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매홍손 시계방향 유람기. 쿤유암으로 출발~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하게 다가오지 않는데요, 태국북부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 중 라이딩을 좋아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치앙마이와 매홍손을 잇는 루트가 나름 유명합니다. 태국지도를 펼치셨나요? 그럼 태국북부여행의 메카 치앙마이는 한번에 잘 찾으실수 있겠지요. 그 치앙마이에서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돌면 대략 루트가 치앙마이 매싸리앙-쿤유암-매홍쏜 그리고 여행자들로 인산인해인 빠이를 거쳐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오게되요. 반시계방향으로 돌면 저 루트의 역순이 되겠죠.
꽤나 예전에는 치앙마이까지 온 여행자들 중에서 멀미를 잘 참을 수 있고, 시간이 좀 넉넉하고 고산족들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매홍쏜까지 종종 가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치앙마이랑 매홍쏜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빠이란 녀석이 거의 모든 여행자들을 진공청소기가 먼지 빨아들이듯이 다 흡수해버려서 오히려 매홍쏜은 여행자 활기가 좀 더 죽은 거 같게도 느껴집니다.
하여튼 이 길의 주요지점의 위치가 이러하고요, 실제로 차를 타고 가보니 태국현지인들 라이더가 꽤 많이 보였습니다. 아마 우리가 여행한 1월은 그 특유의 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시절이라서 더 인기가 있었을거에요.
그리고 건기니까 길이 미끄럽지도 않구요. 라이딩 루트가 될 만큼 풍경이 괜찮았는데 전반적으로다가 운전하기에 커브길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난이도가 좀 있지요. 하지만 나름 대중교통편도 원활?하니까 배낭여행자들도 올만합니다.
이동이 고단함을 잘 참을 수 있는 여행자라면 저는 방문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아무래도 각자의 성향이 제일 큰 관건이겠죠. 그래서 그 길 위에서의 시간을 좀 끄적여 볼텐데 혹시 마음에 드시면 이곳을 방문하셔서 그 감흥을 좀 나누어주세요. 다른 분의 시각에 담겨진 이 루트의 감상이 정말 궁금합니다.
그럼 사설을 그만 줄이고....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로 가셔야 되겠군요.
교통정보 게시판에 술지기님이 올리신 게시물을 보면 미니밴을 이용해서 매싸리앙까지 가셨다고해요. 하여튼 아케이드 버스터미널에서 치앙마이-매싸리앙-쿤유암-매홍쏜을 잇는 버스와 미니밴이 있으니 그걸 타시면 되겠고... 우리는 차로 돌아 봤습니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치앙마이 시내를 통과해서, 쩜텅을 거쳐서 그 후 108번 도로를 타고 전진하는데, 사실 이 구간이 우리나라 고속도로 같은 길이 아니고, 주민들이 사는 일반적인 마을을 군데군데 통과해서 지나는 길 인 만큼 그리 속도를 내지는 못한편이에요. 차는 그다지 없지만 왕복2차선에 경사와 커브가 이어져서 앞에 저속차량이 있으면 줄줄이 천천히 가게 되지요.
미얀마 접경지역인 매홍쏜 서부지역은 정말 얼마 안 되는 여행자들만 방문하지만... 그래도 굳이 여행자마을의 활기를 따져보자면 쿤유암보다는 강변마을인 매싸리앙이 훨씬 더 나은 편이라 볼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저희는 이전에 매싸리앙에서 묵어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 매싸리앙에서는 우리 위장과 차의 기름통만 채우고 북쪽으로 좀 더 달려 쿤유암에서 하루 묵기로 합니다. 중간에 좀 쉬고 이러느라고 치앙마이 오전 9시 출발해서 쿤유암 오후 3시 도착 뭐 이랬습니다.
태사랑 쿤유암 지도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ap&wr_id=7392
쿤유암은 뭐 크게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닌데요, 근처에는 매년 연말이 되면 해바라기가 만개하는 들판이 있어서 태국인 여행자들이 좀 방문하는 곳이래요. 그리고 쿤유암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매쑤린 국립공원이 있는데, 이미 우리는 북부 국립공원을 많이 봤으므로 별로 흥미가 돋지않아 이곳도 패스합니다. 이 매쑤린은 폭포가 유명하다는데 건기 때 폭포란 좀 별 볼 일 없어놔서요... 그리고 해바라기는 이미 꽃잎을 다 떨군 시기인지라, 작은 쿤유암 마을에서만 그저 밥이나 찾아먹고 오두커니 지내다 왔습니다. 그래도 마을에서 걸어서 가볼만한 볼거리란... 마을 중앙에서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태국-일본 우호기념관 이란게 있어요.
쿤유암은 마을의 모양은 시골마을이 다 그렇듯이 큰 찻길(국도)을 사이에 두고 양 옆에 시장이랑 집 같은게 늘어선 형태에요. 마을에 세븐일레븐은 북쪽의 태-일 기념관 근처에 하나 남쪽에 PTT 주유소에 하나 이렇게 있었고요, 이런규모의 작은마을이 그러하듯 저녁이 되면 북쪽 세븐일레븐 근처에는 몇몇 먹을거리 좌판이 나옵니다.
사이트 지역정보 게시판에서 쏨땀이님이 쓰신 쿤유암 이야기도 이곳의 성격을 파악하기에 꽤 좋은 글이니 혹시 관심 있으신 여행자분은 참고해주세요. ^^
여차저차하여 치앙마이에서 힘겹게 이곳까지 오셨나요. 그럼 일단은 짐을 내릴 숙소부터 찾아야되겠죠.
우리는 이곳에 대한 숙소정보가 마땅히 없어놔서 Yoont 호텔, 현지 발음으로는 ‘윤’호텔 이라는 곳을 미리 예약해서 아침식사 없이 700밧에 묵었습니다. 비수기에는 400밧 이라고 쏨땀이님 글에 나와있군요. 사실 이 마을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요금이 좀 비싸다곤 느껴집니다.
이 호텔 바로 맞은편에는 펀낙뺀바우 님이 게스트하우스 게시판에 소개하신 밋 쿤유암Mit Khunyuam Hotel이 있어요. 미리 정보를 알아왔다면 이곳에서 묵어도 아주 좋을뻔했는데... 흑흑 태사랑 사이트 메인화면의 검색창에서 ‘쿤유엄’으로 검색하시면 펀낙님의 주옥같은 글 볼 수 있습니다. ^^
하여튼 이 윤 호텔의 주인장은 아주 나긋나긋해 보이는 젊은여자분인데, 객실내부도 아기자기 예쁨이 묻어나는 곳이었습니다. 1월초인데도 호텔에 손님이라곤 없어보이던데요. 그리고 호텔 옥상에 올라가봤는데 여기가 좀 이상해요. 하하. 나름 숙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레스토랑과 헬스클럽을 만들려고 했는지, 한켠에는 운동기구가 있고 다른 한켠에는 작은 음식조리대와 식탁이 있습니다. 성수기때 오면 여기서 조식을 먹거나 저녁에 맥주 한잔 하려나요.
우리가 쿤유암에서 들러본 곳은 태-일 기념관 정도인데 입장료는 100밧이였어요. 2차대전 당시 미얀마-태국북부를 잇는 루트에서 이 쿤유암은 일본군의 주요 주둔지였고 그때 관계를 기념하여 일본에서 세워준 전시관입니다. 2차 대전 당시의 쿤유암의 모습과 물품 등이 전시 되어있는데 친선목적의 전시관이다보니 전쟁에 대한 반성 같은 건 하나도 찾아볼 수 없고 그냥 일본군과 현지인들이 어울려 잘 살았었다는 얘기만 있습니다. 음... 입장료에 비해서는 그다지 볼게 많지는 않았지만 뭐 여기까지 왔고 마을 안에서는 이것 말고는 딱히 할 게 없긴한데 구경하고 나서 기분은 그닥 좋지 않은 그런 장소입니다. 게다가 저는 이런류의 기념관에 관심이 없어서 안들어갔고 요왕 혼자만 봤어요. 요왕이 전해준 얘기를 대신 알려드린겁니다. ㅎ
저녁은 태-일 기념관 맞은편에 있는 고기구이 노점에서 돼지고기구이 40밧 어치 샀는데, 정말 맛이 기가 막히고 좋고 단돈 40밧인데도 고기양이 꽤나 튼실해요. 게다가 일반적인 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 목울대 고기, 우리나라에서는 특수부위로 쳐줄만한 고기던데 성대 부분의 뼈에 붙어 있는 고기가 엄청 쫄깃쫄깃하고 잡내 하나 안 나는게 맛있었습니다.
식당은 안가봤는데, 마땅한 식당도 없을뿐더러 마을에 두어개 보이는 식당들은 문을 열은 건지 닫은건지 알수 없을 정도로 주인도 손님도 안보이더라고요...
우리는 이곳에서 1박 한 후 그 다음날 아주 작은 규모의 아침시장을 잠깐 들러본 후 매홍쏜으로 향하게 됩니다.
정말 새벽나절에만 하는지 좀 이른 아침에 갔는데도 매대에 물건이 거의 없더라구요.
치앙마이에서 매홍쏜으로 가는 도중, 길 가던 과객이 하루 묵어가는 마을 쿤유암에서의 다소 적적한 하루였습니다. ^^
매홍손 메홍손 메홍썬 매홍선 매홍썬 매헝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