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껫(푸켓)] 풍경화 그 자체, 작고 아름다운 <야누이> 해변
푸켓이 제주도처럼 하나의 도(짱왓)을 이루는 꽤 면적 큰 섬이에요. 섬 서해안 만 하더라도 빠똥, 까론, 까따, 방타오, 카말라 같은 잘 알려진 해변 말고도 곳곳에 작은 해변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자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놀거리, 먹거리 같은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갈 마음이 생기고, 또 푸켓이 해변간 이동이 상당히 편치않은 곳이라서 마구 쏘다니기가 참 힘들어요. 교통만 좀 편하면 빠똥에 머물면서 다른 해변으로 유람가도 좋은데... 교통비 생각하면 그게 잘 안되니 말이에요. 그래서 유명한 곳에서만 지낼 수 밖에요...
저는 푸껫 있다가 방콕으로 오니 택시비가 정말 ‘오 ~ 감사합니다.’ 싶은겁니다. 푸껫 교통비에 비하면... 방콕 시내에서는 웬만큼 좀 돌아가거나 길이 막혀도 정말 아무렇지가 않습니다. 아... 미터사기에 걸리는 거는 말고요. 그건 진짜 황당하더군요.
하여튼 푸껫의 작은 해변들은... 그 존재를 몰라서 못 간다기보다는 알아도 가는 교통편이 너무 번거롭달까... 그래서 가기가 좀 그렇지요.
이번에 우리는 차가 있어놔서 그전에서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야누이 해변으로 가서 일박을 하게 됩니다.
이곳의 위치부터 일단 파악을 해야할텐데요... 푸껫섬의 남쪽 부분에 나이한 해변이라고 있습니다. 사실 이 나이한 해변도 좀 마이너하긴한데... 그래도 야누이에 비하면 커요.
이 나이한 해변에서 프롬텝 곶 방향을 향해 차를 잠깐만 타고 가면 짜잔~ 하고 나오는 곳이 바로 이 작고 예쁜 야누이 해변이였습니다.
위치 https://goo.gl/maps/1iVyytsjqVE2
그럼 자차가 없으면 어떻게 여길 오나...
제가 여기 있으면서 이곳에 오는 다른 여행자들을 보니까 오토바이 타고 오는 경우가 꽤 많았어요. 근처 나이한에서 온 여행자들일까요. 이게 아니라면 대절 택시를 구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대략 얼마인지는 잘 가늠이...
일단 왔으면 짐을 풀 장소를 구해야겠죠.
우리가 묵은 숙소는 해변에서 천천히 걸어서 한 4~5분정도 거리에 있는 <센스 오브 야누이 Sense of Yanui> 라고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리셉션 앞에 요금표를 써 붙여 놨는데 비수기 평일 기준으로 에어컨 더블룸에 500밧이에요.
그런데 성수기나 주말에는 기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높게 책정해놨더군요. 우리는 일 년 중 방값이 제일 하한가일 때 간 거지요.
위치 https://goo.gl/maps/yZ6JdTvd2mK2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enseofyanui/
방 개수가 대략 10개정도 되었나... 하여튼 그다지 많진 않았지만 객실면적은 꽤 넓고 청결한데다가 이정도 가격에 이만한 시설이면 불만을 가질 틈이 없었는데요.
한 가지 문제가 수돗물에서 소독약냄새가 꽤나 나서 피부가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이게 트러블이 생길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여튼 뭐 이 구역에서 묵을 여행자라면 숙소는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정하면 될테죠. 작은 오솔길 같은 포장도로 양옆으로 숙소가 그래도 꽤 보였습니다.
우리처럼 차를 빌려서 운전을 하거나, 또는 근처 해변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오든, 또는 대절택시로 오든... 굽이굽이 길을 넘어 이곳까지 이르렀다면 이제 해변을 즐겨야 될 텐데요.
이곳은 진짜 사이즈가 아담한 미니해변이에요.
근데 이곳의 전반적인 풍경이 정말 한 폭의 그림처럼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작은 화면 안에 각종 해변의 아이템들이 아주 응축되어있다고 해야하나...
야누이 해변에서 도로를 등지고 서서 바다를 향해 있으면 ‘꼬 맘’이라는 작은 섬이 바로 눈앞에 있어요. 그리고 서있는 방향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저 너머로 나이한 해변이 살짝 보이고 나이한 해변에서 제일로 쳐준다는 더 나이한 이라는 리조트도 보입니다.
또 오른쪽으로 높게 솟아있는 언덕에는 풍차 전망대가 있습니다.
왼쪽 방향으로 쭈욱 가면 프롬텝 곶이 존재하고요.
해변 모래사장에는 작은 바위산 같은 커다란 바위 무더기 곶이 하나 있는데 이런걸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는데 낚시꾼들이 아주 좋아할만한 바위더군요. 큰 갯바위라고 해야하나... ?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물 빠진 돌 밭 위에서 뭔가를 줍는 사람들도 있고 물속에서 파도랑 놀이하는 사람들도 있고...
우리가 방문한 시기는 10월 비수기 시즌인지라 해변에는 파라솔이나 비치체어 같은 건 설치되어있지 않았는데요, 예전 기억에는 성수기 때 이곳을 지나가면서 보니까 파라솔이 있었던거 같거든요. 섬은 비수기 성수기 무드가 많이 다르니까 비수기라 설치를 안했는지... 성수기때 혹시 이곳에 들려보시면 현장분위기 좀 알려주세요. 저로서는 비치체어가 없는게 훨씬 좋았습니다.
이 작은 해변에도 음료수 파는 곳도 있고 스노클 빌려주는 가게도 있고 뭐 아주 적막강산은 아닙니다.
세르게이 형님과 나타샤 언니들은 오토바이 타고 많이들 놀러오고요, 저녁 무렵에는 차를 대절해서 온 중국인 여행자들도 상당히 보였어요.
그리고 풍경이 이뻐서 그런지 전문 사진사가 커플들 야외 촬영하는 것도 보았어요.
더운데 다들 고생이 많소...
도로변에 식당이 있어서 밥을 찾아 먹는 것도 별문제는 없는데, 우리는 점심에는 숙소에서 컵라면 같은 거 먹고 저녁에는 나이한 구역으로 넘어가서 독일식당에서 소세지 먹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생각해보니 야누이 해변에 오기도 참 쉽지 않은데 온 김에 이 해변 언저리에서 석양의 기운 느끼면서 밥을 먹었어도 좋았겠다 싶긴 하더군요.
푸껫에서 여행자들이 상당히 곤란을 느끼는 부분이 참으로 못 돼먹은 교통비인데, 그로 인해 이동에 제약이 꽉 걸려버리는 게 일상다반사여서 그게 참 아쉽습니다.
물론 젊은 서양인 여행자들은 오토바이 타고 신나게 달리긴 하지만... 푸껫의 도로가 경사도도 있고 커브도 많고 해서 늘 볼 때 마다 조마조마하더라구요.
10월 우기였는데 우리가 이곳에 있을 때는 화창했어요. 그래서 그런가 야누이의 모래빛깔도 아주 정갈하니 좋았고, 바다도 그날따라 잔잔하고 양옆으로는 높은 고개가 있어서 뭐랄까 전형적인 배산임수 같은 지형이더라구요.
그리고 의외로 마스크 쓰고 스노클 물고 해안가 언저리에서 스노클링 하는 사람들도 나름 좀 보였습니다. 저로서는 ‘푸껫 해안 언저리에서 스노클링하면 뭐가 보이긴 보일까나?’ 싶긴 한데...
경험이나 평에 의하면 그래도 ‘바나나 해변’(일일투어로 가는 산호섬의 그 바나나해변 아니고 방타오에서 북쪽으로 가면 나오는 작은 해변)에서 스노클러들을 좀 봤었구요, 나이한 해변에서 안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있는 ‘아오 쏜 해변’이 그나마 좀 볼게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까 야누이 해안에는 큰 갯바위 같은 돌빡이 있지 않겠습니까. 바로 앞에도 섬이 있고요. 그래서 그 돌 언저리에 주변에 물고기가 좀 살 것 같긴한데, 그래서 스노클링하면 뭔가가 보이는건지 어떤건지... 그건 저희가 직접 물 속에 들어 가본 게 아니라 확신이 좀 안 서는데 서양 언니들은 꽤나 들어가더라구요.
저녁에 나가서 보는 풍경도 이곳의 지형지물이 밋밋하지 않아서 정말 멋들어지고... 여기 있으면 빠똥과 이 해변이 같은 섬이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마 비수기여서 더 그 차이가 더 났을 거 같고요, 하여튼 분위기가 정말 천양지차였어요.
아침나절에 숙소에서 해변으로 자박자박 걸어서 나가보니 정말 고즈넉한 풍경...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 여행자들이 오토바이를 붕붕 타고 오기전의 야누이 해변도 참 이쁘더군요.
저로서는 작고 깨끗하고 예쁘고 한적하기도 해서 여러모로 꽤 좋은 느낌이었는데 아마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여행자에겐 상당히 심심 할 수 있을 거에요.
다음에 푸껫에 간다할지라도 차를 빌리지 않고서는 들고나기가 좀 그렇긴 한데... 만약 나이한 해변에 묵게 된다면... 거기서 여기는 아주 단거리니까 오토바이 빌려서 오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단 1박 밖에는 안했지만 그래도 야누이의 아름다운 해안풍경을 눈안에 가득 담고, 근처에 있는 나이한도 들리고 바로 옆에 있는 풍차 전망대 (Windmill View Point–여기도 중국인들이 난리법석)에서 기가 막힌 석양도 보고해서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