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동서남북 지역 재래시장 방문기
- 구글신이시여... 치앙마이의 사각해자 한 변의 길이가 어찌됩니까?
- 1.5킬로미터!!
한 변의 길이가 이 정도 되니까 해자를 온전히 통으로 한 바퀴 다 돌아도 달랑 6킬로 밖에 안 되는 소박한 거리감입지요.
그런데 요래 크지 않은 사이즈의 해자 각각의 동서남북 방향에 다 로컬시장이 붙어있어요.
북쪽 창프악문에 창프악 시장, 동쪽 타패문에 쏨펫시장, 남쪽 치앙마이문에 치앙마이문시장, 서쪽 쑤언덕문에 똔파욤시장.
사실 서쪽에 있는 똔파욤 시장은 쑤언덕 문 입구에서 걸어서 상당히 떨어져있긴 해요... -_-;;
(구글신이 쑤언덕문에서 똔파욤시장까지 1.5킬로 떨어져있다고 알려주는군요.)
규모와 활성도는 인구 밀집도에 따라서 각기 다 다른데요...
일반적인 여행자들은 이런 지역 재래시장에 큰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끄적여 봅니다. 제철 과일을 살수도 있겠고 그냥 로컬시장 자체에 관심이 있을 수도 있겠고... 말입지요.
일단 동쪽면부터... 타페문에서 살짝 북쪽에 위치해 있는 쏨펫 시장입니다.
근처에 와로롯 시장도 있지만 쏨펫시장이 훨씬 가깝죠. 이곳의 규모는 정말 코딱지만해요. 그런데 여행자들에게는 꽤 어필하는바가 있는바... 바로 들어앉은 위치가 여행자 숙소가 밀집한 문므앙 구역이라서 과일이나 꼬치구이 같은 먹거리 사러 가기에 좋습니다. 워낙 시장이 작으니까 과일이 좀 제한적이고 가격도 살짝 비싸긴한데 여행자 입장에선 충분히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차였어요.
그리고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쿠킹스쿨에서 그날의 일일학생들을 데리고 이 시장으로 와서 견학하는 모습도 꽤 많이 보이고요.
사실 우리가 배추, 무, 돼지고기 살 것도 아니니까... 과일가게 정도 있으면 되는거고, 고기구이집, 반찬집, 그 외 소소한 먹거리들이 시장 앞 리어카 위에서 팔리고 있어요.
시장이라고는 칭하는 구역은 그냥 점포가 몇 개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양새 정도라 봐야겠어요.
요리 강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행자들
남쪽면에 있는 치앙마이 문 시장
새벽과 아침나절에 가면 활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집중도가 거의 아침에 몰려있고 해서 9시 정도만 되어도 장사 접고 들어간 매대도 꽤 보이더군요.
이곳은 무슨 밥공장처럼 밥도 왕창해서 소분하여 많이 팔고 국수(카놈찐)도매상도 있고, 카우니여우 마무앙(망고 찰밥) 또는 카우니여우 두리안(두리안 찰밥) 전문점도 있고 그 외 고기튀김이나 반찬도 활발하게 팔립니다. 싸이우어(태국 북부식 양념소시지) 매장이 제일 전면에 떡하니 좋은 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규모에 걸맞게 과일도 손쉽게 살 수 있는데, 해자 쪽 도로 면에 있는 노점과일상이 몇 있고, 시장 뒤 켠 골목길에도 몇 개 업소가 있는데 가격은 뒤 켠이 더 저렴하고 그랬어요.
각종 육류, 생선 파는 섹션도 실내에 크게 마련되어져 있는데 거기는 냄새도 나고 바닥이 질척해서 아예 안 들어가 봤어요.
대부분의 시장이 그러하듯 아침에는 식재료 팔고 저녁이 되면 시장은 문 닫고 앞 길에 먹거리 노점들이 쭉 들어섭니다.
치앙마이문 시장 밤풍경
반찬가게
서쪽의 똔파욤 시장
이 시장은 해자 면에 닿은 곳이 아니라, 쑤언덕 게이트에서 치앙마이 대학 방면으로 쑤텝길을 타고 쭈욱 가다보면 님만해민을 지나쳐서 곧 만나게 되는 곳입니다.
음... 이 시장은 뭔가 다양하게 판다기보다는 한 가지 제품에 좀 특화된 시장인거 같은데요, 태국 북부 소시지인 ‘싸이우어’와 돼지껍데기튀김 ‘캡무’ 매장이 아주 많았어요. 물론 시장이니까 과일이 아예 없지는 않았는데... 왠지 좀 성에 안차는 느낌이랄까... 저로서는 그냥 큰 감흥은 일지 않았어요. 규모도 뭐 그럭저럭 했구요.
싸이우어와 돼지껍데기 튀김을 아주 좋아해서 왕창 사고 싶은 캐릭터라면 와볼만 하겠어요.
하지만 그건 치앙마이문 시장에서도 살 수 있으니까... 뭐... 님만해민 구역에 있으면서 정 심심하면 한번쯤 와 볼 만은 하겠죠.
북쪽의 창프악 시장
이 곳 역시 치앙마이문 시장처럼 아침에 활발하고 그 외의 시간은 그냥 침침한 상태로 있는 곳이었어요.
제 개인적은 느낌으로는... 시멘트 건물 내부는 여행자 입장에서 크게 별 볼 일이 없었고 창프악 문에서 북쪽 길을 따라 가장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노점의 매대들이 더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일도 나와 있고 채소도 나와 있고 각종 아침으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 저렴한 수준의 빵이나 고기 꼬치구이 집, 죽 집, 뭐 그런 것 들이요. 가격은 현지인 상대인 곳이라서 아주 저렴했어요. 애써서 찾아올 정도는 아니지만 숙소가 이 근처면 아침에 슬슬 산책하러 나와서 과일도 채집하고 로컬의 생활상도 보면 좋아요.
저는 이곳에서 생강차에 각종 견과류 들어있는걸 1봉에 15밧에 샀는데요, 건물 안쪽에 있는 가게였어요. 달달한 생강차 안에 강낭콩, 은행, 물밤, 대추가 들어있어서 아주 그냥 목으로 술술 넘어갑니다.
창프악 시장 옆 죽집
그리고 해자에서 동쪽방면으로 좀 떨어져 있지만 치앙마이의 부엌이라고 불릴 자격 있는 ‘므앙마이 청과물 시장’. 이곳은 예전에 끄적거린 적이 있어서 그 글로 대신합니다.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yinfo&wr_id=30116
그야말로 치앙마이의 식자재를 책임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청과물과 고기, 해물 등이 대량 유통되는, 정신없이 분주한 곳이에요. 저희는 낮에 가봤었는데 아침에만 활발하다 꺼지는 다른 시장과는 달리 낮에도 꽤 활기가 있긴 했어요. 워낙 거래량이 많고 오는 사람들 손도 커서 그런가봅니다. 하루 중에 언제가 제일 활황인지는 사실 감이 잘 안 잡히네요.
시장이 크니까 과일 가게들이 모여 있는 구역도 몇 구역 되는데, 여행자 입장에서 금세 찾기 좋은 건 강변도로 쪽으로 나있는 그 구역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지어로는 ‘깟 루앙(큰 시장)’으로 불리는 ‘와로롯 시장’
북부말로 ‘깟’이 시장이란 뜻입니다. 표준말로 ‘딸랏’에 해당되는 말이죠.
위치는 창모이 길(코리아 하우스가 있는 길이에요.)을 타고 해자 반대쪽으로 걷다보면 붉은색 패루를 통과해 곧 만나게 되는 대규모 시장입지요.
사실 이곳은 우리가 흔히 와로롯 시장이라고 부르는 구역은 ‘와로롯 시장’과 강변 쪽의 ‘똔 람야이 시장(람야이 나무 시장)’이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습니다. 육교로 연결 되어있어요. 우리 같은 여행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이름이 다른 이 두 시장을 함께 묶어서 대략 한 뭉탱이로 보고 와로롯이라고 부릅니다.
강변도로쪽으로는 꽃 시장이 줄지어 서 있는데요, 예전에 근처 분위기 칙칙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을 때 방 분위기 좀 나아질까 해서 꽃 한다발 산 적이 있는데 몇 십 밧 밖에 안 했던 기억이 있네요.
혹시 여행지에서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면... 얼른 이곳으로 달려와서 멋진 꽃다발 하나 만들어 가시길요. ^^
다른 시장들의 건물 내부가 단층인 것과는 달리, 이 두 시장은 건물 안 쪽이 지하 포함 3층구조입니다. 1층에는 말린과일, 식재료 등 상점이 있고 2층에는 의류, 그리고 지하에는 식당가가 있어요. 두 시장 모두 비슷하지요. 오래된 시장 특유의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시장 건물 바깥 쪽의 길 마다 골목 마다에도 점포와 행상이 빼곡해요.
이곳은 외국인 여행자... 정확히는 중국인들의 손을 좀 탔어요. 그래서 왔다갔다하다보면 중국어로 막 호객하는데 대부분 건과일이나 견과류 같은 제품을 파는 상인들이군요. 하긴 그거말고 여기서 여행자가 뭘 사겠어요.
아래글은 무려 6년전에 끄적인 이 시장에 대한 장광설이였는데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asic&wr_id=4657
지금은 그때랑은 달리 건물내부에 식음료 파는 곳도 상당히 깔끔하게 정돈되었고, 외국인여행자(정확히는 중국인 여행자)를 기대하는 상인들도 많아졌더군요.
저 글에 보시면 와로롯시장 바로 옆 골목에 있는 몽족(태국 고산족 중 한 부족) 시장도 이야기도 살짝 있고 뭐 그렇습니다.
시간 넉넉하시고 재래시장에 관심 있으시면 가 보시는 걸로... ^^
창모이길 와로롯 시장 가는 길의 공예품점. 기념품으로 살만한 것들이 많다.
위치 https://goo.gl/maps/f7oKzBFpoBR2
와로롯 시장 내부
태국의 지역 재래시장이란게 어디나 할거없이 산뜻함, 나풀나풀함, 예쁘장함 이런거랑은 거리가 완전히 먼 곳이어서 블로그 꾸미기용으로 쓸 예쁜 사진이 나오기는 어렵죠. 시장 사진 찍어보면 왠지 거기서 건어물 냄새, 오래된 벽 냄새, 상인들의 땀 냄새가 날 것만 같아요.
저는 그냥... 이런 곳에 오면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하루의 결을 따라가 보는 의미로다가, 저 역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