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라이 토요시장과 랏차담넌 일요시장
치앙마이의 랏차담넌 거리 일요 야시장은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져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이리 저리 밀려 다녀야 하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다양한 가격대에 팬시하고 귀여운 물건들이 무척이나 많아서 정말 치앙마이에서 한 살림 차리고 싶은 생각이 뭉게뭉게 들었습니다.
빵과 차를 귀여운 접시와 컵에 담아 스타일 있게 만든 나무 쟁반에 차려서 내오거나 벽에는 미니어처 수공예 액자를 걸고, 천장에는 근사한 갓을 뒤집어쓴 전등을 드리워놓고 큼직하고 멋스런 도자기 접시나 부티 좔좔 흐르는 은 비스무리한 양식기 등으로 부엌을 꾸미고, 그리고 다양한 패브릭 소품들과 잡다구리 한 인형들로 유치하지만 편안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할 수도 있겠구요.
하여튼 상상은 즐거운데 현실은 짐을 줄여야만 갈 길이 편한 여행자들인지라 실제로 산건 거의 없네요.
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에 열리는데, 이 비슷한 시장이 장소를 바꾸어 토요일에 타논 우아라이(우아라이 거리)에서도 열립니다. 이 길은 치앙마이 남쪽 해자에 있는 치앙마이 문에서 해자를 건너면 그 초입이 나오는데 길 자체가 서남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놓여져 있어요.
치앙마이 오기 전에 빠이에서 하도 추워서 목도리를 2개 샀는데, 거기서 39밧, 49밧에 산거 치앙마이 일요시장 오니까 29밧씩에 팔아서 속은 좀 쓰리지만 볼 때마다 웃겼어요. 또 어찌나 여러 군데서 팔던지... 하하... 그리고 빠이에서 보던 수공예 인형들 여기 오니까 역시 더 저렴하게 팔긴하더라구요. 쇼핑을 거의 안하는 편인데 빠이에서는 무슨 헛바람이 들었는지, 가방에 다는 인형 한 쌍을 각각 하나에 80밧씩 주고 샀거든요. 꽤 비쌌지만 - 여기서만 살 수 있는 핸드메이드니까 - 라고 나름 생각하고는 인형한테 이름까지 붙여주고 좋다고 가방에 달고 다니는데 허걱!!! 치앙마이로 내려오니까 69밧, 카오산으로 내려오니까 39밧에 팔아서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어째 빠이 시골 물가가 더 비싼겨.... -_-;;
하여튼 또 이야기가 옆으로 새 버렸는데 우아라이 거리의 길이는 상당히 긴데 아무래도 여행자가 다다르기에는 약간 거리감이 있고 랏차담넌 거리보다 폭이 좀 좁아서 어깨를 더 부딪히면서 걸어야 하는 단점이 있는데요, 그래도 파는 물건들의 종류나 가격대는 일요시장에 비해 많이 뒤떨어지지는 않아요.
일정상 일요일을 맞출 수 없다면 이 우아라이 시장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여튼 이 두 군데 모두 사람은 무척 많구요, 외국인 비율은 우아라이가 좀 떨어지는거 같아요.
우리는 오카리나 하나를 199밧에 샀는데, 여지껏 도레미파솔라시도도 못떼고 결국은 찢어지는 소음으로 서로를 괴롭히는 도구로 가끔 써먹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거 한국에서 사려면 2만원 이상은 줘야 된다네요.
한 가지 마음이 찡했던건, 고산족 복장의 아주머니들도 이 장터에 나와 세련되지는 못하지만 소박한 색실로 촘촘히 땀을 뜬 작은 손지갑 같은 걸 파는데요, 아무래도 모양이 좀 투박하다보니 사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다, 그 한 땀 한 땀 손으로 다 뜬 동전지갑이 단돈 10밧에 팔더라구요. 재료비 빼면 뭐가 남을까 싶은데,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 사려고 했건만 인파에 휩쓸려 다니느라고 다시 찾지를 못했네요.
일요시장은 다른 분들의 후기에 사진이 많으므로 토요시장만 올립니다.
#2009-04-09 14:09:31 지역/일반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