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에피소드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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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글) 에피소드 몇 가지

Robbine 61 3957
에피소드 1
 
쌈쎈으로 똠얌꿍 먹으러 가는 길에, 처음 보는 과일쥬스를 파는 노점을 보았다.
키가 큰~ 백인이 막 유쾌하게 뭐라뭐라 하면서 아줌마랑 이야기 하는데,
각각 30밧, 20밧인 두 종류 쥬스를 두 개 다 사는 가격으로 40밧을 해달라고 흥정을 한 것 같았다.
 
흠~ 신기한 쥬스인데 맛보고 싶은데, 맛 없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외국인과 아줌마의 대화가 끝나기를 옆에서 기다렸다가
외국인한테 그 쥬스 맛있냐고 물어보니까
여전히 약간 흥분된 말투로
너무 맛있으니까 두 개 다 사라고 강추 해줬다.
두 개 해서 40밧이라면서, 꼭 먹어보라고 했다.
 
외국인은 나에게 촤이니즈냐고 묻더니 코리안이라니까
강남 스타일 한 번 해주고 휙 가버렸다.
 
방금 내 눈앞에서 산 외국인처럼 아줌마한테 두 병에 40밧을 제안했더니
아줌마 상당히 얼굴 싹 바꾸면서 절대 안된다고 막 정색;;
 
뭐냐; 잘생긴 백인남자는 되고
아시안 여자는 안되냐?? 헐
 
급 마음이 상해서 안샀다.
 
근데 그 신기한 쥬스 둘 중 하나가 각 프루트 쥬스.
암파와 시장에서 샘플 주는거 쪼끔 먹어봤는데, 안사길 잘했다 ㅋㅋㅋㅋㅋ
 
 
에피소드 2
 
태사랑 게시판 글 중에서 한국여자들한테 작업멘트 날리고 그러는거
너무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연예인이 된 듯, 예쁘게 봐주는걸 즐기라고 했던 글이 있었다.
한 번 갔다 왔는데 나한텐 아무도 작업멘트 안날리던데, 난 한국인처럼 안생겼던 건가; 난 안예쁜건가;
막 이런 생각이 드는 글이었는데,
막상 가보니까 그 작업멘트라는 것이,
길에서 지나갈 때
 
"예뻐요!"
"사랑해요!"
 
이런거였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기분 나쁠만한 것도 아니었고,
연예인이 된 듯 즐길만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런 멘트를 주로 날리시는 분들은 카오산이나 람부뜨리 길거리에서 호객행위 하시는 분들인데,
보통 지나가면 막 날린다.
내가 특별히 예뻐서도 아니고, 내 미모에 첫 눈에 반해서 사랑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듣기 좋은 말을 날려서 기분 좋게 만들어서 자기 목적을 이루려는 그런 상업적인 행위였다.
 
역시, 내가 예쁘지 않아서 진짜 작업멘트는 못들은건 아닐까........................?
에이, 아니겠지? ㅎㅎ
 
 
 
 
 
에피소드 3
 
길거리 호객행위 중에는 예뻐요 말고도 그냥 안녕하세요 같은 평범한 인삿말을 건네는 경우도 많은데,
안녕하세요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많긴 했지만
니하오도 적잖이 들었고,
곤니찌와도 니하오나 안녕하세요 만큼은 아니지만 몇 번 들었는데,
곤니찌와는 거의 못들어서 별로 안거슬렸지만 꽤 많이 들은 니하오가 거슬렸다.
일단 니하오 해보고 반응 없으면 안녕하세요로 다시 말을 건다.
 
내가 그렇게 중국사람처럼 생겼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살짝 기분 안좋아질 뻔 했는데,
우리도 태국인, 필리핀인, 캄보디아인, 인도인 등등 구별 잘 못하니까
그들도 한중일 구분 잘 못하는거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서 애써 몰랐겠거니 하면서 넘어갔었다.
 
근데 결정적 한 방!
 
쏨땀 욕크록에 앉아서 먹으러 들어간 날,
혼자서 밥을 먹고 있던 남자가 있었는데
우리가 앉자 말을 걸어오는데,
중국인이냔다.
 
헐;;
 
나 중국사람한테 중국인으로 오해받은거임, 지금?!!!!!!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회복하는데에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ㅠㅠ
 
 
61 Comments
Robbine 2013.08.25 22:54  
글로벌 미인이신듯 ㅋ
현지인처럼 보이면 바가지 피해는 잘 안당하겠는데요? ㅋㅋ 엄마가 저더러 옷 가져가지 말고 거기서 사입고 현지인인척 하라던거 생각나네요 ㅋㅋ
앙큼오시 2013.08.26 17:01  
글로벌 먹방전문 피부미인 부산에계시는 피부하얀 로빈님~
아 남포동에 로띠파시는분 생겻다던데 얼른 먹으러 가보고싶네요...그맛이려나 =ㅅ=
로빈님 먹방부탁드려요..요러고 ㅌㅌㅌ
Robbine 2013.08.26 22:04  
저는 어쩌다가 피부미인이 된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오해는 이렇게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곧 찾아 올게요 ㅋㅋ
티롹티 2013.08.27 06:47  
전항상검정머리를추구하는지라 한국사람이냔말을젤마니들었고 그담이중국사람이냔말~일본사람이냔소린거의안들었었는데 지난달여행에서는 밝은갈색머리로갔더니거의일본사람이냐고물어보더라구요...일본사람특징이밝은갈색머린가봐요~~ㅋㅋ
여행기 잼나게잘읽고있습니다^^
Robbine 2013.08.27 16:52  
그러고보니 일본 사람들은 염색을 참 많이 하는것 같네요. 예전에 갔을 때도 검은 머리는 여자들 중엔 거의 없었던것 같아요. 너무 염색을 많이해서 머리가 많이 상한 사람도 많았던거 같고..
재미있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아지라엘냥 2013.08.27 13:14  
작업멘트에 대한부분 ㅎㅎㅎㅎ 공감!!!!
다 늙은 저에게 " 큐트~" 라고 할 때
이미 이건아니지 -_- ㅋㅋㅋㅋㅋㅋㅋ

 Robbine님 가신 곳 메모하면서 여행기 정독하고 있어요 ㅋㅋ
Robbine 2013.08.27 16:54  
그냥 막 던지는 말 같았어요 ㅋㅋ
안녕하세요 던졌다가 대답 없으면 니하오 했다가, 대답 없으면 곤니찌와 했다가 이것저것 막 ㅋㅋ

메모까지 하실게 있긴 했는지..ㅋ 도움이 된다면야 저도 감사하지요~
세일러 2013.08.27 14:44  
인종차별이자, 성차별을 당하셨군요~ ㅎㅎㅎ
Robbine 2013.08.27 17:22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
구리오돈 2013.08.30 18:17  
저도 중국사람처럼 생겨서...서양인들 타는 투어버스 가격을 영어로 물으니 중국어로 답해주고,
다시 소요시간과 디테일한 것들 영어로 물어도 중국어로 답하며 한자로 써 주더군요.
지금 묵고있는 미국인(50대) 집에 다른 손님이 왔다가 나를 중국인 남편으로 오해하고는
중국어로 말 시키더군요.
얼마 전 양수오에서 3D 관람 하라고(판촉을 위해) 고용 된 것으로 보이는 분들이 제게 와서
한참 설명 할 때 입니다. 아이들과 한국어로 아야기를 나누어도 계속 중국어로 설명 하다가
하우머치? 물으니 "너 중국인 아니야?"묻길래 "한국인"이라고 중국어로 답해주니 힘이 빠져
곧 쓰러질 것처럼 한숨을 쉬는데...괜히 미안하더군요.
Robbine 2013.08.30 18:41  
재밌는 경험이기도 하면서 한 편으론 불편하기도 하고 그렇겠네요. 그래도 현지인처럼 보인다는것의 최대 장점은 안전이겠죠! 태국인처럼 보이면 저도 물건값 안깎고도 살 수 있을텐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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