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카이에서 메콩강 따라 서쪽으로~ [쌍콤]이란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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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카이에서 메콩강 따라 서쪽으로~ [쌍콤]이란 작은 마을

고구마 11 1901

 

일단 이 마이너한 곳의 위치파악을 위해 지도를 뒤적뒤적해보면, 농카이 주의 주도인 농카이 시에서 211번 도로를 타고 계속 서쪽 방향으로 가면 차례로 만나게 되는 마을이 씨치앙마이(농카이 주),  쌍콤(농카이 주), 빡촘(러이 주), 그리고 여행자들의 마을 치앙칸(러이 주) 대략 이렇다. 

이중 우리는 쌍콤에서 단 하루 머무르기로 하고 농카이를 떠나 서쪽으로 차로 달렸다. 대충 이 쌍콤의 볼거리란... 산 위에 위치해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은 ‘왓 파딱 쓰아’란 절 이랑 강변 숙소에서 메콩강 풍경 즐기기 뭐 이 정도라 볼 수 있을 듯...

그 외에 폭포도 있긴한데 건기 때의 폭포란 그냥 민망한 물줄기일 뿐이니까 미련없이 패스.

우리가 왓 파딱쓰아에 간 날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태국인 관광객들로 아주 버글거렸다. 

언제 어디서부터 유행을 탔는지는 몰라도... 세계 이곳 저곳에 말발굽 모양의 U형태로 절벽 가장자리에 돌출시켜 놓은 전망대를 방송에서 소개한 걸 꽤나 이곳저곳에서 많이 봤는데(우리나라 정선에도 있다), 여기에도 바로 그런 모양새의 전망대가 있었다. 나름 이름도 멋지다. ‘스카이 워크’ 

이름도 멋있고 사진으로 본 모양새도 멋있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실제로 올라본 전망대는 ‘이거 보겠다고 차 끌고 올라와서 온통 바글거리는 사람’에 비하자면, 꽤나 규모가 소박한 편이라 약간은 귀엽고 옹색한 느낌마저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메콩강의 전경은 올라온 정성이 무색하진 않을만큼 봐줄 만은 했다. 

왓 파딱쓰아 위치 https://goo.gl/maps/cwMQLiY75gT2

 

도대체 뭐가 있어서 여기에도 묵는 여행자들이 있을까? 싶었던 맘과 달리 이 쌍콤이란 마을에도 번듯해 보이는 여행자 숙소가 꽤 들어차 있었는데, 그런 번듯한 숙소는 차 끌고 온 태국인 여행자들이 주로 가고, 우리 같은 외국인들은 그런 숙소를 획 지나쳐서 ‘Boey 게스트하우스’라고 외국인 배낭여행자들에게 알려진 강변 게스트하우스로 고고~

이런 마을에서야 당연히 방이 있을 걸 기대하고 찾아갔더니만 full이라면서, 바로 옆의 리버 헛이라는 옆집숙소를 알려주는데, 아앗~ 이게 얼마만에 묵어보는 극강의 피난민 스타일의 숙소여~

바로 강변에 접해있는 나무 방갈로는 문틀이 부풀어 올라서 잘 안 열리고 당연히 잘 닫히지도 않는다. 손님 맞을 준비가 안된 방을 급하게 우리에게 준건지 짐을 풀고 커텐을 여니, 창문에는 남자용 삼각빤스가 걸려있었다. 퉤퉷! 내참 더러워서 당장 버릴려다가 그래도 남의 재산? 인데 내맘대로 처분하면 안되니까 그냥 뒀다. 역시나 더러운 커텐으로 그 해괴한걸 다시 싹 가려놓긴 했는데. 그래도 아 찝찝하네. 욕실에는 쓰다버린건지 아니면 나중에 돌아와서 쓸건지 모를 벌어진 칫솔과 치약, 샴푸, 비누가 있고... 헐헐... 침대에 드러누워 천장을 보니 나무 방갈로 안쪽 천장 한쪽에는 뭔가가 자라나고 있는데 그게 뭔 식물인지는 몰라도 절대 반가운 존재는 아니었고 말이지. 암만 강변 조망권이지만 이게 300밧이면 너무 하잖소. ^^

이런곳에서 불평해봤자 다 소용없는 일이고, 일하는 점원에게 빗자루 하나 얻어서 쓸고, 갖고 다니는 걸레로 닦고 하니까 그래도 좀 나아지긴 했다. 침대 가장자리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모래알 모양의 검은색 가루가 다닥다닥 떨어져 있었는데 그게 뭔가의 알인지, 아니면 그냥 벌레가 파먹은 나무 가루인지 모르겠다. 사실 알에 더 가까웠다. 분명히 알 수 있는 건 그거가 피부에 닿으면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아서 새로 받은 이불을 깔판 삼아서 일단 눈에 안보이게 덮어 놓으니 그래도 좀 나은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이 해괴한 숙소 역시 우리를 마지막으로 모든 룸이 full이 되었는데 우리 옆 칸에는 왠 태국여성이랑 동거하는 서양인 할아버지가 옹색한 가재도구들과 솥단지까지 테라스에 걸어놓고 있었다. 살림살이 폼새를 보아하니 여기 오래 죽치고 있는 장기여행자인듯하다. 

 

마침 태국여자는 어디 갔다가 내일 돌아온다는데 이 할아버지 혼자 카누를 웬종일 손질하더니 기어코 그걸 이고 지고는 강가로 내려갔다가 올라왔다가 하는데... 정말로 기력도 좋으시네. 우리야 뭐 이런 상황의 집이라도 단 1박이니까 여기서 묵을 수 있다. 게다가 전경이 좋으니까... 이런 저런 불편감이야 감수하고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여기서 장기간 살 작정을 하게된거지? 온수도 안 나오는데 늙어서 찬물에 샤워하면 심장에 안 좋은데 정말 괜찮은걸까. 내일이면 돌아온다는 태국인 여성은 그래도 늘그막의 외국남자 만났을 때는 뭔가 좀 팔자가 펴지는 걸 바랬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숙소라니... 아예 안 돌아오는 건 아닐까. 

쌍콤의 번듯한 숙소에 묵는 태국인 여행자들이 이 숙소 꼬라지를 봤으면, “우이!!” 하면서 놀라서는 ‘외국인들은 돈 많다는데 무슨 이런 곳에서 난민 코스프레하면서 지들끼리 바글거리나.’ 했을 듯 싶다. 

그래도 숙소 앞 테라스에서 보는 메콩강의 전경이 이 비루한 현실을 다 상쇄 해 주는 것만 같았다. 여기서 해 지는 거 보면서 맥주 한잔, 다음날 해 뜨는거 보면서 따뜻한 두유 한잔 마시는 게 이곳의 액티비티의 거의 다였지만, 뭔가 서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긴 했으니까... 

이 숙소에 묵고있는 다른 서양인 여행자들도 우리랑 신세가 다르지 않은지 내내 테라스에 나와서 강만 하염없이 보고 앉아 있었다. 

 

하긴 방에 들어가서 뭔가가 자라나고 있고 알이 떨어지는 천장 보고 있는 것 보단 이 밖에 나와 있는 게 천배 백배 나으니까...

 

 

 

 

 

쌍콤 들어가기 전에 들른 <왓 파딱쓰아> 사원 안의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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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 강변 마을이 쌍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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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헛 우리 방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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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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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건너편은 라오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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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앞 저녁 먹거리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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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세븐일레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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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일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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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15:24:19 태국여행기#
11 Comments
Satprem 2017.02.27 23:22  
상콤의 메콩강 풍경은 여전하네요!
필리핀 2017.02.28 00:49  
리버헛... 20대 청춘의 시절이 생각나는 숙소네여 ^^;;
망고찰밥 2017.02.28 23:17  
헐 태사랑 주인장도 숙소잡기에 실패하기도 하는군요.
저혼자 맨날 죽쑤고 다니는줄 알았는데요. ㅎㅎ
Mark21 2017.03.01 17:49  
저녁은 역시 노점에서 먹는 로컬음식이 진리죠 ㅎㅎㅎ
나는레이몽 2017.04.10 14:24  
아,,, 전에 라오스 갔을때는 저쪽 건너편에서 태국을 바라봤었는데 ㅎㅎㅎㅎ
농카이까지 이번에는 가려나모르겠네요 :)
가면 감회는 새로울듯 합니다
이런저런요런 2017.04.11 16:12  
혼자  여행  예정이라서 전부 비행기로 예약했는데
태국내에서는 버스나기차 타고 혼자가도 되겠죠?
방콕만 20일 넘게 있을려니 지루 할것 같아서리.
작년에도 방콕만 11일 있다 왔음.
NH유 2017.04.13 20:23  
우와 저는 베트남 메콩강만 봤는데 태국의 메콩강은 또 다른 멋이 있네요!
맹꽁이1 2017.06.12 19:34  
오와 메콩강에서 언능 해넘어가는거 보고싶네요!!
혼자서가요 2017.06.20 17:27  
매콩강 꼭 가보고 싶은데, 많은 정보 얻어갑니다
라푸라푸14 2017.06.28 23:00  
시장앞에 먹거리 분위기 느껴보고싶네요
기차니 2017.07.22 20:39  
안녕하세요^^ 올리신사진과글보고오늘다녀왔어요^^오늘은비와와서사진에서본경치만큼은아니였지만경치정말좋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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