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시계 방향 이싼 여행기 출발~ 시작은 부리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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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계 방향 이싼 여행기 출발~ 시작은 부리람부터~

고구마 21 1967

 

태국에서의 운전이란...??

낮선 외국에서 운전을 해보기로 맘먹게 된다면 일단은 핸들방향부터 파악하게 되는데, 태국은 우리나라랑 반대방향이니 이거부터가 벌써 기를 확 꺾는 첫번째 걸림돌이 되는 거 같다. 나는 면허를 딴지 횟수로만 어언 20년 넘는 완전무결한 순수 식물면허라서 그렇게 지레짐작만을 하지만... 남들 말을 들어봐도 그렇긴 하다. ^^ 

 

우리는 태국에서는 깐짜나부리, 치앙라이 그리고 푸껫에서 잠깐 차를 빌려서 근교를 돌아봤던 경험이 있었는데, 일행이 좀 있거나 대중교통상황이 마땅찮은 지역일 때는 렌트카로 다니는 것이 정말이지 빛을 발했다. 물론 운전하는 요왕은 힘든 게 많았겠지만 다행히도 핸들 잡는 걸 좋아해 무난하게 넘어갔던 듯...

 

이렇게 한 도시를 커버하는 한정적인 구역을 벗어나 태국전역을 대상으로 장기간 차를 빌려서는, 대중교통으로 이르기엔 번거로운 지역 또는 아예 불가능한 지역들을 차로 자유로이 돌아보고 싶어한건 .... 그전부터 요왕이 가끔 내비치던 바램중의 하나였었다. 

그럴때마다 “그 촌구석까지 가서 도대체 뭐 할 거람, 사람들이 안 가는 덴 다 이유가 있다. 주워 먹을 건 없고 몸만 상한다!!”며 내가 늘 미적미적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브레이크를 걸곤 했는데 살아보니 하고 싶은 바램은 뒤로 미룰 필요가 없다. 능력이 미진하면 모를까 하고 싶은 건 해야지... 남들한테 폐 끼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래서 장장 50일간 차를 빌렸다. 당분간 우리를 위해 고생해줄 녀석은 도요타 야리스 Yaris인데 1,200cc의 해치백 스타일의 하얀차였다. 비교적 장기라서 그런가 풀커버 보험 포함해 하루 약 25,000원 꼴.

 

하여튼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차가 우리 손에 들어왔으니 이 구역... 여행자들의 불모지인 이싼도 여정에 자연스레 넣게 되었다.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을 때 돌아보자는 심산... 마치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뭐 그런 마음으로 말이다. 이 태북 북동부를 일컫는 이싼 지역은 다른 지방에 비해 더더욱 교통이 불편하니까... 어쨌든 잘 된 일이다. 

요왕이야 간혹 돌아봤지만 나로서는 라오스에서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들어온다거나, 마하싸라캄에 잠시 둥지를 틀었던 친구를 만나러 가는 일로 잠깐 들렀던 것을 빼고는, 이싼 나들이는 거의 십년만이라서 모 든게 좀 생경하기만하다. 

 

이싼 가면 본토에서 정통 이싼음식 많이많이 먹어야지. 거긴 막 동네어귀마다 닭고기 굽고 쏨땀 찧고 그럴라나...

 

우리는 쑤완나품 공항에서 차를 인수한 후 일단은 팟타야로 갔다. 카오스 같은 팟타야에서 며칠 머무르며 바다풍경을 눈에 땀뿍 넣은 후 곧장 부리람 주의 낭렁 마을로 가 거기서 일박을 하고 그 주변 앙코르 유적지 그러니까 프놈룽 사원과 므앙땀 유적을 보는 것이 우리의 첫 이싼 스타트~ 이런 난리법석 난장판인 팟타야 있다가 이싼 가면 느낌이 확 다르겠지?

 

드디어 이싼지방으로 가는 날~  팟타야에서 오전에 가열차게 출발했다.

이 호러블한 소돔과 고모라를 미련없이 떠나주겠어~~~ 하면서 고속도로 초입의 제또 국수집에서 고기국수를 먹고 나와서 신나게 시동을 거는데... 이게 뭐꼬!! 시동이 왜 안걸려?? 우리 차는 마치 개가 뼉다구 씹어먹는 때 나는 까드득까드득 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만 낼뿐 도통 스타트가 안된다. 이런 망할... 오늘 팟타야에서 부리람까지 갈길이 먼데 이게 뭔 변괴야. 

이런 일이 생기면 나의 역할은 수심 가득한 얼굴로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지는 거고, 요왕은 서류와 전화기를 들고 사건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렌트카 회사 응급 서비스센터로 컨택 시도. 

 

이때가 오전 11시 남짓이었다. 직원은 접수를 받았고 모든 일이 적어도 낮 1시까지는 해결될거라고 응답했다. 한낮의 고속도로변... 시동이 안 걸리니 에어컨도 못 켜고 문을 열어놔야했고 내달리는 차들은 먼지만 풀풀 날리는 길.

하지만 이 지루한 기다림은 직원의 약속과는 달리 길바닥에서의 4시간 대기. 결국 몇번의 독촉전화. 설왕설래. 결국엔 차를 바꿔주겠다는 사무실의 최종 회신 

근데 결국 우리에게 온건... 고장신고 후 4시간 반이나  지나서 어슬렁거리며 렌트카 팟타야 지점의 직원들이 와줬고,  웬걸~ 배터리 연결해 시동만 걸어 주고는 도망가려 함. 요왕 분노 폭발. 공항에도 팟타야에도 바꿔줄 차가 없으므로 근처 정비소에서 배터리 교환으로 합의보고 그거 교환하는데 다시 2시간 대기.

뭐 이런 과정이었다. 

결국 저녁 5시가 넘어서야 새로운 배터리를 장착한 우리 차는 본격적인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급하도다. 대략 400킬로를 운전해야하는데 말이야. 게다가 밤 운전... 그나마 지점이나마 있는 팟타야에서 이래 퍼졌으니 다행이지 저 이싼 넘어가는 산길에서 이래놨으면 어쩔 뻔 했어...

 

기력을 소진해서 진이 다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가는 도중에 중간에 기름도 가득 넣고 간단하게 밥도 먹고 하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세상 살 때는 이런 단순 왕이 최고라니까. 

저녁 11시가 좀 넘어 도착한 낭렁 마을의 숙소는 미리 예약해둔 더 룸 아파트먼트라는 신축건물이었는데, 우리가 오다가다 들린 워크인 인줄 알고 카운터의 트렌스젠더 직원은 숙박비 450밧을 부른다. 우린 예약사이트를 통해 520밧에 이미 결재했는데 헐~ 이곳은 직접 오면 좀 더 저렴한 곳이구만. 뭐 어차피 몇십밧 차이니까 뭐 그러려니 해야지. 

 

다음날... 정수리가 태국의 강렬한 볕에 익지 않으려면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유적지를 둘러보는 게 낫다 싶어 우리는 일찍 일어나 시동을 걸었다. 한 번에 잘 걸린다.

이싼의 남부 지역에는 앙코르 시대의 유적들이 여기저기 산재해있는데 그중 제일 상태가 괜찮은게 파놈룽과 프라쌋 므앙땀이란다. 

국경이 열린지 이미 십수년이 넘어가는 앙코르왓이 있고 아유타야, 수코타이 유적도 짱짱한바... 이 시골까지 이것만 목표로 해서 올 일반적인 여행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

요왕은 예전에 완행버스로 이 유적지 근처 마을까지 온 다음에 다시 오토바이 택시를 구해서 타고 왔다는데 이번에 나는 그저 편하게 오는구만. 

 

이 유적군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것에 대해 장광설을 펼칠 지식이나 관심도가 내겐 없을 뿐... 그냥 보기에 좀~ 좋았더라 하는 정도...

원래는 두 곳의 통합 입장료가 150밧이었는데 우리가 방문 했을 때는 태국국왕 서거로 인해 1월말까지 역사공원 입장료가 무료였다. 국립공원 입장료도 무료로 해주면 좋을텐데... 그건 어떻게 안 되나보다.

파놈룽을 다 둘러보는 데는 한 사오십 분 정도 걸렸고, 바로 근처에 있는 므앙땀은 유적지 바로 옆에 있는 저수지의 분위기가 맘에 딱 들어서 거기서 돗자리 깔고 까이양과 쏨땀 시켜먹느라고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여기도 유적만 보는데는 이삼십분 정도랄까...

물을 끼고 있는 므앙땀의 특성상 저수지(바라이)변 노천식당들은 고기구이와 먹음직스러운 군고구마를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팔고 있었는데 그 고구마 크기가 어떤 건 아기 팔뚝만한 것도 있었다. 사먹어 볼래다가... 이미 내 배는 고기와 찰밥으로 땡땡하게 불러서리 그냥 패스하고 말았는데 먹어볼걸 그랬나... 이미 지나간 먹거리는 다시 내 앞에 오지 않잖아.

 

나는 오래전이긴 하지만 이미 이전에 앙코르왓을 보기도 했고 가이드가 동반하지 않은 이상 이런 유적은 그냥 눈으로 스윽 보는 거 말고는 달리 할 것도 없고 해서 사원을 본 후에 감흥이란 사실 상당히 간결하다. 뭐랄까 앙코르 왓을 이미 본 여행자라면 이곳은.... 만찬 후 배부른 상태에서 먹는 편의점 도시락 같은 느낌이랄지도... (이곳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으신 여행자분 계시다면 죄송합니다요.)

 

유적에 대한 좀더 상세한 내용은 죽림산방님의 글을 보시라.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ytravel2&wr_id=138764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ytravel2&wr_id=138769 

 

요술왕자의 다음 글에도 중간쯤에 조금 설명이 되어있다.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asic&wr_id=2719 

 

 

볼 것도 다 봤겠다 저수지 근처에서 피크닉 하는 기분 잔뜩 내면서 밥도 먹었겠다. 이제 우리는 다시 태국의 가장 동쪽끝, 메콩강변 콩찌암 마을로 출발~ 이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드디어 도착한 부리람 낭렁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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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양식의 크메르 신전인 파놈룽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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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개의 뱀 머리를 지닌 수호신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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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가 타고 다니는 소 '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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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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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와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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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앙땀 유적 옆 '바라이' 저수지 가에는 야외 식당자리가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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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한 자리 잡고 무양과 쏨땀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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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앙땀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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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5:24:19 태국여행기#
21 Comments
쏨땀이 2017.01.06 00:16  
드뎌 시작되는군요.
이번 동북부 여행 한참이나 고대했는데욤.
출발부터 두다리가 되어줄 붕붕님이 애간장을 테우니 흔히 우리가 말하는
출발부터 재수야……..
고구마님 글솜씨는 진한사골국 같은 땡기는 맛이있어요.
여행기쭉 부탁합니다.
타이거지 2017.01.06 05:01  
완전무결한 순수 식물면허^^
주워 먹을껀 없고 몸만 상한다^^...케케케!!!
쏨땀이님 말씀처럼..장작 태워 가마솥에 우려낸 찐한 사골국맛..
아..글솜씨..발동이..끝내줍니다.
장롱면허만 있는 줄 알았는데..식물면허도 있군요.ㅋ
81년 겨울 대학입학보다 환호성이 더 컸던 운전면허.
여성도 트럭에 배추 싣고 다닐만큼..강인한 생활력을 강조하시는 마마상의 압력으루
일종보통..저는 사회성을 강조하며 음주대형면허.
수치스런 과거사..불보듯 뻔한결과..장롱면허가 된 슬픈전설 ㅜㅜ.
넘들은 금수저를 물고 환생하고 싶다는데..
전..다시 태어난다면..튼실한 육체에 모떠를 머리에 이고.짜~짠!!
필리핀 2017.01.06 07:42  
와웅~ 50일 렌트카... 차라리 차를 사서 몰고 다니다가 파시지~ ㅋ
아니면 태사랑 회원 공유 자동차로 사용하든가~ ㅋㅋ

초장 고생이 막장 행복입니다. 초반에 애를 먹인 자동차가 나중에는 큰 기쁨을 줄 거에요. ㅎ

시골로 갈수록 워크인 가격이 더 저렴한 숙소가 많더라고요.
인터넷에도 같은 가격으로 주는데 수수료가 붙어서 비싼 거구요~ ㅎㅎ
빨래찝게 2017.01.06 12:40  
재미난 글 슈루룩~ 단번에 읽고 갑니다!
세계여행ing 2017.01.06 21:08  
50일 여행기 이틀밖에 안 되셨는데 남은 여행기가 너무 궁금해지네요~ 중국에 오래 살면서 대도시만 여행해서 작은 도시 여행을 가고 싶어도 쉽지 않은데 정말 부럽습니다~
암비 2017.01.06 21:16  
확실히... 태국이 유적 보존은 더 잘되어 있네요..
공심채 2017.01.06 23:50  
부리람을 가 볼까 하고 정보를 쓱 찾아 본 적이 있는데 저 곳 외에는 특별한 볼 거리가 없더군요.. 그래도 언젠가는 스쿠터 끌고 한번 쯤은 가게 될 것 같은 곳입니다..
알뜰공주 2017.01.07 18:23  
크메르왕국이 컸나봐요. 태국의 북부지방엔 앙코르유적이 많이 있네요. 차를 빌리자마자 고생이 많았네요.고구마님의 실감나는 글솜씨로 조마조마한 맘으로 처음 부분을 읽었는데 잘 해결이 되어 다행이에요.건강하게 여행 잘하시고 정유년한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펀낙뻰바우 2017.01.07 18:41  
와우! 드디어 요왕님과 고구마님의 장거리 자동차 여행 출발편이 시작이군요...편의점 도시락 아주 적절한 표현이십니다.ㅎㅎ

저는 부리람에서 젤 즐거웠던 곳이 축구 경기장과 자동차 경주장였습니다...이번에도 경기장에 들러 부리람 유나이티드 축구복 상의 구입해서 여행내내 입고 댕겼어요.
2017.01.08 22:47  
이 사원에서 작품사진 찍은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망고찰밥 2017.01.10 17:58  
저도 이싼지방 소도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몇년전 한번 돌았던 적이 있었지만 안가본곳도 포함해서 또 한번 돌 생각입니다.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로 여행기를 한번 써볼 생각입니다.
파놈룽 유적은 론니플래닛에서 추천해서 가봤는데 저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피마이랑 별 차이도 모르겠고 나은것도 모르겠더군요. 그냥 가기 불편한것뿐이고요.
샤이닝55 2017.01.22 08:32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차를 몰고 여행하신다니! 그것도 50일!
왕창 부럽습니다.
Kolian 2017.02.02 16:10  
방콕에서는 멀지만 정말 멋있는 게 많네요...... 언젠가 갈 수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ㅠㅠ
사와디갑 2017.04.11 11:21  
와 정말멋지네요 전방콕시내에만 있었는데 다음엔 꼭 갈수있으면 좋겠네요
WOOKIE 2017.04.24 13:55  
정말로 모두 다 가고싶은 장소네요ㅠ 한달동안 있을수있다면 다 가고싶어요
가자레이스 2017.04.26 18:13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십사이다 2017.07.14 22:01  
하 빨리가서 보고싶닼ㅋ
방콕여행러 2017.07.16 13:09  
여기 가봐야겟어요 ㅎㅎ 너무 좋네요
루딘쓰 2017.07.29 15:15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얼렁 가보고 싶네요
솔잎이 2018.07.29 19:20  
좋운 정보 감사요
솔잎이 2018.07.31 22:57  
재밌게 잘봤습니다 더도 소도시 여행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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