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현지인처럼 이용하기
오늘 올리는 것은 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법입니다. 시내버스를 타거나, 지방의 작은 도시들을 연결하는 완행버스를 타는 것은, 물론 비용도 적게 들겠지만 무엇보다도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보는 좋은 방법입니다. 여러 가지 육상 교통을 종류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럼 한번 보세요.
● 시내버스
시내버스는 종류가 다양하다. 크게 일반버스, 에어컨 버스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일반버스는 차체가 빨간색이며 BMTA(방콕대중수송공사)에서 운영한다. 요금은 6.5밧. 빨간색이 아닌 파란 버스나 하얀색 일반버스는 일반 버스회사에서 위탁 받아 운영하며 요금은 7~8밧.
에어컨 버스는 파란색, 주황색이 일반적이고, 흰색, 하늘색, 노란색도 있다. 요금은 거리에 따라 차등 적용되므로 목적지를 얘기해야 한다. 보통 14~20밧 선이다.
버스를 탈 때 주의할 점은 같은 노선번호라도 번호판의 색깔에 따라 운행하는 노선의 구간이 틀리다는 점이다. 전구간을 다 운행하는 것은 번호판이 푸른 바탕에 흰 글씨, 또는 흰 바탕에 푸른 글씨로 번호가 씌어있다. 그밖에 노란 바탕이나 붉은 바탕의 번호판을 단 버스는 전 노선의 일부구간만을 운행한다.
또 일부 장거리 노선의 경우에는 중간의 일부 구간을 건너뛰고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것도 구분해서, 타야할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버스의 경우엔 번호판 옆에 노란색 표지판에 태국 글자로 '탕 두언'이라고 크게 씌어 있으므로 알아볼 수 있다. 사진보기>>
일단 타야할 버스가 왔으면 손을 들어서 타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야한다. 내리는 사람이 없으면 간혹 통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버스 오르기 전에 안내양이나 주위 사람에게 목적지의 이름을 말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자.
버스에 타면 안내양이 돌아다니며 요금을 받는다. 목적지와 사람 수를 말하면 요금 표를 찢어 준다.
가는 도중에도 안내양에게 내릴 곳을 상기시켜 줘서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방콕은 많은 도로가 일방 통행이기 때문에 버스가 갈 때와 올 때 같은 길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주 멀리 돌지는 않으므로 지도를 잘 보고 안내양에게 물어가면서 내리도록 하자.
차가 많이 막힐 경우엔 버스를 정거장 옆에 대주지 않고 1차선에서도 그냥 내려주므로 다른 차들에 주의를하며 내릴 것.
● 썽태우
썽태우는 작은 픽업 트럭이나 1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다. 양 옆쪽으로 한 줄씩 의자가 놓여있기 때문에 '두 줄'이란 뜻의 썽태우가 된 것이다.
썽태우는 보통 지방에서 버스처럼 사용되고 있다. 시내에서, 또는 근교로 운행을 하는데 번호판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안내양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어서 안내양이 없을 때엔 목적지에 내린 후 앞으로 가서 운전사에게 직접 지불을 하면 된다.
팟타야가 대표적인 곳이다. 주도로를 따라 노선 썽태우가 운행하는데 시내 안에서는 10밧이다. 내려서 얼마냐고 물어보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있으므로 그냥 10밧만 주면 된다. 따로 정거장이 없으므로 아무데서나 손을 들어서 타면 되고 내릴 때에는 안에 있는 벨을 누르면 된다.
● 택시
택시는 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차이가 없다. 합승은 없지만 가기 싫은 곳은 탑승을 거부한다. 또 미터요금으로 가지 않고 흥정을 하려고도 하는데 미터로 가자고 할 것. 싫다고하면 다른 차를 타면 된다.
간혹 많이 막혀서 기사들이 잘 안가려는 곳이 있는데 그런 곳은 적당한 선에서 흥정을 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 뚝뚝
2기통 엔진을 단 삼륜차인데 비닐 지붕만 있고 문은 없다. 뒤에는 세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지만 정원은 없어서 6~7명이 타도된다. 썽태우가 버스라고 치면 뚝뚝은 택시이다. 미터기가 없기 때문에 흥정을 해야한다. 보통 20밧 정도부터 시작되는데, 요즘 방콕 시내에서는 가까운 거리는 50밧, 조금 먼 거리는 100밧 이상을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웬만하면 택시를 타는 것이 싸고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뚝뚝은 재미 삼아 한두번 타보고 방콕 시내에서는 뚝뚝을 탈바엔 택시를 타는 편이 낫다.
지방에 따라 뚝뚝의 모양은 다양하다. 방콕과 방콕 근교에서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표준형이다. 아유타야로 가면 작은 썽태우와 뚝뚝의 중간형으로 바퀴는 세 개에 몸집은 작지만 뒤에 사람 타는 의자는 양옆으로 두줄로 되어있다. 또 쑤코타이는 오토바이 앞바퀴를 떼어내고 손수레를 단 모양으로 되어있고 씨랏차라는 섬은 커다란 오토바이 뒤에 자리가 달려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 오토바이 택시
말 그대로 오토바이를 가지고 택시 영업을 하는 것이다. 거리 곳곳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기다리는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형광색 조끼를 입고 있어서 눈에 잘 뛴다. 방콕 시내에서는 주로 마을 입구의 큰길에서 골목 안에 있는 집까지 들어갈 때 주로 쓴다. 이럴 경우의 요금은 대개 20밧이다. 아주 가까운 거리는 10밧이나 15밧을 받기도 한다.
시내에 나갔다가 길이 많이 막힐 때 이용해도 좋다.
택시나 뚝뚝이 적은 지방에선 자주 이용된다. 헬멧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므로 떨어지는일이 없도록 운전수나 좌석을 꽉 붙잡아야 한다.
● 쌈러
태국말로 '세바퀴'란 뜻이다. 자전거 뒤에 두명이 앉을수 있는 의자가 붙어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트라이쇼나 인도의 릭샤와 같은 자전거 인력거이다. 가격은 오토바이 택시보담은 비싸고 뚝뚝보다는 싸다. 방콕에는 시내에는 없고 깐짜나부리나 우던타니, 쑤코타이 등 지방 몇몇 도시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뚝뚝과 오토바이 택시에 밀려 그 수는 점점 줄고 있다. 눈에 띄면 한번쯤 타볼만하다.
● 완행버스
도시간 이동에서 에어컨 버스가 아닌 완행 버스는 자리도 비좁고 덥다. 지방 소도시 간은 에어컨 버스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완행 시외 버스에도 번호가 있고 터미널에 가면 행선지가 영어로 표기 되어있으므로 버스를 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도시 안에만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도로 상에서 타고 내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시골길을 가다보면 길가에 정자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게 버스 정거장이다. 하지만 특별히 버스 정거장이 아니더라도 길에서 손을 흔들면 세워 주기도 한다.
태국은 지방 도로 길가에 큰도시 사이의 거리를 km마다 표시석을 해놓았다. 따라서 운전사에게 내가 어디와 어디 사이의 몇km지점에서 내릴꺼라고 말해두면 정확히 내려준다. 보통 여행자들은 흔한 경우는 아니겠지만 이런 것도 있다는걸 알아두자.
다음의 여행일지를 읽어보면 완행 버스의 분위기를 조금 느낄수 있을 것이다.
* 여행일지 *
어느 날씨 좋은 오후. 차들이 띄엄띄엄 다니는 시골의 한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린다. 30분쯤 지나자 주황색 완행 버스가 한 대 선다.
"코랏!코랏"
안에 있는 승객들에게 목적지를 외치니 고개를 끄덕인다. 나와 현지인 몇 명이 올라타자마자 버스는 출발한다. 배낭을 뒷문 앞에 있는 빈자리에 풀어 놓는다. 만원은 아니지만 빈자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앉지 못하고 서성대고 있자, 안내양이 승객 두 명이 앉아 있는 자리를 좁혀 자리를 만들어 준다.
안내양은 앞쪽으로 가서 새로 탄 사람들에게 요금을 받기 시작한다.
한 손엔 쇠로 만들어진 요금통을 들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필통같이 생기기도 했는데, 안에는 돌돌 말린 버스표 몇 가지가 들어있다. 지폐는 셔츠 주머니에 넣거나손에 들고 있지만, 동전은 이 통안에 넣어서 흔들 때마다 '착착' 소리를 낸다. 안내양은 요금을 받은 후 마치 악기를 다루듯이 리드미컬한 동작으로 버스표를 찢어준다.
내 차례다. 안내양이 행선지를 물어본다.
"빠이 나이 카?(어디 가세요?)"
"빠이 코랏카.(코랏 갑니다.)"
"씹하 밧 카.(15밧이에요."
요금을 지불하고 버스표를 받았다.
한참을 달린 버스는 시골의 읍내 정도 되는 마을의 버스 터미널에 들어선다.
많은 사람이 내리고, 많은 사람이 올라 탄다. 그 뒤로 바구니를 든 장사꾼들이 올라탄다.
"까이양~까이양~"
"남옌~남옌~"
대나무에 꿰어 구운 닭고기를 팔기도 하고, 비닐 봉지에 얼음을 채운 음료수를 팔기도 한다. 한바탕 시끌벅적하던 버스도, 잠시 쉬러 나갔던 운전사가 올라타자 곧 출발한다.
뉘엇뉘엇 서쪽으로 지는 해를 등지고 버스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 기차
태국에서 장거리를 이동할때엔 주로 버스를 이용한다. 하지만한번쯤은 기차를 이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완행 열차도 좋고 야간 침대 열차도 좋다. 우리나라 기차에서는 느낄수 없는 색다른 맛이 있다.
옆자리의 태국사람과 이야기 할수 있는 기회도 갖을 수 있고, 또 기차 안에서 사먹는 여러 가지 음식들도 맛있다. 기차 안에서 보는 밖의 풍경은 버스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2등 열차의 침대 칸은 2층으로 되어있다. 물론 1층보다 2층 침대가 더 싸다. 시트는 깨끗하게 갈아주고 화장실도 물론 마련 되어있다. 선풍기 침대칸이라도 충분히 시원하지만 바람과 함께 먼지와 벌레가 들어오고 또 시끄럽다. 에어컨 2등 침대칸 정도면 편하다. 침대마다 커튼이 달려 있고 소지품을 넣을수 있는작은 주머니, 그리고 작은 전구도 있다.
짐 맡겨 놓는 곳이 없는 역이라도 역무원에게 말하면 사무실에 짐을 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