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타똔] – 강변풍경 좋은 하룻밤 기착지
타똔(타떤)의 들어앉은 위치부터 파악해봐야 할텐데요.
태국 북부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치앙마이는 어렵지 않게 지도에서 딱 짚어 내실테죠.
치앙마이 시내에서 창프악 문 건너 북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계속 직진 만하면 매림지나 트레킹 지역인 매땡 – 별들의 도시라는 치앙다오 – 고산족이 많이 사는 팡 – 그리고 곧 ‘꼭강’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 곳이 타똔입니다.
저희는 아주 예전에 이 타똔에서 긴꼬리배를 타고 뱃길로 치앙라이에 다다른적도 있었어요. 긴꼬리 보트였는데 더운날이어서 고생을 많이 하고 모터소리도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운행하고 있네요. (하루 한 대 낮 12시30분 출발)1
나름 교통의 요충지여서 그런가 딱히 별 볼일 없는 이 작은 마을에도 서양인 여행자들이 꽤 있었어요 .
우리가 묵은 숙소는 애플 게스트 하우스라고 일전에 필리핀님이 소개해주신 곳에 묵었는데 1박에 선풍기방 350밧입니다.
숙소에 사람은 없어보이던데 집 주인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남은 방을 잡은 손님이라고 하더군요. 제일 저렴한 방 기준으로 말한건가...? 숙소는 마치 쥐새끼 한 마리도 없는 것처럼 조용하던데 말입니다.
위치 https://goo.gl/maps/RsBi3zcoJs52
골목에 들어서면 애플 전에 있는 이름이 ‘타똔 인터 뷰’인가 하는 숙소도 좋아보이더군요. 이곳은 가격을 물어보지는 않았네요.
애플은 위치상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요 골목 안쪽에 있어서 그런가... 저녁에 밥을 먹고 들어오는데 개들이 무리지어 서성이더라구요. 집에서 키우는 개 같기는 했는데 묶여있질 않으니 너무 무서웠어요. 저는 뭐 요왕이랑 같이 있으니 괜찮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상당히 후들거리겠습니다.
애플은 넓은 정원이 있고 바로 강가에 위치한 곳이라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전형적인 동남아스타일의 여행자 숙소였어요. 선풍기 방이어도 하나도 덥지 않았는데 오히려 날이 추워서 두둑한 이불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12월말이라는 시기 때문이겠죠.
그럼 이 산골짜기에는 뭐가 있냐면... 음... 뭐 크게 볼거리가 있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지형이 멋있어요. 마을의 들어앉은 위치가 좀 근사하달까요. 치앙라이까지 흐르는 꼭강의 서정적인 풍경과 산 중턱 사원 ‘왓타똔’의 ‘째디 깨우’라고 외관이 아주 반짝반짝한 탑이 있습지요. 멋있는 자태의 탑 째디깨우(보석 탑 정도의 의미...)까지 걸어서 올라갈려면 갈수는 있는데... 그건 탈것이 없거나 걷는 거 좋아할 때 이야기이고 우리는 차를 몰고 올라가봅니다.
탑 안쪽으로는 미술품등 볼거리도 많고 탑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도 있어요. 그리고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의 굽이도 꽤나 서정적이고요. 물빛은 매우 아쉽게도 그다지 투명하진 않습니다만 짜오프라야나 메콩강에 비하면 아주 맑아 보입니다.
왓타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
늦게나마 일단 짐을 풀었으니 이제 먹을 것 찾아서 나가봐야겠죠.
우리 숙소의 강변 테라스도 멋있는데 음식을 안파네요. 그렇다면 어디서나 제일 먼저 찾아야할 것은 세븐일레븐이에요. 이런 작은 마을에서는 세븐 근처에 상권이 있고 뭔가 노점이 나와 있어도 있거든요.
우리 숙소에서 다리를 건너가면 오른쪽에 세븐이 있어요. 다리길이가 꽤 되는데 밤에 걸어가는데 강바람이 말도 못하게 차요. 겨울철에 태국북부 여행하시는 분들은 버프나 가디건 필수입니다.
세븐 맞은편의 과일가게에서 녹색망고 1킬로, 바나나 한뭉치에 총 75밧이니 아주 저렴하지요. 그리고 세븐 맞은편에 식당이 꽤 여럿 있었는데 그중 우리가 들어간 곳은 할머니가 혼자 운영하고 선샤인Sunshine 식당입니다.
위치 https://goo.gl/maps/ALwhe5UgbPF2
밖에 나와 있는 메뉴판을 뒤적이니 밥이 30밧, 40밧 밖에 안해요. 저렴하기도 하지...
볶음밥이랑 볶음요리 그리고 맥주 한병 먹었는데 총 130밧 나왔다는~
근데 한가지 단점이 할머니가 손이 느려서 음식이 엄청 늦게 나와요. 단 한명의 보조도 없이 할머니 혼자 음식 만들다가 커피 타다가 맥주 서빙하고 계산하고 상 닦고... 아이고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좀 도와주고 싶을 정도더군요.
이 할머니 혼자 이렇게 고군분투 하는걸 기억해보자니 윤식당은... 정말 인원수 대비해서는 생산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여긴 메뉴도 수십가지라구요. 게다가 양식도 하고 태국식도 하다니... 할머니 손 느리다고 탓할게 아니네요.
그리하여 우리는 전날 저녁도 여기서 떠나는 날 아침도 이곳에서 먹었게됩니다. 할머니가 친절하기도 하고 아침에는 손님이 없더군요.
특별한 볼거리야 없지만 치앙마이에서 매싸롱으로 갈 때 중간에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아니면 치앙마이에서 북쪽의 마을들 그러니까 치앙다오나 팡을 거친 후에 이곳에서 강물 따라 치앙라이로 흘러가도 되고요.
센스있게도 얼음잔에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