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여행기]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26 (Hat Y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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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여행기] 나홀로 31일 동남아 여행 - Day 26 (Hat Yai)

아랑다리 2 3275
태국에서 시작했던 여행기가 미얀마, 캄보디아를 거쳐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꼬리뻬에 들어가 있어서 와이파이가 안되다가 나온지라 한꺼번에 올릴듯 합니다.

사진은 복사가 안되서, 사진까지 보시고 싶으신 분은 링크 타고 블로그에서 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http://lkfar.tistory.com/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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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이 밝았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나? 우리 지은이, 아이유 생일이다. 생일축하한다 지은아. My life for IU!

어제 술을 좀 마셔서 그런지 7시까지 논스탑으로 잔다. 여행 와서 가장 늦잠을 잔거 같다. 하지만 사실 일찍 일어날 이유가 없다. 아침 먹을 돈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남은 잔돈이 5달라, 이중 공항까지 이동비를 대충 3달라로 잡으면 2달라가 남는다. 아침과 점심을 먹기에는 버거운 금액이다. 점심을 스킵할 수는 없으니 오늘은 강제 아침단식이다.

어제는 바쁘게 돌아다니고 밤에 술파티도 벌이느라 글을 거의 못 썼다. 그래도 역시 술자리는 즐거웠다. 말 한마디도 안통하는데 즐거울 수 있다는 것도 술이 주는 묘미다. 숙소로 돌아올때 옆집 아저씨가 만취한채로 자기가 태워주겠다고 하는거 거절하느라 힘들었다. 사람은 어디든 같은가보다.

9시쯤 완전히 일어났지만 침대에 있는다. 밖으로 나가면 덥다. 지금 캄보디아 날씨는 살인적이라 에어컨을 틀어도 살짝 땀이 날 정도이다. 어차피 글도 써야 했는데 잘됐다. 침대에 앉아서 어제 일을 정리한다.

여기 도미토리는 좀 특이하다. 보통은 9시만 되면 불을 키고 나가는데 여기는 다들 잠만 잔다. 11시가 되어도 몇명이 자고 있다. 그러니 불을 못 키고 창문도 없어서 완전히 어두컴컴하다. 에어컨이 있고 창문이 없어서 다들 자는건가.

11시가 되니 앞에 한국 여성분이 짐을 싸들고 나가신다고 인사를 한다. 짐이 어마어마하다. 이곳은 화장실도 그렇고 좀 불편해서 다른 곳을 예약하셨단다. 하긴, 방에 화장실 있는 것은 정말 좀 불편하다.

배웅해드리며 안전한 여행을 기원해드린다. 여행 와서 처음으로 같은 지붕을 공유한 한국인이었다. 후원하는 아이때문에 자주 오신다는 분, 앞으로 행복하시기를.

여행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난다. 캄보디아에서는 봉사활동과 여행을 같이 하는 한국분을 두분이나 만났다. 한국인의 특징인걸까 캄보디아가 가져오는 묘한 매력 때문일까. 잠시 나도 저런 삶을 한번 꿈꿔본다. 예전분터 NGO에는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알아볼까 싶기도 하다.

12시가 되어서 슬슬 일어난다. 3시반 비행기니 이곳에서 1시반쯤 나가야 하고 그럴려면 이제 점심을 좀 먹어야 한다. 헌데, 공항까지 교통비가 얼마나 나올까. 그걸 확실히 알아야 어떤 밥을 먹을지 정할 수가 있다.

내려와서 리셉션에 교통비를 물어본다. 공항까지 버스는 없고, 뚝뚝이나 오토바이를 타야 한단다. 혹시 얼마인지 아냐고 물어보니 전화해서 알아봐준다. 뚝뚝이 6달라, 오토바이가 4달라다. 올때 2달라에 왔는데 너무 비싸다. 게다가 5달라 밖에 없는데 4달라를 내면 1달라로 밥을 먹어야 해서 애매하다. 일단 내가 따로 알아본다고 한다.

어제 세탁비를 내고 못 받은 거스름돈 2000릴을 받는다. 원래 있던 1000릴까지 하면 3000릴이다. 여기서는 무조건 4000릴을 1달라로 치니 그래도 꽤 쓸모 있는 돈이 되었다.

나가니 역시 햇볕이 무섭게시리 뜨겁게 비추고 있다. 역시 캄보디아의 낮시간은 나올게 못된다. 지나다니면서 눈여겨 봤던 숙소 앞의 그 식당으로 바로 향한다.

문을 닫았다. 아 하필 먹을려고 하니 문을 닫았다냐. 그 옆에 좀 더 허름한 식당이 하나 보인다. 여기 가볼까? 슬쩍 보니 미얀마에서처럼 반찬을 고르면 주는 시스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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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물어보니 밥과 반찬 하나에 3000릴이란다. 희한하게 지금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 돈과 딱 일치한다. 교통비가 어찌 될지 모르니 그냥 이걸 먹기로 한다. 반찬은 콩과 고기가 섞여 있는 듯한 반찬을 고른다. 그래도 고기가 언제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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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아서 한입 먹어보니 반찬이 꽤나 짜다. 잘됐다. 반찬 양이 좀 적어보여서 좀 모자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적당하겠다. 앞에 보니 작은 고추도 있어서 조금씩 같이 베어먹으니 먹을만하다. 그러고 보니 캄보디아에서는 현지 식당에 처음 왔다.

물도 사기가 참 애매하다. 옆에 다른 테이블에서 하는걸 보니 이 앞에 물과 얼음이 있고 자유롭게 떠먹으면 되는거 같다. 태국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나도 가서 한잔 떠 마신다. 사실 현지 물을 마시면 장트러블이 무조건 생기긴 하지만, 어차피 안마실 수가 없다. 아무리 자기가 자제해도 얼음이 그걸로 만들어져있고, 생맥주, 아이스크림 등 끓이지 않는 식단은 무조건 현지물이 들어간다. 그냥 포기하고 몸이 빨리 적응하기를 바라는게 상책이다. 그래도 어느정도 몸은 적응한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00원에 점심 한끼 잘 해결했다. 배가 부르진 않지만 오늘 이동을 위한 연료는 충분히 채웠다. 3000릴을 드리고 밖으로 나온다.

오늘따라 그 많던 오토바이 택시가 말을 아무도 안건다. 이거 말을 걸어야 흥정을 할텐데 도리가 없다. 햇볕은 너무 뜨겁고 점심은 생각보다 싸게 해결해서 돈이 여유가 있다. 그냥 4달라로 가기로 마음 먹고 숙소로 돌아온다.

3시20분 비행기니 1시40분까지 오토바이를 불러달라고 하고 그동안 도미토리에 있어도 되냐고 묻는다. 괜찮단다. 다행이다. 이 날씨에 에어컨 방에 있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일이다.

도미토리에 누워서 어제 글을 업로드 하며 오늘 숙소를 검색해본다. 노트4가 있을때는 좀 싸다 싶으면 그냥 예약을 해버렸는데 지금은 안되니 일단 무조건 가서 한번 봐야 한다. 하지만 한군데 주소는 좀 봐두고 그 근처를 돈다고 생각해야 이동할때 햇갈리지 않는다. 핸드폰이 안좋아서 어느순간부터 화면캡쳐가 작동 안한다. 옛날 스타일로 노트에 손으로 다 적는다.

오늘 처음 보는 아저씨가 화장실로 가더니 도미토리에 천둥소리가 울려퍼진다. 현지 물을 먹으면 저런 소리가 나지. 한참동안 이어지던 천둥소리는 상쾌한 얼굴의 아저씨가 나오면서 멈춘다. 질 수 없지. 나도 화장실에 들어가서 같은 천둥소리를 선사한다. 한국 여성분이 가시고 나니 부끄러움이 다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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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반이 되어서 내려온다. 오토바이 기사님이 기다리고 있다. 헌데 오토바이가 아니라 뚝뚝이란다. 어차피 공항을 갈 일이 있는 기사님이 같은 돈으로 데려다준단다. 아 더운데 잘됐다. 4달라에 뚝뚝이면 또 나쁘지 않다. 이래저래 일이 잘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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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스탭과 조금 친해졌던 남자스탬인 녹과 인사를 하고 나온다. 씨엠립에서 당황하고 헤맬때 시원하고 저렴한 지붕을 제공해준 이 숙소에 감사 인사를 한다. 스탭도 친절하고, 시설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4달라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저렴하게 묵은 숙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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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에 올라탄다. 아저씨 갑자기 원래 이거 너무 저렴한건데 더 줄 수 없냐는 식으로 얘기해서 못 알아들은척 무시한다.이곳의 좋은 인상은 뚝뚝기사가 모두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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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으며 20분 정도 이동하여 공항에 도착한다. 기사님께 미리 챙겨놓았던 4달라를 드리고 공항으로 들어간다. 의외로 1달라를 남겼다. 이걸로 뭐 살 수 있을까? 뭐 달라는 남겨놓으면 어떻게든 사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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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케팅은 간단히 끝내고 출국수속을 하러 간다. 출국수속하는 직원들이 원래 좀 무뚝뚝하지만 캄보디아는 특히나 더 심하다. 여권을 제출하니 출국세관 종이에 비행기편이 안써있다며 쓰라고 돌려주기에 혹시 볼펜이 있냐고 묻는다. 원래 아예 뒤로 가서 다시 쓰라고 하지만 지금은 내 뒤에 아무도 없고 한가한 상황이다. 아저씨 나를 물끄러미 째려보더니 갑자기 볼펜을 던져준다. 기분이 확 상한다. 나도 확 던져줄까 하다가 그냥 돌려준다.

캄보디아는 양면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정확히는 캄보디아가 아닌 씨엠립이라고 해야 맞겠다. 나는 캄보디아를 간게 아니라 씨엠립을 온거다. 앙코르왓으로 인하여 관광객들을 스쳐지나가는, 최대한 빨대를 제대로 꼽아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고, 순수하면서 친절한 현지 주민들이 있다. 하지만 일반 관광을 오면 혀지인들의 모습까지는 전달이 되기 어렵다. 뚝뚝기사들의 모습과 공항에서 직원들의 모습에 있던 정마저 떨어질 지경이다. 어제 하루가 없었다면 이곳은 나에게 최악의 여행지로 기억남을뻔했다. 그럼에도 나중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씨엠립과 앙코르왓은 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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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고,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창가자리에 못 앉는다. 가운데 자리에 배정을 받고 내 왼쪽 창가자리에는 서양인 남자가 하나 탄다. 이제 확률 계산은 의미없어졌다. 뭐 어차피 처음부터 그리 의미가 있지는 않았다.

어제 약간 과음을 해서 좀 피곤했나보다. 비행기를 타고나서는 그냥 잠든다. 어차피 이 비행기는 1시간이면 도착한다. 이륙하면 착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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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다시 도착했다. 다른 공항은 좀 어색한데 이곳은 하도 와서 그런지 매우 익숙하다. 입국 수속을 하며 걸어가는데, 문득 내 몰골이 참 거지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객 중에서도 가장 더럽다. 생각해보니 오늘 세수도 안했다. 옷을 한번 버리고 새로 사야 할려나. 하지만 돈 문제가 아니라 난 물건을 버리는걸 싫어한다. 걸어가는데 바지 왼쪽 주머니쪽에 바느질로 수선했던 곳이 또 터진다. 오늘 저녁에 또 바늘을 한번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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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수속을 마치고 다시 티케팅을 한다. 국내선이니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처리를 한다. 그리고 다시 보딩. 한시간 반 터울이 촉박할거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여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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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탄 비행기. 이번에는 통로자리다. 왼쪽 두자리 모두 꽉 찼다. 에어아시아, 국내선에서는 꽤나 사람이 많이 있나보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는걸까.

역시 한끼만, 그것도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공항이나 비행기에서 사먹기는 뭐해서 참는다. 핫야이에 내리면 오늘 저녁은 제대로 먹어야겠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비행기를 타고 앉아있는데 갑자기 이 모든게 매우 피곤하다. 거지처럼 다니는 것도 그렇고, 배고프게 다니는 것도 그렇고,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동안 괜찮더니 또 서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왕십리에 있는 단골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고 싶다. 어제 저녁은 제대로 먹었는데 왜 이러지. 뭔가 캄보디아에서 정신과 육체가 모두 지친거 같다. 아니면 원래 계획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서 그런걸까.

비행기를 타고 대충 결산을 해본다. 남은 돈이 361달라와 7,041바트이다. 미얀마를 떠날때 490달라가 있었으니 캄보디아에서 129달라를 쓴 셈이다. 총 4일 있었지만 숙박은 3일이니 3으로 나누면 하루에 43달라를 썼다. 생각보다 많이 썼다. 이게 실제 생활비보다 비자 받는 비용, 입장료 등에서 과한 지출이 나가서 그런거 같다.

7041바트 남은거는 이번에 모두 써도 된다. 더이상 태국에 돌아올 일은 없다. 아, 마지막 방콕에서 하루 자야 하니 그것만 남겨놓자. 그러면 태국을 떠나는 22일까지 총 6박을 해야 하는 거고, 하루에 1200바트 정도 쓰면 적당할듯 하다. 대충 35,000원 정도니 충분히 가능한 가격이긴 하다.

아까 아고다에서 이번에 최종목적지인 꼬리뻬 숙소를 검색하니 기본 1000바트로 나왔다. 물론 가면 더 저렴한 애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그냥 돈을 좀 쓸까도 고민된다. 한달이면 좀 지칠때도 되었다. 다시 또 베트남과 라오스를 돌려면 말그대로 잠시의 '휴양'이 필요하지 않을까. 수영장이 있는 리조트에서 바다를 보며 수영을 하고, 조식을 먹고 칵테일을 마신다면 심신이 치료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꼬리뻬에 있는 4일 동안만 예산을 하루 5만원으로 잡아볼까 싶다.

근데 지금 있는 돈을 다 쓰면 추가 돈을 어떻게 공수해야 하는지가 살짝 걱정이긴 하다. 저번에 카드를 정지시킬때 인출 기능은 놔두긴 했는데 될런지 모르겠다. ATM기기로 시험을 해봐야 알거 같다. 그게 아니라면 여기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송금 받고 인출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

에이 모르겠다. 일단 오늘 저녁 한끼 제대로 먹고 생각해봐야겠다. 배고플때 하는 생각은 의미가 없다. 어서 빨리 내려서 숙소를 잡고, 내일 버스와 배편 예약을 마친 후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다. 핫야이는 휴양지는 아니라서 아마도 저렴하게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핫야이는 생각보다 큰 도시인가보다. 공항이 꽤나 크고 번화하다. 어찌 보면 만달레이 공항보다도 큰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전에 그렇게 찾아도 없던 TrueMove 무료 심카드가 이곳에서 보인다. 심을 충전할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무료니까 하나 받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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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시내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고 들었다. 오기전에 살짝 검색해보니 뚝뚝같은 버스를 타면 40바트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공항을 나가서 길을 건너면 있다고 하니 찾아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공항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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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그것도 많이 온다. 빠이에서 마주쳤던 스콜과 비슷한 느낌이다. 하 이거 난리났네. 이 비를 피하며 버스를 알아본다는건 쉽지 않은 퀘스트이다. 어쩔 수 없이 급하게 택시를 알아본다. 기사가 보이길래 시내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300바트란다. 생각보다 비싸다. 이거 오자마자 큰 지출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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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좀 더 알아보고자 나가니 공식 택시 부스가 보인다. 그곳으로 가서 오늘의 행선지인 Cathay Guesthouse까지 얼마인지 물어본다. 250바트라고 대답해준다. 그래도 확실히 공식 부스가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안전하다. 하늘을 보니 이 비는 멈추지 않을 비 같기에 그럼 가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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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가 금방 할당되어 비를 피하며 올라탄다. 차라리 잘됐다. 잔돈이 없어서 버스 어떻게 타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1000바트를 거스를 수 있게 되었다. 좋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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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동안 비는 한층 더 거세어진다. 내일 꼬리뻬는 갈 수 있을까? 오늘에서야 비로서 우기임을 실감한다. 들어가는 것도 그렇지만 나올때 비행기 뜨는 당일에 나올려고 했는데 하루 전에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걱정도 된다.

생각보다 꽤나 간다. 30분 정도를 가니 시내가 나온다. 핫야이는 정말 큰 도시인가보다. 남부 최대의 도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내 골목 어딘가로 계속 들어가던 택시가 어느 허름한 건물 앞에 세우고 여기가 Cathay Guesthouse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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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여기 론리에도 나오고 꽤나 유명한데로 알고 있는데 너무 허름하다. 일단 기사님께 250바트를 지불하고 비를 안맞기 위해 처마까지 달려들어간다. 게스트하우스는 심지어 1층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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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데 오만가지 벽보가 보인다. 자전거 대여부터 버스, 배, 스쿠터 등 관광과 관련 있는 것은 모두 다루는듯 하다. 어디선가 이곳이 게스트하우스보다 여행사 느낌으로 오면 괜찮다더니 이래서 그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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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 올라서니 역시 허름한 곳에 스탭 한분이 있다가 나온다. 1인 숙박을 문의하니 말 없이 고정가격이 써있는 종이를 보여주신다. 240바트다. 어차피 내일 오전에 떠날거니 꽤나 괜찮은 가격이다. 나름 유명한 곳이기에 방을 확인 안하고 계약한다. 어차피 이정도 가격이면 좋은 방은 기대하기 힘들고, 그냥 잠만 잘만하면 좋겠다.

물어보는 김에 내일 꼬리뻬까지 가는 배편도 물어본다. 역시 조용히 종이를 보여주신다. 여기로 9시까지 버스가 오고, 버스와 배 모두 포함하여 650바트이다. 이게 비싼건지 싼건지 사실 감이 잘 안오지만 비도 오고 하는 이 상황에 돌아다니며 확인하기 어렵다. 그냥 그것도 같이 결제해버린다. 방과 교통편까지 해서 890바트이다. 1000바트를 내주고 110바트를 받는다. 잔돈은 틈이 있을때 항상 받아야 하는 법이다.

열쇠를 받고 방을 보러 간다. 여기 아저씨 뭔가 친절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불친절하지도 않다. 딱 할일만 하는 느낌이다. 여행자들을 많이 받은 느낌이 난다. 하긴 이렇게 모든 곳으로의 관광이 연결되어 있다면 거쳐지나가는 곳으로서는 꽤나 괜찮은 곳일듯 하다. 론리에 언급된 이유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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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 들어서니 양옆으로 방들이 쭉 늘어서있다. 어찌보면 교도소 같은 느낌도 난다. 방으로 들어서서 불을 키는데 안켜진다. 하나 또 걸리는 것이 도로쪽 방이라 밤새 시끄러울듯 하다.

프론트로 다시 가서 불이 안켜진다고 한다. 그리고 방을 혹시 반대편으로 옮길 수 없냐고 물어보니 그건 안된단다. 불은 문 밖에 스위치가 있으니 그걸 올리라고 얘기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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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보니 문 바깥에 스위치가 있다. 이걸 올리니 불이 들어온다. 이 방은 치앙마이에서 하루 묵었던 그 방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하지만 거기보다는 나은게 허름하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안든다. 화장실이 방에 없을 줄 알았는데 있어서 만족스럽다. 물론 태국식 화장실에 물 내리는 것도 없이 수동이지만 그래도 있는거와 없는거는 다르다. 헌데 화장실에 휴지가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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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먹으러 가야 해서 나온다. 물어보니 휴지는 별매란다. 여기 보아하니 방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신에 모든게 옵션이다. 와이파이도 한시간에 얼마 이런식이고, 휴지, 칫솔, 비누 등 수건과 이불 빼고는 모두 다 별도로 사야 한다. 조식도 여러가지 옵션으로 판매한다.

하지만 워낙 싸다 보니 반발심보다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필요없는 사람은 싸게 지낼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은 이것 저것 구매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또 비싼것도 아니다. 왠지 교통편도 비싸거나 그러지는 않을듯 하다. 럭셔리 하지는 않지만 딱 필요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제공해주는 곳이 여기 아닌가 싶다. 나름 마음에 든다. 배낭여행자들이 좋아할만한 매력이 보인다.

벌써 어언 8시다. 밥을 먹으러 가야해서 우산을 빌릴려고 하니 찾아보신 후 없단다. 아 어쩔 수 없다. 근처에 식당이 있기를 기원하며 내려간다.

태국은 우기때 비가 자주 와서인지 모든 건물에 처마가 있다. 모르고 있다가 비가 오니 눈에 확 들어온다. 처마 밑으로 잘 지나다니면서 건물을 한바퀴 돌아본다. 그래도 이 건물 안에 음식점 하나는 있겠지.

지나다니는데 ATM기가 눈에 들어온다. 한번 시도해볼까? 아직 뽑을 생각은 없지만 뽑히는지를 알기 위하여 한번 가서 카드를 꼽고 버튼을 눌러본다. 오류가 난다. 뭐가 문제일까. 카드 정지시킬때 현금 인출 기능은 놔두라고 했는데 그거마저 오류가 난걸까. 일단 지금 당장 필요한건 아니니 나중에 걱정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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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에 중국음식점을 찾는다. 여기 택시 타고 오면서부터 느낀건데 중국계열이 많이 보인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도 약간 중국느낌 나더니 중국 음식점만 두개를 발견한다. 안에 손님들도 다 중국계로 보인다. 남쪽 지방은 중국 사람들이 많이 있는걸까.

자리에 앉으니 뭐라 하시는데 못 알아듣겠다. 이곳도 관광객이 많이 머물지는 않는지 영어가 잘 안통한다. 그래도 다행히 영어메뉴판이 있어서 새우볶음밥으로 주문한다. 150바트이다. 어찌 보면 비싸지만 지금 나한테 밥이 비싼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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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금방 나온다. 우리가 익히 아는 중국 볶음밥의 느낌이다. 먹어보니 역시 그 맛이다. 나쁘지 않다. 주어진 매운 간장과 같이 먹으니 맛있다. 하지만 다 좋은데 말린 생선 같은게 들어있고 뼈가 그대로 있어서 비린내가 좀 나고 불편하다. 그래도 워낙 배가 고팠던지라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낸다.

150바트를 잔돈으로 드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오는 길도 역시 처마 밑으로 슥슥 피해다니며 비를 최대한 피하면서 온다. 오니 사장님은 역시나 무뚝뚝하지만 불친절하지는 않는 공허한 표정으로 있으시다.

휴지와 비누를 각각 10바트와 20바트에 사장님한테 구매한다. 편의점이 보이면 심카드 충전도 할겸 들릴까 했는데 안보인다. 그리고 여기 가격이 비싸지는 않다. 바가지 씌우는 곳은 아니다. 물도 한통 6바트에 사서 가져온다. 요즘 수분 섭취를 제대로 안한듯 하다. 그래서 좀 무기력한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돌아와서 목욕부터 한다. 역시 뜨거운 물은 안나온다. 근데 또 뭐 뜨거운 물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찔끔찔끔 나오는 물로 그래도 시원하게 목욕을 한다.

침대에 올라가니 삐끄덕 소리와 함께 한쪽으로 쏠린다. 가운데로 오니 그래도 괜찮다. 이상하다. 어찌 보면 치앙마이에서의 게스트하우스보다 더 나쁜듯 한데 왜 밉지 않을까. 오히려 약간 우울했던 기분이 풀리는듯도 하다. 사장님의 무뚝뚝함 속에 느껴지는 미소 때문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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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바느질을 좀 한 후 키보드를 핀다. 오늘은 이상하게 뭔가 피곤한 날이다. 물론 두번이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으니 육체적으로 피곤한게 정상이지만 정신적으로 좀 지쳤다. 그냥 다 접고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어찌 보면 딱 이럴때 알맞게 섬으로 가는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스케쥴을 잘 짠건가. 일단 내일 꼬리뻬 가서 진짜 에너지 충전을 좀 하고 와야겠다. 꼬리뻬에서는 돈 쓰는 것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진짜 신나게 놀다올거다. 오늘은 인터넷도 안되니 책이나 보다 푹 자야겠다. 내일도 긴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 와중에 노여사는 자기들 친구들이랑 삼겹살 먹고 있다고 자랑하며 사진을 보낸다. 아주 불난집에 부채질을 해라...
2 Comments
디아맨 2015.05.23 09:38  
어째요.. 아랑다리님 아이유 나오는 프로듀사 보고 계신지 모르갯네요? ㅋ
멸치 사건후 아이유 그닥이엿는대 프로듀사에서 귀엽게 나오네요 ㅎㅎ
새우볶음밥이 150밧이라니.. 130밧 주고 치앙마이 카페클럽에서 사먹은것도 비싼대..
그리고. 저야 티스토리 가서 사진 대충 봣지만.. 여기에 못올리니 아쉽네요 바다경치가 볼만하던대..
뚜릅 2015.06.14 22:58  
혼자 여행하는게 뭔가 무서울거같은데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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