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백만년 바위공원과 악어농장 유람기
팟타야에 있으면서 별다른 액티비티 없이 해변만 바라보는게 좀 심심하기도 하고 시내를 벗어나 근교로 나가보고 싶어서, 어디 가볼까... 생각하다가 급결정하고 후다닥 간 곳이에요.
아시다시피 이곳은 파타야에서 대략 10킬로정도 떨어진곳에 있어서 차량대절을 하거나 렌트카를 몰고 가거나 해야겠죠(물론 파타야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냐에 따라 좀 가감이 되겠어요).
팟타야의 길거리 여행사에서 표를 살 수 있는데 카오산처럼 미니밴으로 여행자 여러명 모아서 가는 건 없고 택시를 묶어서 사는거라 그렇게 되면 좀 비쌉니다.
근데 길거리 여행사에서 입장권만 물어보니 처음에 부르는 가격이 500밧이더라고요... 물론 좀 흥정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냥 한국 여행사를 통해서 300밧에 예약했습니다. 예약하고 바로 가서 매표소에 스마트폰으로 온 바우처를 보여주니 표랑 스티커를 주네요.
우리는 거의 4시가 넘은 시간에 이곳에 도착을 해서 그런가 공원 내부가 좀 한가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다 현지인이고 외국인 여행자들은 패키지 인 듯 보입니다.
덥기는 진짜 무진장 더웠어요. 4월의 오후 4시라니... 그래서 동물들도 좀 힘이 없어뵈더라고요. 오랜만에 이런 관광객 전용 공원에 오니 기분이 산뜻해지면서 좀 들뜨기도 했습니다.
이곳의 정식이름은 ‘백만년바위공원과 파타야악어농장(Million Years Stone Park & Pattaya Crocodile Farm)’입니다. 이름처럼 공원내부에는 기암괴석들이 좀 있었어요.
위치 https://goo.gl/maps/iqULCkLjUjewbCvh6
이곳의 하이라이트... 악어쇼가 시작될 시간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해서, 우리에 갇힌 동물들도 보고 호랑이 사육장에도 갔었는데 더운날 오후라서 그런지 냄새가 아주 지독했어요.
오전 중에는 좀 덜할런지도....
철창속에는 호랑이가 여러 마리 있었는데 그 중 한 마리가 끌려나와 여행자들과 기념사진 찍고 있더군요. 사진 찍는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혼이 나가 보이는 커다란 호랑이들이 쇠사슬에 묶인채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것을 보니 마음이 좀 짠합니다.
악어쇼가 시작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중국인, 러시아인 그리고 한국인 손님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슈퍼맨인지 스타워즈인지 영화 음악 같은 게 짜짠~ 짜짠~ 나오면서 쇼의 시작을 알리는 아나운서의 추임새가 들썩거리고... 곧이어 조련사가 나옵니다. 와이를 하고서는 악어의 꼬리를 잡아서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물속으로 질질 끌고 들어갔다가 다시 끄집어내고 막대기로 이마를 두들기고 마구 액션을 취합니다.
외국인 손님들을 위해 뭔가 중국어, 러시아어, 한국어로 추정되는 말도 하는거 같긴 한데 잘 알아듣지는 못하겠더라고요. 하긴 말이 중요한 쇼는 아니니까요... 막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한번쯤은 볼만했어요. 물론 방콕의 쌈프란이나 싸뭇쁘라깐에 있는 악어농장의 쇼와 내용이 대동소이 하므로 다른 곳에서 가봤다면 굳이 여기에 오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악어 입 속에 조련사의 머리를 넣는게 아니라...
악어의 목구멍에 손을 깊숙이 넘어서는 악어 목구멍의 점액질을 끄집어내서 그걸 쩝쩝 맛보는 액션이었어요. 아오... 절로 위장이 오그라들더라고요. 도대체 그걸 왜 맛을 보나요... -_-;;.
짧은 공연이 끝나고 악어들은 제 각각 엎드려있고, 관객들은 퇴장하면서 수고한 조련사에게 팁을 주는 사람들도 좀 있었습니다. 그 돈 다 이 사람거라면 정말 금세 부자가 되겠어요.
동남아 여행 온 기념사진 남기기에 좋은 배경의 나무들과 울퉁불퉁 바위들, 그리고 검고 징글맞게 생긴 대형 메기가 바글거리는 호수, 목이 쇠사슬로 칭칭 감기긴 했지만 어쨌든 우리밖으로 나와 있어서 자세하게 볼 수 있었던 호랑이, 그리고 백색의 알비노 호랑이 등등 동물들을 보는데 의의가 있긴 했어요.
이런 류의 세상 모든 유원지들이 다 그러하듯 뭐 한번쯤은 방문해 볼만했고요, 일정에서 뺀다고해도 그다지 아쉬움 없을 정도의 무게감이랄까...
악어쇼가 너무 재밌어서 다음에 또 오겠다 이런 여행자는 거의 없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