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 4섬 투어, 5섬 투어
헛된 상상이긴 하지만, 가끔 태국에서 우리가 여행자 숙소를 만든다면 어디가 좋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남쪽으로는 끄라비, 북쪽으로는 치앙마이나 빠이, 중부에서는 깐짜나부리가 그 후보인데요. 사실 끄라비는 도시 자체만으로는 별 매력이랄게 없습니다. 그저 so so 한 곳이지요.
하지만 이곳은 근처의 해변으로 나가는 좋은 전진기지입니다. 끄라비 타운에서 저렴한 숙소에서 머물면서 아일랜드 투어를 나가도 좋구요, 끄라비에서도 피피 스피드보트를 이용한 일일투어가 1,300밧 정도 하니 피피섬을 빠르게 둘러 볼 작정이면 이것도 괜찮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끄라비에서 피피까지 스피드 보트로 한 시간이 약간 덜 걸린다네요.
하여튼 많은 배낭여행자들이 선택하는 아일랜드 투어, 즉, 4섬 투어(4 Island Tour)와 5섬 투어(5 Island Tour)는 롱테일보트로 갔을 때 각각 450밧, 550밧입니다. 롱테일보트가 불편하다면 스피드보트 투어도 있습니다. 4섬 투어의 경우 스피드보트 투어의 경우 950밧을 부르더군요. 우리는 살짝 고민하는 척 하다가 롱테일보트로 선택했어요.
주관하는 여행사가 아오낭에 있으니(출발 역시 아오낭 해변이구요.) 아오낭에 머무르는 분들이라면 그냥 해당 여행사로 가시면 되겠지만, 끄라비에 머무는 여행자라면 오전 8시 10분 내외에 픽업 당해서 이러저리 여행자들을 더 실은 후 차로 25분 정도 걸리는 아오낭으로 갑니다.
그 곳 여행사에서 투어별로 이래저래 분류된 후 배를 타게 되는 시간은 거의 오전 9시 반 즈음이 되요.
이 두 투어는 섬의 개수 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고 그 방향이 완전히 다른데요, 4섬 투어는 아오낭 기준 약간 남쪽에 모여 있는 섬들(꼬 뽀다, 꼬 까이 등을 중심으로)로 향하고, 5섬 투어는 아오낭 기준 북쪽에 모여 있는 섬들(꼬 댕, 꼬 헝 등을 중심으로)을 돌고 온답니다.
아오낭에서의 거리도 좀 더 멀리 떨어져 있고 섬도 하나 더 많은지라 배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5 아일랜드 투어가 좀 더 길었습니다.
사실 섬을 4개 또는 5개를 가는 것이 아니고 내리는 포인트의 수입니다. 한 섬(5섬 투어 중 꼬 헝)에 두 번 내리기도 하고 섬이 아닌 곳(4섬 투어 중 탐 프라낭)에 서기도 합니다.
스노클링도 할 수 있긴 하지만 바다 속도 신통치 않고 투어 이름처럼 섬을 이래저래 구경하는 게 주 목적인지라 스노클링 자체는 그다지 별 매력이 없었어요. 아무튼 이 부분은 여행자 마다 다른 감흥일 수 있겠네요.
마스크와 스노클, 구명조끼를 무료로 포함 되어있습니다. 오리발은 60밧(보증금 500밧)에 따로 빌려야 했구요...(섬 투어 회사 중 가장 큰 바라쿠다 투어의 경우입니다)
이번에 한국 들어가면 저도 오리발 하나 장만하려구요. 꼬 창에서도 그렇고 이곳도 그렇고 쑤린에서도(쑤린은 스노클과 구명조끼도 대여비를 받지만...) 그렇듯 우리가 가는 바다마다 오리발은 돈을 추가로 더 주고 빌려야 해서 아예 하나 장만하는 게 더 싸게 먹힐 것 같아요. 게다가 배낭 옆구리에 단단히 끼운 후에 배낭 커버로 둘러치면 그다지 짐 될 것도 없더라구요. 그리고 투어할때마다 발에 맞는걸 찾느라 이것저것 신어보지 않아도 되구요.
전 예전에 오리발 골라신다가 새끼 발가락의 발톱 일부분이 홀랑 뒤집어 진적도 있었어요. 흐흑~ -_-;;
또 이야기가 딴데로 새버렸는데, 두 개의 섬이 한 모래 사장으로 이어져 있는 곳은 4섬 투어시 볼 수 있는데요, 꼬 탑(보통 Ko Tup으로 표기 되어있음)이란 섬으로 태국 관광청에서 선정한 unseen thailand에도 들어간 곳이라네요. 여기저기 섬들을 돈 후 아오 프라낭(비싸기로 유명한 라야바디 리조트가 있는 곳)에서 마지막으로 내려주는데 여기서 재빨리 걷는 다면 라이레 동쪽과 라이레 서쪽까지 보고 올수 있습니다.
동 라이레는 그야말로 허걱~ 할 정도로 해변이 흉한 모습이었는데요. 서 라이레 쪽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수영할 만한 해변이구요.
동 라이레 북쪽의 똔싸이 해변과 동, 서 라이레 해변은 육지에 붙어있긴 하나 암벽으로 둘러쌓여져 롱테일보트로만 다다를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해변의 전경이 꽤 인상적이었어요. 암벽 병풍에 폭~ 둘러 쌓인 형국이랄까.....
하여튼 이 투어를 마치고 숙소까지 데려다주면 오후 4시입니다.
두 섬이 하나의 모래사장을 공유하는 꼬 탑
닭 머리를 닮았다 하여 닭섬(꼬 까이)이라 이름 붙여졌다
꼬 까이에서 스노클링
점심을 먹은 뻐다 섬(Ko Poda)
탐 프라낭 해변
프라낭 동굴(Tham Phra Nang)
빨랏킥(남성 성기 모양의 호신부)이 수도 없이 많다
서 라이레 해변
5섬 투어의 백미는 영어 설명지에는 room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꼬 헝(태국 말로 헝이 방이란 뜻)의 라군을 천천히 둘러보는 1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방 360도 중에서 들고 나는 좁은 통로를 제외한 둘레가 완벽하게 카르스트 암벽으로 둥그렇게 둘러친 이곳은 카약킹 투어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 세세하게 둘러볼 수가 있겠더군요.
그런데 더운 날씨에 카약 저어가는 게 꽤나 힘든지 카약 위에 탄 사람들 얼굴에 웃음이 없더라구요. -_-;; , 하긴 내가 그 심정 안다우...
카약은 그저 처음 십분은 완전히 신이 나는데, 그 이후부터는 노동수준이 되더라구요.
아~ 그런데 이건 팔도 짧고 근력도 시원찮은 제 경우이고 다른 분들은 흥미롭게 하실수 있어요.
참, 그리고 맨 마지막에 상륙하는 꼬 헝에서 외국인은 한 사람 200밧, 태국인은 40밧의 입장료를 더 추가해서 내야만 합니다. 부모와 어린 자녀들로 구성된 4명의 독일인 가족은, 이 사실을 미리 여행사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는지 여분의 돈을 가져오지 않아 우리배의 가이드와 잠시 옥신각신 하더군요. 아저씨 왈~ 4명 투어에 2,200 밧을 냈는데 돈을 또 내라고? 우린 이미 2,200밧을 냈다고...... 라며 신경질을 부리고 배위에 덜렁 누워버렸어요. 다른 태국인들이 우리 역시 돈을 내는거다.(물론 자기들은 40밧만 내지만...) same same 이다 라고 했지만 없는 돈이 어디서 나오겠어요.
그 전에 둘러본 섬에 비해 하나 새로울 것 없는 이 섬에다가 1인당 200밧이나 되는 입장료를 내야 된다는 게 무척 아까울 정도로 꼬 헝 자체의 감흥은 별로 였습니다. 돈을 안 받았다면 그저 평이했을 해변이지만, 왠지 값어치를 못하는 느낌이랄까... 하여튼 꼬 헝을 마지막으로 롱테일보트를 타고 한 시간 못 미쳐 바다를 달리면 아오낭입니다. 그리고 썽테우에 실려 숙소로 보내지구요.
(국립공원입장료는 더올라서 2020년 현재 400밧이다 -_-;;)
배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긴 하지만 의외로 체력적인 소모가 꽤 되는 편이었습니다. 이건 개개인의 체력에 따라 좀 다르겠는데, 동양인 여자분들의 경우는 좀 힘들어하더군요.
섬이 빨개서 꼬 댕(빨간 섬)
좁은 입구를 통해 꼬 헝의 섬 가운데 방으로 들어간다.
내부의 맹그로브 숲
점심을 먹은 섬(꼬 팍비아 아니면 꼬 라이 둘중 하나임... -_-;;)
꼬 라딩
꼬 헝의 해변
참... 그리고 어디서 주관하는가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 투어 시 제공되는 점심 식사의 양이 무척 작아서 도시락 열어보고 실망감을 감추질 못했답니다. 하긴 워낙 저가 투어니까 당연하긴 하지만 물놀이 하다보면 배가 무척 고픈데, 밥이 너무 작아서 그것만 먹고 있자니 왠지 신세가 처량한 느낌이 나요. 우리가 한 투어는 바라쿠다 여행사가 주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각종 먹을거리들을 파는 롱테일보트가 해변에 정박해 있으니 돈만 있으면 이것저것 사먹을 수도 있어요. 가격이 좀 비싼게 흠이지만요.
그러니 투어를 나갈 때 비스켓이나 바나나 또는 땅콩이나 찐고구마 같은 구황작물 먹을거리를 준비해 가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따뜻해도 먹기에 부담이 없는 두유 종류도 좋구요.
바라쿠다 여행사 긴꼬리 배 투어의 도시락
뻐다, 탐 프라낭 같은 사람 많이 서는 해변에는 매점 배가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