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 씨창-방콕에서 가까운 한적한 어촌마을의 섬
방콕 에까마이(동부 버스터미널)에서 에어컨 버스를 탈 경우, 방콕에서 씨랏차Sri Ratcha까지는 2시간이 좀 안되게 걸리더라구요. (요금 88밧) 팟타야-씨랏차는 에어컨 2등 버스로 약 35분 남짓이 걸립니다.(요금 40밧)
씨랏차에 내리면 뚝뚝을 타고 선착장으로 갑니다.(짧은 거리지만 뚝뚝 요금이 50밧) 그리고 매 시 정각에 출발하는 배(35밧)를 타고 50분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섬이 꼬 씨창입니다.
꼬 씨창 위치를 볼 수 있습니다.
http://www.ko-sichang.com/GettingToSiracha.html
(이 사이트의 다른 자료들도 꼬 씨창을 가는데 유용합니다)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태국 현지인들은 꽤 많이 놀러오는지 숙소도 섬의 규모에 비해 꽤 많은 편이었어요. 고깃배들도 많이 드나드는지 선착장도 3개나 있구요.
섬으로 들어가는 바다에 웬 대형 화물선들이 그렇게 많이 떠있는지...-_-;; 근처에 램차방이란 큰 항구가 있어서 꼬 씨창 앞바다가 외항 역할을 한다고 요왕이 그러는 군요.
아무튼 꼬 씨창은 남부에 있는 섬으로 향할때의 낭만적인 무드와는 좀 다르네요. 사실 대부분의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태국의 섬이 어필하는 매력이란게 낭만적인 해변과 맑은 바닷물 또는 나이트 라이프 나 놀거리 등등의 액티비티 등인데요.... 꼬 씨창은 이런면에서는 좀 빈약하지 않나 싶어요.
물론 섬 서쪽에 경치 좋은 곶(석양을 보기에 일품입니다)과 작은 해변이 하나 있고, 첫날 우리가 묵었던 절벽 위 숙소의 전경도 꽤 특이한 편이어서 일반적인 여행지로서의 멋은 있는 편이지만, 주로 우리가 태국의 섬들에게서 기대하게 되는 매력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중국 사원에서 내려다 본 섬 동쪽 풍경
앞 바다에는 수 많은 배들이 떠 있다
꼬 씨창은 남북으로 갸름하게 뻗어있는 섬인데 선착장과 나름 섬의 다운타운은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섬의 동쪽에 있구요, 우리가 첫날 묵었던 숙소는 섬의 서남쪽에 홀로 외따로 떨어져있습니다.
하여튼 꼬 씨창에 도착해서, 미리 인터넷으로 봐둔 숙소 말리부(Malee Blue말리블루인데 현지인들은 그냥 말리부라고 발음하더라구요)에 픽업 요청을 했더니 10분 정도 기다리라네요. 좀 있다보니 뚝뚝가 왔는데 한 6~7분 정도 달리니 숙소 도착!! 그런데 알고보니 숙소에서 무료 픽업을 나온 게 아니라, 숙소 주인이 그냥 자기가 아는 뚝뚝이 기사를 보낸거더라구요. 그래서 미리 흥정도 하지 못한 요금을 지불했어야 했는데 그게 무려 150밧. 그 순간 정말 허걱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게 이쪽에 정해진 일반 요금이더라고요. 태국의 여느섬이 다 그러하듯이 이곳도 교통비가 만만찮은 듯 합니다.
꼬 씨창에 들어오기 전에 웹서핑을 하다가, 그 특이한 숙소의 전경에 홀랑 낚여서 이 방갈로에 오게 되었는데, 음음..... 전체적인 첫인상은 마치 영화 워터월드의 한 장면 같습니다. 그리고 바위 절벽에 위치해 있어서 나름 그 운치도 꽤나 이색적이긴해요. 하지만 실제로 와서 지내보니 너무너무 불편했어요. 역시 사진발과 현실의 차이인가 봅니다.
게다가 절벽에 있다보니 철썩대는 바닷물은 오로지 눈으로 구경만 할 수 있을 뿐, 바닷물에 몸을 담그려면 절벽에서 점핑을 풍덩~ 해야 되는데 이거 운발 나쁘면 바위에 머리 부딪혀서 입수 직후 사망 되겠더라구요. 사진으로 보니까 태국 젊은이들은 친구들끼리 놀러와서 뛰어내리기도 하던데요, 저는 그러기에는 이미 나이가 너무 들고 의욕도 없고 소금물 먹은 옷을 세탁할 생각하니 아득해서 아예 생각도 안했습니다.
이 숙소는 선풍기방이 800밧이나 하는데 낮에는 전기가 안나올뿐더러, 샤워기 물에서는 왜 계란 삶은 단백질 냄새가 나는지.....아악~ -_-;; (분명 온천물은 아닙니다-_-;;) 그리고 나름 멋을 살린다고 그랬는지 어쨌는지 화장실 지붕이 하늘을 향해 뻥 뚫려있는데 지금은 바야흐로 우기~~ 아아~ 급할때는 내리는 비를 추적추적 맞으면서 볼일을 봐야하는 불상사가 ㅠㅠ
신세가 절로 울적해집니다.
그리고 이 부근에는 이 숙소 이외에는 아무런 시설이 없어서 음식도 숙소 식당에서 해결해야만 하는데 , 맛이 참 우울 모드입니다. 왜냐하면 오후 5시전에 주방에 가서 미리 주문을 해야 하고요, 주문 완료해서 6시 반쯤에 식사하러 오래서 갔더니만 주문한 음식을 미리 만들어놓았지 모에요. 각 방갈로 마다 주문한 음식을 하나하나 상에 만들어서 셋팅해 놨는데 그래서 요리가 다 식었어요. 차게 식은 볶음밥과 똠얌꿍은 정말 부아를 돋우더라고요. 결국 하루 만에 짐을 싸들고 선착장 근처의 숙소로 옮겼어요. 나올 때도 역시 뚝뚝비는 150밧.
말리 블루(말리부) 헛 홈페이지
http://www.maleeblue.com/index_eng.htm
숙소 부근 바다에서 낚시, 점핑, 카약킹, 스노클링 등을 할 수 있다
운치는 있지만 맛없는 음식 ㅠㅠ
두 번째 숙소는 선착장에서 걸어서 한 4분 정도면 다다를 수 있는 규모가 큰 방갈로 형 숙소였는데요, 에어컨 방이 700밧이고 식당도 겸하고 있고 오토바이 렌트(하루에 300밧)도 합니다. 여기오니 살것 같더라고요. 냉장고도 있고 물과 수건도 주고요... 물론 온수는 안 나옵니다.
티우파이 리조트 홈페이지
www.tiewpai.com
팟퐁까리 덮밥. 제법 맛있다
꼬 씨창의 대표적인 볼거리라면, 높은 지대에 자리잡은 붉은색의 중국식 누각 사원(사원 안에는 약간 특이한 모양의 금불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육지 쪽을 바라보고 있는 커다란 노란색의 불상, 그리고 섬의 동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왕실의 예전 여름 별장과 기념관들, 섬의 서쪽에 있는 작은 해변과 석양을 감상하기에 제격인 툭 튀어나온 곶 하나 정도입니다.
섬 자체가 작다보니 섬 서쪽의 작은 해변 하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볼거리는 걸어서 보는게 가능은 하지만, 아마 더운 날씨에 도보만으로 이 모든 것을 보다보면 상당히 힘은 많이 들거에요. 사람에 따라서는 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해변은 오토바이나 뚝뚝으로 가야합니다.
왕실 여름 별장은 예전에는 거의 폐가 같은 상태로 방치되다시피 했다던데, 지금 와서 보니 말끔하게 보수를 하고 페인트칠도 했고 빈약하긴 하지만 몇몇 왕실관련 자료들도 전시는 해놓고 있습니다. 입구에 수족관도 있는데 많이 부실합니다.
그 외 불상이나 사원(왓)은 태국의 다른 사원들에 비해 뭐 그렇게 특이할건 없는데 꼬 씨창 앞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체감 면적이 엇비슷한 섬인 팟타야의 꼬 란(산호섬)은 해변이 여기저기 많은데 비해, 여기는 작은 해변이 하나 밖에 없는데다가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도 뚝뚝이 요금이 높은 편이어서 들고 나는 교통비가 꽤 드는 편입니다.
그에 비해 선착장이 있는 섬의 동쪽 해변은 그냥 뻘 같은 곳이었는데, 바위에 들러붙은 무언인가를 캐내는 현지주민들의 모습이 꼭 우리나라 서해안 섬 풍경이랑 많이 닮았더라구요. 나름 은행도 있고 번듯한 슈퍼도 있어서 지내기에 많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중국 사원 <싼 짜오 퍼 카오야이>
이 사원에서 가장 중요한 불상. 자연적으로 생긴 몸통에 얼굴을 조각했다
라마5세가 지은 궁전. 이 건물 옆에 티크 궁전이 있었는데 나중에 방콕으로 갖고가서 위만멕 궁전을 짓는데 쓰였다고...
왕궁 선착장
왕궁 경내는 조용한 공원으로 조성되어있다.
왕궁 부지 안쪽 언덕 위에 있는 사원 <왓 앗싸당>
섬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해변인 <핫 탐팡(아오 앗싸당)>
식당과 비치 파라솔이 있어 해변을 즐기기엔 불편하지 않다
명상 사원인 <왓 탐 야이 쁘릭>
<왓 탐 짜끄라퐁> 사원에 있는 노란 불상
sunset point인 <청 카오 캇>
시간이 많은 장기 여행자라면 한번 쯤 와보는 것도 나쁠 건 없겠네요. 하긴 세상에 한번쯤 와봐서 나쁠 여행지가 어디 있겠어요. 으흠... 꼭 섬이라는데 초점을 두지 않고, 그냥 방콕 근교의 작은 여행지 정도로 기대한다면 나쁘지는 않은 한적한 어촌, 섬 마을 꼬 씨창이었습니다.
#2009-05-29 13:10:33 지역/일반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