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거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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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거같아요.. ㅋㅋ

냐옹v 7 2395
안녕하세요...

몇일전에.. 태국으로 시집을 온 아낙네입니다.. ^^;;

태국으로 시집을 왓다는게... 태국인 남성과 결혼을 했다는 말은 아니고..

결혼해서 태국에서 살게 됐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듯합니다...

저희는 일본유학중 만난 홍콩남 한국여커플이예요..

제가 일본에 처음가서 일본어 한 마디 못했던 그때 왜그렇게.. 롯본기 클럽에 가고싶던지..

용감하게 지하철을 타고.. 그것도 혼자서!! 롯본기까지 갔건만..

헤메기만 하고.. 춥고 졸립고 주변엔 연말이라고 쌍쌍이 행복함을 과시해가며 지나가던 인파들..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곧 외롭단 생각에 그냥 포기하고 돌아오던 전철안에서..

우연히 듣게 된 중국어 몇 마디에 어찌나 반갑던지.. 미친듯이.. 달려가 길을 물었더랬네요..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때 전..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네요..

롯본기까지 찾아갈때가 힘들었지 이미 돌아오는 길은 다 알던 터.. 우에!! 길을 물었을까요 ㅋㅋ

진정 딴 맘은 없었던건지.. 스스로도.. 의심스러운 부분입니다.. ^^;

그래도.. 중국어 하는 한국인을 첨 봤다고 신기해하던 이 남자..

뒤이어 앞으로 일본생활 도와주겠다고.. 자기만 믿으라던 이 선수같은 폭풍순발력의 소유자..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제 멜 주소를 받아냅내다..

(지하철에서 3분 이야기 나눈 사람에게 멜 주소를 달라는게 말이 됩니까? 또 준 사람은 뭡니까...?)

2006년의 마지막 날 한국여 홍콩남의 도쿄에서의 첫 만남.. 그러므로 신이 주신 운명이라는 선물?

머 이런.. 약간은 억지스럽기도 한.. 절대공식을 만들어내고.. 그간 믿지도 않던 신을 숭배하면서...

지금은 제 남편으로서 직무수행중입니다.. ㅋㅋㅋ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함께 하기 까지.. 다른분들 못지 않게 수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안에서 울고 웃기를 반복해가다가 드디어 한달전에 홍콩에서 모든 서류까지 정리를 마치고..

12월 3일 제가 이 곳.. 태국..

그가 열심히 파견근무를 수행중인 이 곳 태국..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저희는 진짜 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바로 오늘 임신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해 본 테스터.. 반응이 두 줄을 보이며 씨익 웃어줍니다.. ㅋㅋ

쑥스럽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제 스스로 멋쩍어하며.. 배를 훓어가며.. 속삭여 봅니다..

"녀석.. 참 기특하기도 하지..

결혼식에 한국과 홍콩 양가 인사다니며.. 서류준비까지 해야햇던 그 바쁜 와중에..

엄마 아빠라고 찾아오다니...너역시..날닮아 극성스럽구나" 하고.. 피식 웃음만 나옵니다..

아직 남편한텐 말도 안했네요..

지금쯤 회사에서 기를 쓰고 일하며..

편하게 집에서 놀고먹는 저의 신분을 한참이나 우러러보고 있을 안쓰러운 내 남편..

돌아오면.. 무어라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막 떨리고.. 그렇습니다.. 혼자 신이 나서 이런 저런 상상들만 하고 있습니다..

나.. 임신햇어.. 라는 말을.. 어떤 나라말로 해야.. 이 사람 심장이 더 큰 전율을 느낄까요.. ㅋㅋ

막 짜증섞인 목소리로.. 당황하게 해 보는건 어떨까..

아님 감동에 겨워 우는 여자의 모습을 과시해가며.. 흐느껴보는건 어떨까..

그것도 아니면.. 아무 말도하지 말고 뚱하게있다가..

화장실에 있는 테스터를 스스로 보고 물어올때까지 시큰둥하게 있어볼까..

이런 상상들로 머릿속에 꽉 차 있습니다..

어떻게.. 놀라게 해줄까요...

혹시 여러분은 어떻게 하셨었는지.. ㅋㅋ

경험이 없다보니.. 별걸 다 묻네요..

아이디어.. 좀 주세요...^^;;
7 Comments
쿨디바 2010.12.11 00:49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글 아주 재미나게 잘 쓰시네요.
글이 넘 재밌다보니 웃느라 아이디어가 생각 안 남미다. *.*b

인연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이뤄진다죠.
두분께 축하 드리겠구요..
상큼하고 발랄한 그리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행복 만땅 되시고 아울러 태아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길 축원할께요. ^^
냐옹v 2010.12.12 23:02  
쿨디바님도 너무 행복해 보여요.. 문체에서 행복이 묻어나오는듯 ^^
앞으로도 쭈욱 같이 행복해보아여~ ~
천천 2010.12.13 16:39  
님의 행복한 마음이 제게도 전해지는것 같아요^^
많이 축하드려요^^
방콕댁 2010.12.14 11:07  
특유의 행복바이러스를 갖고 계신 분인 것 같네요.
글을 읽고 있자니 저까지 행복해지네요..
옛날 생각도 나고.. ㅎㅎㅎㅎㅎㅎㅎ
글 올리신지 몇일 지났는데.. 남편분께 어떻게 그 기쁘고 놀라운 소식을 전하셨는지 궁금하네요. 남편분 반응도 궁금하고요..
인연이 되려면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고... 이렇게 첫눈에 확 반해서 결혼까지 꼴인~한 커플은 어떻게 사나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많이 많이 마음껏 행복하시고요, 앞으로 자주 뵈요 ^^
임신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kaity 2010.12.19 00:46  
우와...멋지십니다. 정말정말 축하드리구요.
저도 기억이 가물거리네요. 어떻게 전달했는지...
그런데..님은..그렇다면..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이젠 태국이니..태국어까지 섭렵하시겠네요. 호호홍~~ 부러워라...
암튼 너무너무 축하드리구요. 남편분 오래기다리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한해의 마지막날...빵~ 하고 터뜨려보심이...^^;
허기야 나같으면 전화로라도 당장 할거 같아요. 그래야 왕비대접하루라도 빨리 받지..
초록뱀 2010.12.21 00:29  
ㅋㅋ 글 재미나게 읽었내요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어떤 반응이엿는지 궁금하내요 후기 부탁드려봐요

아 난 어땠나?
울서방왈...뻥치지말고..하고싶은 말이나 해..헉..세상에 지 마누라 뻥쟁이로 만든 울서방..
지금생각하믄 웃기지만..당시 얼마나 황당했엇는지 갑자기 열받아지네요 ㅋㅋ
쿠루쿠루 2011.01.21 20:06  
ㅋㅋ다른분들처럼 저도 아주 재미나게 읽었어요.넘넘 축하해요...
첫아기라 기쁘면서도 아주 신기한 기분 저도 알것같아요.ㅋㅋ
저도 제아이를 보면서 가끔 너 어느 우주에서 왔니??라고 물어봅니다..ㅋㅋ
일본 동경에서 유학했군요,,나도 결혼하고 4년동안  나고야에서 살다 태국으로 이사왔어요..
둘째는 태국에서 낳을 계획인데,,내년쯤 생각하고있어요..아직 첫째가 10개월이라..언능 빨리 줄줄이 낳아서 키우고 쉴려구요,,ㅋㅋ 출산에 관한 여러정보 공유해요..아기가 중국.일본 한국.태국 어느나라 음식을 찾나요??입덧이 심하지않음 좋을텐데..츄카하고 몸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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