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5)
- 노보텔 빈티지파크 -
2016년 8월 10일(수). 푸켓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숙소는 노보텔 푸켓 빈티지파크. 새롭게 문을 연 노보텔 계열의 리조트이다. 이 호텔의 매력은 2,000 제곱미터에 이르는 넓은 수영장이다.
드넓은 로비.
특별히 우리 일행이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객실에 있었다. 여기는 추가 비용없이 만 15세 미만의 아이를 부모가 데리고 묵을 수 있었다. 침대 두 개를 붙여 셋이서 자고, 나는 따로 놓인 소파베드에서 잤다.
당연히 아침식사도 훌륭했다. 음식의 가짓수가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음식 하나 하나가 참 맛있었다. 당연히 일행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즉석코너에서 만들어주는 음식도 맛있다.
- 팡아만 투어 출발 -
아침 9시반에 일일투어 차량이 왔다. 푸켓에서는 공항 픽업부터 시작해서 일일투어, 그리고 공항 드롭오프까지 모든 것을 사우스타이에서 구입했다. 출발할 때는 그냥 흐리기만 하던 하늘에서 드디어 비가 쏟아진다.
투어 차량이 푸켓과 육지를 잇는 사라신 다리를 건넜다. 이제부터 행정구역은 팡아(Phang-nga)다.
한 시간 조금 넘게 달려서 도착한 곳은 과일농장. 여기서 점심을 먹으란다. 아침에 조식을 배불리 먹은 데다 투어를 시작해서 한 것이라고는 차를 타고 여기까지 온 것 말고는 없으니 배가 고플 리가 있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물씬 풍겨오는 패키지의 냄새...
과일농장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각종 열대과일의 나무들이 있었다. 그리고 6개의 언어로 표기된 이름표.
이곳에서의 음식은 맛을 따질 계제가 아니라 배탈이 나지는 않을까를 걱정해야 했다. 때 마침 비가 쏟아져서 음식이 식었는데, 식탁이 야외에 있는 바람에 가져온 생선에 허옇게 기름이 끼었다.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나는 그래도 먹을만했다. 이거는 뭔지 모르지만 맛있기까지...
- 제임스본드 섬 -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에 탑승한지 채 5분도 안되어 삼총부두(Samchong Pier)에 도착. 롱테일보트를 탔다.
드디어 출발. 팡아만(Phang Nga Bay)은 중국의 계림을 닮았다고 해서 소계림이라 불리는 곳이다. 에메랄드빛을 띠는 바다에 기암절벽을 이루는 석회암으로 된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마침내 핑간섬에 도착했다. 여기서의 핵심은 기념촬영. 팻말 앞에서 앞에 보이는 제임스본드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혹시 사람들은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을 제임스본드 섬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지금 상륙한 섬은 핑간섬이고, 제임스본드 섬은 배경으로 보이는 <꼬 따뿌>이다. 거꾸로 못을 박아 놓은 것같은 <못섬>이 바로 제임스본드 섬이다. 그나저나 지금 핑간섬은 완전히 도떼기시장이다. 저 사람들을 보라...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에는 상황이 너무 번잡스럽다.
레이저광선 검으로 잘라놓은 것같은 바위. 하지만 지금 저 밑에도 사진 찍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만큼 사진이란, 찍는 사람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보여준다.
이런 동굴도 신기하기는 마찬가지.
- 씨커누 투어 -
제임스본드 섬을 떠나 10여 분을 이동하면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커누 선착장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커누잉을 한다. 노를 젓는 사람은 따로 있으니 내가 하는 일은 편안히 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다. 앞에 보이는 것이 탐롯터널.
가까이 가면 터널은 이렇게 생겼다. 커누를 타고 터널을 통과.
이런 데를 통과할 때는 누워야 한다.
아까 커누를 타려고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보면, 내리는 사람들이 사공한테 팁을 주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좀 의아했는데, 팁은 내릴 때 주는 것이 아니라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바다 위에서 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안 줄 수가 없게 만드는 거지... 게다가 이 상황에서는 사공들이 한국말도 한다. “한쿡 아저씨 팁 많이 줘요. 백밧! 백밧!” 그들이 힘든 것은 알겠다만 그래도 입맛이 씁쓸하다.
- 돌아오는 길 -
거의 전 국민이 불교를 믿는 태국이지만 말레이시아와 인접한 남부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사는데, 그들의 거주지가 판이섬이다. 이름은 섬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들은 바다 위에 코코넛 나무로 기둥을 박아 세운 수상가옥에서 생활한다.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이슬람 성전의 모습.
예전에는 팡아만 투어를 하면 점심식사를 저 이슬람마을에서 했던 모양인데... 부두로 돌아오는 길에 맹그로브 나무가 이루는 숲도 보았다.
- 팡아 아일랜드 사파리 -
이렇게 제임스본드 섬을 다녀와서 향한 곳은 아일랜드 사파리. 여기도 정말 희한한 곳이었다. 일단 입구는 이렇다. 정말 초라해...
입구 옆에는 매표소도 있는데, 표를 파는 사람도 없고, 표의 가격도 적혀 있지 않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드나든다. 바깥마당에는 주차된 차도 많고.
안으로 들어가면 온갖 동물의 악취가 코를 찌르는데, 그래도 규모는 제법 크다.
원숭이 쇼.
코끼리 쇼. 냄새가 많이 나서 그렇지 다른 곳에 있는 것은 다 있다.
소달구지도 탈 수 있는 모양인데, 타는 사람이 없다. 따로 돈을 내야 하나?
고무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모습. 고무나무에 칼집을 내면 수액이 나오는데, 그것이 라텍스이다.
라텍스를 막대기로 바르면서 불로 가열하면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이것을 응고시킨 다음에 건조하면 생고무가 되는 것이다.
아일랜드 사파리의 하이라이트는 코끼리 타기. 저렇게 급류 비슷한 곳을 다녀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돈을 내고 타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그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오랫동안 멀리까지 태워주는 바람에 우리같은 투어팀들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결국 참다못해서 안타고 그냥 돌아가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태워준다. 한국에서나 태국에서나 목소리가 커야 일이 해결된다.
- 홀리데이 인 씨브리즈 뷔페 -
먹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를 홀리데이인 호텔의 씨브리즈(Sea Breeze) 뷔페에서 했다.
홀리데이인 호텔의 메인윙에 위치한 이 뷔페의 매력은 부모가 동반하는 만 12세 미만의 어린이의 경우 요금이 무료라는 점이다. 마침 오늘은 Andaman Seafood Buffet가 준비되는 날. 식당 내부도 매우 깔끔하다.
좀 더 시원하게 음식이 보관되는 안쪽에서는 요리사가 직접 횟감을 썰어주기도 한다.
음식의 가짓수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씨푸드 뷔페에서 쌍두마차라 할 랍스터BBQ와 왕새우구이는 있었다. 나는 다른 음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이 둘만을 집중 공략했다.
사족
횟감을 썰어주시던 요리사님이 내 사진도 찍어주셨다. 참... 민망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