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6박7일 (6)
7일차: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방콕에 올 때 가방이 9Kg이었는데
집에 가려고 짐을 싸다 보니
보조가방이 하나 더 있어야 할 만큼 짐이 늘었다.
코코넛칩을 왕창 샀기 때문이지.
집에 와서 먹어 보니 더 사 올걸 싶다.
입으려고 가져 왔는데 한 번도 안 입은 옷도 있고
이런 게 다 불필요한 짐이야.
우산도 필요 없었고 (아 이것은 한국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까 비가 퍼부어서 잘 쓰긴 했네)
돈이 꽤 많이 남았다.
흐흐 이걸로 뭘 살까 하다가
그냥 한국에 다시 가져 가기로 한다.
나는 이제 매해 한 번씩은 방콕 여행을 하기로 했으니까~~ (과연)
파야타이 공항철도 역에서 전철을 탔다.
트루시암호텔에서부터 넉넉히 1시간 정도 걸려서 공항에 도착.
나는 이제
빵빵 거리는 택시, 오토바이, 무질서한 차들 사이로 용감하게 피해 다닐 수 있게 되었고,
길에서 혼자 뭘 사 먹는게 익숙해졌고,
지도가 없어도 불안하지 않게 됐고
방콕의 그 특이한 냄새가 더 이상 안 날만큼 익숙해졌다.
그런데
우연히 합석한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니까.
우리 여기서 한 잔 하고 있으니까 일로 와~! 했을 때 잘 찾아 갈 수 있게 되니까,
태국어로 숫자를 조금씩 알아 들을 수 있게 되니까
물건 값을 자연스레 흥정할 수 있게 되니까
카오산에서 마시는 맥주 맛을 알게 되니까
음악에 맞춰 길에서 춤을 춰도 쑥스럽지 않게 되니까
이게 방콕이구나~ 알만하니까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는데 눈물이 방울방울
에이 고작 일주일 있었던 것 가지고 너무 오바하는 거 아냐? 싶게 나 스스로도 놀랐지만 ㅋㅋ
방콕에 정이 많이 들기도 했고
피해서 도망했던 복잡다난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무섭기도 했고
한국에 돌아 온 지금도
라~차테위, 파야타이~ 이런 BTS 역 안내 방송이 어디선가 들리는 것 같고,
길에서 사 마시던 버블밀크티 맛이 마음 속에 달달하다.
내년 이맘 때쯤에는
꼬따오에서 다이빙을 한 번 해 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