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 아오낭 해변 - 명성과 실제 사이....
푸껫과 피피의 명성에 가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끄라비 주에서는 아오낭이 좀 알아주는 곳중의 하나에요. 아오낭 해변에 촘촘히 줄지어선 숙소들만 봐도 이곳에 오는 여행자의 수가 많음이 짐작이 되고, 그리고 후기가 올라오는 걸 봐도 란따 ( 꼬 란타 )섬보다는 훨씬 더 많이 방문하는 것 같구요. 음... 그런데 그 이름값에 비해서 실제로 본 아오낭은, 명성과 실제 사이의 간극이 좀 큰 것 같아요.
여행지란 그때그때의 감성이나 기분에 따라 평이 다르게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 딱히 이러하다라고 못 박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무척이나 개인적인 느낌이니 크게 참고하시지는 않아도 되요.
일단 모래사장이 그다지 이쁘지가 않아요. 그리고 어느 해변이나 배는 많이 정박해 있기 마련이지만 아오낭에서는 그 수가 좀 과한 편인 것 같습니다.
주변 해변인 라이레와 똔싸이 해변으로 가고자 하는 긴 꼬리 배들, 아침에 섬 투어를 나가기 위해 정박한 수많은 배들이 해변을 메우고 있어요. 물론 섬 투어를 위해 정박한 배들은 오전 한때를 기점으로 각자 제 갈길 가느라 해변에서 사라지긴 하지만요. 그래서 그런지 해변 모래사장의 질이 좀 질척하고 끈끈한 느낌입니다. 시멘트 가루 같은 회색빛의 모래도 많이 보이고요... 그리고 또 한가지 단점이, 해변과 도로 사이에 옹벽이 쳐져 있어요.
아오낭 보다 북쪽에 있는 놉파랏 타라 해변에는 돗자리를 가지고와 간식을 먹고 있는 태국인 가족 여행자들, 그리고 선탠하느라 벌렁 누워있는 백인 여행자들이 간간이 보이는데, 같은 시간 아오낭에는 정말 한 명도 드러누워 있지 않더라구요.
해변폭은 꽤나 넓은 편이지만 옹벽이 있고, 벽 바로 뒤에는 차들이 붕붕 다니니 왠지 기분이 좀 안나나 봅니다. 물론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해변 동쪽 절벽 가까이는 좀 상황이 다르겠지만요...
아오낭 해변에서 놉파랏 타라 해변까지는 부지런히 걸어서 한 삼십분은 걸릴 정도의 거리입니다. 하지만 이 구간에는 썽태우가 빈번한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으니 걸어가진 않으셔도 되요.
하여튼 분위기가 이러하니, 성수기 기준 비싼 요금을 내고 이 아오낭 해변에 머물 이유가 있을까나... 싶더라구요.
물론 아오낭도 비가 줄줄 내리는 비수기 시즌이 되면 방 가격이 무척 저렴해진다네요. 그건 뭐 태국 남부 섬들은 예외 없이 다 그렇긴 합니다만, 사정이 이러하고 보니.... 차라리 끄라비 시내에 머무르면서 섬 투어를 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똔싸이 해변이나 서 라이레 쪽으로 가버리던가 하는 게 좋겠다 싶더라구요.
예전에는 분명히 멋있는 곳이었을텐데, 그리고 거리를 다니는 여행자들은 꽤 많은데, 그 수에 비해 해변에는 사람이 없는 약간 언발란스한 느낌이 드는 아오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