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여행기]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31 (Bang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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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여행기]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31 (Bangkok)

아랑다리 4 4320
태국 마지막 편이네요.

원래는 베트남으로 가려 했습니다만 입국이 거부 당해서 결국 라오스로 급선회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라오스 가는 슬리핑 기차에서 작성하고 있네요. 자세한 얘기는 다음 편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내일 글은 라오스 여행기 게시판에 올라갈 예정이니 참고하세요.

http://lkfar.tistory.com/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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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에 익숙함이 필요하듯이 편함에도 익숙함이 필요하다. 이곳에서의 첫날을 그리 잠을 설치더니 어제는 매우 편안하게 잘 잤다.


31일 여행기에서 31일에 드디어 도착했다. 제목을 바꿔야 하나. 아니다. 제목이란 처음 떠날때의 마음을 얘기하는거니 그대로 두련다. 오늘로서 1부가 끝날 뿐이다. 원래 계획 상으로는 오늘 9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거였으니 그 시간 이후로 2부가 시작될 뿐이다.




7시에 나와서 일단 리셉션으로 간다. 일단 정산부터 다 해야지 마음이 편하다. 가서 정산해달라니 계산을 하고 있기에 2750바트라고 얘기를 해준다. 한참 계산하더니 맞다고 한다. 헌데 여기서 나가는 배값 50바트가 빠져서 포함해서 2800바트를 지불한다. 역시 이런 부가적인 돈이 나갈줄 알았다. 떠날때까지 예산을 딱 맞춰놔서 살짝 걱정이다.


오늘은 무척 피곤한 하루가 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8시반에 배를 타고 빡바라 항구로 가면 대략 11시, 그곳에서 11시반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면 1시 정도가 된다. 하지만 내 비행기는 5시반이다. 4시간 정도를 공항에서 보내야 한다. 가끔 보면 공항에서 컨센트 근처에서 배낭여행객들이 거지처럼 누워있는게 보였는데, 그게 오늘은 내가 되지 싶다.


언제나 아침은 든든하게 먹는 편이지만 오늘은 이동이 많은 날이니 더욱 더 든든하게 먹는다. 언제나와 같이 오늘도 1등으로 나왔기에 바다가 보이는 가장 좋은 자리에 앉는다.




바로 뒤에 수영장이 참 사람을 아쉽게 만든다. 이번 여행에서 이런 수영장 딸린 리조트는 이제 마지막이겠지? 아침에 한번 들어갈까 싶지만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아쉬울때 돌아서야 다음에 또 오는 법이다.




아침을 먹는데 테이블 밑에 개 한마리가 자꾸 낑낑거린다. 밥을 달라는 거겠지. 스탭이 소시지를 많이 가져다줬기에 한개 던져주니 좋다하며 받아먹는다. 그 이후로 내가 어디를 가든 따라온다.




소문이 났나. 갑자기 두마리가 더 나타난다. 그 중에 한마리, 왼쪽 귀가 접혀 있는게 그 뭐시냐 처음에 만났던 걔 같다. 이름 괜히 지어줬다. 인연이 될줄 알았는데 못 됐으니 이름은 이미 잊은지 오래다. 그래도 옛정이 있어서 소시지 하나를 던져준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라는 말을 정말 체감하게 된다. 여행은 수많은 만남과 수많은 이별의 연속이다. 이곳은 시포 같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곳은 아니지만 다른 의미에서 기억에 많이 남을 곳 같다. 어제 한 스노클링은 내 인생에서 손 꼽을 정도로 좋은 경험이었다. 배를 타고 가지 않고 해변에서 한 스노클링으로는 단연 첫번째다. 어제 그 아저씨한테 고마워해야 할듯하다. 어제 그 커플한테 물어보니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했지만 그런 곳은 못 봤단다. 오늘의 팁, 꼬리빼에 오면 Z-Touch 리조트 앞쪽으로 스노클링을 해볼것!


이틀동안 잘 쉬었다. 정말 말 그대로 휴양을 잘 했다. 총 4박5일을 있었지만 마지막 2박 3일이 가장 기억에 남을거다. 다이빙은 상대적으로 좀 실망이었다. 돌이켜 보면 3번째 다이빙을 안한 것도, 포라리조트를 나와서 이쪽으로 온 것도 다 좋은 선택이었다. 선택 하나하나가 이어져서 여행이 된다. 좋은 추억이 되기도 하고 안좋은 기억이 되기도 한다.


앉아 있는데 어제 나를 니모로 이끈분이 나타나서 인사를 한다. 이분 여기 스탭이었나? 들어보니 말레이시아 분인데 누나가 여기서 일을 하기에 자주 여기로 온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여러군대를 잘 아나보다. 어제 우리가 갔던 곳도 작년까지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날이 자라나라고 있단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다면 더욱 더 자라나겠지. 이분한테 고마워서 어제 찍은 사진을 보내주려고 이메일 주소를 하나 받아둔다.


얘기를 하다보니 8시다. 8시반까지 나오라고 했으니 이제 마지막 정리를 하러 들어가야 한다. 이분한테 인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간다.


에어컨을 껐음에도 아직 시원한 공기가 남아있는 나의 1500바트짜리 숙소는 여전히 아늑해보인다. 시간이 얼마 없어서 서둘러 마지막 짐을 챙긴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다지 챙길것도 없다. 다 챙긴 후 마지막 점검으로 놔두고 가는거 없는지 화장실 부터 쭉 한번 돌아보고 냉장고를 열어서 물을 하나 챙겨든다. 챙길건 다 챙겨야지.




숙소를 나와서 키를 반납하니 여기 사장님이 이곳 앞에 선착장까지 나를 데려갈 롱테일 보트를 손수 챙겨주신다. 약간 중국계처럼 보이시는 이 사장님, 매우 친절하시다. 어찌보면 약간 어거지로 저렴하게 묵는 나임에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주시고 부족함이 없는지 항상 물어보신다. 이곳 마음에 든다. 다음에 오게 되도 하루이틀 여기서 머물고 싶다.




롱테일 보트에 올라타니 바로 출발이다. 떠날때는 이별의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떠나는구나 싶으면 순식간에 이별이다. 그래서 이별은 전날 저녁에 해야 한다.






선착장에 올라와서 아까 사장님이 일러준대로 가서 영수증을 표로 교환한다.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면서 앉아있기에 나도 옆에 가서 앉는다. 내가 처음에 왔을때 그냥 멍하니 있던 사람들이 다 이 사람들이었구나. 주민들이 여행자들을 이동시키면서 50바트를 벌게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해변의 수위가 낮아서인지는 몰라도 이곳의 선착장 두개는 이곳을 들어오고 떠나는 중간정류장의 역할을 한다.


9시가 되니 짐빔을 실은 후 사람들을 태운다. 주어진 번호표 순서대로 배에 올라타야 한다. 나는 16번이다. 내 번호를 부르기에 표를 주고 배에 올라탄다. 그리고 바로 출발이다. 내 뒤로 꼬리뻬가 사라지지만 고속모토보트에 올라타 있으니 보이지 않는다. 잘있어라, 꼬리뻬.




이렇게 또 하나의 여행지를 뒤로 한다. 카오산로드부터 시작해서 빠이, 치앙마이, 다시 방콕, 미얀마로 넘어가서 만달레이, 바간, 다시 만달레이, 그리고 시포, 핀요린, 만달레이, 핫야이, 그리고 오늘 이 리스트에 꼬리뻬를 추가한다. 이곳은 정말 그림 같이 아름다운 해변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수많은 고급 리조트로 인하여 저렴한 방갈로들은 죽어가고 있기에 배낭여행자에게는 언젠가 올 수 없는 곳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약간의 돈을 들여서라도 몇일 지내면서 휴양할 가치는 충분하다. 성수기에 오면 비수기 가격의 두배인듯 하니 비수기를 노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나에게는 아쉽지만 이번의 여행이 꼬리뻬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다음번에 온다면 원래 계획했던 꼬수린을 반드시 가보고 싶다. 이번에는 노여사와 같이!


운전석 바로 뒷자리가 가장 좋아보여서 앉았더니 제일 좁은 자리였다. 시작부터 잘 안풀리는군. 다행히 옆에는 아무도 안앉아서 편하게 자리를 잡아본다. 발등에 탄 자국을 보니 정말 많이 탔다는게 실감된다. 지금 이대로 서울 가면 사람들이 날 어찌 볼려나.




배가 엄청 흔들려서 뭘 할 수가 없다. 스피드 보트니 어쩔 수 없다. 돈 주고 이런 스릴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동에 이정도는 즐겨도 충분하다. 근데 배 위에 파리가 한마리 보인다. 이놈은 배 바깥으로 나가면 죽는거겠지? 꼬리뻬에서 평생을 나고 자랐을 파리가 순간의 욕망에 이끌려 뭍으로 나가게 되었다. 잘 살아가겠지. 쓸데 없는 걱정 하지 말자.


한참을 가던 배가 슬슬 속도를 줄인다. 벌써 도착인가? 시계를 보니 10시반이 조금 안됐다. 2시간 걸리지 않았었던가? 느낌 때문인지 정말 돌아오는 길은 항상 빠르다.




내려서 가방을 짊어지고 나간다. 잠시 화장실을 들려서 내 모습을 거울로 보니 여행에 찌든 모습이 뭔가 이상하게 마음에 든다. 일부러 그러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후질근한
4 Comments
gorgeousss 2015.07.09 10:43  
사진 첨부하신건가요? ㅜㅜ 안보여요...
조고각하 2015.08.03 13:41  
끌량에도 올리셨던 거죠? 잘 보고 있습니다. ㅋ
태초부터오빠 2015.08.04 00:00  
사진은 안보이지만 설명으로 다 여행의 기분이 느껴져서 여운이 남아요ㅠㅠ 길지만 짧은여행 다녀오신거 부럽습니다ㅠㅠㅠ
처너 2015.08.25 19:14  
사진은 왜 안나오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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