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휴가 - (2)깐짜나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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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의 휴가 - (2)깐짜나부리

빈&영 15 3497
이제 깐짜나부리로 간다.
우리에게 깐짜나부리는 첫 태국 여행시 유엔묘지공원과 콰이강의 다리, 죽음의 철도, 싸이욕폭포, 코끼리 트레킹, 대나무뗏목으로 점철된(이렇게 쓰면서도 어찌 하루에 저걸 다 할 수 있었는지 의아하네...) 하루 투어로 다녀온 기억뿐이다.
당시 콰이강의 다리에서 맞은 기차와 대나무뗏목의 밋밋한 재미가 기억의 전부였던 나.
방이가 내건 방콕, 깐짜나부리 연결 코스 여행에 대해 그리 큰 생각은 없었더랬다. 다만 방콕 근처에서 파타야, 후아힌, 차암 등을 뺴면 그리 갈 만한 곳이 없었기에, 여유롭게 즐기고 쉬다 올 수 있기에 흔쾌히 가자고 한 것.
게다가 깐짜나부리에는 숙소(플로이 GH)와 식당(졸리프록)이 기가 막히게 좋다고 한다.
뭐, 그러면 갈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
 
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은 롯뚜(사설 미니버스)를 탔다. 태사랑 등에는 깐짜나부리로 가기 위해 터미널 버스를 탔네, 전승기념탑에서 롯뚜를 탔네, 여행사 미니버스를 탔네 등 방법이 많았지만...
우리는 요왕님이 설명한대로 카오산 건너편 로얄호텔 앞 롯뚜정거장에서 탔다. 거기서 타면 된다.
카오산에서 버스타는 큰길로 나오면 저 멀리 왕궁이 보이고, 왕궁쪽으로 가다 나오는 큰 4거리에서 건너편 보이는 호텔이 로얄호텔이다. 그 앞에 깐짜나부리 가는 롯뚜 표를 판다. 아주 쉽다. 가격은 1인 150밧. 혹자는 120밧이라고 하던데, 아마도 플로이 GH앞에 내려주는 비용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방콕으로 올때도 깐짜나부리에서 출발하면 카오산에 먼저 내려주고 전승기념탑으로 온다. 비용을 살펴보면 다시 방콕으로 올때는 숙소에서 픽업해서 전승기념탑까지 롯뚜로 180밧이었으니 적당한 가격에 잘 탄 듯...
근데 아무래도 롯뚜 운은 없는 듯 하다. 함께 기다리던 4명 중 한명은 스님이라 맨 앞 자리에 편하게 앉아서 오고, 우리 부부는 맨 뒤 자리에 포개져 왔다. 2시간 30여분이니 망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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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렇게 온 깐짜나부리. 첫 날은 플로이 GH의 산뜻함과 친절함에 감사할 뿐이었다.
방콕의 오방콕GH가 저렴하고 깨끗하다고는 하지만 이 곳도 오래되서인지 약간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었던 것. 하지만 플로이는 700밧 정도에 너무 너무 깨끗하고 경치좋고 조용한 부띠끄 호텔이라 할만한 숙소이다. 아침마다 토스트, 커피로 시작하고, 강과 맞닿아 있는 풀장에서의 여유. 그리고 3층에 마련된 전망 쥑이는 베드에서의 휴식까지...
숙소로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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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국 여행은 맛사지와 미식여행이다. 맛사지야 워낙 복불복으로 숍과 맛사지사에 의해 좌우되지만(맛사지 얘기는 따로 다시 해보자) 음식은 내가 고르면 되니 그만한 즐거움이 없다.
특히 이번 여행에는 태국요리를 많이 먹기로 했으니...
깐짜나부리에서도 금토일 열리는 나이트마켓에서 요것 저것 사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위 사진에 보이는 쏨땀과 과일(파파야, 스타프룻, 망고), 까이텃, 팟까파오무쌉 등 다 해봐야 200밧도 안되는 가격에 우리 부부 아주~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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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기가 플로이의 새로운 자랑. 자그마한 풀. 지난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강 바로 옆에 만들어 경치가 끝내주는 곳이다. 관리도 잘되고 있어 소독약 냄새도 없고, 수질도 좋다.
내가 있는 주말 동안에는 외국 어린애들과 태국 가족들이 무더기로 진을 치고 있어 잘 이용하지 못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선선한 기운을 느끼며 즐긴 수영은 아직도 잊지 못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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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가 깐짜나부리 여행자 거리 타논 매남쾌. 깐짜나부리 시내와 한 블럭 강쪽으로 떨어져 있는 이 곳에는 숙소와 식당 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하지만 간혹 보이는 바에서는 낮부터 곱게 늙으신 백인 할아버님들과 태국 현지여성들의 만남이 이어지는데, 아무래도 파타야의 불야성 같던 바 문화가 이곳까지 들어 온 것 같다.
포크 들 힘도 없어 보이는 분이 어린 여성을 무릎에 놓고 쪼물딱 거리는 것을 보면 '저 미친 것'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오죽 못낫으면, 오죽 지 나라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면 이 곳까지 와서 저러고 있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쪼록 깐짜나부리도 파타야 꼴 나지 않았으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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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에서 요기를 안 가볼 수는 없지. 콰이강의 다리이다.
제2차 세계대전때 일본애들이 지금의 미얀마, 버마까지 군수용 기차길을 놓기 위해 연합군 포로들을 이용해 공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 당시 많은 희생이 따랐다고 한다. 여기와 이어지는 데쓰밸리(죽음의 철도) 또한 절벽에 철도를 놓느라 수많은 포로들이 죽어갔고 이를 기리기 위해 깐짜나부리시내에 연합군 묘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공사를 진행하며 한국인 포로, 아니 징집병들이 포로 관리와 감시를 맡기도 했단다. 전후 전범으로 군법재판을 받아 사형도 많이 당했다는데, 여러모로 일본의 만행과 전쟁의 아픔은 잊혀져서는 안되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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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지나가지 않을때는 요렇게 사람들이 기차다리를 지나며 기념사진도 찍는다. 기차가 다닐때는, 시속 10km정도의 속력으로 움직이는 기차를 피해 중간 중간 설치되어 있는 피난처로 숨어 지나가는 기차와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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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에서의 하루.
아침 7시(꼭 여행가서는 일찍 일어나는 방이. 이번에도 이르면 6시. 늦다싶으면 7시전에 꼭 일어난다.ㅡ.ㅡ)
기상 후 약간의 스트레칭 후 아침 식사하러 고고~
1시간여 식사를 한 후 곧바로 풀장이나 3층 테라스로 직행. 두어시간 책 읽으며 딩굴딩굴.
오전 11시. 너무 더워지면 다시 방으로 돌아와 영화 한편 때리기. 아니면 시원한 맛사지 숍 찾아 시원하게 맛사지 받기.(때로는 에어컨 없는 맛사지 샾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땀 삐질 흘리며 몸을 맡기기도 한다 ㅡ.ㅡ)
오후 1시경 태국식 점심 해결.
오후 2시 영화 혹은 맛사지(그러니까 하루에 영화 한편, 맛사지는 받는다는 것이지요.)
고러다 저녁 5시부터 어슬렁거리며 하루를 즐겁게 마감할 무언가를 찾아다님. 대부분 라이브 바, 야시장, 해가 지는 강변 등.
 
이렇게 하루 일상을 즐기던 중 방이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찾아나선 라이브 바. 가이드북에는 많은 라이브바가 소개되어 있던데, 우리가 낙점한 곳은 블루진 퍼블릭. 위 사진처럼 가게 맨 안쪽에 무대가 있고, 저녁 9시정도부터 라이브를 한다. 대개 팝송을 태국분들이 부르는데, 우리가 간날은 지역 밴드인지 뭔지 모르지만 그럴싸한 연주를 곁들여준다. 저 칵테일은 150밧. 저거 하나 시키고 앉아 있으면 된다.
하지만 바로 맞은편 10밧 바(칵테일이 10밧이다)에서도 음악이 들리니 그 곳에서 즐겨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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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밴드들이 아저씨 밴드. 나름 드럼과 베이스, 리드기타, 세컨기타까지 있고, 중간에 메탈삘 나는 보컬 아저씨도 들어온다. 한 손에 담배 끼고 피우며 기타를 연주하던, 그러면서 자기들의 연주를 즐기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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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는가? 저 아저씨? 대머리인지, 머리를 민건지 모르겠으나 얼굴과 머리 전체를 분장해 메탈삘 지대로 내 주셨다. 언뜻 보면 살찐 조커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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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태국여행에서도 우리 부부의 사랑을 받았던 시원한 맥주.
마눌은 첨에 비터한 맛이 좋다고 창을 주로 마셨으나 이제는 마일드한 부드러운 맛이 좋다고 싱을 마셔주신다. 나는 안가리는 편이지만 아직도 싸고 도수 높은 창을 즐겨시키는 편. 이 나이에 맥주값 아껴서 뭐하려는 지는 나도 모르지만 7-11에서는 나도 모르게 창을 꺼내고 있어 흠칫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레오도 싱보다는 낮은 가격, 창보다는 비싸지만, 나름 마일드한 목넘김을 자랑한다. 내가 느끼기에 태국분들은 휴가지에서 레오를 가장 선호하는 듯 하다. 박스채로 들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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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부럽지 않은가? 나의 모습이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일정과 의무에 시달리는 현재에서 보면 너무나 부러운 모습이다. 해지는 강변에서 노을과 바람을 벗삼아 책을 읽는 여유라니...
무릇 휴양여행이란 이래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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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사지 이야기를 빼먹었다. 아무래도 사진찍기가 힘드니 빠졌는데...
맛사지는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다르다. 같은 샵을 가도 맛사지사가 누구였느냐에 따라 다르고, 손의 힘이 적으냐 세냐에 따라 다르기도 한다. 부드러운 맛사지를 좋아하는 사람과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등 다르니까...
 
그런데 나의 경우 이번 맛사지 투어는 실패다.
언젠가부터 나의 맛사지 호감도는 부드러움과 강함의 혼합이다. 즉, 타이맛사지처럼 처음부터 힘들어가고 마지막에 온 몸을 꺾는 것은 싫고, 오일 맛사지처럼 오일만 치덕치덕 바르고 손만 까딱이는 맛사지도 싫어한다. 거기에 남자가 몸을 만지는 것도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성취향에 대해 다른 쪽을 혐오한다는 것은 아닌데 맛사지는 여자분이 해주길 바라는 것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이번 맛사지 투어는 남자-할머니-헛터이 등으로 이러지며 그리 시원함을 느끼지 못했다. 생각해 보라. 남자는 차라리 나은데, 할머니가(그렇다고 호호 할머니는 아니고...) 맛사지 한다고 나서서 나름 근육형 체질인 내 몸을 맛사지 하기 쉽겠는가? 어쨋든 이번 태국 여행에서의 맛사지는 그저 그런 투어였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좋은 맛사지샵을 만나고, 맛사지사를 만나는 것도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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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래 일주일 도의 태국 휴양을 마치고 다시 수완나폼공항.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에서 둘이 찍은 사진이 별로 없기에 가장 태국스러운 곳에서 한 컷.
이제 태국은 우리에게 아무 부담없이 가는 여행지가 되었다. 현지 음식도 아주 입에 맞고(심지어 팍치도 잘 먹는다. 이제!!!) 현지 교통과 숙소 등 쉬고 싶을 때 이용하는 태국이 되었다.
 
다음번 또 태국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살았던 것처럼 카오산이나 치앙마이, 후아힌 등을 다닐 것이다. 아니 어쩌면 다음번에는 다이빙 라이센스를 높이기 위해 꼬(섬)를 찾아 들어가려나?
 
 
15 Comments
bonvivant 2013.05.22 15:22  
오호~ 플로이에 셩장이 생겼군요~ ㅎㅎ

담에는 꼬사멧도 가보세요~ 방콕에서 가까우면서도 아주 멋진 해변이 있답니다~
빈&영 2013.05.23 08:47  
꼬사멧은 오래전에 가보았습니다.
이번엔 여행을 빙자한 휴가였지요.
생각해보면 여기서(한국에서) 쉬어도 될 것을 꼭 거기서 쉬고 싶더라구요.ㅎㅎ;
곰돌이 2013.05.22 19:49  
저도, 플로이에 수영장이 맘에 드네요^^*


전신사진을 보니,

좋은 몸을 계속 유지하고 계신듯 합니다 ^^
빈&영 2013.05.23 08:48  
아이고, 친절한 답변이시네요.
간신히 나쁜 몸 안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ㅋㅋ
몸매에 대한 관심 늘 감사합니다.
피비 2013.05.22 21:11  
오~ 플로이 반갑군요!!
칸짜나부리는 저에게도 특별한 곳인데, 조폭 같은 개들 때문에 못 가고 있는데, 분위기 어떤가요?--;
플로이에서 야시장 가는 길에 아직도 사나운 개떼들 돌아다니고 있는지요?
개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가고 싶네요.ㅠㅠ
빈&영 2013.05.23 08:53  
안그래도 개땜에 고생했어요.
야시장 가는 길엔 별일 없었는데 콰이강 가는 길에 누덕누덕한 개한마리가 계속 마눌을 쫓아왔지요. 다른 구역 개였는지 그 개를 다른 개들이 따라붙고, 저도 짝대기 쓰고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같이 쫓아줬는데도 몇십미터 따라 왔어요. 마눌도 완전 쫄았고.. 대낮에 그런적은 없었는데요. 개쫓는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ㅠㅠ
피비 2013.05.24 23:58  
헉ㅠㅠ
개쫓는 방법은 말씀하신 대로 몽둥이 들고 휘젓고 다니는 정도...?
혼자선 그냥 안 가는 게 상책이네요.ㅠㅠ
날자보더™ 2013.05.22 22:05  
아주 오래간만에 글로 만나뵈니 반갑습니다!
다이버셨군요! 더더욱 반갑네요~ ^^*
지난 여행기에 소개를 감칠맛 나게 해주셨던 끄라비엔 아직도 못가보고 있어요..ㅜ_-
빈&영 2013.05.23 08:55  
저도 반갑습니다.^^
꼬따오에서 어드밴스까지 했습니다.
끄라비 다녀온게 아득하네요.
날자보더님 여행도 응원합니다!
정의구현 2013.05.23 11:11  
모처럼 기대되는 일기네요^^
졸리프록입구 마사지샾의 커터이동생도
생각나고  잘읽고있슴다
빈&영 2013.06.16 16:10  
커터이가 올바른 발음이군요.^^
짧은 여행이라 여행기도 이걸로 끝입니다.
먹고마신 기록을 먹는이야기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거창사과 2013.05.28 11:03  
담 여행씨 참고. 고마워요
빈&영 2013.06.16 16:11  
넵! 저도 고맙습니다.
꼼팅 2013.05.28 18:59  
저도 다음 방타이는 꼭 깐짜나부리로 가야겠네요^^
두분 여행하시는 모습 넘 보기 좋아요ㅎㅎ
빈&영 2013.06.16 16:13  
감사합니다. ^^
부부처럼 친구처럼 다니고 있습니다.
태사랑에서 늘 많은 도움 받고 있는데, 저희도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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