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짱왓 븡깐 - 다리가 후들후들 ‘푸턱’과 ‘쩻씨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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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짱왓 븡깐 - 다리가 후들후들 ‘푸턱’과 ‘쩻씨폭포’

고구마 12 2001

 

븡깐? 모두에게 생소하게 들릴 이 지명은 또 어디야? 이싼지역의 맨 동북쪽 끄트머리, 농카이의 동쪽에 맞닿아있는 이 짱왓(우리나라의 ‘도’에 해당. ‘도’보다는 규모가 작음)은 2011년도에 정식으로 농카이에서 분리되어서 짱왓의 지위를 획득~ 그래서 77번째 신생 짱왓이 된 곳이라고 했다. 농카이, 싸꼰나컨, 나컨파놈 이렇게 3개의 주와 닿아있는... 뭐 하여튼 그런 곳이다. 

븡깐과 닿아있다는 저 3개주도 대략 낯설기는 마찬가지... 아, 농카이는 많은 여행자들이 라오스로 넘어가는 국경도시라서 좀 인지도가 있는 곳이긴 하지. ^^

븡깐에 오려면 방콕에선 차로 7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기차타고 오려면 농카이에서 환승, 비행기 타고 오려면 우던타니에서 환승하라고 설명이 되어있는데 여기까지 그냥 일반적인 여행목적으로 올 것 같진 않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오려나?

 

지역 설명지에 보면 태국-라오스 5번째 우정의 다리가 건설중이라는데 실제 현장은 못보고 왔다. 우리의 관심사는 븡깐 중심부가 아니고... 안 쪽에 띄엄띄엄 분포되어있는 산과 폭포, 절벽 같은 거라서 아예 도시 쪽으론 진입도 안했으니까. 

 

그래서 숙소도 븡깐 시내에서 조금이나마 남쪽으로 떨어져 있어서 왓푸턱에 가기에 약간이나마 유리한 씨윌라이라는 마을의 the little garden resort로 잡기로하고 예약사이트를 체크해보는데. 허걱 이게 뭐야!! 며칠 전 알아 볼 때 만해도 2인실 330밧짜리 방이 있어서 이걸로 하면 되겠다하고 맘먹었는데,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묵을 방을 알아보니 이젠 커넥팅룸 4인실 밖에 남아있는게 없네... 이 마이너하기  짝이 없는 븡깐 주에서 도시에서도 동떨어진 위치에 이래 인기가 많은 숙소였나? 할 수 없다. 가격이 2배이지만 이거라도 잡아놔야지. 

 

일단 븡깐에서 잘 곳은 구해놨으니까 편한 맘으로 탓파놈을 출발.

븡깐으로 가는 길은 자연스레 싸꼰나컨 주를 거치게 되어있는데 이 지역에서 나름 좀 특색있다는 산 속의 사원을 요왕은 또 어디서 찾아냈단다. 난 이 절 이름도 모르고 갔고 사실 지금도 모른다. 아마 태국인들도 대부분 모를 거 같다.

뒤적뒤적 찾아보니 절 이름은 '왓 탐파댄Wat Tham Pha Daen'이다.

산 중턱에 있어 전망도 좋고 커다란 통나무로 수많은 기둥을 만든 불당도 멋지고, 정교한 바위조각도 아름답고...

듣도보도 못한 곳에 간다고 엄청 투덜거렸는데 일단 와보니까 좋아져버렸다. 요왕한텐 미안한 일만 자꾸 생기는 느낌....

 

근데 여기 황금탑 옆 바위 위에 부처님 발바닥 조각이 있고 그 안에 ‘돈 많이 벌기’ 등이 쓰여진 몇 개의 항아리가 놓여 있는데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꾼 다음 그걸 항아리 안에 던져서 넣는 거다. 이거보니까 내맘은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자연스레 카지노 입구에서 칩 바꿔서 게임하는 거랑 비슷하단 느낌이 들었버렸다. 마치 사행성 오락기구랑 크게 다른바 없이 보이는... -_-;; 불경스럽게 들릴말이지만 사실 좀 그랬다. 

 

 

 

왓 탐파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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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둘러본 후 우리는 222번 도로를 타고 열심히 북상해서 븡깐주로 들어갔다. 기대감을 가지고 예약한 더 리틀가든 리조트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열쇠를 받았는데, 엥~~ 이게 뭐야! 왜 우리한테 3백몇십밧짜리 저렴한 방을 줘? 이 방을 쓰고 싶긴 했지, 근데 방이 없다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2배 가격을 지불하고 이미 4인실을 예약했다고!!

2인실은 만실이라고 나오더만 직접와서 보아하니 절대절대로 열 몇 개에 이르는 300밧대의 신축 더블룸이 만실이 될 리가 없었고, 역시나 밤에도 숙소의 불은 대부분 꺼져있었다. 헐~~ 이게 뭐람. 방의 아주 일부만 예약사이트에 올리나보다. 헐~ 2인실은 새로 증축해서 훨씬 더 깔끔했고 우리에게 면적으로나 가격으로나 최적화된 방인데... 하여튼 돈을 치렀으니 4인이 묵는 커넥팅룸으로 가야지. 

4인실 커넥팅 룸은 좀 더 낡은데다가 나무로 만든 곳인데 운치는 나름 있었지만 왠지 속이 쓰리고 방 하나를 온전히 놔두는게 너무 아까워서 각각 방 하나를 한 명씩 차지하고는 독거노인마냥 뚱하니 더블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이곳으로 오는 길에 차안에서 좀 투닥거려서 이렇게 강제로나마 따로이 있는 게 잘되었다 싶기도 했어. 그 좁은 방에서 그 긴장감을 어쩔... 뭐... 화장실도 각자 쓰니까 좋구먼. 이렇게 억지위안하면서 말이다. 친구들끼리 온다면 가운데 테라스에서 술 마시긴 완전 좋을 듯... 아웅~ 이 숙소사람들 예약 정말 띄엄띄엄하게 받는구먼요. 

이것만 빼고 본다면 이 숙소는 가격에 비해 나무랄게 전혀 없었다. 우리숙소에서 남쪽으로 몇 킬로 만 가면 세븐도 있고 로터스도 있고 밤에는 세븐 근처에 국수집도 서고... 뭐 이정도면 되었지, 이 시골 읍내에서 뭘 더 바라고 말고 할 것도 없지. 

 

오늘 갈 곳으 우리가 여기까지 온 목적 ‘왓푸턱 Wat Phu Thok’. 일단 지역관광홍보물의 설명은 발행한 곳에 따라 이곳의 뜻이 ‘홀로 서있는 산’이란 곳도 있고 ‘고립된 산’이란 뜻도 있다는데 뭐가 됐든 큰 상관은 없다. 이 바위산으로 올라가는 층계는 총 7단계까지 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을 6단계에서 걸음을 멈춘단다. 이곳을 다녀간 어떤 서양인 여행자의 리뷰를 보면 “죽고싶으면 7단계까지 가시오.”라고 했던데 사진으로 본 그곳이 좀 기대가 되긴 된다. 엄청 특이하잖아. 커다란 바위산에 삥 둘러쳐진 나무 난간이라니... 올라가고 내려오는 동안 지방도 좀 탈테지. 살도 빠지고 다리 근육도 붙고 말이야. 

 

그리고 왓푸턱에서 그리 멀지않은 ‘남똑쩻씨’, 이른바 7색 폭포라는데... 사실 나는 태국에서의 폭포란 에라완과 저기 도이인타논에서 본 것 빼고는 영~ 볼품이 없었고 게다가 지금은 건기라서 수량도 없을거란 생각이 무척 들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까 보기로 결정하고...

 

숙소에다 짐을 풀어놓고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폭포와 산 방향으로 출발했다. 

일단 좀 더 멀리 떨어져있는 폭포부터.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 대략 주차장 비스무리 먼지 풀풀 나는 곳에다 차를 대놓고는 이정표를 방향 삼아, 또는 근처 공사장 인부한테 묻기도 하면서 걷고걷고 또 걸었다. 여기서는 온통 바짝 마른 돌 위를 걸어 다닌 것이 액티비티의 90프로였다. 

원래 물이 좔좔 보기 좋게 흘러야 할 자리는 건기라 그런지 흔적만 남아있고, 다행히 우리 말고도 다른 태국인 여행자들이 좀 있어놔서 이 실망감을 같이 나눌 수가 있었다. 그래도 바위 길을 타고 깊숙이 끝까지 가면 폭포가 있긴있대서 기를 쓰고 터벅터벅 가는데, 와~ 같이 걸어가는 태국인 가족들의 어린 딸들... 한 대여섯살 정도 밖에 안 되는 어린애들이 슬리퍼를 신고 이 땡볕아래 거친 길을 잘도 가고 있다. 역시 사람은 하기 나름이군. 

시골길을 십분만 걷고 따가운 볕이 얼굴에 조금만 쪼여도 그늘로 들어가자고 힘들어하는 우리 조카애를 생각하니까, 이 어린이들은 뭐지? 싶었어... 그래서 하면된다 라고 하는건가 보다. 

 

경사지고 굴곡진 바위를 걷고 걷고 또 걸어서 결국 도착한 곳에는 민망한 물줄기만 줄줄 흘렀는데 우기 때의 사진을 보면 나름 멋있긴했다. 물론 사진빨이 넉넉하게 빛을 발한것이긴하지만...

 

우리는 이 뜨거운 바위 위를 걷느라고 수분이 다 빨린 느낌마저 들었는데 실제로 오고간 시간은 약 한 시간 남짓 될라나... 원래 힘들고 고된 시간은 좀 더디 가기 마련~

 

 

 


남똑쩻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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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바위에 이상한 구멍이 뚫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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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똑쩻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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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를 몰고 푸턱에 도착하니 오후 5시 즈음. 해 지기 전에 올라갔다 올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맘이 조급해진다. 죽고 싶으면 7단계까지 가란 말에 일단은 6단계까지 가기로 하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갔는데 약 3단계 즈음에서 길은 왼쪽의 좀 안전해 보이는 길과 오른쪽의 위험해 보이는 길로 갈라지는 듯 했다. 다리도 아프고 날도 저물라 그러고... 이럴때는 아무 고민 없이 왼쪽 계단.

하여튼 5층, 6층을 올라가에서 7단계의 산을 반 정도 빙 둘러쳐진 나무 난간을 좀 걷긴했는데, 정말 무서웠다. 나는 원래 좀 높은 곳을 무서워 하는데다 겁도 많아 놀이기구도 잘 못타는데... 진짜진짜 무서웠던거다. 저절로 이가 악 물리고 시선은 불안으로 동공지진이 났다. 벽을 붙잡고 어찌 됐건 통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독특한 산, 명상을 하는 장소도 군데군데 있어 그 분위기가 더 묘한 이곳...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해골도 전시해놓은 이 왓푸턱을 구경한 건 꽤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저녁 노을이 지는 하늘풍경을 이곳에서 보는 것도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뭔가가 분명히 있었고...

올라오느라 힘들었지만 또 부지런히 내려가야만해... 무릎 도가니가 후들후들 거리는데도 불구하고 우린 어둠에 쫓기듯 쉼 없이 내려 왔다. 우리가 마지막 하산자.

 

아이고... 나는 괜찮은데 요왕은 숙소로 갈 때 좁고 어두운 길을 운전하느라 힘들겠구먼. 

우리는 나름 이 씨왈라이 군(븡깐 주의 씨왈라이 군에 왓푸턱이 있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세븐일레븐 앞의 ‘바미 차이씨’에서 밥을 먹고는, 손님도 거의 없는 숙소의 그 넓은 방으로 들어갔다. 

 

 

 


씨윌라이 읍내에서 먹은 바미차이씨의 '바미끼여우 무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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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틀 가든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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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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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좋고 짧은 길 오른쪽은 어렵고 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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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다리와 층계가 아슬아슬하게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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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싼여행 루트

https://goo.gl/5vRy1t

 

왓 탐파댄 위치

https://goo.gl/maps/rp5qe3xu7u52

 

남똑쩻씨 위치

https://goo.gl/maps/DrrwE5qrx852

 

왓푸턱 위치

https://goo.gl/maps/zYWeU6Zks6P2

 

 

#2017-03-22 15:24:19 태국여행기#
12 Comments
필리핀 2017.01.09 07:49  
음... 어제는 동전파스도 붙여주고 새록새록하더니

오늘은 각방 쓰기... ㅡ.ㅡ

왓푸턱 가는 길은 중국의 어느 곳이랑 비슷한 거 같아욤~ ㅎ
돌이킬수없어요 2017.01.09 09:56  
잔도? 한번쯤 걸어보고 싶어요~
왠지 요왕님과 고구마님은 안싸울것 같앗는대...
그래도 오늘은 글에 집중이 되서 재밋게 봣어요^^
펀낙뻰바우 2017.01.09 14:15  
건기라서 탐파댄 사원의 부처님 발바닥이 바짝 말랐네요...우기에는 물이 고여있고 안에 동전이 수북했었습니다...남똑쩻씨는 저도 처음 듣는 곳이네요. 사진으로 보았을 때 우기에 방문하면 아주 멋지겠다는 생각을... 왓푸턱은 가파른 계단도 힘들지만 높은 절벽에 거치 된 나무 난간을 걸을 때 정말 다리가 후덜덜...낭떨어지라서 무서운 것은 둘째치고 저 나무들이 과연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안전바 없는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ThaiJ 2017.01.09 14:36  
정말 신기게 생겼네요. 이런곳이 있는거는 처음 알았네요! 잘보고 가요
공심채 2017.01.09 22:30  
븡깐은 왓푸턱 때문에 한번 가 봐야지 하고 있던 곳인데, 사꼰나컨의 왓 탐파댄도 무척 특이하고 멋있네요..  가고 싶은 곳은 계속 늘어나고 여행 갈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_-;
어랍쇼 2017.01.10 17:16  
사진보니깐 도가니가 후들거릴만 하네요...ㅎㄷㄷ
타이거지 2017.01.11 07:11  
동공지진이 나도 괜찮아요..
네 발이 되어 엉금엉금 기어도 좋겠어요..
도가니 부여잡고 개다리춤을 추면 어때요?...
하산해서..바미.끼여우.무댕에 술 한잔 걸치면..우헤헤~할텐데.
다양한 애정행각도 부러워요..
파스도 붙여줬다...
화장실도 따로 썼다~..붙여 준 파스..떼낸건 아니시져..?..그러면 더 재미날텐데 ㅡ.ㅡ''
샤이닝55 2017.01.22 09:04  
앞서 걷는 두 분의 수고로움 덕분에
눈이 호강을 하네요.
두분의 건강하고 무탈한 여행을 바랍니다. 홧팅!!
간디마을 2017.01.22 09:44  
처음 듣는 곳인데 너무 아름답네요 사진이 참 좋아요 :) 잘보고 갑니다
도징이 2017.03.01 12:30  
왓푸턱 넘 아름 답네요. 발 밑이 아찔한 동시에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이 넘 멋질거 같아요!!
ohmygosh 2017.04.25 02:37  
와우 사진을 잘찍으신건지 원래 저렇게 아름다운건지 .. 정말 아름답고 웅장하네요
백승범 2017.08.10 21:18  
와 사진보니까 정말 가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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