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배낭여행] 14/09/15 [3일째, 태국 꼬리뻬] 리뻬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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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배낭여행] 14/09/15 [3일째, 태국 꼬리뻬] 리뻬섬으로~

해와별이 2 3226

정말 기차 침대칸은 최고였다! 어제 리조트보다도 더 잘잤다는 ㅋㅋ
근데 두가지 흠이 있었으니,
한가지는 너무 추웠다는것! 긴팔 옷까지 꺼내입고 잤는데, 반바지를 입은 다리가 너무 추웠다.
광돌 덮은 이불까지 뺏어 덮고 싶었는데, 이녀석은 이와중에도 이불 걷어차고 차더라 ;;
두번째 흠은 기차가 너무 덜컹덜컹거리는 것!
낮에는 화장실에 갈때도 걸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다녔는데, 밤부턴 휘청휘청.. 흔들거림이 장난아니였다.
흔들거림에 깨서 시계를 보니 11시반쯤이였는데, 잠결에도 이러다 기차가 분리되는건 아닌지 걱정을 하며 잤다 ㅋㅋ

 

그렇게 6시쯤 일어나서 배가 고프다는 광돌에게 어제 산 17바트짜리 닭다리 하나 먹이고, 해가 뜨기시작하는 창밖을 구경했다.
근데 그때부터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하는...
아.. 나의 흔적을 정말 태국 기찻길에다가 남기기 싫었다!(기차 화장실은 자연적 시스템 ㅋㅋ 걍 기찻길로 떨어진다.)
언제 숙소로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더이상 참을수 없었다 ㅋㅋ
그렇게 화장실에 가서야 그동안 내가 화장실을 거꾸로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생각보다 정말 시원하게 볼일을 볼수 있었다!

 
당당하게 자리로 돌아와서 광돌에게 시원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너도 다녀오라고 ㅋㅋㅋ
그렇게 두 모자는 태국 기찻길에 우리의 흔적을 자랑스럽게 남겼다!

 

하도 태국기차는 연착이 잦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도착시간인 6시 45분이 지나서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러다 7시반쯤 사람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기 시작하는 걸 보고 뒤에 있던 아저씨를 쳐다봤더니 "핫야이 핫야이" 이러신다 ㅋㅋ
지금까지 태국사람들은 모두 너무 친절하다.
MRT에서도 내가 큰 가방을 메고 타는걸 보자마자 아저씨 셋이 일어나고,
기차역 안에서 기차를 기다릴때도 뒤에 아저씨가 방긋방긋 웃어주고,
기차 탔을때도 옆에 할머니가 타이어로 계속 말씀해주시고(ㅋㅋ 광돌은 계속 "왓! 왓!") 옥수수까지 주셨다.

 

그렇게 45분쯤 연착된 기차에서 7시 30분쯤 핫야이 역에 내렸다!
뭐 당연하다는듯 내 짐을 대신 들어주는 여행사삐기(?) 아저씨..
못이기는척 이끌림을 당해 한 여행사로 들어갔다 ㅋㅋ

 

꼬리뻬까지 들어가는 밴과 스피드보트가 별이 850밧, 광돌 750밧 해서 1600밧이란다.
그때 처음으로 후회했다. 좀 알아보고 올껄 ㅋㅋ
이게 적정가격인지 사기가격인지 알수가 없다.
우선 나 "too expensive"
아저씨 계산기를 내민다.
난 "1000" 아저씨 "(안돼) 1500"
다시 난 "1300" 아저씨 "(안돼)"
내가 가게밖에 나가는척을 하니까 아저씨 "1400" 그리고 나는 찜찜한 마음으로 "OK"

 

그리고 바로 쭈에게 문자. "가격좀 알아봐줘"
그랬더니 어떤사람은 1인에 1400밧 준 사람도 있다면서 적당한거 같다고 ㅋㅋ

 

그래서 찜찜한 마음을 내려놓고 핫야이를 좀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가게들도 문을 닫았고, 출근하느라 부산한 그냥 작은 도시였다.

 

그렇게 8시 50분쯤 여행사 앞으로 우릴 데릴러 온 밴을 타고, 유창한 영어를 하는 미국인(? ㅋㅋ) 두 커플과 함께 빡빠라항구로 이동.
11시쯤 도착하여 항구앞 여행사에서 스피드보트 타는 표를 바꾸는데, 자꾸 노란종이, 빨간종이를 주면서 1,000밧을 내란다.
앞에 외국인 두 커플은 아무렇지도 않게 걍 그 종이를 들고 돈내고 가는데, 난 자꾸 뭔가가 이상하다.
계속 나는 필요없다고 하는데, 계속 돈을 미리 내야한댄다.
"I don't understand"
뭐 어쩔수 있나. 돈 내라는데. 정확히 알아야지.
알고보니 빨간종이는 꼬리뻬에서 빡빠라로 나오는 딱지, 노란종이는 빡빠라에서 핫야이로 가는 딱지.
리턴표를 미리 사야만 꼬리뻬에 들어갈수 있다는 것이였다.
아놔 이걸 어째.. 꼭 사야된다는데..
그래서 나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고, 가는곳은 핫야이가 아니라 끄라비다 했더니,
리턴표에 날짜는 "Open", 목적지는 "끄라비"로 바꿔주었다.
그러면서 광돌은 공짜로 해주겠다고, 올땐 1,400밧이였는데 갈때는 1,000밧이니 싼거 아니냐며..
근데 핫야이와 끄라비가 거리차이가 얼만데 그렇게 해주겠다는건지 알순 없지만, 어쨌든 꼭 사야한다니.. 결국 그렇게 1,000밧이 또 날라갔다.

 

그렇게 항구로 가서 항구이용료 20밧을 내고, 11시 50분쯤 꼬리뻬로 가는 스피드보트를 타고 나서야 그 아줌니가 나한테 뻥을 쳤다는것도 알수 있었다.
그래.. 무슨 여행금지구역으로 여행하는것도 아니고 리턴표가 있어야 들어갈수 있는곳이 어디있냐 ㅠㅠ
뭐 여튼 언제든 섬에서 나오긴 할꺼니깐 그때 써먹아야지. 그리고 꼭! 끄라비까지 데려다 달라고 해야지 ㅋㅋ

 

근데 빡바라에서 내릴때부터 바람불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왠지 느낌이 좋질 않았다.
허겁지겁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광돌에게 우비 하나 입혀주고 그렇게 스피드보트를 탔는데..
이건 뭐 아주그냥 바이킹이 따로 없다.
광돌과 약 10분간 꺅~ 꺅~ 소리지르며 엄청 재미있다고 깔깔대고 웃고 노는데,
아저씨가 비닐봉지를 나눠주기 시작한다. 이것도 느낌이 안좋다 ㅋㅋ

 

아니나다를까.. 그렇게 10분쯤 지나 나는 손이 저리기 시작하면서 완전 기절상태.
손이 저려 온 혈관이 터질듯한 압박이 느껴지고, 난 결국 그자리에 눕고 말았다. 손에 봉지를 꼭 쥔 채로 ㅋㅋㅋㅋ

 

광돌이도 어지럽다고 하지, 나도 죽을꺼 같지.. 여기저기에서 웩~웩~ 소리나지..
앞에 태국 아주머니가 내 손을 꼭 잡아 주는데, 그것마저 난 너무 힘들었다 ㅠㅠ

 

그렇게 1시간여가 지나고 드뎌 스피드보트의 엔진이 꺼졌다.
그전에 이미 내손에 들려있던 봉지는 나의 위 내용물로 채워지고..(다행히 먹은게 없어서 나온것도 별로 없었다 ㅋㅋ)
그렇게 무시무시한 스피드보트에서 탈출할수 있었다.(내리는 중간중간 누군가의 흔적들이 ㅋㅋ)

 

근데 그게 섬이 아니라 롱테일보트로 갈아타는 곳이였다.
또 롱테일보트 값 140밧을 내고, 롱테일보트로 갈아타야한댄다.
(여기서 돈받는 언니?, 짐 내려주는 언니? 모두 남자였다 ㅠㅠ 얼굴은 다 이쁜데 목소리가 헐~)

 

롱테일보트에도 외국인 커플과 같이 탔는데,
"She is very sick, he's a good boy"

 

그렇게 힘들게 2시쯤 장작 24시간만에 리뻬섬에 도착했다!
난 짐이고 뭐고 걍 내리자마자 앉아서 쉬고, 광돌이는 파도놀이..

 

진정좀 하고 꾸역꾸역 짐을 들고 나가는데 오토바이택시 아저씨들이 어디가냐고..
진짜 정신이 없었는지 "looking for room" 이 말이 왜 생각이 안나니 ㅠㅠ
그렇게 오토바이택시 아저씨한테 이끌려 도착한 z-touch resort.

 

1 night에 2,000밧..
정말 너무 힘들어서 흥정할 기운도 없었다.
영혼없이 계산기에 1,500밧을 눌렀더니 OK

 

그렇게 생각지도 않은 고급(?)리조트에 짐을 풀었다 ㅠㅠ
바로 앞에 파타야비치가 있고, 워킹스트릿도 가깝고, 수영장도 있고, 조식도 포함에 에어컨디션룸..

짐을 풀고, 아까 리조트값으로 모든 바트를 다 써버려서 환전도 할겸, 아침에 닭다리 빼곤 아무것도 못먹었기때문에 점심도 먹을겸 워킹스트릿으로 향했다.
근데 워킹스트릿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인터넷에서 보던 그 워킹스트릿이 아니였다.
온갖 공사판에 입구에 있는 환전소는 물론,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다.
거의 끝까지 걸어갔지만 환전소는 보이질 않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물어볼때마다 환전소 위치가 달랐다!

 

광돌이는 빨리 수영하고 싶다고 난리치지, 비는 오지, 배는 고프지, 진짜 최악의 상황이...
결국 그렇게 환전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야했다.
그래! 어차피 좀 있으면 저녁시간이니까 수영좀 하다가 리조트에 환전소를 다시 물어봐야겠다~ 생각하고 광돌이와 스위밍~~~
한국에서 여행가면 구명조끼를 사준다고 철썩같이 약속을 했으나, 사주는건 사주는거지만 그걸 어케 들고다니니 ㅠㅠ
다음에 수영장있는 리조트로 가면 사준다고 다시 뻥을 치고 ㅋㅋ
수영도 못하는 광돌.. 벽잡고 왔다갔다 하면서 그래도 너무나 재미있게 논다 ㅋㅋ

 

근데 여기 날씨.. 진짜 돌아다니기엔 딱 적당한 선선한 날씨다. 바닷가나 수영장에 있으면 추워서 이가 덜덜 떨릴정도.
입술은 파랗고 이는 덜덜 떨면서도 안춥다는 광돌이를 간신히 설득해 이틀동안 못씻은 우리의 더러운 몸을 씻어내고, 리조트에 환전소 위치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환전소는 없댄다. 세븐일레븐 앞에 ATM기에서 찾아야한댄다 ㅠㅠ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진짜 온지 하루만에 다시 육지로 되돌아 가고 싶었다 ㅠㅠ
근데 우리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ㅠㅠ 그 고생을 하면서 왔는데 ㅠㅠ
돌아갈수 없다는 생각으로 다시 씩씩하게 워킹스트릿으로 가서 5,000밧을 인출했다 ㅠㅠ 이런 감격스런 순간이....

 

그리고 아까 지나오면서 본 리조트가 팬룸이 300밧이여서 룸을 보니 컨디션이 괜찮았다.
항상 팬룸은 남아있으니깐 예약 안하고 내일 오면 된다고 해서 내일 오겠노라 이야기하고,
식당으로 들어가 광돌은 해물스파게티, 나는 프라이드라이스 한그릇씩 뚝딱해우고, 슈퍼에 들러 맥주 2캔과 오징어채 한봉지를 사들고 리조트로 귀환.

 

그렇게 리뻬섬에서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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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naver.com/hosizard

2 Comments
스위트 2014.09.22 15:50  
아이를 데리고다니면 왠지 체력소모가 더되는거같아요
샐리씨 2014.09.27 11:49  
블로그에서 여행 전 준비, 총 루트 들도 보고 왔어요.
대단하다고만 생각하던 마음에 어쩐지 응원하는 마음도 더해지네요.
계속 멋지고 행복한 여정 이어나가시길! 화이팅입니다~!!

그나저나 들어가는데 고생 많이 하셨네요,
이제 리뻬에서의 띵가띵가~ 룰루랄라~의 날들이 이어지는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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