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해변탐방 까말라–쑤린–나이톤 해변
올해 초 2월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현지기준 우기인 지금이랑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를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
푸껫의 메인해변 빠똥–까론–까타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에도 끄적거린적이 있고...
방타오 해변처럼 대형리조트 단지가 군락을 이룬 경우, 해변의 상태보다는 그곳에 모여있는 각 개별 리조트의 시설이나 시스템이 훨씬 더 중요한 이야기가 되어서 해변탐방이 별 무쓸모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푸껫의 많고 많은 해변 중 몇군데만 끄적거려봅니다.
일단 까말라 해변
빠똥해변의 북쪽에 있고 푸껫 판타지 쑈장이 있는 곳입지요.
작년 초 즈음에 무슨 일이 좀 있어놔서 까말라 해변에 1박을 했어야했어요. 근데 그 당시 받은 느낌은 사실 그닥 별로였거든요. 일단 바다가 안 예쁘고 물빛이 칙칙했습니다. 그리고 모래사장도 물빛처럼 칙칙하고요. 그래도... 뭐든지 한번만 보아서는 모르는거니까... 오래보아야 뭔가 장점도 보이고 그렇지 않겠습니까요.
그래서 올해 초에도 이곳에서 몇 박을 해봤어요. 역시나... 앞으론 자의로는 다시 올 일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이곳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라고 하기보다는... 완곡하게 말해 우리하고는 안 맞는 곳이었어요.
일단 해변의 물상태가 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곳 생활하수구 역할을 하는 가느다란 수로가 2개나 해변으로 직통으로 이어져요. 음... 그나마 까말라해변 북쪽 구역은 이런 영향에서 좀 자유로운데 남쪽구역은 정말이지... 좀 과장해서 말한다면 해변 앞 바닷물은 비유법이 아닌 말 그대로 똥물 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모래사장이 뻘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사진에서만 봐도 뻘의 그 민들민들한 느낌이 전해지는데요, 이렇다 보니 무슨 어촌마을처럼 아주머니들이 조개 잡고 낚시하고 막 그래요. 여행자와 로컬이 하나되는 진정한 에코투어라고 생각하면 좀 맘이 다독여질라나요.
음... 그리고 물가... 빠통의 환경과 그 명성에 미치지도 못하면서도, 물가는 빠똥이랑 같이 갈려고 기를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프라는 못 따라가는데 돈은 따라가려고 하는... -_-;; 아무리 짧은 거리여도 뚝뚝 한번 올라타면 200밧이에요. 밤에는 집에 돌아가기 전에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하므로 150밧까지 떨어지긴하던데, 여기도 카르텔이 있는지 기사가 좀 눈치를 본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로컬식당도 그다지 싸지가 않고 이렇다보니까 해변가에 줄지어선 좀 초라한 행색의 식당과 해변가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부속식당이랑 개별 음식가격이 그다지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 상황까지... 부속식당은 ++가 더 붙긴하지만요.
특히나 우리는 숙소를 차가 다니는 도로 길 건너편 내륙 쪽에 두고 해변을 왔다갔다하는 편이여서 자연환경이 중요하게 다가오는데 이건 뭐 휴가 온 기분이 아니라 무슨 특색 없는 지방 어촌 소도시에 온 거 마냥...
그런데 변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숙소가 이 모양이래서 해변을 좀 박하게 평했는데, 이곳의 썬윙 리조트는 아이와 같이 묵으면 좋은 숙소로 특화 되어있어 아이 동반 가족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아이딸린 가족이라면 해변환경이 뭐 그렇게 중요하겠어요. 물놀이는 리조트내의 잘 꾸며진 풀에서 하고 해변이란 그냥 몸굽기나 하기에 좋으면 되니까 말입니다.
썬윙에 대해서는 K.Sunny님의 글을 참고하세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ed&wr_id=43015
근데 우리 같은 여행자는 썬윙이 좀 부담스러운게... 이곳이 가족친화적인 곳이라 그런지 어린애들이 정말 많았어요. 로비에서 잠깐 앉아있었는데... 백인어린이가 아빠 등짝을 때리고 저 혼자 로비를 가로질러 쏜살같이 도망가다가 슬라이딩하면서 자빠졌는데 아빠가 달려와서 애를 후드려 잡아가지고 사냥감 들쳐메듯 메고 가더라구요. 저런 광경이 리조트 내에서 매일일거아냐... 오 노~ 그러니 우리한텐 안맞아요. 흠흠.
그래도 다른 해변에 비해 거주민의 수가 꽤 되는지 작은 싸이즈의 빅씨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까말라는 사진 찍은 것도 없네요... 죄송
그 다음 해변은 까말라 북쪽의 쑤린 해변.
아... 쑤린해변에 묵어보고 싶었는데 예약을 미리 해놓지 않았더니 숙소가격이 성수기시즌이라 다 좀 높아요. 그래서 묵지는 못했는데 여전히 아담한 해변이 이쁘고 물빛도 좋더군요.
해변가에서 한 블럭 뒤켠인 쏘이 핫 쑤린8(쑤린해변 8번 골목)에 숙소들이 포진해 있는데 이곳에 세븐이랑 패밀리마트가 있어서 생필품 사는데도 별 어려움은 없겠어요.
저번에 쑤린해변을 방문 했을 때는 이 숙소들이 줄지어 서있는 곳까지는 안 와봐서 편의점이 없다고 착각을 해버렸는데... 어쨌든 편의점 있으면 웬만한 먹거리, 생활용품은 다 해결되니까 모자람이 없죠.
예전에 필리핀님이 호평을 하신 더블트리 바이 힐튼은 지금 ‘노보텔 푸껫’ 수린 리조트로 이름을 바꿔달고 있더군요.
해변이 작아놔서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가 있는데... 좀 떠들썩하고 흥겨운 휴가를 원하는 여행자에겐 안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겠어요. 올해 성수기가 돌아오기 전에 아무쪼록 빨리 이곳에 꼭 한번 묵어봐야 제대로 된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그 다음 방문한곳이 방타오를 건너뛰고 나이톤 해변입니다.
나이톤 해변은 작년 초에 방문했을 때 물빛이 아주 좋고 차가 다니는 도로변에서 바로 바다로 풀쩍 진입할 수 있는 거리감 등등 좋은 느낌을 받은 곳이었는데, 왠지 이번에 가니 그 때의 그 반짝반짝함은 좀 느낄 수가 없었어요.
도로변에 줄지어 서있는 숙소들을 찬찬히 봤는데... 슈퍼는 있는데 세븐이나 패밀리마트같은 편의점은 없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도로의 해변 쪽은 고기구이와 과일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영업중이고 그 반대편은 숙소 등이 서있는데 특유의 한적함과 고립감 같은게 느껴지긴했어요. 도로와 해변이 아주 근접해있긴한데 키 큰 나무가 가림막 역할을 해줘서 해변에서는 도로의 상황을 어느정도 커버해주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길에 차 자체가 그다지 다니질 않더라구요.
어쨌든 바다의 상태라는게 시시때때 변하는거라서 매우 가변적이긴한데, 이전에 방문했을 때 보다는 좀 우중충한 느낌을 느껴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요왕은 개인적으로 이 해변의 느낌을 마땅찮아 하더군요. 뭔가 딱히 꼽을만한 매력이 없다는 이유로요... -_-;;
실제로 이곳에 묵어보신 여행자분들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