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파야타이 근처, 호젓함이 매력인 배추밭궁전 <쑤언 팍깟>
BTS 파야타이역의 4번 출구로 나와서 플로리다 호텔이란 좀 생뚱맞은 이름의 호텔을 끼고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좀 걷다보면 이 <왕 쑤언 팍깟>, 즉 ‘배추밭궁전’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왕실 건물이 있습니다. (왕:궁전, 쑤언:정원,밭, 팍깟:배추,상추. 보통 왕 빼고 '쑤언팍깟'으로 줄여부름)
연중무휴이고 오전9시에서 4시까지 열고 입장료는 100밧이에요.
위치 https://goo.gl/maps/rEd4f61gTRTbYChF7
라마5세 ‘쭐라롱껀’왕에게는 왕위를 이어받지 못한 여러 아들이 있는데, 그중 ‘바리파따라’ 왕자가 있었고, 그의 외동아들인 ‘쭘폿퐁’의 가족이 집이라고 합니다. 저는 당연히 이런 거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옆에서 요왕이 코치해 줘서 적은 건데 이름만 봐도 머리가 아파오네요 -_-; 그냥 태국의 수 많은 왕실 가족 중 한 가족이 살던 곳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곳은 십 년 전 즈음에 들러보고 이번에 다시 가봤는데요, 그때도 그랬고 지금 역시도 방문객이 적어서 아주 고즈넉한 분위기이네요.
매표소가 있는 현대식 건물 2층에는 태국의 청동기 문화인 반치앙의 유적이 전시 되어있습니다. 여길 보고 아래로 내려오면 정원을 중심으로 목조건물이 여럿 있는데 쭘폿퐁 가족들이 사용하고 수집한 물건들이 전시 되어있습니다. 왕실가족이 살았던 공간이어서, 품위있게 잘 유지되고 있어요.
하긴 으리으리 화려한 왕궁, 왓포, 왓아룬 이렇게 보고나면 방콕 내의 다른 사원이나 작은 별궁/고택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좀 줄어들겠죠.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늘 좋았습니다.
관리가 잘되고 있는 목조 가옥은 1층과 2층에 여러가지 물건 들을 전시해놓고 있는데요, 도자기, 악기, 태국식 전통 가면인 콘, 그리고 조개껍데기와 보석 원석 같은 것도 있네요. ^^
그리고 이싼지방의 반치앙에서 가져온 청동기 유적이 다수 보입니다. 여기 주인장이 반치앙 유적에 관심이 많았나봅니다. 그리고 목조가옥의 내부에 새겨진 벽화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그 정교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 조용하고 고풍스런 목조가옥의 2층에서 온통 이국적이고 오래된 장식품과 수집품들에 둘러싸여...
창문을 통해 보이는 고층빌딩 (수코솔 호텔과 킹파워 건물이 보이고 옆에는 자동차 매장이 있다)의 자태가 묘한 느낌을 줍니다.
몸은 온통 옛 것으로 칠갑을 한 우아한 티크 나무 방 안에 있는데, 시선에는 더 없이 현대적인 빌딩이 단박에 들어와서 묘한 충돌감을 주는듯해요.
천천히 돌아 본다 해도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막 그렇게 크고 넓은 공간은 아니니까요. 지금도 사람이 사는지 들어갈 수 없는 건물이 있고, 고급자가용도 보이네요.
방콕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많은 여행자라면 와볼만 합니다. 예전에는 부채도 하나 줬는데 그냥 안내지 하나 주더라고요.
건물은 시계방향으로 일방통행으로 둘러보는건데 2층으로 올라가서 티크나무에 벽화가 새겨진 곳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아마 이곳의 분위기 때문에 좀 더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방문객이 적어서 아주 고즈넉한 느낌... 한때는 귀족과 하인들로 고급지게 살았던 그 공간을 오롯이 찬찬히 둘러 볼 수 있다는거... 뭐 그런 감정이요.
1층에는 군데군데 에어컨 나오는 곳이 있으니 천천히 쉬어가며 보시면 되겠습니다.
위치가 조금 애매하긴 한데 BTS로 갈 수 있으니 크게 어려운 위치는 아닌 듯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