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외국인이 출몰하는 해변도시 쁘라쭈압키리칸
태국 남부 도시지명 중에 쑤랏타니나 춤폰은 싸무이/팡안/따오섬과 교통연계가 된 도시들인지라 그나마 좀 익숙하게라도 들리는 편인데 비해 쁘라쭈압키리칸은 영... 좀 낮설고 여행자들의 관심도 거의 없지요. 나이 지긋한 서양인여행자들에게 인기있는 해변 휴양지인 후아힌이 있는 곳의 주도인데도 불구하고 쇼핑센터나 도시규모나 뭐 아주 소박합니다.
후아힌에서 롯뚜를 타고 남쪽으로 붕붕 가다보면 2시간 채 못미쳐서 도달하는 곳인데요, 쁘라쭈압과 방콕을 잇는 롯뚜도 있더군요. 대략 5시간정도는 가야될텐데... 좁은 봉고안에서 5시간이라 정말 뼈가 오그라들거 같지만 현지인들은 롯뚜를 많이들 이용하더라구요. 롯뚜 세번이면 방콕에서 말레이국경까지도 가능하네요. 방콕->쁘라쭈압->핫야이->국경
하여튼 이곳의 위치가 뭐 그러합니다.
올일이 없는 도시라서 긴긴세월동안 늘 지나치기만하다가 요근래 몇번 방문하게되었는데 올때마다 여행자가 조금씩 눈에 더 많이 보이네요. 물론 비율적으로 그러한것이고 절대적인 숫자야 사실 미미한 수준이긴하죠.
이런류의 소도시들은 변화가 크게 없는 곳이라서 지역정보 게시판에서 제목을 '쁘라쭈압'이라고 검색을 해서 나오는 정보랑 현재분위기랑 달라진것도 없어요.
12월 말에 이곳에 머무를 때 예상보다는 훨씬 웃도는 서양인들(나이 지긋한 커플/ 서양남 태국녀커플/ 가족여행자 등등)을 보았는데, 그들을 볼때...
'뭐할라고 여기에 있는거지? 도대체 여기 왜 왔나?' 싶더라구요. 그들도 우리를 보면서 그리 생각 했을지 몰라요. ^^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선착장 주변에 야시장이 서는데 별 즐길거리 없는 이 도시에서 몇 안되는 볼거리 중의 하나일겁니다. 태국 대부분의 야시장이 다 그러하듯 먹거리가 거의 대부분이고 그외 싸구려 옷과 뭐 간단한 생필품 정도 나와있고 그래요. 그래도 이때는 숙소에서 다들 나와서 걷고 먹고 마시고 달도 보고 그럽니다.
12월에도 낮에는 너무 볕이 따가와서 거리에 나와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특이한건 이곳의 락므앙(도시의 기둥)이 크메르 양식을 하고 있고, 도시 중앙에 제법 규모가 크고 외관이 아름다운 교회가 있습니다.
우리가 묵은 쑥싼호텔은 주말에 되니까 주차장에 차가 빼곡하게 들어서있던데 번호판을 보니까 거의 방콕 번호판이라고 요왕이 그러더군요. 방콕에서 바다를 보긴 보고싶은데 좀 한적한 곳을 찾다보니 이곳까지 내려온건가봅니다.
해산물요리를 저렴하게 즐기기에도 좋고 오징어가 많이 잡혀서 그런가 오징어, 한치 요리가 특히 맛있었어요. 날이 덥지 않은 시기에는 쑥싼 호텔의 420밧짜리 선풍기 방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의 전경과 철썩이는 파도의 마찰음이 탁 트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약간 은둔자형 모드로 태국에서 장단기로 거주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곳도 괜찮은 대안이 될수 있을거 같더라구요. 일단 후아힌까지는 롯뚜로 이동하면 한시간 반정도 걸리니까, 도시냄새를 맡고 싶거나하면 후딱 갔다 올 수 있으니 그다지 심심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바로 앞바다는 똥물이지만서도 남쪽의 아오 마나오는 물빛이 꽤나 괜찮다더군요.
그리고 쁘라쭈압만에서 북쪽방향으로 계속 걷다보면 원숭이사원을 지나서 다리를 건너게되는데 그곳은 제법 해변상태가 괜찮아져요. 몸굽기에는 이곳도 나쁘지 않네요.
앗~~ 그러고보니 아무것도 변한게 없다고 끄적였는데 이번에 와보니 하나 크게 변한게 있긴합니다.
바로 선착장을 아주 번듯하게 새로 건설했어요.
이 새로운 선착장의 길이가 대략 250미터 정도는 되보이더라구요. 선착장 끝까지 가려면 한참을 걸어나가야 하네요.
그러고보니 쁘라쭈압키리칸 기차역과 쁘라쭈압의 선착장은 껑끼얏 거리를 사이에 두고 완벽한 대척점을 이루고는 서로 멀게 마주보고 있는 지형이군요. 철길과 뱃길이 대치중인 모양새... 굳이 찾아보자면 이게 나름 특이하다면 특이하달수도 있는 도시의 형상이랄까요...
쁘라쭈압키리칸의 도시의 기둥 "락므앙"
원숭이들이 많이 사는 "카오 청 끄라쪽"
시내의 교회
선착장의 등대
우리가 묵은 쑥싼호텔
우리는 반끄룻에서 기차를 타고 들어왔는데 들어오는날 비가 엄청 쏟아지더라구요. 그래서 숙소까지 걸어도 되는데 그냥 뚝뚝을 타게 되었습니다. 가격을 물었더니 30밧이래요. 하긴 거리가 1킬로도 안되니까요. 그래서 탔는데 우리만 태우는게 아니라 다른 승객도 2명이나 그 좁은 자리에 태우더니 제일 가까운 위치의 우리를 제일 늦게 내려다줍니다. 이것도 화딱지 나는데 다와서는 1인당 30밧 합이 60밧이래요. 아오~ 열받아... 하지만 말을 길게 이어봤자 기분만 상할거고 이가 없는 노구를 이끌고 운전하는 그 노인의 상황도 그렇고 해서 주긴했는데, 도시의 첫만남을 이렇게하면 오프닝하면 기분이 좀 그렇긴하죠.
하여튼 기차역에서 해변까지 멀지않으니 걸어도 무방하기도 하고 짐이 있을때는 잘 흥정을 해보세요.
우리 숙소는 쑥싼호텔의 선풍기 더블룸이었는데요, 대략적으로다가 태국인 여행자들은 에어컨방으로 가고 우리같은 외국인 여행자들은 선풍기방으로 몰려요.
그 이유가... 에어컨방은 창이 바다방향이 아닌 뒤쪽방향으로 나있습니다. 해안가에 건물을 지어올리면서 창을 뒤쪽으로 빼다니... 이거 도대체 왜 이렇게 건물을 지어올린건지 모를일이네요. 선풍기방은 베란다가 바다를 향해 나 있으니 방에 앉아서 계속 바다를 볼수 있는데 말이에요. 밖에 나돌아다니지않고 가만히 있으니 기온이 크게 덥지 않아서 선풍기방도 지내기에는 별 불편함이 없었는데요... 숙소의 경우 베란다의 유무에 따라 분위기가 꽤 달라지는데 여긴 빨래 말리기에도 좋고 뭐 그랬습니다. 오래된 숙소이긴 하지만 관리는 잘되는 편이고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4층이어도 힘든건 없더군요.
해변 남쪽 끄트머리까지 걷다보면 선비치 게스트하우스라고 제법 예쁜 숙소가 나오는데 우리로서는 걸어서 다니기에는 좀 거리감이 있는 곳이라 묵지는 않았어요. 자가 교통수단이 있는 여행자라면 문제가 없을거 같습니다.
해안가 도시여서 해물이 풍부한 편인데요, 막 거나하게 차려놓고 먹은건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로컬 식당에서의 상차림입니다.
해안마을 작은 규모의 노천식당에서 먹은 생선튀김 1마리 150밧, 그리고 해물국수와 맥주 2병 이렇게 해서 340밧 정도입니다.
그리고 주말 야시장이 열리는 구역에서 장사를 하는 해물식당들 중의 한곳에서 먹은건데요... 다해서 350밧 정도에요. 해물을 넣은 태국식 국물요리랑 볶음요리 여기에 덮밥 한그릇 그리고 맥주 2병까지 해서 이 정도 가격이니까 질에 비해서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에요.
꼭 어느 특정식당이 좋다 이러건 없고 그냥 거의 다 비슷비슷한 가격대를 받는 로컬 해산물 집입니다. 그런데 모든 곳이 이렇게 다 저렴한건 아니고 좀 제대로 꾸며놓은 해산물 식당은 요리값을 대도시 수준으로 받습니다. 우리가 먹은 곳은 노천형 식당이에요. ^^
H2O라는 약간 독특한 이름의 해변길 식당의 해물국수
간단한 해산물 요리도 된다. 농어 튀김 한마리 150밧
해변길 북쪽에 서는 주말 야시장
같은 구역의 해산물 식당가. 매일 저녁 연다.
깽쏨 팍 루암 꿍 (새우와 야채를 넣은 매콤새콤한 찌개)
얌 탈레 (데친해물 무침)
쁠라믁 팟 남프릭파우 (오징어 고추장 볶음)
팟 까파오 쁠라믁 (오징어 바질 볶음) 덮밥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롯뚜를 타고 나가는것도 좋아요.
남쪽으로 갈 여행자들은 춤폰행 롯뚜를 잡아타고 그곳에서 다시 다음 차편을 연계해서 이동해도 되고, 북쪽으로 갈 여행자들은 롯뚜가 시계탑 북쪽면에 있는 거리에서 후아힌, 방콕을 비롯한 많은 곳이 운행을 하니까 그곳으로 가서 타면 되고요.
후아힌행 롯뚜는 1인당 80밧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