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카페 vs 할아버지들, 그 불길한 조짐과 약간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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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페 vs 할아버지들, 그 불길한 조짐과 약간의 조언

sarnia 23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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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맥카페가 정문에 다음과 같은 스티커를 써 붙였다. 

이런 경고문이 문앞에 나붙은 건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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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식당체류시간을 30 분으로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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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맥카페인 이 곳은 내가 가끔 들르는 곳이다.

브랙퍼스트를 주문할 때도 있지만, 주로 커피만 사 가지고 나온다. 

부드러운 향미의 roasted coffee 가 히트한 덕분에 맥카페의 커피판매량은 Tim Hortons 과 스타벅스를 압도한다. 

 

이 지점 매니저와는 서로 잘 아는 사이다. 

회사방침상 할 수 없이 저런 스티커 붙이긴 했어도 

손님들이 죽치고 앉아있다고 해서 나가라는 말은 커녕 싫은 표정조차 짓지 못할 사람이다.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주말 아침에 가면 언제나 할아버지들로 자리가 거의 차 있다. 

모자이크 나라 아니랄까봐 할아버지들의 인종도 가지각색이다. 

 

예전에는 할아버지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다 가곤 했는데,

요즘은 한 사람이 한 자리 씩 차지하고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흘러간 옛노래를 듣거나 뉴스를 듣는 것으로 체류문화가 바뀌었다.   

그 바람에 체류시간이 더 늘어났다. 

주니어 손님들이 맥카페를 떠나자, 대신 시니어를 우대한다며 시니어도 아닌 55 세 부터 커피값을 할인해 주고 무료리필해주면서 

다른 연령대의 손님들을 끌어모으려던 맥카페의 영업전략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가 버린 것이다.   

 

어느 맥카페나 한 가지 신기한 공통점이 있다. 

할아버지들만 와글와글할 뿐 할머니들까지 함께 오지는 않는 것이다.

맥카페로서는 그나마 불행 중 다행한 일일지도 모른다.  

 

할아버지들은 왜 아침마다 맥카페에 모이는 걸까? 

 

인디고라는 무료 도서관을 함께 운영하는 스타벅스도 있고, 

브랙퍼스트가 더 클래식한 A&W 도 있고, 

아이스크림 퀄러티가 뛰어난 Dairy Queen 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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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카페가 저런 스티커를 붙인 이유는,, 

홀안에서 마냥 죽치고 있는 할아버지 손님들 보다, 

그들이 몰고 온 차들이 주차장을 오랫동안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어차피 맥카페 손님들 대부분이 drive through 이거나 take out 이라 홀 좌석이 부족한 경우는 별로 없는데, 

주차장 부족으로 take out 손님들을 놓치는 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물론 저 경고문에 할아버지들을 지칭하는 표현은 전혀 없다. 

그런 비슷한 표현이라도 넣었다가는 ageism 이니 시니어 어뷰즈니 하고 쌩난리가 벌어지는 건 물론이고, 

본사 경영진 모가지가 날아가는 사태로 발전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도 경고문을 공개적으로 붙였다는 것만도 아슬아슬하다.   

 

암튼 맥카페 영업장은 private property 이니만큼 

오래 체류하는 손님들에 대해 매니저는 퇴거를 요청할 수 있다. 

퇴거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매니저는 그 손님에게 trespass (침입) 경고를 한 후 경찰을 불러 강제퇴거시킬 수도 있다.   

 

세계 맥카페 할아버지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첫째는 단결하여 맥카페를 상대로 체류권을 주장하며 싸우는 것이다.

(seniors of the world ! United !! = 만국의 노인들이여! 단결하라!!)

체류시간을 30 분에서 120 분으로 늘리는 조건을 내걸고 맥카페측과 협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마 90 분 정도에 타결될 것이다.  


둘째는 다른 업소로 대이동을 하는 것이다.

맥카페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만국의 죽어르신들은 할 수 없이 다른 업소로 대이동준비를 해야한다

Tim Hortons 이나 A&W 는 커피의 맛과 질은 우수하나 아직 매장이 없는 나라가 많다.

버거킹은 세계적인 매장망이 우수하나 커피 맛대가리가 없다. 


대이동을 하기에 적합한 업소로 전 세계에 매장도 촘촘하고 커피맛도 좋은 스타벅스를 추천한다. 

스타벅스로의 대이동작전은 동시다발로 조용하고 질서있게 이루어져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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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한국의 맥카페에서 배울 점이 한 가지 있다. 

스테이 손님은 종이컵 대신 머그잔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23 Comments
이런이름 2019.06.16 12:31  
오래 전에 살았던 동네로 들어가는 초입에 있던 하디스 매장도 이랬었지요. 일요일 아침에 어슬렁거리며 가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 한 잔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맥카페가 생기기 전이였고 동네 구성 인종도 단출해서 갈 때마다 곱게 화장하고 앉아 있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재미있어 하곤 했었습니다. 한국의 할머니들은 화장을 거의 하지않는데 미국 할머니들은 화장한다는 점도 달라 보였지만 어린 여자아이가 화장을 한 듯한 화장법이 꽤나 특이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분들이 젊었을 때 유행했던 화장법이였겠지요. 할아버지들은 안그런데 할머니들은 말을 걸어 주면 무척 반가워 해주십니다. 시골이 아닌데도 그곳에서만큼은 시골동네의 정취를 약간은 느낄 수 있는 곳이였지요.

원글에 경고문/안내문 이야기가 있어서 덧붙히면 예전에는 버스 노약석에 '운전사가 노약자를 위해 자리이동을 요구하면 자리를 옮겨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운전사가 노약자를 위해 자리이동을 요구하면 옮겨 주십시오.'로 바뀌었습니다.

첫번째 문장은 'You MUST remove...'로 시작하는 평서문이였는데 must 라는 단어가 문제시 되었지요. 수십년 동안 사용되어 왔던 이 문구가 바뀐 것은 must가 주는 강압적인 인상에 대한 반발심 때문인데 그래서 'Please, remove...'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문구에 세월이 흐르면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급기야 수정을 해야할만큼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할까요. 세대가 바뀌면 인심도 변한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이런이름 2019.06.16 12:47  
아! 그리고 뉴욕시티에서는 sarnia님이 언급한 권리쟁취(?)를 위한 행동들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매장에서 한발짝 양보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불만을 제기했던 사람들도 영업을 방해하는 뻔뻔한 행위라고 사람들한테 욕을 먹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래 전 이야기라 정확한 내용은 가물가물 하군요.)
sarnia 2019.06.16 22:08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NY 맥카페 사건은 어느 노인과 종업원간에 벌어진 물리적 충돌이 계기가 되어 불매운동으로 번진 사건일 겁니다. 사건의 발단은 물론 그 노인이 너무 오래 앉아있었기 때문이었고요.
플러싱 지역이었는데 예전에는 한국계 동네였다가 지금은 한국계는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 중국계가 주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 입니다. 조선족 이민자들도 많은데, 이 분들 중 과거 한국에서 구박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지 토종 한국계와 마찰이 간혹 벌어진다고 하네요.     

저 스티커 문구 역시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제 처음 봤는데 '무언가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는 식으로.. ㅎㅎ
Must 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 아마 손님들이 비웃거나 강하게 항의했을 겁니다. 법적 요구가 아니라면 일상에서는 별로 사용할 일이 없는 단어이기도 하지요.
이런이름 2019.06.16 23:55  
그랬던가요? 전국적인 뉴스였음에도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기는 합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이런 류의 사건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도시에서는 노인들보다는 부랑자들이 더 문제가 되고 있지요.

'저희는 서비스를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라는 안내문이 많은 식당과 상점에 부착되어 있고요. 그럼에도 매장측은 자사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적용보다는 방관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이슈화되었던 내용인데 캐나다에서는 이제야 그 조짐을 우려한다는 점에서 조금 놀랍기는 합니다.
sarnia 2019.06.17 00:19  
캐나다도 대도시 다운타운에 가면 그런 팻말 붙인 곳 종종 볼 수 있습니다.

We reserve the right to refuse service.

노숙자, 부랑자들의 입장을 막기 위한 안내문이지만,
다운타운이 아닌 주거지 맥카페에서 저런 내용의 스티커는 생소한 게 사실입니다.
그 대상이 노숙자 부랑자가 아닌 장시간 체류하는 레귤러 커스토머라는 것도 놀라운 일 이고요.

아래 LA 거주하시는 땡깡님 덧글을 읽어보면 LA 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셨는데, 같은 미국이라도 지역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이런이름 2019.06.17 00:52  
땡깡님이 언급한 사건도 기억합니다. 당시에 직장관계로 LA에 있었거든요. 아마 버몬트 애베뉴 선상에 있던 매장으로 기억하는데 잠깐동안 한인사회가 들끓었지요. 엄밀하게 말하자면 매장이 법률적인 권리행사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대외적인 평판 때문에 물러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안내문은 LA에 더 많습니다. 특히 헐리우드 대로 아래 산타모니카 대로에 가면 시간제한에 대한 문구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타미엄마 2019.06.17 00:25  
플러싱 지역에 있는 맥도날드 뿐만 아니라 버거킹도 20분 이상 매장안에 머물수 없게 되었죠.  아침마다 한인 중국인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거기서 모임을 가지시더라구요.  준비해온 부침개와 과일을 꺼내서 아침으로 드시고 커피는 두당 한잔씩 시켜서 두시간씩 계시니.. 말도많고 탈도 진짜 많았답니다.
노인들 모여서 맥 앞에서 으쌰으쌰도 하시고.. 지금은 경영난으로 맥도 버거킹도 없어졌어요.  갈곳 없는 노인분들은 지금은 한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에 삼삼오오 모여 드시는데..  오래 계시는 건 제지하지 않지만 외부음식 반입 금지 표시를 크게 붙여 놨네요.
이러다가 노키즈 존이 아닌 노 시니어존도 등장하겠어요 ㅠㅠ
sarnia 2019.06.17 00:54  
그러고보니 플러싱에서 맥카페는 본 기억이 없는 것 같군요.
만일 시니어들이 커피값이 비싼 스타벅스로 이동하면 정부에서 커피값 일부를 보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캐나다 노인들은 CPP 에 올드에이지시큐리티에 은퇴연금까지 받으면 살만해서 커피값 1, 2 불이 문제는 아닐텐데,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의 바다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은퇴연금 받는 나이 순차적으로 70 세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합니다. 가급적이면 제가 출생한 연도 다음연도 출생자들부터 말이죠. 

그건 그렇고,  스타벅스에도 세월가는 줄 모르고 죽치고 앉아있는 노트북족들이 많은데 스타벅스에서 이 죽손님들과 마찰이 있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왜 스타벅스 죽손님들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고 맥카페 시니어들에 대해서만 눈초리가 사나운지 궁금하기도 해요.
필리핀 2019.06.16 16:53  
저는 맥도날드 안 간지 오래 되었어요
이상한 재료 사용해서 문제 일으킨 게 여러 번인데
왜들 가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은 요즘 카공족 때문에 문제라고 하네요
태국은 푸공족이 많죠
그러나 맥도날드처럼 노골적으로 거부반응 보이지는 않던데
저런 식으로 하면 결국 지 발등 찍게 될 겁니다...
sarnia 2019.06.16 22:12  
제가 요즘 아침잠이 더 없어져서 토요일 일요일에는 4 시에 일어납니다. 5 시 까지 뉴스듣다가 6 시에 아침식사하러 나가는데 그 시간에 홀 문 연 식당이 맥카페밖에 없어요.

예전에는 7 시 쯤 A&W, 먹시스, 스미티 같은 곳에 갔는데,  그런 식당들이 6 시에는 문을 안 열죠. 24 시간 하는 곳도 홀 문여는 시간은 맥카페 제외하곤 다 7 시 이후..

사람들이 맥카페가는 이유는 식사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커피를 마시러 갑니다. 여기 커피가 저렴하면서도 고급이거든요.

카공은 검색을 해 보고서야 무슨 뜻인줄 알았는데, 여기도 스타벅스에는 노트북들고 들어와 공부하거나 업무보는 사람들 많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다른 손님들이 대화하고 떠든다고 뭐라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이 문제는 전적으로 카공족의 무례함에 있는 것 같습니다. 카페에서 손님들이 대화를 하건말건 왜 참견입니까? 시끄러워 공부에 방해가 되면 자기들이 나가면 되지요.  스타벅스에는 카공족 외에도 인디고에서 책을 들고와 독서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직 그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땡깡 2019.06.16 23:02  
카나다 맥다방 이지요 ?
여기 L.A.는 어림 반품 어치 없네요 ...
몇년전 에  DOWMTOWN 맥다방 에서 죽치고 있는
한인할배들 한테 나가라고 요구 했다가 사과 하고 난리가 났네요 ...
그리고 스타벅스. 이런데 로 옮기기는 어려울뜻 ..
$1.00 한장 이면 커피.음료수. 무한리필 에다가 부리또.등등 아침메뉴가
$1.00 이고  의자도 넓직하고 편안하고 ....
별다방은 커피 가 $3.00 가까이 돼고 맥다방 보다 많치도 않고 .....
다른곳은 모르겠고 여기  L.A. 는 저런 싸인판 아마도 영원히 (?)
보지못할뜻 ㅎㅎ
sarnia 2019.06.16 23:24  
내년이면 캐나다로 이주한지 30 주년인데, 저도 저런 스티커 어제 처음 봤습니다.
근데 실제로 손님보고 나가라고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스타벅스는 핫아메리카노가 CN$ 3.10 니까 미화로 환산하면 2.30 정도입니다.
맥카페보다는 두 배 정도가 비싸서 스타벅스로의 대규모 이동은 좀 어렵긴 하지요.
아침식사 메뉴도 노인들에게는 생뚱맞고요.
이미 스타벅스에 터를 잡고 있는 ‘카공족(?)’과의 자리쟁탈전도 큰일이지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가장 문제는 한국입니다.
서울 스타벅스에 갔더니 아메리카노 한잔에 5500 원을 받더라고요.
‘이것들이 지금 농담을 하나’ 소리가 절로 나오는 터무니없는 가격이었는데,
어쨌든 한국 할아버지들에게는 부담일 것 같아요.
Pole™ 2019.06.18 01:27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 4100원인데요?
벤티 사이즈에 샷 추가하면 5600원이겠네요
sarnia 2019.06.18 09:00  
맞아요. 톨사이즈 4100 원..
제가 마신 건 5600 원이겠네요.
잔돈 생기는 거 귀찮아 한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결재했던 게 기억납니다.
2019.06.17 01:27  
늙는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할일 없는 노인들 거기에다 돈도 별로 없는 노인들은 어디로 가야 될까요? 한국에서는 평균 수명은 20년에 8살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0년 현재 78살인데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동갑내기가 백만명이었는데 2018년은 35만명밖에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의 노인들에 대한 혐오는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커뮤니티에서 본 글인데,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성에게 노인이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는데 반말한다고 뭐라고 하면서 자리를 끝내 안 비켜줬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정말 나쁜 여성이라고 글을 올렸는데 댓글의 60%가 노인이 잘못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좀 놀랐네요.
sarnia 2019.06.17 02:13  
아이도 낳기싫고 이민이 들어오는 것도 싫다면 한마디로 미래 대책이 없는 거지요. 어떤 나라의 20 대와 30 대가 이런 상호모순된 생각을 함께 가지고 있다면 그 이기주의야말로 망조 들린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온통 뜬구름잡은 소리들만 늘어놓을 뿐 목전에 닥친 디모그러피의 악몽은 일절 언급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에서 날뛰는 방안퉁수 오합지졸들의 공격이 두렵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한국사회의 심연에 자리잡고 있는 내밀한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극도로 삼가고 있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현상들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한국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 중 하나는 청년 일자리가 아니라 노후자산을 가지지 못한 50 대와 60 대의 일자리와 노후대책 문제인 것 같습니다. 50 대에 은퇴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연금포함해 안정적인 노후자산을 확보한 일부를 제외하면, 그들 대부분이 앞으로 남은 수명 50 년 가까운 세월동안 뭘 먹고 살 건지 의아해 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를 위해 숙련된 40-50 대가 일찍 은퇴해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양보하는 게 미덕이라는 개소리에 가까운 망발은 듣다가도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나이가 더 많다고 더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웃기는 소리지만, 반대로 노인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은 더할 수 없이 비열한 문화지요.

전 노인들도 노인들이지만, 한국의 50 대가 좀 더 강하고 솔직하고 당당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취직자리 찾기 힘든 요즘 젊은이들이 불쌍해 흑흑 어쩌구’ 하는 맘에도 없는 헛소리들 그만 지껄이고,
지금은 당신들이 더 불쌍하니까 양보없이 자기 것 지키라고 주장합니다 (실은 한국에 있는 제 친구들 만나면 하는 말 입니다) 
착하고 존경받는 어른이 되겠다는 꼰대같은 몽상에서 깨어나, 그저 사회에 짐이 되지 않는 미래의 노인들로 자라나 행복하고 의미있게 자기 라이프를 엔조이하며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p.s 누군가가 이런 당당하고 솔직한 맘을 담뿍 담아 '1962 년생 OOO' 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하면 공전의 대히트를 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필리핀 2019.06.17 10:38  
육체적 나이가 많다고 어른 대접받던 시대는 지났어요
뭔가 배울만한 게 있고 존경받을 짓을 해야 어른이죠
자신들보다 2살이나 어린 이강인을
"막내형"이라고 부르며 존중하는 요즘 세대에게
케케묵은 고정관념 내세우니까 꼰대소리 듣는 거예요
글구 요즘 젊은이들이 늙은이들 혐오하게 된 데에는
태극기+성조기+이스라엘기 들고 설치는 부류가 크게 기여했지요
타인에게 존중받는 언행을 하는 늙은이가 과연 몇이나 있는지...

그나저나 그 맛좋고 값싼 커피를 제공하는 업소가
죽돌이 죽순이들 땜에 문을 닫게 되면 누가 손해일까요?
1~2달러 하는 커피값이 문제가 아니라면서
하루종일 구린내 나는 입냄새 풍기며 수다나 떠는 풍경은
같이 늙어가는 처지인 나라도 혐오감 느끼겠어요
암튼 이런 문제는 민-민 갈등으로 번지기 전에
정부에서 좋은 정책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sarnia 2019.06.17 11:11  
예전에는 할배들이 한 두 시간 정도 토론 겸 수다를 떨다 가곤 했는데, 지금은 토론을 마친 다음 각자 혼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음악감상까지 하고 가니 더 체류시간이 길어져서 문제가 된 것 같아요.

저 페티 페이지 노래만 들어봐도 그렇죠.
옛날 노래들은 축 늘어지고 길기는 또 왜 그렇게 하나같이 긴지 모르겠어요.
가사도 청승맞고, 저 테네시 월츠인가 뭔가 하는 노래는 1950 년대 노래같은데, 일본 영화 철도원에 나오죠.
가사를 들어보면 남자친구하고 월츠추다 옛날 친구를 만났는데 자기 남자친구 소개해 주니까 그 옛날친구가 자기 남자친구 빼앗아갔다,, 뭐 이런 내용이고,,
비슷한 시기에 나온 Sad Movies도 가사가 비슷해요. 남자친구가 일한대서 혼자 극장 갔더니 그 남자친구가 딴 여자와 함께 들어오더라, 눈물 뿌리며 집에 오니 엄마가 what’s wrong? 하고 묻길래 슬픈영화가 나를 울게 만들었다 (sad movies make me cry) 라고 대답하죠.

노인들이 맥카페에서 1 불짜리 커피 시켜놓고 저런 흘러간 옛노래 들으면서 세 시간 씩 앉아있는 게 문제는 문제죠. 

오늘 점심에 ex-wife 하고 식당에서 만나 밥을 먹다가 저 문제를 주제로 논쟁을 벌였습니다. 
제가 그랬죠.
할배들이 맥카페 대신 커피값이 비싼 스타벅스에 가서 자릿값이라도 하면서 죽치고 있되 그 커피값 일부를 정부에서 보조해 주면 어떠냐고 했더니 와이프는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며 반대했습니다 ..
이런이름 2019.06.17 13:47  
미국의 왠만한 규모의 도시에는 정부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노인센터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차량으로 픽업과 드롭오프를 해주고 간식이나 식사도 제공합니다. (식사 때문에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식단구성도 괜찮습니다. 물론 커피도 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이 있어 소일하기에도 좋고 정부지원이나 기부 등을 통해 들어오는 물품이나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지요. 이런 곳을 이용하지 못하는 부류는 보통 보유한 재산이 많아서 자격이 안되거나 서류미비(불법체류자)로 자격이 없거나 입니다. 가기 싫어서 안가는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요. 강제할 수는 없으니까요.

위의 LA 사건(?)을 예로 하면 이 사건은 결코 정부의 복지정책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게 아니였습니다. 커피값을 보조한다고 하더라도 없어질 문제도 아니고요.

공짜돈 받으면 저도 좋겠습니다. 그런데 커피값 보조는 오히려 최소한 또다른 문제 2가지를 파생시킬 수 있습니다. 옮겨가는 매장에서 환영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은 뒤로 하더라도 당장 평형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커피값 보조는 평형성 때문에라도 결국은 정부보조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되어버리겠지요. '눈치주는 맥카페를 떠나 스타벅스에서 눈치보지 않고 커피 마시게 보조금 좀 올려주세요.' 얼마나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근데 캐나다의 복지수준이 미국보다 훨씬 좋다고 들었는데... 너무 좋다보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바라기 힘든 것도 캐나다에서는 가능한 건가요?
sarnia 2019.06.18 08:56  
오,, 커피값 보조 이야기는 농담입니다.
노인들 생활 안정적이라 그런 거 필요없다고 봅니다.
정확한 액수는 찾아봐야겠지만, 누구나 받는 cpp (일반연금) oas (시니어연금)만 합쳐도 일인당 1400 불 정도 될거고, 거기다 직장연금, RRSP 등등 합하면 4000 불 이상 월수입을 가진 할배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직장연금같은 게 없다면 정부에서 월 2500 불 정도 까지는 수입을 개런티해 줍니다.
일인당 그렇다는 거고 부부일 경우에는 X 2 보다 조금 적은 액수일 겁니다. 
GIS 라고 하는데 개런티드 인컴 서플리먼트 약자이겠지요.

저는 공동체가 은퇴한 시니어들에게 최대한 해 줄 수 있는 맥시멈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죽할배 문제는 돈이나 복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기보다는 할 일이 없어 시간이 남아돌아서 생기는 문제라고 봅니다.
시간을 잘 쓰는 건 사실 개인의 품성과 역량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구요.
은퇴한 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생활리듬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노인들도 많고,
병원이나 요양원 같은데서 꽤 많은 시간을 봉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외부활동을 하시는 노인들이 매일 아침 맥카페에서 몇 시간 씩 죽치고 앉아 남의 영업을 방해하는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 겁니다.
봉사활동이나 일을 하건 1 불 짜리 커피 앞에 놓고 남의 영업장에서 고사를 지내건 여생을 보내는 방법이야 각자 자유이겠지만, 저는 은퇴하더라도 시간을 잘 관리하며 최소한 민폐는 안 끼치며 살려고 합니다. 

친지와 가족이 미국에 사는데도 미국의 복지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합니다.
그러니 두 나라를 비교할만한 자료는 없고요.
어느 나라 시스템이 더 낫다라고 말하기는 그렇고,
미국은 미국대로 캐나다는 또 그 나라대로 삶의 방식이 다른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스프레소커피 2019.06.19 05:03  
모자이크의 나라라고해서.. 어디인지 궁금했네요
frog 2019.06.23 07:14  
맥카페 커피가 맛있다는 얘기는 참 생소하네요. 제가 사는 뉴질랜드는 돈없는 젊은학생들이나 가는 곳인데...여기는 로버트 해리스 카페가,,,젤 무난하고 가격도 좀 쎄요. 이유는 모르겠으나 관광객들의 평가를 종합해 보면, 뉴질랜드 커피는 굉장히 맛있는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맥 커피가 인기 없는지도 몰라요.
롤러캣 2019.11.20 06:34  
재미나게 봤습니다. 플러싱 사태는 시대적 상황이 독특했다봐요. 그당시 조선족이 중국인을 몰고와 플러싱 한인타운상권을 잠식하는 과정에서 근처 콘도사는 한인노인들이 생활반경이 좁아지니 서러운거죠. 요즘 플러싱동네 가보면 중국노인들 갈데 많아요. 푸드코트넘치고 딤썸 아침 먹으러갈데 넘치고. 한인노인네들 김밥천국하나 국밥집하나예요
엘에이타운은 아직 건재합니다. 거기도 방글라데시 무슬림들이 한인타운 뺏으려는 작당질을 하고있는데 육개월전에 한인들이 안뺏길려고 거부권행사해서 2만표 대 3백표로 눌러버렸어요. 저희도 일가족 동원해서 장거리 운전해가서 5표 행사했습니다.
샌프란에서 비행기타고 힘을 실어주려 오신 분도 보았습니다. 흑인시의원들이 자기네 홈리스거주지역을 한타에 지으려는데 한인들이 협조안하자 무슬림이 소수민족이니 한타를 반갈라 줘야 한다고 무슬림과 흑인이 협공해서 한인상권을 강탈하려 한거죠. 투표줄에 여섯시간 서있는데 한인노인들한테 감사하다는 인사 많이 들었어요. 한인노인들 차없이 걸어다니며 살수있고 아침에 방앗간에서 따끈해 쪄낸 떡 먹을수있는데가 여기말고 미국전역에 어디있냐고 지켜줘서 고맙답니다. 노인들 생활반경이 한타니까요. 플러싱 사태를 그래서 잘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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