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20)
- 파타야 가는 길 -
2018년 1월 29일(월). 아침 6시50분에 방콕 후알람퐁 역에 도착했다. 밤새 편안하게, 1층이라 침대에서 떨어질 걱정도 없이 아주 잘 왔다.
오늘의 행선지는 파타야. 파타야까지 가는 방법은 밖으로 나가서 MRT와 BTS로 에까마이까지 간 다음에 버스를 타는 방법과 바로 여기서 기차를 타는 방법이 있다. 기차는 하루에 한 대가 다니는데 그게 아침 6시55분에 있다. 따라서 괜히 아침부터 돌아다닐 필요도 없이 그냥 기차를 타기로 했다. 요금은 31밧. 아주 저렴하다. 대신 시간은 오래 걸린다. 지금 내가 타고 온 기차가 연착을 했는데 파타야 가는 기차가 시간이 지나도 갈 생각을 안해서 이게 가능했다. 기차를 타자마자 음식부터 구입했다. 밥과 육포 말린 것. 여기는 3등열차라 식당칸 같은 것은 없고, 그냥 아줌마가 이렇게 광주리에 담아서 팔러 다닌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차창 밖 경치를 감상했다. 아마 방콕에서 파타야를 이렇게 가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3등 열차에는 나름의 낭만이 있다.
외국인은 별로 없지만 내국인은 많이 이용을 한다. 그 이유에는 저렴한 요금도 있지 않을까? 기차요금은 버스요금의 4분의 1이다.
기차여행에 간식이 빠질 수는 없다. 도넛 케잌. 이게 20B였던가?
시간이 좀 지나니까 객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처음부터 많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간이역을 지날 때마다 보게 되는 모습들이 참 정겹다. 방콕에서 롭부리 갈 때 보았던 모습과 비슷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좀 다르기도 하다. 일단 지금 노선이 훨씬 더 한적하다.
마라톤대회가 있는 모양이다. 나도 한번 해 볼까? 그나저나 이렇게 더운 나라에서 마라톤을 하려면 많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새벽 5시45분에 출발한다는 뜻인가?
드디어 파타야역 도착. 30분 정도 연착 했나? 사과방송 같은 것은 없다. 이런 것을 가지고 탓하는 사람도 없고. 이번에는 방콕에서 출발할 때부터 늦었으니까 아예 생각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시스템 자체가 이 모양인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요즘은 모르겠는데 과거 일본에서는 신칸센이 역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시계를 맞췄다고 한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건 아니지...
- 시내 구경 -
그나마 있던 손님도 여기서 다 내리는 거 같다. 역에서 시내까지 어떻게 가나? 하고 은근히 걱정했는데, 뚝뚝타면 됐다. 손님이래봐야 딱 썽태우 한 대 분량이다.
레드 플래닛 호텔까지 오는 것은 참 쉬웠다. 밖을 쳐다보고 있으니 호텔이 보이길래 벨을 누르고 내렸다.
파타야는 이번이 세 번째. 따라서 웬만한 관광지는 다 가봤고, 그런 이유로 여기서는 아무 일정이 없다. 그냥 쉬는 것 뿐. 특별히 할 것이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튼튼한 두 다리를 밑천으로 그냥 걷기로 했다. 방에 짐만 던져놓고 나왔다.
지난 두 번은 숙소를 남파타야에 잡았었는데, 이번에는 북파타야로 와서 그런지 처음에는 방향 감각도 없었다. 그나마 한국인 청년들을 만난 덕분에 해변으로 나가는 길을 잡았다.
마침내 바다를 만났다.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절경... 내가 이 모습을 얼마나 기다려 왔나...
하지만 거기서 눈을 옆으로 돌리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런 모습을 만나게 된다.
바닷가에는 그동안 못 보던 조형물이 생겨났다.
파타야는 지난 2011년 1월에 오고 7년만인데 그동안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제 비치로드에는 횡단보도까지 만들어졌다.
파타야 경찰서. 이런 것이 새로 생기지는 않았을텐데 지난 번에는 못 보았던 모양이다.
이렇게 걷다 보니 워킹스트리트 입구에 닿았다.
한낮의 워킹스트리트. 지금 이 시간에 여기를 걷고 있는 것은 정말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운 상황이다. 지금은 오후 2시반밖에 안된 시각인데... 이 시각이면 여기서는 새벽이 아닌가?
그래도 부지런한 상인들은 장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정성을 다해 그들의 신에게 음식을 바친다.
혹시 이따가 밤에 문제가 생기면 1155로 전화를 해야 하나... 내가 관광경찰에 전화해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점심은 먹어야겠기에 메뉴는 케밥으로 했다. 아줌마가 나름 친절하셨는데 가격은 하나에 100밧. 워킹스트리트 안이라 그런지 물가는 정말 비싸다.
끝까지 걸어가니 워킹스트리트 출구가 나오고 발리하이 선착장 앞에 파타야의 랜드마크가 나온다.
- 밤문화 체험 -
돌아올 때는 힘드니까 10밧 썽태우를 탔다. 오후 5시40분의 타논 파타야 싸이 썽은 한낮보다 차량이 많아진 모습이다.
호텔 맞은편에는 사바이룸 바디 마사지가 있다. 인근에 있는 사바이디 바디 마사지와 쌍벽을 이루는 업소이다. 저녁을 먹고 여기를 둘 다 들어가 봤다.
방콕에서 포세이돈을 가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제는 쑥스럽지도 않다. 사실은 아까 점심 때 파타야에 도착하자마자 들어갔었는데 아가씨가 딱 한명 있었다. 게다가 그 아가씨가 나보고 하자고 했기 때문에 순간 얼마나 민망했는지 모른다. 지금은 초저녁이라 그런지 가게에 아가씨가 많다. 맥주도 시켜 먹으며 구경할 수 있는데, 이제는 돈만 아까운거 같아서 그것도 그만 두었다. 아가씨들은 참 예쁘다. 그 점에서는 둘 다 마찬가지인데, 싸바이디가 업소도 크고 아가씨도 더 많았다. 가격은 2,400밧하고 2,600밧 두 종류만 있었던 거 같다. 어차피 나는 궁금해서 왔을 뿐이므로 궁금증을 해결하고 나왔다.
사족
1) 아가씨가 수십명이기 때문에 그 중에는 당연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 밤 12시 넘어서 가면 아가씨들이 대부분 영업하러 갔기 때문에 몇 명 없다. 그리고 그 시간에 가서 무슨 서비스를 기대하겠는가?
2)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태국에만 가면 이런 유흥에 빠질 것 같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우리 셋은 모두 그랬다. 솔직히 돈도 아깝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 생각도 난다. 다만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는데, 그게 해결돼서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