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과 후아힌 사이 - 여행자들이 아무도 찾지 않는 도시 펫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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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과 후아힌 사이 - 여행자들이 아무도 찾지 않는 도시 펫부리

고구마 15 5084

 

아무도 찾지않는다는건 꽤 과장된 말이긴하지만, 태사랑에서 펫부리를 검색해보니 요술왕자가 작년에 작성한 여행정보와 그 외 몇몇 분들이 올리신 숙소정보 그리고 여행사진 게시판의 사진등등 몇 개 만이 검색되어지는군요.

펫부리는 방콕과 후아힌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인데 딱 중간은 아니고 후아힌 쪽에 좀더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이곳은 방문하기에 좀 계륵같은 곳이에요.

왕실별궁과 큰 동굴사원이 있긴 한데 방콕에 머무른 여행자라면 이미 왕궁과 위만멕 궁전은 다 봤을터... 그러니 방콕에서 2시간정도 떨어진 이 도시의 별궁이 큰 의미가 있게 다가오지 않을테고요, 아예 짐을 내려놓고 편하게 숙박을 하기에는 뭔가 여행인프라가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대중교통으로 후아힌이나 남부로 가는 여정 중에 내렸다 둘러보고 다시 차에 오르기에는 뭔가 상당히 귀찮고요.

사실 우리도 이번에 후아힌에서 미니밴을 대절해서 방콕으로 올라올 때, 중간에 이 도시의 두 군데 포인트, 산위의 별궁인 카오왕과 여기에서 조금 떨어진 원숭이들로 득실거리는 동굴 사원인 카오루앙을 방문하는 조건을 넣어 쉽게 올수 있었습니다. 혹여 차를 대절해서 방콕-후아힌 구간을 여행할 분들이라면 중간에 꼭 집어넣어보세요.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애매한 곳이지만 방콕과 후아힌을 오고가는길에 쉬어갈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곳이더라구요.

이곳을 대중교통으로 방문하는 방법과 설명은 작년에 요술왕자가 쓴 게시물에 빼곡하게 있는데 제목 ‘펫부리’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저는 사실 거의 기대를 하지 않고 들린 곳인데요, 기대치가 낮아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꽤 좋은 감흥이 있었습니다. 같이 가신 분들은 상당히 좋아하시더라구요.

우리끼리 다닐 때는 나무에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어도... 그냥 필 때 되니 피나보다 또는 저 열매 떨어져서 머리 맞으면 진짜 아프겠다 뭐 이런 생각 밖에 안하는데요, 저희에겐 아무 감흥 없는 식물이나 돌덩이도 누군가에는 탄성을 자아내는 뭔가가 될 수 있다는 게 좀 신기하기도 합니다. 하여튼 산정상에서 내려다본 ‘융단처럼 릴라와디가 피어있는 광경’은 꽤 아름다웠습니다.

 

이곳은 아무래도 왕실관련 건축물이다보니 상당히 깔끔하게 관리되어지고, 내부에 전시되어져있는 식기나 가구들도 꽤 고풍스럽고요, 뭔가 한창 풍요로웠고 화려했던 시절이 고색을 뒤집어쓰고 박제 되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요왕이 혼자 갔을 때는 뒷길을 통해 걸어서 이 산위로 헉헉거리며 올라갔다던데, 이번에는대로 쪽에 접해있는 입구에서 케이블전차 같은 걸 타고 덜컥덜컥 올라갔습니다. 요금은 잘 기억이 안 나는 데 그다지 비싸지 않았어요. 왕복에 한 40밧 정도 했나...? 기억이 잘...

 

그리고 내심 가기 싫었던 카오루앙 동굴...

제가 지금까지 태국동굴에 들어가서 좋았던 기억이, 저기 머나먼 남부 수랏타니주의 카오속 국립공원의 동굴투어말고는 정말 단 한번도 없었거든요. 어둡고 습하고 냄새나고 좁고...늘 예외가 없었습니다. 근데 이곳은 높다란 천정이 외부로 뻥 뚫려 있어서 덜 어둡고 덜 냄새나고 축축하지도 않았습니다. 입장료는 없었구요.

단지 카오루앙 주차장에 차를 대자마자 뭣 좀 주워먹을 게 있을라나 하면서, 먹이를 노리는 원숭이들이 떼를 지어 슬금슬금 출몰하는 바람에 혹시나 안경이나 모자를 빼앗기는 공격을 당하지나 않을까 싶어서 조마조마했는데, 먹이를 줄 생각이 없는 우리같은 빈털털이들은 이 영악한 원숭이들이 그냥 깡그리 무시하고 눈길조차 안 주더라구요.

 

방콕에서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 희미한 매력 때문에 찾는 이가 정말로 없는 마이너한 여행지인데 혹시 다녀와보신 분들 계신가요?

 

 

카오왕(프라 나컨 키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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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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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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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쪽에서 바라다 본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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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쪽에서 바라다 본 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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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루앙 입구의 원숭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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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루앙 동굴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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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성민아빠1 2014.03.14 17:08  
다섯번째 사진은 태사랑 메인화면사진과 같은 장소 같은데.... 다른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고구마 2014.03.15 16:07  
그러고보니 그렇게도 보이네요.
세일러 2014.03.14 17:16  
"왕"과 관련된 것들은 (다른 모든 것에 비해)  너무 지나치게 잘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구마 2014.03.15 16:05  
동감입니다. 여행자입장에선 나쁠건 없는데 가끔 이 정성과 에너지를 다른데에도 좀 쏟으면 인프라가 훨씬 발전할텐데...싶은마음도 들어요. 물론 제맘이 뭔 상관이 있겠습니까마는...
Satprem 2014.03.14 23:50  
펫부리 시내에도 볼만한 불교절이 제법 있었습니다.
고구마 2014.03.15 16:02  
아...그렇군요.
공심채 2014.03.14 23:51  
펫부리는 참 애매하더군요. 지난번 차암-후아힌 갈 때 하루 정도 더 여유가 있었으면 여기도 들리려고 했는데, 도저히 일정이 안 나와서 '방콕에서 가까우니 담에 잠깐 갔다오지'하는 생각으로 건너 뛰었죠. 근데, 방콕 안에 있는 아시아틱도 아직 못가보고 있으니 여기는 언제쯤이나 갔다 오게 될지... ^^;
고구마 2014.03.15 16:00  
저도 또 갈일은 없을거 같아요. 바다처럼 반복해서 올만한곳도 아니고, 이번엔 교통편이 승합차를 렌트한거라서 운이 좋았어요. ^^
jel753 2014.03.15 15:03  
8년전 패키지여행때 왕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작년에 후아힌 갔을때 갈려고 했는데 교통편이 애매하더군요
고구마 2014.03.15 15:59  
아. 그당시 패키지 스케쥴에 있었군요. 그렇게 교통편이 해결되면 좋은데, 개인적으로 가긴 진짜 좀  갈등되요.
천재헤롱 2014.03.16 08:54  
사진보니깐 꽤 매력적인데요? 글 읽으면서 흐음..했는데 사진 보니깐 읭? 하고 의자에 똑바로 앉게 됐습니다..-,.-..
고구마 2014.03.16 23:16  
오~ 그러셨군요. 제가 좀 무뚝하게 표현하기도 표현했나봅니다.-_-;; 또 사물이나 전경이 실물보다 사진으로 보면 좀 더 멋져보이고 그렇더라구요.
보라타이 2014.03.19 13:15  
오랜만에 고구마 님 글 시리즈로 읽으니까 너무너무 좋아요! 항상 느끼지만 객관적인 정보와 정직한 감상평이 황금비율로 위트있게 버무려진 글솜씨를 지니고 계십니다! 아아 좋아요 좋아요! :) 천재헤롱 님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크크크크.
해해05 2014.04.25 11:32  
페차부리 애매하긴 애매합니다 ㅋㅋ 그래도 도시는 나름 정감이 있더라구요,,
라마 4세 여름궁전 뷰가 정말 좋아요..
안에 박물관에 가면 라마 4세가 쓰던 그릇이며 다 볼수 있는데
당시 태국 수준이 상당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카오루왕 동굴도 가이드 잘 만나면 진짜 재밌게 해주는 편입니다
왕궁에 외국인 입장료 있습니다
저희 갔을때는 케이블카가 왕복 50바트 이고 올라가면 입장료 외국인은 1인 150바트 있더라구요

저희 말고도 같이간 유럽인들도 다 돈냈는데 ,,태국인은 40바트 인가,,50바트로 기억합니다
강철회 2016.11.03 19:45  
몇년전 원숭이들을 보려 일부러 찾아 갔다가
배낭에 달려 있는 곰 마스코트를 원숭이에게 강탈 당하고
꽤 약이 올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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