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뚱거리면서 걷는 우리 걸음걸이가 인생의 축약본 같다는 생각이...
지난 주말은 다른때와는 달리 살짝 바쁘게 지냈어요.
토요일 인쇄소에서 달력을 받아와서, 게시판에 출시 공지 올리고
신청 받아서 주소를 라벨링하고, 납작하게 쌓인 골판지를 각 잡아서 상자로 만들어서 테이핑하고, 거기에 달력이랑 지도 갯수 맞춰 넣고, 최종적으로 뽁뽁이로 감싼것을 포장하고 마무리하는 일들이요.
토요일, 일요일 내내 포장하고 오늘은 우체국 가서 몇시간 보냈네요.
물론 대부분의 일은 요왕이 다 한거긴하지만....-_-;;
저는 전체과정중에서 단순반복 보조일만 했는데요, 그것도 처음에는 잘 못했어요.
작은방에 둘이 오종종하게 앉아서 한명은 접고 한명은 테이핑하고 이런식으로 딱딱 분업하니까 뭔가 생산적인 가내수공업장 분위기도 나면서 아주 생소하지만 좋은느낌이 들었어요 ^^
사실 안해보던 일이라서 손에 제대로 익지를 않아서, 초보자가 겪는 시행착오 이런건 있었지만요....
하여튼 차곡차곡 쌓인 박스들을 우체국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첫 발자국은 일단 집에서 주차장까지 상자들을 데리고 가는거였어요.
새로 장만한 살림살이인 미니 카트에 종이박스들을 우리키만큼 높게 쌓아서 뒤뚱뒤뚱 조금씩 전진하는데 일단은 좀 아슬아슬하네요. ^^
나름 별일없이 잘 굴러가나 싶었는데... 허걱~ 이런, 점자 블록 요철이 있는 구간을 지나면서 카트 무게중심이 흔들거리더라고요. 재빨리 살짝 기울어진 박스탑에 달라붙어서 불안한 흔들림을 수습하고, 다시 둘이서 살금살금 옮겨왔어요. 살얼음판 위를 지나는거처럼 약간 조심스럽게요.
드디어 차 앞까지 다 오긴했는데 안도감에 카트를 갑자기 멈추어서 그런지 갑자기 상자들이 앞으로 우르르 쓰러지려는하는 광경이.....
어어억~ 하면서 후다닥 달라붙어서는 넘어지려는 그것들을 재빨리 붙잡아 다시금 바로 세우고 주섬주섬 수습도 하고 재차 열 맟춰서 차안에 차곡차곡 쌓아넣으니...
이 짧은 구간의 이동이 마치 인생의 축약 같다는 생각이 살짝 스쳤어요.
삶 자체가 조마조마하기도 하고요, 잘 될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쓰윽 밀어부쳤는데 기우뚱 기울기도 하고... 기울어진 채 근근히 살다가 또 엎어지고, 엎어졌다가도 또 수습하여 제자리로 돌아오고... 그런 인생사요.
하여튼 뭐 그렇습니다요. ^^
개인적으론 올해가 좀 의미가 있었던 해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일로 다사다난해서 그런가 2018년 12월을 보내는 이 시간들이 다른해에 비해 뭔가 좀 다르게 느껴지네요. ^^
그리고 이제 몇 주후면 익숙해져야 하는 새로이 부여되는 나이...아악~
올해 1월에 먹은 나이도 익숙치않은데 이렇게 한 살이 또 카운트가 되다니...ㅠㅠ
다들 무탈하고 행복하게 한해 마무리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생각하며 잘 보내시길요~