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여행기]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27 (Ko L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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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여행기]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27 (Ko Lipe)

아랑다리 1 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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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의 잠을 막을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 저녁과 새벽 내내 이어지던 도시의 온갖 공해 속에서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차들의 "빵빵" 소리에 간혹 깨긴 했지만 그 이후 다시 차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다. 한국에서는 수면제까지 고려하던 나였다는걸 생각하면 여행이 주는 심적인 안정감은 지대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잠을 잘 자서 그런가? 아니면 어제가 일시적인 우울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과 마음이 다 상쾌하다. 어제 하루종일 신경쓰이게 했던 목쪽의 담도 많이 풀렸고 술도 안마셔서 그런지 속도 편안하다. 여기저기 모기에 물린 자국이 좀 크게 남아있지만 동남아 여행 다니면서 모기에 안물리면 그게 이상한거다. 모기야 물든 말든 이제 거의 신경도 안쓴다.

사실 제일 신경쓰이는건 손이다. 언젠가부터 손의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무슨 변태를 하듯이 손 전체로 증상이 퍼졌다. 예전에 습진이 조금 있었는데 그게 더 심해진건지, 아니면 너무 타서 한번 피부가 벗겨지는건지 알 수가 없다. 아프거나 그런건 아닌데 미관상으로 안좋아서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이건 아무래도 한국으로 돌아가야 치료가 될듯 하다.

오늘은 대망의 꼬리뻬로 가는 날. 아침부터 살짝 마음이 들뜬다. 바다를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였더라. 홀로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 그늘이 지는 해변의 명소를 잘 찾아서 책도 보고, 저녁에는 바닷가가 보이는 바에서 칵테일 한잔도 해야지. 오늘부터 4일은 여행이 아니라 휴양이다!

그러고보니 원래는 꼬수린이라는 무인도 섬으로 가려고 했었다. 보호받는 국립공원이라 리조트도 없고 오로지 텐트에서만 자야 하는 곳, 밤에 별이 쏟아지고 해변으로 바다거북이들이 헤엄치러 오는 곳, 나에게는 그곳이 천국으로 보였다. 하지만 4월말부터 출입이 금지된다는 얘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꼬리뻬로 바꿨다. 비수기이다 보니 나름 유명한 섬으로 가야 그나마 활동을 할 수 있는 껀덕지가 생긴다. 꼬수린은 나중에 노여사와 같이 가기로 합의를 봤다.

버스가 9시에 오니 시간에 꽤나 여유가 있다. 짧게 있던 동네지만 분위기 파악을 위한 산책을 위하여 7시에 외출을 한다. 나와보니 여기 사장님은 벌써 일을 하고 계신다. 여기 새벽 1시까지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참 부지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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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새 내렸던 비 때문인지 날이 시원하다 못해 약간 쌀쌀하다. 하지만 안 믿어, 조만간 다시 더워질거잖아. 어제밤에는 비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했던 동네를 느긋하게 거닐어 본다. 물론 다시 숙소를 못 찾아오면 문제기 때문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중국 식당, 머슬림 식당들이 눈에 띈다. 어제 잠시 느꼈던 바와 같이 이곳은 약간 다국적 도시인거 같다. 아침부터 다들 청소를 하고 부지런히 영업 준비를 한다. 음식 준비하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이따 숙소로 돌아가서 먹을까 했는데 그냥 여기서 먹을까? 일단 산책을 좀 더 해야겠다.

세븐일레븐이 보인다. 태국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 아마 세븐일레븐일거다. 이미 어제 살건 다 샀지만 그냥 한번 들어가본다. 그러고 보니 유심은 무료로 받았지만 top up, 즉 유심충전을 안했다. 할까 말까. 그냥 안하기로 한다.어차피 무료로 준 20메가를 다 쓰니 인터넷은 안되도 카톡은 되더라. 그정도면 충분하다. 리조트에 와이파이는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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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결국 유혹을 못 이기고 어떤 국수집에 자리를 잡는다. 다른건 다 넘겼는데 앞에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국수를 들고 있는 사진에 넘어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무슨무슨 할머니집이라고 해서 사진이 들어가면 이상하게 신뢰가 된다. 자기 얼굴을 걸고 할 정도의 식당이라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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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앉아있으니 금방 국수가 나온다. 내 국수를 준비하는 중에도 몇명이 테이크아웃해서 가져가는걸 보니 그래도 어느정도 맛집인듯 하다. 길가에 펼쳐진 자리에 앉아서 한가로운 거리를 보며 한입 떠먹어본다. 딱히 엄청난 맛은 아닌데,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아침으로는 더할 나위없다. 국수와 함께 돼지고기와 어묵을 모두 먹은 후 국물도 남김없이 마신다. 배가 든든한게 아주 마음에 든다.

50바트를 잔돈으로 지불하고 식당을 나온다. 벌써 8시다. 9시에 출발이니 슬슬 돌아가서 개인정비를 좀 해야겠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긴다. 물론 이동을 해야 하니, 태국 전통 화장실에서 근심을 깔끔히 해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방을 간단히 청소한다. 마음에 안드는 곳은 그냥 나오기도 하지만 이곳은 이상하게 마음에 든다. 진정한 여행자들을 챙겨주는 허세 없는 게스트하우스라는 느낌이다. 짐을 다 챙기고 잊은게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 이후에 리셉션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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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간이 좀 이르다. 15바트를 주고 뜨거운 커피를 한잔 주문한다. 커피를 마시고 앉으면 잠시 글을 쓴다. 인터넷이 안되니 오히려 여유가 좀 생긴거 같다. 역시 여행에서 어느정도의 단절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앉아있는 동안에도 현지 여행자들이 계속 들어오는게 뭔가 신뢰감을 더 증폭시킨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표도 샀지만 최소한 바가지는 아닐거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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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9시가 안됐는데 버스가 도착했단다. 나의 이 꿀 같은 30분의 여유를 방해하다니. 아쉽지만 남은 커피를 원샷한다. 이제 리뻬로 떠날 시간!

내려오니 미니버스가 하나 기다리고 있다. 역시 버스안에는 에어컨이 빵빵하다. 출발하기를 기다리면서 아까 못 쓴 내용을 마저 쓰기 위해 키보드를 다시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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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넘으니 버스가 출발한다. 20분 정도를 가더니 항구가 아닌 공항에 들어선다. 적당한 장소에 주차를 시킨 후 운전수가 다른 일행을 데리고 오는지 사라진다. 공항에서 직접 가는 사람들인가보다. 사실 생각해보면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비용, 숙박비 등을 고려했을때 바로 떠나는게 오히려 이득인거 같다. 나야 비행기 시간대가 안맞아서 어쩔 수 없었지만 가능하다면 이런식이 더 효율적이다. 돌아올때는 나도 바로 공항으로 오는것을 생각해봐야겠다.

공항에서 한 커플을 더 태우고 버스는 다시 이동한다. 전에 있던 팀도 커플이다. 섬이라 그런가. 커플들만 간다. 그래, 로맨틱하게 있기에 좋겠지. 하나도 안 부럽다. 너희가 자유를 알아? 여자친구한테 잡혀서 어디 하나 제대로 볼 수나 있겠어? 하나도 안 부럽다...

9시에 출발한 버스는 한참을 달려 11시에 항구에 도착한다. 항구에 내리는 멀리서부터 풍겨오는 바다내음에 기분이 업된다. 일단 내려서 처음에 받았던 표를 배 입장권으로 교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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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빠라 항구는 생각보다 굉장히 현대적이다. 들어가는데 20바트를 입장료로 낸다. 뭔 입장료를 이리 자주 내는지 모르게지만 달라면 줘야지 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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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서 오늘 타게 될 스피드보트에 오른다. 버스가 도착한게 11시인데 배 출발이 11시반이다. 게이트에 가니 이미 사람들이 배에 오르고 있다. 이거 잘못하면 놓칠뻔했다. 뭘 이리 여유 없게 스케쥴을 잡는다냐. 그래도 올랐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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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이게 얼마만에 바다지? 작년에 제주도 갔다온 이후 처음이니 일년만이다. 바다를 보면 왜 이리 기분이 좋아질까? 출렁거리는 배에 좁게 앉아서 키보드를 펴고 글을 쓰니 뭔가 새롭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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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천천히 가던 배가 굉음을 내며 속도를 올린다. 그래, 그래도 명색이 스피드 보트인데 이정도 속도는 내야 맞지. 기름 냄새와 바다냄새가 바람에 어우러져 나에게 전달된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이 만석인 배에 홀로온 사람은 그다지 없어보인다. 나같은 거지꼴을 한 배낭여행객보다는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온 말 그대로 휴가를 즐기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역시나, 부럽지 않다.

잠시 눈을 감고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본다. 바다를 머금은 시원한 바람이 그동안 답답하던 가슴을 다소 뚫어준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떠올린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는 여행이다. 기쁜 마음으로, 즐거운 기분으로 이 순간을 즐기자. 우울했던 마음이 바다라는 치료제로 회복되고 있다.

한시간을 좀 넘게 달리던 스피드보트는 어떤 한적한 섬에서 멈춘다. 여기가 꼬리뻬인가? 그러기에는 섬이 너무 작아보이는데. 앞에서 기사님이 태국어로 한참 뭐라고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있나. 옆에 독일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어서 한번 물어본다. 근데 그 사람도 뭐 알리가 있나. 자기도 모르지만 왠지 여기는 아닌거 같다고 한다. 그때 영어로 한분이 여기서 10분 정도 멈추니 내려서 사진도 찍고 하란다.

아, 뭘 또 귀찮게시리. 사람들이 좀 내리지만 그냥 앉아서 밖을 좀 쳐다본다. 아 역시 에메랄드빛 해변이 태국의 섬임을 인증한다. 그래도 귀찮다. 어차피 리뻬 가면 바로 앞에 이런게 쫙 펼쳐져 있을텐데 굳이 여기서 이럴 필요는 없다. 그냥 가지. 좁은데 앉아서 엉덩이도 아프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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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앉아만 있기 좀 그래서 서서 좀 구경을 한다. 사진을 하나 찍으니 그냥 엽서용 사진이 나올듯이 바다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아래 위 옷을 커플로 맞춰입은 동양 커플이 바다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내가 이곳에서 좀 튀듯이 저 커플도 튄다. 우리는 양극단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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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가 되니 꼬리뻬에 도착한다. 헌데 섬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그 밖에 왠 외부선착장에서 내려준다. 그리고 아무 얘기가 없다. 여기서 또 어떻게 가라는걸까. 다들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다. 사람들이 다 여기 그냥 있는게 뭔 이유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다.

눈치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니 반대편에서 롱케일 보트가 들어오고 나가고 있다. 옆에서는 50바트 주고 사람들이 표를 사고 있다. 아 또 돈을 내는것인가. 이 섬 아주 그냥 돈독이 올랐다. 그래도 여기서 수영해서 갈 수도 없고 돈을 내고 표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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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거리를 롱테일 보트에 올라타서 간다. 그리고 바다에 드디어 발을 담근다. 가방 두개를 짊어지고 카메라를 들고 첫발을 바다에 담근다. 한낮이라 그런지 따뜻한 바닷물이 나를 반겨준다. 드디어 도착했다, 꼬리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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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그 유명한 파타야 해변이구나. 도데체 왜 이름을 방콕에서 가까운 구정물 흐르는 파타야 해변하고 같이 지어가지고 몇번이나 확인을 하게 만들었다냐. 여기는 보통 아는 그 파타야가 아닌 꼬리뻬에서 가장 큰 해변인 파타야 해변이다.

에메랄드 물 위에 롱테일 보트들이 쭉 들어서 있다. 배가 없으면 더 멋진 풍경일듯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지 뭐. 탁 트인 해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하지만 역시 숙소를 잡기 전까지는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이번에는 좀 이동을 많이 해야 할듯 해서 세컨드백과 메인백을 합체 시킨 후 무거운 걸음을 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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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라 그런지 해변 자체가 매우 한가하다. 이러면 좀 비싼데도 저렴하지 않을까? 리조트에 수영장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이곳이 많이 유명해졌다더니 화려한 리조트들이 확실히 해변가에 많이 보인다. 나름의 기대심을 품고 수영장이 있는 첫번째 리조트로 들어서본다.

유니폼을 입은 여성스탭분들이 반겨준다. 거지처럼 하고 다니지만 그래도 역시 좋은 리조트라 그런지 친절하다. 나 무시하지 마라, 여기서는 그래도 1000바트는 숙소에 쓸 의향이 있다. 당당하게 하루에 얼마냐고 물어본다. 2500바트란다. 약간은 작아진 목소리로 비수기 할인 없냐고 괜시리 한번 물어본다. 그딴거 없단다.

이건 예상 밖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몇개를 더 가본다. 수영장 있는 곳은 다 비슷하고, 없어도 시설이 좀 좋다 싶으면 1500바트이다. 비수기이지만 더 이상의 할인은 없다. 거만한 동네다.

계획 전면 수정이다. 수영장이 있으면서 1000바트면 그래도 쓸 의향이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 허름한 곳을 찾아본다. 사실 몇개 보이지도 않는다. 하나가 보이기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650바트란다. 그래도 처음으로 1000바트 밑으로 내려갔다. 좀 더 얘기를 해보니 이틀 이상 있으면 600바트로 해준단다. 숙소를 들어가서 한번 보니 꽤나 괜찮다. 어제 저녁에 잤던 데에 비하면 천국이다. 물론 가격은 3배이다. 일단 킵해놓고 좀 더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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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 Fora Dive Resort를 발견한다. 사실 아까부터 이걸 찾고 있었다. 다이빙과 리조트를 겸한 곳인데 론리에 보니 다이빙을 할 시 숙박 할인을 한다고 써 있었다. 찾아도 없더니 저 구석탱이에 있었다. 하지만 구석이라고 바다가 더 안좋은 것도 아니고, 밥 먹을때 조금만 더 걸으면 그뿐이다.

들어가서 일단 다이빙 부터 물어본다. 하루 3번 다이빙에 3200바트다. 예상했던 수준이라 알겠다고 한다. 조심스레 숙소를 물어본다. 아저씨, 쿨하게 다이빙한날은 숙소 하루가 무료란다. 아니 이런 대박이. 할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료라니 완전 대박을 건진 느낌이다. 그럼 원래 숙박은 얼마냐고 물어보니 500바트란다.

머리속이 복잡해진다. 다이빙을 내일하니 내일이 무료라는건데 그럼 굳이 오늘 다른데 가서 잘 필요가 없다. 차라리 하루를 더 넣고 네고를 하는게 현명할듯 하다. 오늘 숙박을 포함시켜서 할인을 해달라고 하니 당황하신다. 합해서 3700바트인데, 쿨하게 3500바트에 하자고 질러본다.

잠시 고민하시고 여기저기 전화하시더니 그러자고 하신다. 이 곳에서 숙박을 하루는 공짜 하루는 300바트에 얻었다. 이정도면 그래도 괜찮은 딜이라 생각된다. 나머지 이틀이 있긴 하지만 그건 이틀 동안 분위기를 봐서 조금 좋은 곳으로 옮길까 싶다.

방은 더러워도 상관없으나 그래도 한번 보자고 한다. 들어가보니 침대에 모기장이 있고 뒷편에는 야외식으로 변기와 샤워기가 있다. 제일 마음에 드는건 발코니에 있는 해먹이다. 낮에 여기 누워서 책 보다 낮잠 들면 딱이겠다. 바다도 바로 앞이라서 그냥 수영복 입고 더우면 들어가서 수영 좀 하다 바로 샤워하고 쉬면 되겠다. 옆에 화려한 리조트들과는 당연히 비교불가지만 혼자 있는 나에게는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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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을 한다. 오랜만에 손님인지 청소를 하신다 하여 나간다. 어차피 점심도 먹고 와야 한다. 아까 올라올때 봤던 Walking Street로 향한다. 그곳이 여기에 가장 번화한 곳이다. 내일은 하루종일 다이빙을 해야 하니 오늘 분위기도 살필겸 좀 돌아다닐까 싶다.

리조트가 좀 저렴해서 그런지 확실히 번화가하고는 거리가 좀 있다. 뭐 그래봤자 5분이다. 2시까지 점심을 안먹어서 꽤 출출하다. 거리에 들어서서 처음 보이는 식당으로 무조건 들어선다. 인사하는 소리에 불친절이 가득하지만 이미 돌아서기에는 늦었다.

앉아서 팟타이를 시킨다. 역시 최고의 불친절한 목소리로 대답하더니 어딘가로 무전기로 연락을 한다. 5분 후 어디선가 팟타이가 배달되서 온다. 첫 식사는 바보짓했다. 괜히 더 비싸게 주고 산듯 하다. 조금만 들어가면 더 저렴하고 괜찮을 곳이 많은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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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단 먹으니 맛은 괜찮다. 하긴 허기진 상황에서는 뭐든 맛이 없겠나. 그래도 이곳에 오래 있기는 싫어서 후딱 먹고 90바트를 지불하고 나온다. 팟타이 방콕 길거리에 35바트면 먹는데...

길을 따라 쭉 걸어가본다. 온갖 상점들이 많지만 비수기인지라 문 닫은 곳이 많이 보인다. 한가한게 마음에 든다. 반대편에 두개의 해변이 더 있는걸로 알고 있어서 한번 천천히 걸어가본다. 왠지 반대편 해변으로 연결되어 있을것만 같다.

중간 중간에도 리조트가 있어서 내일모레를 대비해서 한번 물어보니 다 1000바트가 넘는다. 여기는 비수기여도, 해변에 있지 않아도 비싸다. 이미 비싼걸 알고 왔으니 그런가보다 하지 모르고 왔으면 충격 먹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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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을 넘게 걸어가니 Sunset Beach가 나온다. 지금의 해 위치를 보니 해돋이가 잘 보일 듯 하다. 내일 오전에 한번 보러 올까 싶다. 그런데 이곳은 파타야보다 훨씬 더 한가하다. 너무 한가한 나머지 열려 있는 식당이 안보인다. 리조트는 그래도 한두개 열려있다. 종업원들이 놀고 있기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해변은 1000바트, 안쪽은 800바트란다. 하지만 지금 있는 곳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 게다가 이곳에 머물면 조용한건 좋은데 밥도 못 먹겠다. 비수기라 어차피 파타야 해변도 조용하니, 그냥 그쪽에 머무는게 맞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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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슬슬 걸어온다. 넘어오니 3시반이다. 물을 하나 사들고 숙소로 온다. 조금 쉬다 4시쯤 바다를 한번 들어가야겠다. 스노클링 장비를 빌리고 싶은데 여기는 없단다. 아니 다이빙 전문 리조트가 물안경도 없다냐. 뭐 어차피 하루 단위로 빌리는거니 그냥 오늘은 수영만 하고 내일 모레 제대로 들어가도 괜찮다.

어제 글을 올려볼까 하는데 여기 와이파이 속도가 미얀마 뺨친다. 사진을 서른장 넣어서 이미 준비해놨는데 망했다. 그냥 사진을 빼고 올릴까 나중에 올릴까 고민된다. 뭐 땡기는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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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해먹을 펼친다. 내 첫 해먹 경험이다. 이거 편할려나. 조심스레 한 다리를 올리고 다른 다리를 해먹에 걸쳐본다. 생각보다 안정적이다. 머리를 편하게 뒤로 기대어본다. 이거 은근히 편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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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근거리라서 파도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바다소리를 들으며 책을 펼친다. 펄벅의 Earth Trilogy를 다시 연다. 이거 사실 별 내용 아닌듯 한데 은근지 잘 읽힌다. 예전의 중국 농부의 일사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고나 할까. 나긋나긋해진 몸을 느끼며 독서를 즐긴다.

이게 한량 생활이구나. 이러고 하루종일 있을 수도 있겠다. 중간에 손가락만한 모기가 보이긴 하는데 이따 모기 억제제를 바르면 괜찮을듯 하다.

책에 빠져 보다 보니 5시가 되어간다 .그래도 해지기전에 수영은 해야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슬리퍼만 신고 바다로 향한다. 여기는 왠지 도둑도 없을거 같다. 있다 하더라도 가방을 바다까지 들고 갈 수는 없으니 그냥 없다고 생각하는게 편하다.

해변에 신발을 벗어서 가지런히 놓아두고 바다로 들어간다. 얼마만에 바닷물을 느끼는 걸까? 언제가 마지막인지 잘 기억도 안난다. 뭐 사실은 아까 이 섬에 올때 바다에 닿았으니 몇시간만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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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투명한 파란색이다. 얕은 바다임에도 고기들이 꽤나 보인다. 이런 백사장이 쫙 펼쳐져 있음 좋겠지만 조금 걸어가보니 암초 같은 것이 꽤나 많다. 암초가 없는 곳의 모래는 괜찮은데 이놈들이 막고 있어서 멀리 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재주껏 피하며 앞으로 나가본다.

문득 인기척이 느껴져서 뒤를 돌아본다. 어? 너는 뭐니? 개 한마리가 수영하면서 날 쫓아오고 있다. 이 무슨 특이한 상황이냐. 나를 보고 온거 맞나? 잠시 기다려보니 내 앞까지 수영해 온다음에 근처 암초에 올라서서 나를 쳐다본다. 맞구나.

36년 평생 신기한 경험 순위에 들겠다. 가까이 가서 좀 만져준다. 어차피 목 빼고는 바다에 다 들어가 있지만 손으로 좀 씻겨도 준다. 가만히 즐기고 앉아있는다. 얌전한 놈일세. 이제 다시 앞으로 가볼까? 암초를 피해 미로 찾듯이 앞으로 가니 얘도 뒤에서 쫓아온다.

내가 멈추니 이번에는 얘가 길을 개척한다. 가면서도 내가 따라오는지 확인한다. 개들은 참 영특하다. 내가 얘랑 놀아주는건지 얘가 심심해서 나랑 놀아주는건지 햇갈리지만 기분은 좋다.

근데 여기 진짜 암초가 수영에 너무 방해된다. 앞을 크게 가로막는 암초가 보이길래 이번에는 올라가서 넘어가는걸 시도한다. 개한테도 올라오라고 손짓하니 올라온다. 근데 뭔가 위에 있는게 불안한가보다. 나를 잠시 스윽 쳐다보더니 획 고개를 돌리고 뭍으로 수영하며 돌아간다. 아니 왜. 가지마, 라며 울부짖지만 한번 떠난 개는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혼자다. 근데 뭐가 개도 떠나고 암초도 막혀 있고 그러니 김이 샜다. 잠시 무릎밖에 안오는 바다에 앉아있다가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도 어렵다. 중간에 성게도 크지막한 놈을 두어마리 마주친다. 여기 만만한 해수욕장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참 평온해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전혀 평화롭지 않다.

방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면서 바지와 속옷도 빨래를 해버린다. 어차피 여기서는 그냥 수영복을 입고 다닐 예정이라 바지는 입을 일이 없을거다. 언제든지 바다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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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했음에도 시간이 일러서 저녁 먹기 전에 다시 또 베란다로 나온다. 아직 수영복이 덜 말라서 해먹에 오르지는 않고 배게를 배고 대나무 바닥에 드러눕는다. 누워서 책을 또 보니 이곳이 천국이다. 바다라 그런지 하나도 덥지 않다.

진정한 휴식을 즐기고 있는데 여기 리셉션에 있는 친구가 갑자기 부른다. 뭐지? 가보니 내일 같이 떠날 강사가 와있다. 미모의 여자강사다. 서양인 남성 하나랑 얘기 중인데 누가 봐도 남자가 작업중이다. 그래, 많이들 연애하거라. 나는 괜찮다.

여자강사는 서양인으로 보였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람이고 남자는 영국 사람이다. 남자도 내일 같이 가고 여기서 머문단다. 여자강사는 친절하게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남자놈의 자식은 나한테 관심을 안보인다 .나도 너 관심없어요.

다이빙하기 전에 작성하는 '죽어도 괜찮아요' 서약서를 쓰다 보니 내가 마지막 다이빙이 2012년도였다는걸 깨닫는다. 그게 벌써 3년이나 됐나. 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내일 가는 곳 중 하나는 해류가 심해서 가만히 거기 몸을 맡기는 데도 있다고 한다. 재미는 있을거 같은데 걱정된다.

강사한테 걱정을 얘기하니, 그리 오래됐으면 500바트를 추가하고 짧은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받으라고 한다 .10분동안 받는데 그정도면 충분하단다. 500바트,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돈이긴 한데 그래도 목숨과 연관 있는 문제니 받는걸로 하지 싶다.

남자놈은 아직도 끊이없이 작업을 걸기에 열심히 해보라며 자리를 비켜준다. 여강사는 누가봐도 직업정신으로 친절한건데 저놈 또 오해한게 확실하다. 떠나가는데 여강사가 이따 6시 이후에 샵으로 와서 장비 체크를 한번 하라고 한다.

다시 나의 보금자리인 해먹으로 돌아간다. 앞으로 이곳에서의 대부분은 해먹에서 보내지 않을까 싶다. 쉬로 온 섬에서 파도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여기만큼 좋은 곳은 없다. 책 보다 자고, 자다 책 보고, 배고프면 밥 먹으러 가는게 휴양이지 별거 있나. 호화로운 리조트 하나도 안 부럽다. 대신 이번에는 모기 억제제를 바르고 눕는다.

누워있는데 개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어보니 아까 같이 수영했던 그 개가 날 찾아왔다. 얘 진짜 뭐냐. 내가 손짓하니 바로 나한테 달려온다. 그러더니 내 방갈로에 올라와서 해먹 밑에 자리 잡는다. 이놈은 한쪽 귀만 접혀 있어서 알아채기가 쉽다. 근데 진짜 뭐냐. 그렇게 한 30분 있다가 또 어딘가로 간다. 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닌건가? 이 바람둥이야! 여튼 여기 있는 동안 얘 때문에 심심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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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쯤 되니 배가 살살 고파온다. 밥 먹으러 가야지. 가방만 챙겨들고 해변을 걸어 Walking Street로 향한다. 중간에 호화로운 리조트를 보니 거의 비어있다. 여기서 먹어볼까 했는데 저 상황을 보니 내가 먹을 곳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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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ing Street로 들어서니 아까 낮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카오산도 그러더니 여기도 낮져밤이다. 왠만한 가게는 사람들이 꽉 차 있고, 거리 자체가 활기차다. 일단은 초입에 있는 다이빙 샵을 들린다. 장비부터 체크해야 한다.

아까 미녀 강사가 날 반겨준다. 이분 좀 너무 친절하다. 영업을 잘하시는거겠지? 괜한 오해 하지 말자. 거울 보고 네 꼬라지를 봐라. 어제 이곳에 비가 엄청 오면서 물이 넘쳤다며 부끄러워하신다. 뭐 나야 아무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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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장비를 고르고, 옷과 오리발까지 챙겨서 내 이름을 써놓는다. 내일 나를 잘 지켜다오. 다이빙 두번할지 세번할지는 내일 정하면 된단다. 어차피 모두 9시에 출발해서 4시에 귀가하는거고 다이빙을 안하면 스노클링 장비 무료로 주니까 그거하고 놀면 된단다. 오 은근 괜찮다.

자격증 체크를 하는데 사진을 보더니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거 나 맞아요. 자꾸 아닌거 같다고 농담한다. 이거 너무 친근한 농담을 하니 사람들 오해하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김태희보다 아름다운 노여사가 있기에 벼룩의 간만큼도 흔들리지 않는다. 아, 노여사 요즘 이 여행기 안본다고 했던가...?

미녀강사하게 인사를 하고 이제는 식당을 찾아 나선다. 꼬창에서 봐서 익숙한것처럼 얼음 위에 해산물을 올리고 파는 곳이 많다. 밥은 어차피 비싸게 먹을걸 각오하고 있다. 해산물 가격을 물어보니 게가 3000바트, 오징어는 1000바트, 블라블라... 그래 내가 먹을건 아니구나. 1인분씩 안팔아서 안먹는거다. 치사하게 왜 이인분씩만 팔고 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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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돌아다니다가 현지인들 많이 보이는 태국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비수기라 그런건지 태국 관광객도 꽤나 많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반은 차지하는듯 하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니 모든 음식이 기본으로 100바트는 넘어간다. 그건 뭐 어쩔 수 없다.

웨이터의 추천을 받아 돼지 커리와 밥, 그리고 망고 주스를 주문한다. 키보드를 펼치고 글을 쓰고 있는데 익숙한 말소리가 들려서 들어보니 한국말이다. 슬쩍 보니 한국인 여성 두명이다. 너무 멀쩡한 모습을 보니 여기만 온 사람들인가보다. 죽은듯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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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와서 먹어보니 좀 느끼하다. 코코넛 오일로 만드는게 맛이 있긴 한데 좀 느끼하다. 매운거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이게 뭐냐. 고추가루를 달라고 해서 팍팍 뿌려 먹는다. 태국 음식 맵다더니 난 막상 내 입맛에 맞을 정도로 매운 것을 못 봤다. 그래도 허기가 좀 졌던지라 남기는거 없이 싹 다 비운다.

220바트,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여기서는 그냥 모든 단위가 올라가는구나. 망고 주스를 괜히 먹었나? 그래도 약간 의식적으로 절약할 필요성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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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할건 해야지. 돌아오는 길에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40바트에 사먹는다. 근데 계산할려고 보는 순간 여권이 안보인다. 순간 머리가 멍해지지만 아까 다이빙샵에서 자격증 꺼낸다고 꺼낸 생각이 난다. 거기 있으면 안전하겠지. 큰 걱정 안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가본다.

샵에 가보니 강사가 다른 손님과 대화중이다. 다른 현지 스탭도 있어서 여권 혹시 없었냐니까 못 봤단다. 강사를 보니 그 손님하고 얘기하느라 날 본척도 안한다. 직접 물어보니 못 봤다고만 하고 다시 눈을 돌린다. 아 순간 식겁한다. 여권을 잃어버리는건 중대사다. 일단 당황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가방의 물건을 다 꺼내어본다.

여권은 가방에 있었다. 아까 꺼내고 항상 너놓는 곳에 안넣어놔서 아까 못 봤나보다. 그깟 미인계에 당해서 원래 넣는 곳에도 넣지 않다니. 게다가 지금 보니 역시 그 미인계는 아무에게나 쓰는 거였다. 쳇.

나갈때까지도 강사는 눈도 안마주친다. 근데 이건 사실 뭐라할게 없는게 그만큼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거다. 눈앞에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만큼 중요한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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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으로 다시 나오니 밤바다가 드넓게 펼쳐져있다. 낮과는 다른 바다의 모습에 잠시 말을 잃고 넋놓아 쳐다본다. 별이 하늘에만 떠있는게 아니라 수평선부터 이어지는 것이 묘하게 아름답다. 아직 가게들이 불을 켜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별은 쏟아질듯 하다.

한쪽 끝부터 저쪽 끝까지 쭈욱 걸어간다. 중간에 많은 바들이 한잔을 유혹하지만 내일 다이빙이라 자제한다. 내일부터 마셔도 충분하다.

숙소 앞까지 걸어와서 별을 사진에 담아보려 노력한다. 노출을 5초로 두고 타이머를 설정하여 아까 먹은 아이스크림통 위에 얹어놓는다. 타이머를 하면 손에 떨림을 방지할 수 있어서 긴 노출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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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집중해서 찍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누가 나를 탁 친다. 누구지? 아까 그 개다. 야 너 진짜 뭐냐. 이놈 전생에 내 부인이었나? 또 어찌 알고 찾아왔지? 황당해서 쳐다보니 옆에 털썩 앉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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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모르겠다. 나도 털썩 주저앉는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같이 밤바다를 지켜본다. 아무래도 너 이름 하나 지어줘야겠다. 뭐라고 부를까?

갑자기 얘가 귀를 쫑끗하더니 일어난다. 멀리서 사람들이 뭔가 음식을 들고 오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꼬리를 흔들더니 그들을 따라간다. 하지만 어차피 먹이를 얻기는 힘들다. 실패하니 또 내 옆으로 와서 앉는다. 야 이러니 우리 거지 패밀리 같잖아. 그래 너 이름은 이제부터 걸견이다. GulGyun!

걸견이 뭘 원하는지 자꾸 앞발을 내 무릎 위에 얹어놓는다. 먹을걸 달라는 말이겠지? 미안하지만 지금은 없다. 내일부터는 소시지 한두개를 들고 다녀야겠다. 그래도 이곳에서 같이 추억을 만들어주니 난 일용할 양식이라도 제공해야겠지. 잠깐, 이것도 얘 나름의 생존 전략일려나.

이놈 얼마나 더러운지 옆에서 아주 그냥 털을 뽑아내듯이 입으로 씹어댄다. 아까 같이 바다에서 목욕했잖아. 봐서 내일 한번 더 데리고 가서 씻겨야겠다. 드러운 놈. 깨끗한 내가 상종 못하겠구먼. 나도 그만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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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덥고 약간 땀도 나서 자기 전에 퀵하게 샤워를 한번한다. 근데 여기 물이 투명하지가 않다. 아무래도 섬이라 물이 귀하다더니 빗물 같은 종류이 정상적인 물이 아닌듯 하다. 뭐 4일 이물로 씻는다고 죽지는 않겠지. 대신 이는 닦고 행구다가 마지막 행굴때는 식수로 해준다. 나는 깨끗하니까.

이제 드디어 모기장을 재끼고 침대로 들어온다. 다행히 모기장안에는 모기가 안보인다. 홈매트를 안에까지 연결은 해놨는데 킬 필요가 없을듯 해서 그냥 놔둔다. 새벽에 혹시 이머젼시 상황을 대비하여 홈매트 총알도 하나 준비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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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뻬로 와서 마음의 평화가 다시 찾아온듯 하다. 어제의 불안함과 조바심은 사라졌다. 비싼 동네지만 숙소도 저렴하게 찾았듯이 잘 찾아보면 나에게 맞는 공간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것 같다. 돈을 충분히 쓰면서 휴양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없으면 없는데로 휴양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내 유일한 사치인 내일 다이빙은 정말 기대가 된다. 3년만에 다이빙, 어떤 또 멋진 추억들을 내게 전해줄까?
1 Comments
디아맨 2015.05.23 09:59  
어차피 수린은 개방되는 시기엔 사람들이...많으니 무인도라 하기엔 좀 그래요.. 수린 사진 1장 올립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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