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로 부터의 이탈 - 32. 참파의 향기 in 미선유적지
참파왕국은 인니-말레이 계통의 참족이 다낭 이남의 베트남 땅에 세운
나라인데
대략 2세기 부터 14세기 까지
해상중계무역으로 번성하다가 19세기 말에 북부의 응우옌 왕조에 멸망하고 말았다.
미선의 힌두사원은 4세기 부터 14세기 까지 천년을 두고
만들어졌는데
크메르 앙코르 유적이 여러 힌두신을 모시거나 심지어 불상까지 모신
반면
사촌격인 앙코르유적에 비해 규모도 작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 장소에서 천년의 시간동안 한 신만을 위한 제단을 만든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놀랍게도 여기에는 사원을 지키는 상징물인 치우천왕상을 닮은 부조상이
50여개가 있다.
이런저런 문화유산의 가치때문에 유네스코는 1999년 미선유적지를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미선유적지는 다낭이나 호이안으로 부터 40여km 떨어져
있어서
여행사나 숙소에서 일일 투어로 40만동 이내에서 다녀올 수
있고
입구와 유적지 사이의 2km는 무료셔틀전동차로 오가는 것이 이 더위에 편할
것이며
8개 그룹의 유적지 사이트는 오직 도보로만 이동하면서 관람해야
한다.
호이안의 등불이나 다낭의 해변에 익숙해질 무렵에 다녀와도 좋을 곳
같다.
골목길 술취한 사내들의 고성때문에 가뜩이나
옅은 미선의 향기가 쉽게 흩어져 달아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