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타야 유적의 불상머리는 어디에?
아유타야 유적을 돌아보면 머리가 잘린 불상이 눈에 많이 띕니다.
왜 그럴까요?
많은 분들이 버마(미얀마)가 싸얌과 전쟁을 했고 버마군이 불상을 파괴 했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잘못된 말입니다.
싸얌의 수도 아유타야와 그 왕조가 버마와의 침공으로 멸망한 것은 맞습니다.
싸얌과 버마는 전통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버마는 아유타야를 자주 침공을 하였습니다.
급기야 1765~1767년 2년간의 전쟁동안 아유타야는 말그대로 탈탈 털렸습니다. 항복하겠다는 싸얌 국왕의 말도 무시하고 사람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데려가고 가축이나 각종 물건들을 약탈해 갔습니다.
물론 전쟁 중에 사원 같은 건물이 포격 등으로 파괴되기도 했습니다. 사원에 있는 불상 중에는 겉을 금으로 입힌 것도 있었는데요, 그 금을 가져가기 위해 불상을 훼손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같은 불교 국가였는데도 말이죠.
중국의 개입이 있기도 하고, 이미 폐허가 된 아유타야를 점령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 버마군은 퇴각합니다.
싸얌의 장군이었던 딱씬은 톤부리(지금의 방콕 강 서편)에 새로운 수도를 만들고 나라를 재건 합니다만 전쟁으로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 아유타야는 방치 됩니다.
그후 아유타야의 수많은 사원들은 도굴꾼 들의 아주 쉬운 수집장소가 됩니다.
이미 아시아의 문물을 접하고 그 문화를 독특하고 신기하게 여기던 유럽의 돈많은 귀족들은 도굴꾼들을 통해 불교 예술품을 사들입니다. 불상에서 신비한 힘이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불상은 그대로 가져가기도 하고 큰 것은 머리만 잘라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유럽의 여러 박물관과 가정의 서재에 장식품이나 수집품으로 놓이게 됩니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이런 옛 불상을 거래하는 사이트가 버젓이 있어요.
https://www.1stdibs.com/buy/thai-buddha-statues/
태국에서 오래된 불상이 외국으로 밀반출 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지만 사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하고 그걸 공급하는 태국인도 그들의 일을 열심히 수행 중입니다.
토니자의 유명한 액션영화인 '옹박'도 불상을 훔쳐서 파는 사람을 응징하는 내용이죠.
태국 정부와 민간단체에서는 외국인이 태국에서 불상을 사지 않도록 하는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https://www.knowingbuddha.org/home-en
우리나라 여행자 중에는 태국에서 불상 머리를 사는 경우는 없겠지만...
사원의 불상 옆에서 같은 포즈를 취하거나, 머리 없는 불상 뒤로 가서 자기 머리를 올려 놓고 사진을 찍는 경우를 저도 몇번 본적이 있는데, 혹시나 모르고 했던 분들은 그런 것도 무척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니 삼가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