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숙박비 최고인 푸켓 - 마이너한 숙소 메뚜기 뛴 이야기
2023년 1월과 2월초 성수기는 태국 남부 해변과 섬들의 리조트 가격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상승폭이 아주 컸어요. 예약사이트를 돌아다녀보니 느낌상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그 폭이 좀 더 큰 것 같았는데요... 푸켓에 와보니 정말로 해변마다 여행자들로 바글바글했고요, 그동안 좀 한산하다고 느꼈던 작은 해변들마저도 아침나절부터 서양인 가족여행자들로 북적였습니다.나중에 알아보니 이게 그냥 기분상의 문제가 아니라 수치상으로도 각 리조트에서 엄청난 수익으로 인해 직원들에게도 기록적인 성과급을 나눠줬다고 하네요. 와우~^^
물론 이 와중에도 게스트하우스나 늘 저렴한 가격의 중급 리조트도 다수 존재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이전에 우리가 편히 묵었던 중급 리조트 숙소들이 비수기 또는 2022년 초중반 가격에 비해 대략 3배에서 어떤 곳은 4배까지 올라간 곳도 보았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바 푸켓에서 지내는 며칠동안 우리의 최선책은 렌트카였어요. 이동비가 무지하게 높은 곳이니 차라리 차를 빌려서 자유롭게 이동하고, 숙소는 이런 성수기 고가 정책을 타지 않는 지역에서 지내기...
하긴 이것도 우리 같은 단촐한 구성원이라 가능한거고 가족여행자라면 렌트카의 유무와는 상관없이 오랜만에 짧은 기간 여행 나오는거니까 가격 부담이 좀 되더라도 좋은 리조트로 가는 게 맞을 수도 있겠네요. 이건 각자 상황에 맞게 ^^
우리의 숙소는 공항 근처 나이양 해변을 시작으로, 보트 라군 근처, 찰롱 오거리, 까론해변 뒷길, 그리고 마지막은 푸켓타운... 이랬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많이 몰리니까 차량 수급도 수요에 못 따라가는지, 주로 이용했던 회사들은 차가 없고 처음 이용인 Chic에서 차를 빌리게 되었어요. 일일 렌트비가 800밧을 조금 넘고 풀 커버리지 보험은 1일 315밧으로 나쁘지 않은 가격. 좀 더 저렴한 1일 160밧짜리 보험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편안하게 운전하고 싶어서 늘 풀커버 면책금 없는 걸로 합니다. 보증금은 5천밧을 일단 가승인하는데 나중에 차량 반납시 별 문제 없으면 그날로 승인취소 문자가 옵니다. 그리고 풀 커버리지 보험이니까 어차피 어디 들이박아도 운전자가 내는 돈이 없으니 차량 인수받을 때도 여기 저기 좀 긁히고 찌그러진 것 아예 체크도 안 해요.
아무튼 이런 일정으로 여기저기 다니는 여정이 재미있었습니다. 차를 가지고 숙소를 1박씩 옮겨다니면서 푸켓의 이곳저곳(푸켓 면적이 서울만 하니까 꽤 다닐만한 공간감이죠)도 다니고 이 동네 저 동네 분위기도 살짝살짝 냄새 맡아보면서요. 이런 류의 숙소에 관심 없으신 분들이 많겠지만 그냥 기록의 의미로 간단히 써봅니다. ^^
공항 바로 옆 나이양 해변의
나이양 비치 호텔 Nai Yang Beach Hotel
https://goo.gl/maps/Ho6Ky41mpfHqK47i9
바로 옆에 세븐일레븐이 있고 나이양 시장까지 걸어서 충분히 오갈 수 있는 거리여서 위치적으로 괜찮은 곳이었어요. 나이양 해변까지도 그다지 멀지 않습니다. 물론 비치프론트형 숙소는 아니지만 아침나절에 산책하는 느낌으로 천천히 해변을 향해 걷는 건 거의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에요.
나이양 시장은 일주일에 몇 번씩 열리는 재래시장이던데 각종 과일 먹거리 등등이 아주 많이 나오는 곳이었어요. 물론 노천에 천막 걸고 하는 곳이라 위생상 좀 그런 건 감안해야 하는데... 태국의 재래시장들이 어디나 대동소이 다 그러하죠.
570밧에 객실 면적 넓고 스탭들도 무난하게 친절했어요. 이 정도 가격의 숙소인데 수영장도 제법 사이즈가 되어서 어린이들이 즐겁게 물장구 치고 있었어요.
한 가지 아쉬운 건 샤워기가 벽에 붙어 있습니다. 이건 보통 연한이 오래된 숙소들에서 볼 수 있는 건데 이게 좀 불편하더라고요.
보트 라군 근처의
로프트피컬 리조트 Loftpical Resort
https://goo.gl/maps/xd7TJXHyBp8c32gs5
이곳은 인터넷으로 아침 포함 850밧에 예약을 했는데요, 묵는 도중에 그냥 워크인 여행자가 주인장에게 숙소가격을 묻는 걸 들으니 천밧을 조금 넘게 부르더라고요.
위치 자체가 상당 외진 곳에 있어서 자가교통편이 없으면 올 도리가 없는 곳이긴 한데 숙소 자체가 예쁘고 주인장도 친절하고 해서 지내는 동안 편안하게 있었던 곳이에요.
아침 식사도 차려주는데 한사람이 한 접시에 다 먹기에는 약간 부담되는 양이어서 우리는 둘이서 하나를 받아 나눠먹었습니다.
가운데 연못이 있고 한켠에는 아주 작게나마 수영장도 마련 되어 있습니다.
숙소 분위기도 조용하고 이 당시 지내는 사람들도 조용하고 그냥 다 고요할 뿐이어서 하루밖에 안 지냈지만 힐링이 되었어요.
이런 방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나 싶은 찰롱 오거리
스마일 레지던스 Smile Residence
https://goo.gl/maps/jQJ6hXF3UMQDJwSS6
푸껫에서 교통량이 많기로 꼽히는 지역이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찰롱 오거리입니다. 우리는 이 오거리 근처에 있는 스마일 레지던스에 묵었는데요, 젤 싼 방(680밧)으로 예약해서인지 길 쪽 건물의 창이 도로면으로 난 방에 배정이 되었어요. 하루 종일 굉음을 울리는 차 소리가 나는데 낮에는 그래도 참을 만 했거든요, 근데 정말이지 밤새도록 차가 지나가요. 차라리 차는 괜찮은데 그 배기음 부아아아앙~ 내는 오토바이의 경우가 더 힘들었습니다. 여기서 지내고 나니 그 다음날 생전 안자는 낮잠을 다 자게 되더라고요. 어휴... 도로쪽에 면하지 않은 방은 이보다는 괜찮을거에요.
에쁘고 조용하고 아늑한데 차 대기가 힘들었던
윈 하우스 Wynn House
https://goo.gl/maps/eZS87NuFLfDcYAK57
까론 해변 뒷길인 빠딱 거리에 위치한 아담하고 예쁜 숙소입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고 현장 지불 하는 방식인데 630밧이었어요.
이 숙소 역시 길가에 바로 접해 있긴 한데 이곳은 소음 막아주는 두툼한 창호로 되어있네요. 게다가 베란다에도 창이 한겹 더 되어있구요... 여기 주인장은 서양인인데 여행을 좀 해본 사람인지 객실 내부를 꾸민 모양새라거나 1층에 커피나 간식 스테이션 마련해놓은 것 등등 세심한 부분에서 좀 티가 납니다. 객실은 이케아 제품으로 다 마련해놨는데 이케아 특유의 산뜻함이 있네요.
우리는 이곳이 맘에 들어서 일박을 더 연장할까도 생각해봤는데 방도 공실이 없는데다가 여기는 차 대기가 너무 불편해서 미련 거두고 푸껫 타운으로 가게 되었어요. 주차장은 당연히 없고 길 건너편에 댈 수는 있는데 갓길이 너무 좁아 차 한쪽은 언덕 경사면에 올려 둬야 했어요. 일명 개구리 주차인데 산비탈에 차를 비스듬히 올려둬야 하는 곡예 주차...
이 길 선상에도 푸껫에서 중장기로 거주하는 여행자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곳이라 음식 맛있는 식당들도 몇 있고요... 걷는 거 좋아하는 저로서는 걸어서 까론 해변까지 왔다갔다 하곤 했는데 이건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겠어요.
푸켓타운 방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리호텔 Siri Hotel
https://goo.gl/maps/q9PNua2Sg7JN3jrQ7
우리가 타운을 방문한 날이 무슨 축제기간이기도 하고해서 정말로 사람들이 많이 몰렸었어요.
푸켓타운은 웬만하면 전날이나 당일에 숙소 찾아봐도 쉽게 예약이 되곤 했는데 이때는 맘에 점 찍어둔 숙소들이 거의 만실인거에요.
으으으... 어떻게 하지 하다가 마침 찾게 된 숙소가 푸껫타운 분수대 사거리에서 북쪽으로 난 도로인 야왈랏 거리 조금 윗 쪽에 있는 시리 호텔입니다.
사실 이곳은 아주 오래된 곳인데 근래 들어 약간의 리노베이션을 하긴 했어요. 그 특유의 낡고 침침한 기를 살짝 감추긴 했는데, 어쩔수 없는 분위기가 배어 나와요. 방과 건물구조도 구식이고요.
그래도 이 축제기간 북새통에 얻은 숙소라 그런지 저는 지내는 동안 감사한 맘으로 잘 지냈습니다.
방값 500밧에 열쇠 보증금이 200밧 있고요, 프론트의 직원은 아주 친절했답니다. 직전에 지낸 까론해변의 숙소에서 주차 때문에 골치가 좀 아팠는데 여기는 넓은 주차공간이 있어서 맘이 편했어요.
바로 근처 코너 사거리에 딘 앤 델루카가 있는데요, 푸껫 타운의 정서에 어우러지도록 정말 멋들어지게 지어놨습니다. 커피 가격은 대략 120에서 150정도 하네요. 일정이 바빠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잘 꾸며놓은 곳은 커피숍은 가볼만하겠다 싶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