소리를 듣고 맙니다.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보니 그것은 짙은 회색. 긴꼬리의 아기 쥐더군요.
그 바나나 껍질은 그 아기쥐의 짓이 였네요. 그 말은 즉슨, 제가 잘때 제 침대에 올라와 냄새를 킁킁 맡으며 먹을 것을 찾았나 봅니다.
방이 좁고 책상도 없고 좀 시끄럽고 쥐도 나왔지만 여러나라를 통해 오만것을 봐왔기 때문에 이미 돈도 다 지불한것. 환불하면서 까지 이르게 나올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8시부터 이 잡분들이 화장실에서 마치 동네 개울가처럼 옹기종기 빨래를 하시면서 음악을 스피커로 틀어놓는 통에 잠이 깨었습니다. 문을 박차고 나와 많은 말씀 면상에 드렸지만 자기들끼리 웃고 있길래 관리자에게 찾아가 남은 기간 환불 처리 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결론. 이곳은 관리자가 있어도 관리를 안하는 게스트 하우스입니다. 때문에 가격도 괜찮고 겉으로 보기엔 쓸만해 보이지만 지내면 지낼수록 많은 인내가 요하는 곳입니다.
이곳을 떠나면서 관리자에게. 문제는 사람들이 한 짓인걸 알고 있지만 니가 담당자로써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는것은 결국 너의 잘못이다 라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듯 저를 맹- 하게 쳐다 보더군요. 사람이 참 한결같다 라는 말은 이때 쓰는것이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