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리> 촌부리에서 애기데꾸 살기 6. 짜뚜짝시장 간 날
너무너무 무료하고 덥던 어느날 오후, 울 성목이와 저는
한시간에 한번꼴로 남편에게 전화를 했었더랬습니다.
'남편,.. 심심타..' '아빠 언제와??'
그날 밤 8시쯤 집에 납셔주셨습니다. 올만에 일찍 들어
온겁니다.
성목이랑 저랑은 너무 기뻐서 팔짝팔짝 뛰었고, 울 남편은
짜뚜짝이라는 시장에 구경가자고 합디다.
사실, 저는 시원한 빅씨나 까르푸가 더 땡겼지만, 군말없이
따라줬지요~
짜뚜짝시장은 울집에서 차로 5분-7분정도 거리에 있슴다.
와.. 울나라 남대문시장같은 시장이더군여.
없는게 없이 다 있는것 같습디다.
군것질도 하고, 옷구경/신발구경도 하고, 재미있었습죠.
울 남편 멍멍이한테 관심을 가집디다.
이 개 저 개 많이도 구경하더구만요.
성목이도 개를 좋아하는지라 두 부자가 이거어때 저거어때
난리도 아닙디다.
그러나 개를 관리해야하는 저는 딱 싫었슴다.
개를 안키워본건 아닌데, 직장생활을 한데다 오만가지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제 라이프스타일엔 개는 방해꾼이자
귀챦은 '일꺼리'정도였죠.
싫다고 싫다고 해도 두 부자가 사자고 사자고 난리를 치는바람에
얼렁뚱땅 세인트버나드 한달 된 놈을 사고야말았슴다.
일단 사고보니 가끔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성목이가 너무
좋아해서 기냥 받아들이기로 맘 먹게됬죠. 이름은 '심바'라고
지어줬슴다. 마침 그당시에 '라이온킹'동화책을 많이 읽고
있었거든여. 심바처럼 훌륭한 개가 되라구 이름지어줬는데
이 놈 볼수록 바보스럽습니다. ㅠ.ㅠ
심바의 몸값을 처음엔 만육천밧을 부르더이다.
울 남편, 안되는 태국말루 머라구머라구 한참 얘기하더니
만사천밧으루 깍긴했는데, 나중에 집주인 미스터낏이 그런거 살때는
자기랑 같이 가자고 합디다. 만밧정도면 살 수 있다고... 쩝~
이렇게 하여 나에겐 일꺼리가.. 성목이에겐 동생이.. 생기게 되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