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sing multilingual Kids
외국에 장기간 거주 및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갖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아마도 다국어 구사 능력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 같은 국제화 시대에 모국어 이외에 거의 모국어 수준으로 하나 혹은 다 수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이라는 험난한 여정을 순항하기 위한 매직 아이템급 무기가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외국에서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모두 모국어 수준으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외국어 수득에 집착하다가 모국어 구사 능력의 수준만 낮아지거나 모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만 5세 아이를 둔 저의 경우도 앞으로 소중한 아이의 언어능력을 어떻게 배양시켜 주어야 할 것인지 고민하였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인 NIST에서 개최된 Raising Multilingual Kids 라는 주제의 세미나 (4~7세 사이의 아이를 둔 비 영어권 학부모를 대상으로 함)를 다녀왔고, 비슷한 고민을 하실지도 모르는 저희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요약 및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내용은 제 편의상 국영문 혼용입니다. 양해를 ^^;
- 제 2 외국어로서 영어 구사 능력의 발달 단계 (총 6단계로 구분됨 )
1. 적응 준비단계 (0 ~ 6 개월): 침묵단계, 청음 및 기본 단어에 대한 이해력 증진.
2. 초기 적응기 (6 ~ 12 개월): 간단한
단어 및 짧은 문장의 사용 (제 아이는 이 단계입니다.)
3. 영어의 구사 (1 ~ 2 년): 익숙한
주제에 대해서는 좀 더 다양한 어휘를 이용해서 토론이 가능.
4. 유창한 영어의 구사 - 초기 단계 (1 ~ 3 년): 생활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유창한 언어의 구사, 부족한
글 쓰기 능력 (보통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유창한 언어의 구사 단계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죠, 저처럼, 아 그렇다고 제가 영어가 유창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쪼~끔 ㅠㅠ;)
5. 유창한 영어의 구사 - 중기 단계 (3 ~ 5 년): 유창하게 영어로 일상 생활 및 학교생활 등이 가능하나
native speaker와의 차이는 아직 존재함,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글쓰기가
가능. 생각하거나 꿈을 꾸는 것도 영어로 생각할 수 있는 단계.
6. 유창한 영어의 구사 - 고급 단계 (5 ~ 7 년): 대부분의 주제에 대한 유창한 토론 및 글쓰기가 가능. (4 ~ 7세의
아이의 경우 이 단계를 거칠 경우 native speaker와의 능력 차이가 거의 없음)
- 위 4 단계 (유창한
영어의 구사)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
1. 전제 조건: 마치 집을 지을 때 지반을 다지는 것 처럼 모국어에 대한 기반이 공고하게
다져져야 함. 아직 모국어가 완숙하지 않은 유아나 어린이의 경우 집에서의 사용언어는 반드시 반드시 모국어여야하며
모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서 부모가 노력해야 함. 아울러 모국어 문자 독해 능력 또한 요구될 것임. 그렇지 않을 경우 영어 구사 능력의 향상 또한 제한될 수 있음. (한
태국 모친의 경우 아이가 6학년인데 태국 말에 유창하지 않을뿐더러 글은 아예 읽으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참 불쌍하더군요.)
2. 빈번하게 사용되는 약 500 단어에 대한 청음 및 이해 (적응 준비 단계)
3. 추가 적인 500 단어의 청음, 이해 및
언어 및 구사 (초기 적응기)
4. 2,000 단어의 추가 (영어의 구사) 및 3,000 단어의 추가 (유창한 영어의 구사-초기 단계)
5. 유창한 영어 구사의 중기 및 고급 단계는 반드시 적절한 학교 교육이 수반되어야 함
- Home support -How to help?
1. 모국어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라: 집에서는 모국어만을 사용할 것. 만일 영어를 사용할 경우 모국어
사용을 "강제"할 것 (얘네들 이런 표현을 잘 안 쓰는데 유창한 모국어가 중요하기는 한 모양입니다.
2. 영어로 읽고 그 내용을 모국어로 토론하라: 제 개인적으로는 이에 대한 노력이 bilingualism을 기르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으나 모국어와 영어를 따로따로 잘하거나 연계가 잘 안 된다면 대단한 문제겠지요? 즉 언어
간의 "connection"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만일 영어를 모국어로 동시통역할 정도의 능력을 기르기 원한다면 단어간 미묘한 뉘앙스 차이까지 connection이 필요하겠지만 아직은 그 단계는 먼 이야기 같습니다. 아물러
두 언어 중 하나가 선행할 경우 나머지 언어에 대한 사고 또한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하는데 언어간
connection은 중요 중요하겠지요. 부모로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3. 학교수업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영어를 접할 기회를 늘릴 것: 아파트나 콘도의
경우 주위 아이들과 뛰어 노는 것, 집에서 영어 만화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임.
4. 아이를 채근하거나 실망감을 보이지 말 것: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이 세미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을 하면 "영어 구사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모국어 구사 능력 향상이 중요하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영어를 책임질 테니 부모는 모국어를 책임져라!" 였습니다. NIST의 경우 year 2부터 한국어 수업을 시키나 집에서 부모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아울러 제 아이가 정상적인 영어의 수득 과정에 있고, 앞으로의 발달 과정을 monitoring 할 수 있는 배경지식 또한 얻게 되었습니다. 쓰다 보니 스크롤의 압박이 만만치 않았으나,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하시고 부디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