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 고양이의 태국 리턴즈 (feat.갱) - 1 -
오지 않을것만 같던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짐은 아침에 만나 미리 공항으로 보내두었다.
(서울도심공항은 스릉입니다.. 출국심사를 스피디하게 끝낼 수 있다니.. ㅠㅠ)
5시30분에 칼퇴를하고 서울역으로 출발하겠다던 갱이는 연락이 없고
안절부절하고 있는 사이 6시가 거의 다되가고 있을 무렵 나도 갑자기 일이 생겼다 ㅠ
빛의 속도로 일을 마치고 6시 좀 넘어서 회사를 나섰다.
서울역에 도착했다는 갱이의 연락을 받고 서울역으로 마구 뛰어나간것이 6시 5분
급행열차 시간 6시 20분
갱이를 만난것이 6시 12분 남은시간은 8분..
여기서 중요한건 뭐?
스피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미친듯이 뜀박질..
놓치면 어쩌지 하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
다행히 아직 서있는 기차를 보고
기차로 뛰어들어가 자리에 앉으며 시계를 보니 6시 19분에서 20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거의 첩보물 영화처럼 시간이 들어맞으며 헐떡대는 몸뚱아리를 이끌고 자리에 앉으면서
우리의 태국여행은 시작되었다.
태국을 처음 만난건 23살로 넘어가던 겨울..
그때 우리는 철없고(지금도 여전한 초딩들이지만;) 처음이었던 여행자였고
25살 나는 빛나는 나를 찾으러 다시 한번 태국을 찾았었다.
그리고 2015년...
우리는 2015년을 맞아 앞자리가 바뀌는 대형참사(?)를 겪는 여자들이었다.
빨간날이 주루룩있는걸 보자니 기념아닌 기념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고
으레 쥐돌리와 나는 태국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엔 술을 전혀 못하지만 체내에서 알콜이 생성되는건 아닐까 의심할 법한
유쾌하고 살짝 똘끼가있는 갱이라는 친구도 합류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나와 갱이는 금요일까지 모두 월차를 OK받았는데 쥐돌리네 회사에서는 반차만 OK를 받은것이다..
그리하여 갱이와 내가 먼저 출발하고 그 다음날 합류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인천공항,
피곤에 쩔은 긴뻐와 갱 .. 간신히 아이스아메리카노 흡입으로 정신차리는중..
지하에서 외투를 맡겨놓은뒤 아메리카노를 쪽쪽빨며 3층 출국장으로 여유있게 올라가지만
들어가려면 다 마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 폭풍흡입 ㅋㅋㅋㅋㅋㅋ
시간이 참 애매하여 면세점도 보는둥 마는둥 어느새 게이트에 도착
여유있게 도착해서 약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셀카봉으로 사진찍고 장난치기 시작..
하지만 이때쯤이라면 탑승을 시작해야하는데 왜이렇게 아무도 없는건지
심지어 승무원님들도 없고.. 불안불안한 상태에서 들려오는 방송..
바뀐게이트번호와 지금 탑승중이라는 소리에
우리는 또 탑승 3분을 남겨놓고 미친듯이 바뀐 게이트로 냅다 뛰었다 ㅠ
가는날부터 런닝맨인것인가... 뭐가 이렇게 재밌으려고 버라이어티하냐..
(사실 갔다오니 정말 버라이어티한 여행이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겨우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 탑승을 완료하였다.
하지만 복잡한 사정으로 비행기는 1시간정도 연착되었고
우리는 1시간 늦게 날아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폭풍흡입한 아메리카노와 비행기에서 먹은 맥주의 크로스로
6시간 비행 중 3번 화장실을 갔다오는 기염을 토하며 태국에 도착하였다.
드디어 도착한 수완나품 공항..
입국심사를 위해 줄을 서 있는데 중국에서 혼자 여행온듯한 여자아이가 입국카드가 없어
나갔다가 그 긴줄을 또 들어오려고 하길래 짐을 잠시 봐줄테니 카드를 가져오라고 해서
카드작성을 조금 도와주었다. 하지만 결국 무엇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다시 작성요청으로
줄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 안녕 중국소녀 ㅠ
어쨋든 도착하여 미리 신청해둔 픽업 기사를 만나 인사하고 택시에 타기전 세븐일레븐으로 직행
심카드와 150밧 차지를 하고 태국을 왔으면 당연히 먹어야하는 내사랑 요구르트를 샀다.
요굴아...내가 널 만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단다 ㅠㅠ
택시에 타서 심카드를 끼우고 도착했다고 연락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시도하기 위해
선불로 충전완료! 일주일 무제한 인터넷 신청완료! 했는데 왜 3G마크가 안뜨는 것일까;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태사랑에서 설명한 수동설정방법을 스크린샷으로 찍어놨는데
아무리 시도를해도 왜 때문에 안뜨는건지.. ㅠㅠ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로 가면서 바깥을 보며 감상에 젖으리라 생각했던 내 계획은 개나 줘버리고
숙소갈때까지 나는 핸드폰과 씨름을 해야했다...
23살의 태국.. 25살의 태국.. 그리고 30살의 태국..
나는 또 에라완하우스 입구에 도착했다.
웃으면서 맞아주는 아저씨와 리셉션 언냐(과연 나보다 진짜 언니일까에 대한 질문은 사양합니다..흐규흐규)
쥐돌리를 위해 미리 잡아놓은 트리플룸에 도착한 것이 새벽3시가 훨씬 넘은 시간..
우리는 너무 배가 고팟고 너무 땀에 쩔어있었고 그와중에 핸드폰3G는 말썽이었다.. ㅠㅠ
아무리 불야성같은 카오산이지만 새벽3시는 조용했다.
우리는 조금 길을 나서다 이내 포기하고 가까운 세븐일레븐에서 대충 먹을껄 사서 들어왔다.
그리고 여러번에 시도와 여러번의 전원을 껏다켰다를 반복한 끝에
3G라는 반가운 글자를 만날 수 있었다. 오늘의 제일 큰일이었다..ㅋ
갱이가 칭찬해줘쪄..... 찡긋.
먹고 씻었더니 벌써 새벽5시..
한국은 7시..
우리는 깬지 24시간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