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밥의 14박 15일 태국-캄보디아 여행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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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밥의 14박 15일 태국-캄보디아 여행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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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을 써도 다큐가 되는

노잼 누룽지밥의 태국 - 캄보디아 여행기

    1. 총 기간 : 14박 15일 (2015/1/25-2/8)

    2. 총 경비 : 1,620,761 원 / 1인

    3. 총 인원 : 누룽지밥 외 7인

    4. 전체 경로 : 인천 - 방콕 - 메솟 - 치앙마이 - 방콕 - 씨엠립 - 방콕 - 인천



<태국 여행 그 두 번째 날 (2) : 안녕? 메솟?>

 

 저번에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래, 갈비국수.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메솟으로 떠나기 위해 돈므앙 공항으로 향했다.

태국을 단기가 여행하고자 방문한 사람은 아마 '메솟(Maesot)'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메솟은 태국과 버-마(한글에서 쓰면 자꾸 미얀마로 바뀐다) 국경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버-마에서 도망쳐온 수많은 난민들이 살고 있고, 이들을 돕기 위한 NGO단체도 많이 있다. 이곳 메솟을 통해 육로로 버-마의 양곤으로 넘어갈 수 있다.

내가 메솟을 처음 알게 된 건 2013년 8월, 메솟의 난민학교인 버웨끌라(Bwe Klar Learning Center)에 해외봉사활동을 가게 되면서다. 그 때 그곳을 다시 방문하는 것이 이번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는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이 많았는데, 차차 적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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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우 좋아하는 녹에어. 저 부리 부분이 특히나 귀엽다. 도대체 누가 디자인한 걸까? 저 인형도 팔고 있던데 매우 탐이 났다. 겉에서 보면 장난감 같은, 안에 타고 보면 더더욱 장난감 같아 불안해지는 이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쯤 가면 메솟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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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 항공은 늘 이륙하고 착륙할 때 잔뜩 긴장하게 된다. 비행기가 거침없이 하강하는가 싶더니 지면이 가까워졌고, 아주 거칠게 땅에 닿았다. 덜컹거리면서 빠르게 활주로를 질주하는 그 속도감이 의자 위로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렇지만 어쨌거나, 무사착륙!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훅 덮쳐왔다. 2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좀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때도 이렇게 뜨거운 열기 속에서 망치질을 하고, 대나무를 나르고, 아이들 앞에서 무언가 가르쳐보겠다고 쩔쩔맸었다. 정말 이상하고, 울렁이는 기분이 들었다.

 

 짐을 찾아 공항 밖으로 나오자 반가운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B씨와 J씨! 한국에서 지겹게 본 얼굴인데도 어찌나 반갑던지, 급격히 기분이 고조됐다. R씨,K씨,D씨,W씨가 썽태우에 탔고, B씨와 J씨는 스쿠터를 몰고 뒤따랐다. 분명 내 알기론 둘 다 면허 없....?

썽태우 너머로 익숙한 풍경들이 지나갔다. 먼지 가득한 도로, 난민 병원인 메따오 클리닉, 해외봉사 왔을 때 머물렀던 숙소, 다 같이 식사했던 식당.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장소에 다시 온 다는 건 이렇게나 가슴 벅차고 반가운 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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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솟에서 우리가 머무를 숙소는 반따이 게스트하우스로, NGO활동 차 이곳을 찾는 서양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잘 가꾼 정원 안으로 들어서자 한 방갈로 안에서 S씨가 불쑥 튀어나왔다. 드디어 나와 R씨, B씨, K씨, J씨, S씨, D씨, W씨까지, 8인 합체 완료! 여행이 완전해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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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상봉했는데, 이런 순간에 술이 빠질 수가 없다. 모두 큰 방에 둘러앉아 대낮인데도 맥주를 꺼내들었다. 몇은 소파에, 몇은 벽에 기대 널부러져 앉아서 돼지비계 튀긴 것을 짭짭거리며 떠들썩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아주 시답잖은 얘기나 나누었음에도 다들 낄낄거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계속 아무것도 안하고 이 상태로 이렇게, 이런 얘기들이나 나누면서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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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숙소의 베란다에서 일기를 쓰던 중. 정원이 예뻐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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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있는 내내 사진 찍기에 바빴던 황금빛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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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정원에 널부러져 있는  자유로운 영혼들. 음, 이 사진은 재빨리 내리는 것을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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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저물 무렵,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메솟의 유명한 식당으로 이동했다. 태국 공주가 방문했었다던가? (B씨, 이름이 뭐였죠?) 메솟에서의 모든 숙박비와 식비 등의 경비는 B씨가 부담하겠노라고 선언한 터라, 다들 마음껏 먹겠다며 전의에 불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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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는 맥주에 얼음을 담아주는 게 참 신기하다. 처음에는 이상하고, 나중에 밍밍해질 것 같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자꾸 생각난다. 이제는 집에서 혼자 마실 때 가끔 얼음을 넣어 마시기도. 맥주온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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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식 족발인 학센, 쏨땀, 얌운센, 볶음밥, 생선찜, 레드 커리, 디저트 등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끊임없이 먹어치웠다. 정말 많이,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그 메뉴를 다 기억하지 못해 B씨에게 다소 미안하다. 계산서를 받아들었을 때의 B씨의 반응을 동영상으로 담아두었는데, 이곳에 올리지 못해 아쉽다. 미안...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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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에 타먹었던 놀랍도록 맛없는 초코우유. 초코우유에 물탄 맛이었다. 치앙마이에서 방콕오는 도중 휴게실에서 발견하곤, 이 강렬하도록 맛없었던 기억을 잊지 않으려 찍어놓았다.>

 

숙소로 돌아와서도 헤어지기 아쉬워, 다시 모여 한 잔을 더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어떤 근심걱정도 없었다는 것과, 다들 좀 모자라 보였다는 것과, 양주에 타 먹은 초코우유가 굉장히 맛이 없었던 것, 베란다 문이 저절로 스르르 열려 귀신 아니냐면서 오싹해하다 또 낄낄대며 멍청이들처럼 놀았던 것, 그 정도가 기억날 뿐.  소소한 것들.

 

 메솟에서의 밤이 저물었고, 여덟 명이 함께하는 귀중한 하루가 지나갔다.

이제 내일은, 드디어 버웨끌라에 간다.

TIP

혹시 메솟에 가신다면 밤에는 들개를 주의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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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글을 많이 읽어주시고, 덧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먹고 마신 이야기뿐이라 사실 여행기라고 하기에도 민망합니다ㅎ..

다음 글에서는 난민학교에 대해 얘기해야 할 텐데, 어렵네요.

 

7 Comments
jindalrea 2015.04.03 10:02  
미소가 참 아름다워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누룽지밥 2015.04.19 23:36  
감사합니다 ^^
뷰티풀데이즈 2015.04.03 10:13  
까오마오까오팡 입니다. 치앙마이에도 있죠.
팟72 2015.04.03 13:01  
자연속에서 식사하는 풍경이
참 동경스럽네요
올해가 가기전에 꼭 한번 따라해보고 싶음 ㅎ
누룽지밥 2015.04.19 23:37  
야외에서 식사하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았어요 :) 팟72님도 꼭 해보세요 ^^
쌈쎈로드 2015.04.05 18:26  
아니정말인가요,??????
메솟통해서 미얀마 양곤까정 육로로 여행가능하다구요 ???
타국에서 미얀마는  뱅기통해서 양곤공항으로만 입국가능한것으로 알고있눈데,,,,
언제 이미그레숀법이 바꼈나 ??
뷰티풀데이즈 2015.04.07 10:44  
2015년 1월기준으로 가능했습니다. 당일정도 왔다갔다 하는건 가능하구, 양곤까지 가는건 비자는 따로받아야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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