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황당체험 꼬피피 롱테일 스노클링 일일투어 -_-;;
무려 6년만에 다시 오게 된 피피섬입니다.
근래에도 태국의 바다를 늘 가긴 갔는데요, 스노클링 같은 액티비티를 할때면 쑤린군도 쪽이나 꼬따오를 향했던거 같고, 그런 액티비티가 아니라 그냥 바다 풍경을 잔잔히 즐기려 할때는 반끄룻이나 푸껫의 좀 한적한 해변들 그러니까 까론 or 나이한 해변 뭐 이런델 다녔던거 같아요.
피피는 정말 아름다운 섬인데 한동안 너무 잊고 살았단 느낌이 들면서 2015년 12월에 가게 되었는데, 오랜 공백이 있어서 그런가 이 섬에 대한 감을 조금 잃었나봅니다.
피피섬의 인기종목중 하나인 스노클링 투어의 한 장면이니까 다른 여행자분들에게 조금 참고라도 될까해서요. -_-;;
우리끼리는 스퀘어 구역이라고 부르는 타운의 중심가인 그곳.
그러니까 아유타야은행과 싸얌상업은행이 자리잡고 있는 그 구역에는 식당과 펍들로 빽빽합니다. 그중 노란색의 아유타야 은행 근처에 맷‘s 조인트 그릴 이라는 서양식 식당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저녁으로 스테이크 뷔페를 잔뜩 먹고 나오는데 바로 그 왼쪽에 붙은 여행사에 이런 가판대가 붙어져 있습니다.
원데이 스노클링 투어 오전에 시작해서 선셋까지 볼수 있고 550밧~
그래서 좀 더 자세한걸 파악하려고 그 가판대를 바라보고 있자니 안에서 직원이 불러요.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우리에게 플라스틱 파일을 펼치면서 보여주는데 롱테일보트 하루짜리 투어가 450밧짜리가 있는데 그걸로 권해줘요. 어... 저 밖에 붙어있는건 550인데 이건 450?
뭐지? 우리가 돈이 없게 생겼나? -_-;;
이전에 피피섬에 왔을때 했던 스노클링 투어는 빅보트였으니까, 이번에는 롱테일로 한번 해보면 이 두 투어간의 차이점도 알수 있어서 좋겠다 싶어 그냥 직원이 권해주는걸로 했습니다. 사실 롱테일보트 투어도 아주 더 예전에 해보긴 했는데 기억이 상세히 나지는 않지만, 뭔가 좀 정감어린 느낌이였다고 아련히 느껴졌었거든요.
앗~ 근데 이게 뭐야!!
여행사 직원의 설명이 이어지는데 투어 여정에 포함된 뱀부섬과 마야만을 보려면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야되는데 이건 당연히 투어비에 불포함이래요. 근데 여기 입장료가 무려 400밧이라는군요. 그러면서 어느 여행사를 가도 이건 공통이라고 합니다.
아니... 저번까지도 이런 제도가 없었는데...? 그러면서 좀 주저주저했더니 섬에 랜딩 안할거라면 안내도 된답니다. 오케이~ 우리 뭐 그전에 뱀부 섬이랑 마야베이 몇번 봤으니 굳이 상륙 안해도 되지롱~
다음날 정해진 시간에 여행사에 가서 잠시 대기를 하다보니 모집책이 와서 우리를 델꼬 갑니다. 투어의 출발시간은 열시 반이였어요.
다른 여행사에서도 모집되어온 여행자들이 이미 그 모집책을 따라 줄줄이 따라오고 있었는데, 이 투어사 일손이 부족한지 어떤지 몰라도, 오늘 먹을 도시락이랑 물팩을 여행자들이 십시일반해서 들고 오더라고요.
그중 몸매도 제일 가녀린 동양인 남자 여행자에게 제일 무거운 물을 들게 하고요...
아니 키 크고 덩치 좋은 근육 서양인들 다 놔두고 이 가녀린 사람에게... -_-;; 만만해서 시키나?
하여튼 피리부는 아저씨 따라가는 생쥐들 마냥 똔싸이만에 수없이 정박 해 있는 롱테일보트 쪽으로 가는데요, 다 모이고보니 이날 여기서 모객한 투어 인원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많은 투어인원이 타야 할 배가 한대 뿐인걸로 보이는건 내 기분탓일까?.
이 많은 인원이 설마 설마... 롱테일보트 한척에 다 타지는 않겠지?
탑니다. 어메이징 타일랜드라구요. ^^
한줄에 4명씩 껴앉고 제대로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여행자는 뱃머리에 앉고 하면요.
배는 도무지 제대로 나아갈수나 있나 싶을만큼 많은 여행자를 실었는데 다 세어보니까 무려 30명이었어요.
투어회사 직원을 따라 도착한 똔싸이 만의 투어배 앞
이 배
완전 빼곡하게 탔다
출발~
일단 첫번째 목적지는 롱비치 바로 앞에 있는 샤크 베이입니다.
여기에 오니 다른 투어배들도 몇몇 떠있네요. 그런데 다른 롱테일 보트에는 인원이 한 8~10명 정도였습니다. 다들 배 위에서 바다 전경 감상하고 스노클링 할 준비하다가 우리배가 다가가니 시선이 우리배에 딱 꽃히면서 금세 막 웃어요. 우리 꼴이 웃긴가봐요.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동영상 카메라로 우리배를 막 찍어요.
우리 꼬라지가 어때서... 아익. 분해~ -_-;;
오늘의 배 몰이꾼이자 가이드이자 모집책이기도 했던 남자가 이 샤크포인트에 배를 정박하더니
- 아... 여기는 샤크베이. 점프 점프 라잇 나우
그러네요.
배 안은 혼돈스러워졌습니다. 아니 스노클링 장비도 안주고 무작정 바다로 점프하라고...?
그렇습니다. 이 배는 너무너무 협소해서 배안에서 장비를 건네받고 어쩌고 하기에도 불가능한지라 일단 사람들이 물에 뛰어들면 사공이 스노클과 마스크를 던져주는거에요.
근데 문제는 라이프자켓과 스노클은 있는데 핀이 없다는거... 아니 핀 없이 어떻게 하라고? 핀을 안줄거였으면 미리 인폼을 줬다면 그냥 내 돈내고 빌려가지고서라도 오는건데 말이죠.
일단은 여행자들이 바다로 풍덩풍덩 점핑해서 수면 위로 두더쥐잡기 처럼 머리를 뽁뽁 내밀고 있자, 뱃사공이 마치 물고기한테 빵조각 던져주듯 여행자들에게 스노클을 툭툭 던져주는데 어떤 사람은 마빡에 정통으로 맞았어요. 그래도 서양애들은 성질내거나 컴플레인 하지 않고 다들 웃으면서 이 시간을 즐겨요.
그리고 본격적인 스노클링을 시작을 했는데...
문제는 이 샤크 포인트가 원래가 조류가 상당히 강한 곳입니다. 핀이 있어도 때로는 앞으로 몸이 안나갈때가 있는곳인데, 핀이 없으니까 아무리 발장구를 치고 팔을 휘둘러도 몸이 뒤로 밀려가요.
겁이 나네요. 요왕도 그러하고요. 이런 조류에서는 수영을 잘하든 못하든 몸은 조류 따라서 흘러가게 되있거든요.
사공이 여기서 30분 이랬는데 30분은 개뿔... 다들 진이 빠져가지고 모두 철수하고 올라오는데 15분도 안걸렸어요. 물에 들어가자마자 조류 따라 흘러가다가 전부 겁을 먹고 배를 향해 안간힘을 쳐서 올라온게 이곳의 액티비티의 전부였습니다.
저는 혼자서는 자력으로 배쪽으로 도저히 갈수가 없어서 요왕이 제 엉덩이를 조금씩 밀어주고, 자기도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고 또 밀어주고 자기도 조금 전진하고 이런식으로 배에 겨우 올라타게됩니다. 혼자 오기도 힘든 곳을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요왕은 2배로 힘들었지요. -_-;;
얼빠진 채 올라탄 우리의 피난선은 다음 목적지인 피피돈섬의 북쪽에 있는 뱀부섬(꼬마이파이)으로 향해요. 그런데 뱀부섬 해안을 바로 지척에 두고 선상에서 돈을 걷네요. 미리 알고 있었듯이 1인당 400밧입니다.
사공이 안내를 시작하면서 돈을 걷으러 옵니다.
- 노 페이 피플. 스테이 원 아워 온리 보트
대부분은 지갑을 열어 1인당 400을 주는데요, 몇몇 여행자들은 좀 주저하긴하더라구요.
하지만 배 위에서만 한 시간이란 소리를 재차 듣자 마지막까지 버티던 사람도 해안가에 이르러서는 결국엔 입장료를 지불하는군요. 다들 지갑에서 당연한듯이 돈을 꺼내는 분위기라서 우리만 안내기가 사실 좀 후달리긴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원래가 뱀부섬에 상륙할 맘이 전혀 없었는데다가, 이 피난민체험 투어에다가 돈을 더 지불하긴 싫어서 그냥 배위에 있기로 합니다. 그리고 예전 기억을 떠올려봐도 뱀부섬 주위는 스노클링해봐도 크게 보이는게 없는... 수중환경은 평이한 상태인 뭐 그랬거든요.
하지만 물이 아주 맑고 모래사장은 매우 곱디 고운 곳이긴 합니다. 아마 이런 맑은 바다물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라면 보면서 환호성을 지를지도 몰라요.
- 아저씨. 우리는 전에 여기 와봤소. 그래서 섬에 안내려요.
= 진짜? 돈 안내면 한시간동안 배에 있는건데 ?
- 네버 마인드 한시간 오케이
사공은 배위에서 돈을 잔뜩 걷은 후 뱀부 아일랜드의 해변가에 배를 대는데요 표 같은건 없어요. 그냥 돈 받아가고 끝. 물론 그가 국립공원 사무소 직원들에게 전하겠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뭔가 인 마이 포켓의 냄새가 진하게 나는건 뭘까... 어느 국립공원엘 가든 주는 시리얼 넘버가 찍힌 표를 주지도 않고 이런식으로 돈이 모여져가고, 이곳의 후리한 환경 그리고 태국관리의 실정을 생각해보면 돈이 투명하게 전부 국고로 갈것 같지가 않습니다. 배사공과 투어회사 그리고 일부 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이 나눠가질게 아주 다분해 보입니다.
고운 모래해변위에서 야외촬영하는 신혼부부도 있네요.
고생이 많소....^^
우리가 예전에 뱀부섬에 왔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니 이 섬에 상륙해서 뭐 특별한걸 한건 없었던지라, 모래사장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거나 우리처럼 배위에 걸터앉아 바라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이됩니다.
그런데 배에서 내리지못하는... 아니지, 내리지 않는 우리를 이 사공 아저씨가 좀 안스럽게 생각했나? 다른 여행자들이 시선에서 사라지자 우리를 살짝 보면서 미소를 짓더니 뭔가 비밀스런 지령을 내리듯이
- 너네 내려도 돼. 쉭쉭 그냥 점핑해. 수영해도 괜찮아. 땅에 올라가도 괜찮고... 헤헤
그러네요. 하지만 끝까지 배에서 안내리긴 했어요. 그러고보니 투어인원이 한 가득이고 핀을 안줘서 그렇지 이 아저씨는 나름 관대한 캐릭터구먼요.
첨에 사공이 말했던거랑은 달리 한시간도 채 안되게 뱀부섬에서의 시간이 허락되었고, 사람들을 집합시켜 다시 배에 빼곡히 태운 후에 바로 옆에 있는 모스키토 아일랜드(꼬융)로 가게되는데요, 이렇게 향해 가는 도중에 바다 위 배 안에서 도시락을 줍니다.
아니... 다른 투어 팀 여행자들은 뱀부섬에서 해안에 앉아 편안히 도시락 먹던데 우리는 오늘 보트피플 체험 시뮬레이션이라도 돌리는건가? 다른 사람들 다 밥먹는 뱀부섬 놔두고 왜 이 바다 한가운데 빽빽한 배 안에서 밥을 줘...?
옆 사람과 팔을 막 부딪히면서 형편없는 도시락을 먹고 나니 배는 모스키토 섬에 이미 도착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양인들은 마냥 그러려니하고 헤헤 웃어요. 참 긍정적인 친구들일쎄...
또 점핑 하랍니다. 바닷속으로...
밥 먹고 금방 움직이면 소화안되서 머리 아픈데, 하지만 뛰어내리라니 내려야죠.
아... 제 기억에 지난번 모기섬의 스노클링 환경은 꽤나 좋았었는데, 이번에 와서 보니 산호가 다 죽어버렸어요. 정말로 제 색깔을 유지하고 있는게 거의 없고 물고기만 몇몇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샤크 포인트와 모기섬 두번의 입수에서 다 재미를 못보고있습니다.
재미는 커녕 몸이 파도에 떠내려갈까봐 걱정이 되는데, 그나마 이 포인트는 조류는 거의 없군요.
뱀부섬 북쪽해변에 배를 댔다
다른 회사 긴꼬리배 투어
입장료 400밧 씩
웨딩 촬영도 진행 되고 있다.
대나무섬을 떠나 모기섬으로 가는 도중 점심밥을 준다.
전부 머리 박고 밥먹는 중
야채볶음밥
모기섬 도착
스노클링 한번 하고...
약간은 허무한 스노클링 후 다시 물에서 기어 올라와서 우리는 다시 보트피플 신세가 됩니다.
원데이 스노클링의 경우 출격하는 배들의 여정이 거의 비슷해서, 바다를 달리다보면 다른배랑 나란히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요 그럴때마다 옆의 배에서 우리를 보고 웃어요.
이렇게 남에게 웃음주는 선행심 돋아나는 뜻깊은 투어라니~ 아주 기분이 달콤한 엿가락 같아지네요.
배는 이제 다시금 피피돈 쪽으로 향하는데요, 피피돈의 북쪽 구역에 ‘아오 누이’라고 아주 작은 해변이 하나 있어요. 그곳이 나름 사진 찍는 포인트인지 여기서 잠깐 속도를 늦춘 후에 다시 피피돈 섬의 멍키 해변으로 갑니다. 멍키 해변은 로달람 만에서 북서쪽으로 멀지않게 위치한 해변인데 여기에 상륙하면 해안가에 원숭이들이 십수마리 앉아서 배를 쳐다보고 앉아있어요.
“오~ 자네는 뭘 조공하러 왔는가?”하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요.
원래 이곳에서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지말라는 안내판이 있던데, 그래도 가끔 바나나나 과자를 주는 사람이 있더군요. 먹이를 줘도 크게 문제될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별 재미를 못본 여행자들의 얼굴에 드디어 웃음이 진하게 드리워지는 시간이였습니다.
원숭이는 귀여우니까요... 는 개뿔!!
여행자들에게서 뭐 얻어먹을거라도 없나? 하면서 눈을 두리번거리는 원숭이들 사진을 찍으면서 해변의 끝까지 사부작거리면서 걸어가는데, 아니 이게 뭐야~
원숭이 세 마리가 해변에 놓인 카약의 한켠에 잘 보관해놓은 어느 여행자의 짐 꾸러미를 의뭉스럽게 뒤지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뒤지는 폼이 꼭 도둑놈이에요.
그래서 요왕이 쉭쉭~ 소리를 내면서 이들을 위협을 하게됩니다. 혹시나 여행자의 소중한 뭔가를 훔쳐서 산속으로 달아나면 안되니까요.
그런데 요놈들이 자기의 도적질을 방해하는 요왕을 향해 이를 드러내고 눈을 치뜨면서 확 달려드는겁니다. 요왕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이들의 공격에 놀라서 몸을 빠르게 옆으로 훅 뺐는데... 이 원숭이들이 갑자기...
요왕의 뒤에서 서서 그저 멍청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저한테로 시선을 확 고정시키는거에요. 그러면서 이를 드러내고 숭악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세 마리가 날듯이 전진해오는데, 진짜로 여고괴담에서 복도 귀신이 쿵쿵쿵 하면서 다가오때의 공포감이 느껴지면서
아아악~~ 소리치며 나름 저도 이 상황을 피해보겠다고 후다닥 뒷걸음쳤지만.....
걔네들이 훨씬 빠르죠. 금세 3마리가 내 다리에 달라붙더니만 할퀴려고 하는데 곧바로 바닷물속으로 뛰어들었어요. 왠지 물에 들어가면 그것들이 더 쫓아오지 않을거 같아서 그랬는데 역시나 바닷물까지 쫓아오진 않더라구요.
현지 소녀가 그 꼴을 보더니 막대기를 들어 그것들을 내쫓고서는... 내게 와서 “쨉 마이?(아파요?)”라고 물어보던데 다행히 할퀸건 없었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맴이 아파요. ㅎㅎㅎ
아니 그러게 요왕은 뭐하러 남의 일에 오지랍을 부려서 가만히 있는 나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드나요.
몽키어텍을 당한 후 혹성탈출하듯 배에 올라타니 사공은 다음 포인트로 가려고 시동을 겁니다..
그런데... 이날 우리배의 30명 탑승인원 중 우리와 홀로 온 젊은 동양인 남자를 빼면 전부 백인이었습니다. 아... 경쾌한 흑인청년도 한명 있었군요. 하여튼 인원구성이 그러했는데요.
우리가 앉은 줄은 왼쪽에서부터 동양인남자-백인남자-그리고 우리둘 이렇게 4명이 나란하게 앉았지요.
그런데 배가 몽키베이를 떠나려고 거의 십여미터정도 해변에서 멀어졌는데, 서양여행자 옆을 건너다 보니 동양인 남자가 안보여요.
그래서 요왕이 사공에서 “한명 덜 왔어요.~”라고 소리쳐 배 출발을 막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동양인 남자와 우리사이에 앉은 그 서양인 말이에요. 아무래도 바로 자기옆에 사람이 안보이면 자연스럽게 제일 먼저 알아차리고 사공에서 어필을 하게되잖아요. 아니... 한나절동안이나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 안보이는데도 그냥 암말도 안하고 있어요. 참 매정하고 못되먹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한배를 탄 사람들인데 그거 하나 챙겨주는게 힘드나... 게다가 이 배의 특성상 처음 앉은 자리가 끝까지 나의 자리여서 그의 부재를 못알아챈다는거 자체가 불가능하거든요. 참 밉상캐릭터에요. 젊은 서양애들중 저런 옹졸한 마인드도 흔치않은데 말이죠.
아오 누이 앞에 있는 낙타바위
원숭이 해변에 도착
카약을 털겠다
우리를 공격한 원숭이 가족
하여튼... 이런 저런 일을 거쳐 다음번에 도착하는 곳이 피피돈의 남쪽에 있는 피피레 입죠.
우리의 꼬라지는 점점 더 난민화 되어가고 엔진소리는 귀를 뚜들기네요.
드디어 도착한 피피 레의 바이킹 동굴에 도착하자 여행자들의 카메라가 분주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는 물에 뛰어드는건 아니고 그냥 천천히 순항하면서 포토타임을 가져요.
그담에 방문하게 되는 곳이 바로 바이킹 동굴 옆에 있는 삐레만(Pileh Lagoon이라고도 함)인데요, 이곳도 마치 마야만처럼 암벽이 마치 12폭 병풍처럼 둘러쳐진 구조의 움푹 들어간 만입니다.
예전에 빅보트로 투어를 했을때는 배가 커서 그런가 이곳까지는 안 들어왔는데 롱테일 보트라서 여기까지 쏙 들어오긴 하는군요.
이 지점은 스노클링을 해서 뭔가 수중세상을 보기위한 곳이라기보다는... 그 빙 둘러쳐진 절벽의 절경속에서 옅은 푸른빛의 맑은 물속을 누비며 신비로운 느낌을 흠뻑 느낀체로 여유롭게 수영을 하면 아주 좋은곳이였어요.
많은 여행자들이 재미있고 황홀한 표정으로 점프하네요. 만 깊숙히 있는 곳이라 그런지 이날따라 파도 하나 일지않고 그저 잔잔하기만 했습니다.
한번 눈을 감고 상상해보세요. 깍아지른 암벽 병풍 안의 맑은 라군에서 헤엄 치는걸요....
사람이 좀 없을때라면 정말 신비함이 더 배가되었을텐데 이미 이 라군안에는 다른 투어보트들과 더불어, 댄스뮤직을 틀어놓고 왠지 질펀하게 놀아 제껴보자는 분위기의 보트도 한대 떠있습니다. 이 보트는 맥주 같은 술도 파는군요. 타고 있는 사람들 기운도 좀 놀자판이에요
수영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영차영차 카약을 젓는 사람들도 보이고요. 아마 빅보트투어를 하면 이런곳에서 잠깐 카약을 탈수있기도 할겁니다. 물론 어느 회사냐에 따라서 좀 다르겠지만요.
피피레섬
제비집 채취를 했다는 바이킹 동굴
삐레 라군
이 배에서 외국인이 맥주를 판다
이곳에서 수영도 하고 매점보트에서 맥주도 사먹고 하면서 기분을 좀 낸 후 배는 다시 여행자들을 건져올려 다음 포인트로 가게 되는데요,
제 생각에 다음 포인트는 마야 베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마야 베이가 아니라 바로 그 반대편의 로싸마 베이로 배를 댑니다.
사공이 말하네요.
- 유 점핑, 유 스위밍. 숏 워크... 마야 베이 고 고!! 점핑점핑
배안에는 잠시 황당한 기운이 퍼지는데 사공이 하라니까 서양인들 암말도 안하고 순순히 합니다. 다들 뛰어들어요.
여기서는 스노클 같은 거 안끼고 그냥 맨몸수영으로 암벽해안가까지 갑니다.
원래가 서양인들은 구명조끼를 거의 안입는데요, 이 구역에서는 몇몇 수영에 자신감이 좀 덜한 사람들은 입기도합니다.
그리고는 암벽에 걸어놓은 유격훈련장에 있는 거미줄 같은 사다리를 타고 기어올라가서는 곧바로 반대편으로 사라져요. 무슨 라이언일병 구하기 맨몸버전 상륙작전도 아니고... 이게 뭐여?~
그런데... 꼭 이렇게 가지 않아도 되는게, 어차피 배는 여기 계속 정박해있는게 아니고 마야 베이로 가거든요. 그래서 우리를 포함해서 몇몇 여행자들은 그냥 배에 남았고 배는 떨굴 사람들을 다 떨군 후에 마야베이 쪽으로 갑니다. 근데 이거 왜 이렇게 하는 걸까요...
뭔가 여행자들에게 액티비티한 기억을 선사하려고?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우리는 국립공원 입장료를 안내서 어차피 배에서 내릴 수도 없었지만, 그 그물 사다리를 오르는 여행자들을 보니까... 아이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쎄~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이날은 파도가 잔잔해서 별 무리가 없어 보였는데, 파도라도 크게 일렁이는 날이면 정말 기억에 길이 남을 액션 벌어질 것 같던데요.
실제로 이곳을 이렇게 방문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로싸마 베이에서 마야 베이로 가는 그 짧은 여정이 어떠하셨나요.
우리와 몇몇 수영 포기자들을 태운 배는 오늘의 마지막 종착지인 마야베이로 들어가 해안선에 배를 댑니다. 로싸마에서 내렸던 우리 배의 여행자들도 거의 이때쯤 마야만 해변에 들어서네요.
이미 이 시간 마야베이에는 수많은 여행자들과 그들이 타고 온 배로 해안가는 북적북적 인산인해지요. 이런 인구밀도에도 불구하고 환경은 깨끗하고 모래는 너무나도 곱고 물도 꽤나 맑아요. 보트를 개인적으로 전세내어서 오전중에 온다면 이곳은 한가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감흥이 남달라질거 같습니다.
뱃머리에 앉아서 이 멋있는 전경을 둘러보는 우리둘을 보더니 뱃사공이 말합니다.
- 유 캔 스윔. 유 캔 워크. 노 프라블럼. 고 고 점핑
우리는 정말로 괜찮은데... 하지만 뭐 이렇게까지 권하고 편의를 봐주는데, 그냥 배안에 있는것도 호의를 거절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배 근처에서 사부작사부작 물장구 좀 치다가 해변에도 살짝 상륙해서 걸어봤어요. 요왕은 요지부동입니다.
여기 해변에 올라와보니 국립공원 사무소가 있던데 여기에도 안내판에 외국인 성인은 400밧 아동은 200밧이라고 써있습니다. 후미... 여기서 걷어들이는 재원이 꽤나 될거 같군요. 물론 돈이 전달되는 중간에서 일부분은 바람과 함게 사라지겠지만요.
로싸마 만 바다 한가운데서 뛰어내린 여행자들의 생존을 건 헤엄이 시작 된다
아이도 구명조끼를 입고 아빠따라 바다로
워~ 기억에는 길이 남겠구만
우리는 편안하게 배타고...
마야만에 도착
영화 '더 비치'의 촬영지 마야만 풍경
이곳에서의 짧은 산책과 수영, 그리고 백사장에서의 경치감상을 끝내고 우리 일원들은 다시 배에 올라탑니다.
이제 투어는 종료 되었고 피피돈의 똔싸이만을 향해 가는데... 이게 뭐야.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파도가 일고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네요. 안그래도 사람들 꼴이 난민이었는데 여기에 파도치고 비까지 내리니까 전부들 싸롱이나 수건을 뒤집어 덮고 몸을 구부리기 시작했고 꼬락서니는 더더욱 안스러워져갑니다.
근데 이게 뭐야... 옆에서 다른배가 나란히 달리는데 그 배는 비닐 차양을 쳐서 사람들이 그저 우아하게 꼿꼿히 허리를 편채로 가고 있잖아.
아~ 상대적 박탈감 느끼니까 제발 좀 떨어줘져... 라고 바랬는데 계속 옆에 붙어서 나란히 달려왔어요. 우리 배 혼자 거친 파도를 이기며 달릴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옆에 우리랑은 다른 배가 붙으니까 더 부아가 나네요.
하여튼 이렇게 투어를 끝내고 해변에 닿으니 시간은 오후 6시즈음입니다.
마지막 일출을 봐야 하는건데 구름이 잔뜩...
게다가 곧 폭풍우까지 몰아친다.
투어 종료. 똔싸이만에 상륙하는 난민들
이 비루한 장광설의 요점은 ....
일단 롱테일 보트는 복불복에 걸릴 여지가 상당하므로 되도록이면 안하는 방향으로다가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우리도 원래 찜해놓은 투어를 바라보다가, 직원이 권해서 이걸 했는데그 망할놈의 투어사무소 직원... (위치는 matt's joint 식당 바로 왼쪽입니다) 이게 더 마진율이 높아서 그랬나? 매우 괘씸하도다. 하긴 배에 그토록 구겨넣는데 마진율이 높을수밖에!!
특이하게도 우리배가 워낙 많은 인원을 실었고 다른 롱테일보트는 적정인원이긴했지만서도요, 간혹 우리처럼 과적한 롱테일보트도 보인걸로 보아 이런거에 걸릴여지가 있거든요.
회사이름이 정확히 없는 근본없는 롱테일보트 하면 이런 경우도 만나게 되니, 아무쪼록 짧은 여행기간 동안 힘들게 피피를 찾은 여행자들이라면 위험요소는 피해가야겠죠.
그리고 우리가 투어하는 동안 본 많은 배들중에 좀 눈에 띄는게 있었는데
유립U-Rip이라는 회사에서 주관하는 투어배 중에 빅보트는 아니고 그렇다고 긴꼬리 보트도 아닌 사이즈가 중간계에 속하는 투어가 있는데 이게 550밧이였습니다. U-Rip은 빅보트도 운항하더군요. 하여튼 이게 우리가 맨첨에 체크해보던 거였는데 아무래도 롱테일에 비해서는 배의 환경도 쾌적해보이고 사람들도 적정인원이였어요.
그리고 차오꼬Chao Koh 그룹에서 주관하는 빅보트 투어가 있던데 이건 700밧입니다. 다른 여러회사에서 주관하는 빅보트도 대략 이 가격이지 않을까 싶네요.
빅보트는 해변 바로 앞까지는 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는데, 배안에서 좀 자유롭게 다닐수 있다는건 장점이 될테지요. 그리고 카약을 싣고 있어서 이런류의 액티비티를 즐길수도 있어요.
정말이지 좁은 롱테일보트 안에서 움직일때마다 옆사람의 살이 닿는건 좀 유쾌하지못한 느낌이였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수송선 위의 궤짝속에 차곡차곡 쌓인 물고기 신세였다니까요.
음...그리고 긴꼬리 보트 투어 중에 다이브샵에서 주관하는것도 간혹 보이던데 이건 인원이 적정인원이긴하더군요.
스피드보트의 가격은 안물어봤는데 아무래도 배 중에서는 제일 상위클래스니까 뭘 선택하더라고 기본이상은 하지않을까 싶은 예상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날의 스노클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니까 우리배 뿐만이 아니라 다른배의 여행자들도 오리발, 그러니까 핀이 없었던 사람이 많았던거 같아요. 바다에 떠있는 사람들중 다수가 그냥 맨발이었던걸로 기억이 되고, 몇몇 오리발신은 사람들 보니까 자기 소유의 것으로 보이기도 하던데... 저처럼 핀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기 상당히 힘든 캐릭터들은 이 부분을 투어예약시에 꼭 체크해보시고 개인적으로 빌려나가는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라이프자켓과 스노클은 어느 투어에서나 분명히 포함되는데 핀은 좀 가변성이 있으니까요.
피피섬 안에는 상당히 많은 종류의 투어들에 여러 회사들이 참여하고있어서 다른 투어의 이용기는 어떠한가 궁금하기도 하네요.
섬 곳곳에 서 있는 투어 가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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