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 리뻬 스노클링 투어 - 퍼펙트, you win!!, 10점 만점에 10점~
섬 주변을 도는 스노클링 투어 중 가장 눈에 많이 보이는 프로그램이 2가지가 있는데 각자 가는 방향에 따라 프로그램 1은 550밧, 프로그램 2는 650밧을 받고 있습니다. 이 요금은 모든 장비와 점심 그리고 간단한 과일과 물을 포함한 요금입니다. 자기 장비를 가져가면 100밧 씩 깎아주기도 하는 합리적인 운영~~ KLT 트래블 숍 이라는 여행사에서 주관하는건데요, 아침 9시쯤에 한 배당 각 6명의 인원을 태우고 출발해서 투어를 다 마치고 들어오면 프로그램 1의 경우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있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긴꼬리 배를 타고 나간다.
5년 전 스노클링을 했을때, 날이 흐리고 물속에 해파리가 떠다니는 바람에 별 감흥이 없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아니 이게 무슨 조화랍니까... 바닷 속은 제가 상상했던 그 기대 이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환상적이라는 모호하고 흔한 말로 어떻게 이 느낌을 표현 할 수 있을까요... 배에서 풍덩 빠져서 고개를 물속에 쳐박는 순간, 소프트 코랄이 우리를 확~ 반기는데, 마치 물속에 수국다발들이 화라락~ 피어 있는 것 같습니다.
파스텔 톤의 갖가지 색의 산호들, 아름다운 말미잘, 그리고 커다란 조개들... 여기에 더해서 헤엄쳐 다니는 알록달록한 갖가지 열대어들은 그저 백댄서처럼 보일정도였어요. 물이 맑고 날이 좋아서 시야가 확 트이고 소프트 코랄이 수면에 가깝게 피어있는 덕분에 아주 가까이서 그 화려한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니모로 더 잘 알려진 아네모네 피쉬는 그냥 종류별로 막 보입니다. 라이언 피쉬도 봤는데 정말 지느러미를 한껏 빳빳하게 펼치고 유영하는 모습이 멋지더군요.
이 아름답고도 멋진 광경의 포스는 정말이지 강력해서, 저로 하여금 다소 부자연스러운 라이프 자켓을 벗어던져야겠다고 결심하게끔 만들었답니다. 수영은 커녕 바닷물이 코로 들어오면 단 1초만에 푸다닥 거리며 허우적대는 저로서는 정말 고무적인 행동이었지요. 전 물에 제대로 떠있지도 못하는 사람인걸요.
뭐 라이프 자켓 벗는다고 더 잘 보이는 건 없지만...
자유롭게 떠있는 요왕과 다른 서양인 여행자들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왠지 이 멋진 광경의 바다에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혼자서 필을 잔뜩 받아버려 되지도 않는 만용을 부리게 됩니다.
물속에서 라이프 자켓 버클을 탁탁 푸르는데,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요왕이 패닉에 빠져서는 급히 다가오더니 괜시리 저의 어깨를 잡고는 정신 좀 차리라고 흔들어 제끼고 팔을 잡고 푸닥거리는 통에 오히려 그 참에 바닷물을 왕창 먹어버리게 됐다는....-_-;;
쑤린과 비교해서는... 훨씬 컬러풀하고요 작은 구역에 집약 되어있습니다. 산호도 더 많이 살아있고요.... 다만 쑤린은 산호초의 범위가 넓어 조류를 타고 떠가면서 광범위한 지역을 구경하기도하고 가오리나 거북이, 바라쿠다 같은 대형 생물을 봤지만 여기에는 큰 건 못보았네요. 하지만 쑤린의 경우는 다 합하면 몇 주 정도 있었던데 반해 이곳에서는 단 한번 밖에 바닷 속을 보지 못했으니 자주 오다보면 큰 것들도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사진을 찍지 못해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수심이 낮고 아까보다는 볼거리가 덜하지만(그래도 다른 바다에 비해서는 월등합니다.) 바위마다 크리스마스트리로 불리는 알록달록것들이 우수수 붙어있구요, 자이언트 클램도 여럿 보았습니다. 바위에 박혀있는 것 말고 커다란 껍데기채로 모래 위에 있는 것들이요...
수심은 무척 낮은데 물은 맑고 말미잘들이 많아서 잠수하지 않고 물위에 뜬 상태에서도 니모를 불과 1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두고 응시할 수 있니다. 여긴 말미잘들이 무척 많아서 큰 것은 사방 2미터 정도의 면적도 있네요. 그러니 그 안에 사는 니모 역시 아주아주 많습니다.
꼬 힌응암 뒷 쪽의 얕은 바다에서 두번째 스노클링을 한다.
오전의 스노클링을 마치고 아름답고 동글동글한 조약돌이 깔려있는 꼬 힌 응암을 들러서 사진도 찍고, 꼬 라위에 들러 점심도 먹고 해변을 실컷 즐긴 후에 꼬 아당을 들리는것을 마지막으로 이 투어는 막을 내립니다.
우리가 점심을 먹은 꼬 라위의 화이트샌드 비치는 다른 투어팀들도 비슷한 시간에 안착해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해변의 길이가 제법 길고 모래가 고운데다 물이 수정같이 맑아서 이곳 역시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까맣고 동글동글한 돌이 해변을 덮고 있다.
하지만 돌이 뜨거워 배에서 맨발로 내리면 데인다.
점심 식사를 한 꼬 라위의 해변
제 남루한 표현들로 어떻게 이 곳의 전경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당치 않네요. 음...설명 같은 지루한 과정은 건너뛰고 그냥 이곳에 와서 직접 나의 눈으로 보고 기억에 저장하는것이 가장 최선이리라 감히 생각해봅니다.
전 바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라 감흥이 좀 느리고 각박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꼬 리뻬에서의 스노클링 투어는 정말 보석같이 반짝이는 기억으로 남게 될거에요.
이에 비하면 700밧이나 받아먹고 4시간 만에 끝난 꼬 묵에서의 스노클링 투어는 그냥 탁한 물에 우리를 한번 담궜다 끄집어낸 것에 불과하네요. 아우 짜증나라~~
그런데 이 와중에 아주 아쉽고도 마음이 불편했던것중 하나는... 태국인 여행자들도 투어를 왔는데요, 아니 세상에 이 사람들이 산호 위에 떡하니 서가지고는 바삭바삭 밟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제발 그러지 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는데, 괜히 객이 주인한테 뭐라고 하는 모습이라 그냥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아아...저는 벌써 노파심에 걱정이 됩니다. 나중에 이 섬에 다시 찾아왔을 때, 제가 본 이 모습들이 사라지거나 상처받고 꺾인 채 죽어있다면 정말 그 자리에서 눈물이 비질비질 날거같아요. 원래 늙고 나이들어가면 눈물이 잘 새어나옵니다. -_-;;
이 섬도 앞으로 더 분주해지고 붐빌테고 더 많은 배들이 드나들겠지요.
그럼 리뻬도 꼬 따오가 그랬듯이, 꼬 피피가 그러하듯 변하게 될테고 (그 변화가 좋은 분도 있을테고 마땅치 않은 분들도 있을테지만요...) 바다 속도 역시 지금보다는 못하게 될텐데..... 그럼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죠 ( 개미 퍼먹어 버전...) 이제는 더 이상 남쪽으로 내려갈 수도 없는데 말이죠.....
아름다운 섬을 찾아 더듬이를 흔들어대는 여행자의 쉬지 않는 발걸음이, 앞으로 어디로 어떻게 향하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2009-04-09 14:13:21 지역/일반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