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밀란(시밀란)이 파라다이스로 기억되는 이유
보통 천국 하면 평화롭고, 젖과 꿀이 줄줄 흐르고, 흰옷 입은 사람들이 모두모두 사이 좋게 사는 그런 모습이 연상되구요... 비슷한 의미일수도 있는 파라다이스 라고 하면 뭔가 좀 로맨틱 하면서도 비밀스러운 느낌의 그림이 연상이 되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느꼈던 씨밀란 (시밀란) 의 한때는 천국 보다는 파라다이스 같은 의미에 좀 더 가까울거 같아요.
왜냐면 9개의 군도로(맨 남쪽섬부터 1번,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2.3.4...로 명명되어짐) 이루어진 씨밀란 섬은 풍요로움 이라든가 안락함 하고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아무래도 국립공원 이다 보니 시설물을 지어올리는데 한계가 있구요, 또한 음식의 경우도 쑤린 섬과 마찬가지로 지정된 하나의 식당이 있을 뿐인데, 맛이란게 그냥 soso 합니다. 좋다고는 볼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자는 곳 역시 텐트입니다. -_-;; 아, 방갈로도 있는데 가격이 좀 가물가물 하는군요. 그다지 비싸지는 않았어요. 시도해 볼만 한 가격인 걸로 기억되네요.
저 같은 경우는 이 곳 씨밀란을 투어를 이용해서 다녀왔어요. 보통 푸켓에서 일일투어로 많이들 방문하는데, 일정표를 보시면 푸켓출발 일일투어의 경우 오고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할애 되어서 정작 이 곳을 즐기는건 5시간 남짓입니다. 그것도 점심시간 포함해서라지요...
그래서 저는 여기 게시판에 ‘필리핀’ 님이 써주신 루트대로 씨밀란을 방문했는데요, 일종의 일일투어를 일박이일 오픈투어로 확장해서 이용하는 거였답니다. 그 대신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이외의 식사와 하룻 동안 텐트에서 머무는 비용은 각자 추가 지출입니다.
이곳이 이르는 방법과 루트 가격, 그리고 일정과 그외 상세한 정보는 이 게시판에서 씨밀란 으로 검색하시면 주르륵 나옵니다. 요술왕자 님과 필리핀 님 게시물 정도라면 초행이라 할지라도 전혀 어려움 없이 가실수 있을거에요.
거기서 보낸 날은.....요약해서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날 아침 8시반에 탑라무(카오락 남부의 마을)에 있는 씨밀란 전문 여행사에서 차에 실려 매우 잠깐 달린 후 선착장에 도착, 준비된 배에 올라타 1시간 반 정도 왱왱 항해 한 후
한두군데 스노클링 하고 난후 4번 섬 에 떨궈져서 점심을 먹고 여행사들이 준비한 점심으로 배를 채운 후, 다른 일일 투어 팀들은 물 밀듯이 싹~ 사라지고 4번섬엔 우리 같은 처지의 몇몇 여행자들만 남게 된다.
둘쨋날, 전날 우리가 도착했던 같은 시간 ...여행사 보트가 이곳에 당도해 우리를 태우고 나머지 오후 여정을 채운 후(한군데 정도 스노클링과 8번섬에서의 멋진 전경 카메라에 주워 담기) 다시 탑라무에 데려다 놓으면 그 후 방콕 또는 푸켓 또는 그 외 어디론가 뿔뿔히 흩어져 제 갈길 가면 된다.
뭐 대충 이랬답니다.
씨밀란......스노클링으로 보는 바닷속 좋았습니다. 이미 쑤린을 다녀와서 바닷속에 대한 감수성 센서가 좀 무뎌지긴 했지만, 일단 이런 거 저런 거 다 차치하고라도, 여하튼 괜찮은 전경이었구요.
일인당 2,000밧 정도의 요금으로 제공되어지는 보트 이동비용, 국립공원 입장료 (외국인은 400밧. )포함, 각종 스노클링 장비 대여, 그리고 중요한 점심 식사 까지 가격대비 좋은 상품이었어요.
국립공원 입장료가 외국인에게만 과하게 부과되어지는건 좀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 같긴 합니다. 길거리에서 쓰는 바가지가 아닌 정부 시책이라고 생각하면 약간 씁쓸한 느낌이구요, 다른 나라(중국 이나 베트남...)에서도 이중 요금제 하다가, 점차 개선되어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금 그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그리고 다음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태국을 방문하게 되면 씨밀란은 다시 한번 가봐야 겠다고 불끈 맘 먹어지는 이유는....
투어여행객들이 다 떠나버린 첫날의 오후와 둘쨋날의 아침..그 24시간 때문입니다. 투어 여행자들과 내내 같이 다니게 되면 고즈넉한 느낌이란걸 맛보기엔 상당히 불가능 합니다. 여러개의 여행사들이 거의 같은 루트로 움직이니까요...
우리가 배정 받은 텐트가 해변가에 위치한덕에 텐트에서 나가면 바로 깨끗한 밀가루 모래사장과 수돗물 바다가 와라락~ 펼쳐져서 이거 뭐 자연적인 풀빌라, 아니 풀텐트 였어요.
덕분에 이곳의 명백한 단점인 샤워실과 화장실의 구리구리함, 그리고 맛없고 비싼 식당 음식 , 그리고 불편한 텐트 생활...이 모든 것이 한방에 상쇄되어버립니다. 화장실은 저녁에 가기에는 으시시 할 정도 입니다.
다른 서양인 커플들도 여자들이 밤에 갈때는 남자분이 따라서 동행을 거의 해주는 분위기 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룻밤 자고 난 후 , 아침에 일어나 뿌시시한 모습으로 텐트 밖으로 기어나오니 온통 맑은 모래, 맑은 물, 맑은 햇살, 맑은 꽃들...그리고 가끔 보이는 사람들... 그 순간 어렸을때 본 ‘파라다이스’ 라는 영화 떠오르면서 뭐랄까 현실에서 약간 괴리되는거처럼 붕~ 뜬 느낌이 몽글몽글 올라옵니다.
이 멋진 하늘, 근사한 모래사장, 맑은 물....멋지기만 한 풍경의 오류는 단하나, 저의 우중충 하고 민망한 꼬라지 정도.......?
게다가 밤에 비가 와서인지 모든 것이 그냥 촉촉하고 선명한 느낌..막 클렌징을 끝낸 느낌이라고 해야되나...하여튼 이 부분에선 개인적인 감정이 많이 들어가게 되네요.
제가 다녀온 시기는 11월 말 쯤이어서 초 성수기는 아니었기에 이런 무드가 가능했을지도 몰라요. 초성수기로 구분되는 12월에서 1월까지의 이곳 분위기는 어떤지 무척 궁금하네요. 다를수 있겠네요.
참. 그리고 탑라무에서 씨밀란 오고 가는 사이에 돌고래 무리들을 잠깐 봤는데요, 그 역동적인 모습에 졸고 있던 사람들 번개같이 일어나서 카메라 잡고 찍어답니다.
4번 섬 앞 해변 입니다.
디카팩과 컴팩트형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신발 바위
공식 이름은 Sail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