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리릭 둘러본 라용(라영) 해변 관찰기
방콕 동부의 최대 관광메카인 해안관광지 파타야.
누군가에게는 곧 벼락이 떨어질 소돔과 고모라로, 어떤이에게는 해안가에서 리조트와 식도락을 즐기며 원기를 회복 할 수 있는 재충전의 도시로, 또 어떤이에게는 현란하고 원색적인 엔터테인먼트용 구역으로 인식되어지는 이 복잡다단한 도시인 파타야에서 동남쪽으로 약 60킬로 떨어진 곳이 라용(라영)주의 주도인 라용시입니다.
라용은 그 자체로는 여행자들에게 별 인지도가 거의 없는곳인데요, 꼬싸멧이 라용주에 속해있고 육지에 있는 반페 선착장에서 꼬싸멧으로 가는 배가 출격하므로 이 지역을 스쳐지나간 여행자들이 꽤 있긴합니다. 하지만 그외 구역은 뭐 별 관심이 없지요.
라용을 지나가면서 보게되는 쭉쭉 뻗은 회색굴뚝을 보니 꽤 큰 공업단지가 있는걸로 파악이 되고, 오픈한지 그리 오래되지않아 보이는 센트럴플라자가 상당히 큰 규모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 로빈슨백화점도 있고한걸로 봐서 이 라용이라는 도시의 경제적인 규모가 어느 정도는 튼실해 보이는군요. 하긴 우리나라도 그런데, 원래 공업단지가 있는 곳들이 돈이 잘 도니까요.
하여튼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다보니 라용의 남쪽부분에도 모래해변이 몇몇 형성되어 있고 그 해안선을 따라서 숙소들이 적잖게 있는걸 보니까 여기에도 뭔가가 있긴 있나? 하는 궁금증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파타야에 있는 동안 만나게된 지인분의 차를 한나절 동안 빌려타고는 라용으로 출발하게됩니다. 그분은 그동안 골프를 치고요. ^^ (고마워요. ㅎㅎ)
일단 한번 간을 보고 난 후에 해변상황이 맘에 들면, 짐을 싸들고와서 여기와서 묵어볼 심산으로 출발~
차를 몰고 라용에서 동쪽으로 제일 멀리 떨어져있는 램매핌 해변으로 달려간 다음 차츰차츰 서쪽방향, 그러니까 파타야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연이어 있는 해변들을 살짝 둘러보는 여정을 계획하고는 달려가봅니다.
사실 태국에서 렌트카로 여행을 하는 여행자는 극소수이니까 대부분의 여행자라면 아마 대중교통으로 라용 터미널까지 가야할테고요, 제가 언뜻 스쳐지나가면서 봤는데 터미널에서 해변방향으로 가는 썽태우가 있긴 하더군요. 라용엔 여러 해변이 있는데 모든 해변으로 다 출격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라용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이나 사시는 분들이 계시면 좀 일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차를 몰고 도착해본 라용기준 제일 동쪽에 있는 ‘램매핌Leam Mae Phim 해변’, 이 구역의 유명 숙소라하면 동쪽 끝에 ‘센타라 큐 호텔’이 있다는데 그 곳은 램매핌 해변에서 약간 더 들어가야 되어서 거기까지는 안가봤고요, 그냥 길게 뻗어있는 램매핀 해변을 좀 거닐어보게 됩니다.
생각보다는 바다물의 상태나 해변모래가 그다지 썩 맘에 들지는 않네요. 파타야 앞바다 물보다 확연히 더 좋다는 느낌이 이 당시에는 그다지 들지를 않았어요. 하지만 숙소들은 꽤 있는 편이었고 의외로 서양인 노년층 여행자들도 심심찮게 보이긴했는데, 딱 맘에 드는 뭔가가 없었습니다.
하긴 오래두고 보아야 아름다운게 보인다는데 저같이 그냥 스리슬쩍 분위기만 파악하려는 맘으로 보니 좀 미진해 보였을수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바다란 바람의 세기 또는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서 그 얼굴이 확확 달라지니까요.
이 해변은 차가 다니는 도로와 해안이 거의 바짝 붙어있는 형태여서 차도에서도 바다가 바라보였습니다.
우리는 도로가에 차를 세워놓고 해변을 좀 거닐고 사진을 찍은 후, 다시 차를 몰고 서쪽방향으로 달려나갔는데, 좀 달려가다보니 오~~익숙한 브랜드의 큰 간판을 단 호텔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바로 매리엇과 노보텔입니다.
그런데 이 구역은 램 매핌과는 달리 차도에서 당췌 해안선이 보이질 않아요. 차도-대규모 호텔 부지-해안선 이런 구조라서 이곳은 그냥 차로 쓰윽 통과하게됩니다. 굳이 차를 좁은 도로변에 세워두고 남의 호텔 통과해서 해변까지 가볼 맘이 생기지는 않더라고요. 하여튼 이 구역에 좀 유명한 호텔체인이 있는건 의외였네요.
이렇게 해변을 지나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뭔가 볼수가 없어서 불만이였지만 이 구역의 숙소에 머무는 여행자들은 아주 호젓하고 독립해변이어서 그게 장점이 될수도 있겠다 싶었답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다가 좀 적적해 보이긴 하더라구요.
이 구역을 지나서 좀만 더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해변이 바로 '쑤언 쏜Suan Son 해변'이었습니다.
요왕의 말에 의하면 카주아리나 소나무를 태국에서는 ‘쏜(똔쏜)’ 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소나무 공원’이란 청량한 뜻이 있는 곳이군요. 그래서 그런가 카주아리나 소나무가 꽤나 많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해변은 차도와 해안선이 아주 밀접하게 붙어있어서 차창 너머로도 바다구경을 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같은 어중이떠중이들한테는 이런 지형의 해안... 그러니까 차도변에서 해안이 가깝게 붙어있는 곳이 부담없이 샤삭~ 접근하기에 좋아서 맘에 들고요, 그와달리 차가 다니는 도로-호텔부지=해안 이런식의 해안은 좀 독립적이고 호젓하며 차량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와서, 마치 자기들만의 구역에서 노니는거같아서 좋지않겠어요. 그리고 이런 호텔들이 숙박료가 좀 비싼편이죠.
그러니 숙소에서 차도를 건너지않고 바로 해안가에 접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는 아까 그 매리엇과 노보텔이 있는 해안의 지형이 더 맘에 들고 뭐 그렇겠습니다.
하여튼 쑤언쏜 해변도 길이가 상당히 넉넉한 곳이긴 했는데 물빛은 그저 그렇네요. 파타야나 쩜티안에 비해서 뭔가 특징적으로 확연히 더 나은거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지를 않았습니다. 하긴 섬도 아니고 육지에 붙은 해변인데 뭘 그렇게 크게 기대하겠어요.
이곳 역시 다른 로컬해변들처럼 숙소와 식당들이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었어요. 해변의 모양새야 뭐 다들 비슷하지요.
차를 몰고 쑤언쏜 해변 도로를 천천히 지나는 와중에 창 밖을 보니 양 옆으로 카주아리나 소나무가 빡빡하게 심어져 있어서 자연적인 나무 터널 같은 전경을 선사하기도 해서 저절로 가던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게됩니다. 이 구간에서 야외촬영하는 태국인 신혼부부도 봤어요.
아무래도 좀 풍경포인트랄까요....^^ 해변과 소나무 숲길이라니... 정말 운치있네요.
아~ 오늘저녁 길이 어두워지기전에 파타야에 도착해야하니 갈길은 멀고 맘은 급해지고 다시금 차에 올라 서쪽방향으로 차를 모니 금세 반페 선착장이 나옵니다. 쑤언쏜 해변과 반페가 아주 가깝게 있네요.
꼬싸멧으로 가는 관문인 이 반페 선착장도 예전에 비해서 규모가 좀 커졌더군요. 게다가 중국인 단체 관광단을 태운 버스도 여럿 보이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이 섬에서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좀 있고하야 꼬싸멧은 좀 꺼려지는 점이 있었는데, 이 북적거리는 광경을 보니 아예 가고싶은 맘이 천리만리 달아나는군요. 하지만 제 개인적인 소회일 뿐 꼬 싸멧에서 아름다운 시간 보낸 여행자들이 훨씬 많으실테죠. 너그러이 봐주시길요.
하여튼 중국인들이 오기 전에도 이 작은 섬은 북적거렸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할리는 없겠구나... 하는 맘이 좀 들게됩니다.
반페 선착장이 자리하고 있는 마을을 관통해서 조금 더 달리니 나오는 해변이 바로 핫 매람픙, 그러니까 '매람픙Mae Lam Phueng 해변'입니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해변이었는데 이곳 역시 물빛자체는 더 뭐 크게 기대하고 자시고 할건 없었어요. 이날 바람이 좀 불었는데 그런 날씨탓인걸까요. 그래도 해변의 규모가 좀 되는편이어서 특유의 탁 트인 느낌은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쯤되자 라용 시티 바로 남단에 있는 생짠 해변에 대한 관심도도 사그라들고, 마치 전설의 고향에서 해가 지기전에 주막에 당도해야하는 과객마냥 우리도 빛이 있는 동안, 퇴근길로 길이 막히기 전에 파타야에 도착해야하는 조바심도 들고하야 생짠은 패스해버리고 차를 붕붕 몰고 파타야로 오게됩니다. 생짠해변은 방파제로 인해 반달모양의 모래사장 지형이 연이어 있는 곳 이라는데 혹시 가보신분 계실라나요.
우리도 차가 있었으니(물론 딱 반나절만 빌려탄거긴 하지만서도요.) 여기까지 와볼 생각을 했지 자가이동수단이 없었다면 여행자가 오기에는 약간 난이도가 있는 동네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램매핌 해변, 그러니까 라용시를 기준으로 제일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그곳에는 서양인들이 커플과 가족등등 심심찮게 보이던데요, 이들에게는 이곳이 분명히 올만한 매력이 있는 곳이었을테지요.
해변이 마구 이쁘고 그런건 아니지만 태국 본연의 로컬적인 느낌이 강하고, 현란함이 없는 다소 정갈한 무드가 그들을 이끌었을지도요. 그리고 어쨌든 배를 타고 당도해야하는 섬이 아니라 육로이동으로 닿을 수 있으니 중노년층이나 가족여행자에게는 좋을 수도 있고요.
돌아오는 길에 둘이서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일단 사전에 냄새 좀 맡아보고 맘에 들면 아예 짐을 꾸려서 이곳에 묵을 작정을 하려고했었는데요, 돌아오는 길에 라용 해변은 그냥 오늘 둘러본걸로 만족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저희는 여기에서 충분한 시간을 지내보질 않아서 이곳의 진면목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수도 있습니다. 오래 보고 숙박을 해봐야 진짜 모습을 알수있는거니까 말이에요.
혹여 라용 남부에 자리잡고 있는 이 여러 해안가 중 한 곳에서 묵어보신 여행자가 있으실라나요.
우리는 깨닫지 못했지만 분명히 존재는 하고 있을 어떤 매력에 대해 알려주실 분~~ 어디 안계신가요. ^^
세 해변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